매거진 브릭스 Vol.47

반환점


벌써 한 해의 반이 지나갔다는 사실, 아세요?

여름의 기세가 몰려오고

사람들은 다시 시작하는 삶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자, 한 계단 오를 차례입니다.

유턴이 없는 반환점,

더 먼 곳을 향한 발디딤판.

6월은 그런 달입니다.


이런 즈음에 브릭스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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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브릭스에서 만나다:

  독립출판 작가이자 제작가 '춘자'

  민화와 디지털아트의 만남, 이돈아 화가

  물질의 순간, 이민수 조각가

  연남동 여행 책방 책크인

  하프시코드를 아시나요?

- 최유미 연주자의 하프시코드 이야기

모듈라신스? 새로운 음악의 지평을 여는 임용주

도망가고 싶은데요: 구겨진 것에서

여분의 책방 리뷰: 여분의 책 리뷰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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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경유지가 아닌 목적지, 두바이입니다

내 맘대로 두바이 통신원



경유지, 두바이?

여행, 특히 해외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큰돈이 드는 부분은 단연 항공 비용일 것이다. 이동거리가 길수록 지불해야 할 금액 또한 커지기 마련인데 비행기 표 한 장에 매겨진 숫자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스톱오버며 레이오버 생각이 간절해지기도 한다. 어차피 비슷한 가격이라면 떠나는 김에 한 군데 더 보고 와?


내가 두바이(Dubai) 땅을 처음으로 밟았던 것은 지금으로부터 십 년 전이었다. 아프리카로 신혼여행을 다녀오는 길, 이 도시에서 레이오버를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당시에는 두바이가 단순히 도시의 이름인지 아니면 모나코나 싱가포르처럼 도시 하나로 이루어진 나라의 이름인지조차 헷갈렸다. 그 정도로 낯선 곳이자 관심 밖의 장소였다는 의미다. 하지만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세계 최초 7성급 호텔이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럭셔리한 빌라들이 줄지어 서있다는 야자수를 닮은 인공섬이 있다는데 그 누가 궁금증이 일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렇게 나는, 경유지로서 두바이를 만났다.


눈에 띄는 건축물이 많은 두바이에서도 단연 눈에 들어오는 부르즈 칼리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고 한다.



두바이에 살고 있습니다

그날로부터 9년 후, 이제는 둘에서 셋이 된 우리 가족은 두바이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배우자의 일 때문에 이 도시에서 몇 년을 보내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내가 두바이의 화려한 겉모습만 훑고 지나쳤던 여행자였다면 지금의 나는 생활자이자 동시에 여행자이기도 한 삶을 살고 있다. 집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고 늦으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이리저리 차선을 바꿔가며 아이의 학교를 오가고 내가 사용한 수건은 스스로 빨아야 한다는 점에서 생활자라고 한다면 떠날 날을 미리 받아 두었기에 단 하루도 허투루 흘려보내기는 아까워 틈 날 때마다 이곳저곳을 유람한다는 점에서는 여행자라 하겠다.

 

사막에 만들어진 도시지만 두바이에는 풀과 나무가 무성한 공원들도 많다.



두바이, 그리고 아랍에미리트

어느덧, 두바이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여름이다. 장기체류를 하면서 두바이, 나아가 이 도시가 속해 있는 나라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해가는 중인데 그 맛이란, 엄마가 숨겨둔 사탕을 한 알 한 알 몰래 꺼내먹는 것만큼이나 달콤하다.


아라비아 반도 동부, 페르시아 만과 접한 지역에 영국의 보호 아래 있던 토후국들이 있었다. 영국의 통치하에서 지배자로 군림하던 세습 전제 군주를 토후라 부르는데 이 지역은 그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유목민들의 세계였을 것이다. 그중 일곱 곳이 지난 1971년 12월 2일 아랍에미리트연방(United Arab Emirates)이라는 이름으로 독립을 한다.


두바이 도심에서 차로 20분이면 사막에 닿는다. 낙타를 만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후, 국토 대부분이 황량한 사막이었던 아랍에미리트는 불과 반백 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발전을 이룩해낸다. 그 바탕에는 수도인 아부다비의 석유가 가장 큰 역할을 했을 것이고 제2의 도시이자 중동의 뉴욕이라 불리는 두바이도 큰 힘을 보탰을 것이다.


금세공과 여타 상품의 유통업, 그리고 금융산업의 발전 등에 힘입어 부를 쌓은 두바이는 중동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모래밖에 없던 이 땅에 도로가 깔리고 물길이 생기고, 그렇게 커진 도시에 보는 순간 입이 떡 벌어지는 규모와 디자인의 건물들이 늘어선 풍경. 이 모든 것이 불과 50년이라는 세월이 일구어 낸 것이라니. 두바이에서 지내다 보면 인간의 상상력과 힘의 한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두바이 마리나. 인공수로를 따라 고층 빌딩들이 즐비하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것이 블루워터스 지역에 들어선 세계 최대의 관람차, 아인 두바이(Ain Dubai).



다양한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여행지


그렇다면 사람들은 두바이를 어떤 곳으로 인식하고 있을까? 흔히 아랍 부자, 슈퍼카, 최고급 호텔, 럭셔리한 파티 등 단어만 들어도 진입 장벽이 높을 것만 같은 상황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은 듯하다. 사실 거짓은 아니다. 이제는 길거리에서 슈퍼카를 봐도 눈이 안 돌아갈 정도로 도로 위를 굴러다니는 집 한 채 가격의 자동차들도 흔하고 매일이 마치 이 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장소들도 있기야 있으니까.


하지만 알고 보면 두바이만큼 어린아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좋은 여행지도 없다. 우선, 관광 도시이다 보니 다양한 가격대의 호텔이 도처에 즐비하다. 일 년 내내 물놀이가 가능한 날씨라 수영장이 훌륭한 호텔이 대부분이고 어린아이는 무료로 투숙 가능한 올 인클루시브 패키지를 제공하는 곳들도 많다.


두바이 도심을 벗어나 사막에 있는 호텔에서 머무르는 것도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아라비아 스타일 아침 식사 세트. 보이는 것만큼이나 푸짐하고 은근 입맛에도 맞는다.


다만, 일 년 중 가장 뜨거운 여름의 기온이 섭씨 50도를 육박해 이 기간 한낮에는 바깥 활동이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즈음 낮 시간은 에어컨 바람으로 자연의 더위를 이겨낸 실내에서 즐기고 수영을 비롯한 외부 활동은 저녁때부터 시작해도 되니 체력만 받쳐준다면 그야말로 하루 종일 놀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두바이 아닐까?


두바이는 전 세계 246개 도시가 속한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CCN: The 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의 일원이자 중동 지역에서는 최초로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돛단배 모양을 한 7성급 호텔로 유명한 버즈 알 아랍(Burj Al Arab Jumeirah),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 야자수 모양으로 만들어진 인공섬인 팜 주메이라(Palm Jumeirah), 이외에도 두바이의 전통을 엿볼 수 있는 알 파히디(Al Fahidi Historic District of Dubai), 두바이를 품은 거대한 액자 모양의 건축물인 두바이 프레임(Dubai Frame), 건물 전면에 새겨진 아랍어가 인상적인 미래 박물관(The Museum of the Future) 등.


두바이에는 시설이 훌륭한 공공도서관들도 있다. 사진 속 장소는 예술 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도서관.


디자인에 방점을 찍은 도시라 그런지 두바이에서는 전형적인 모양을 지닌 건축물이나 지형을 만나는 게 더 어려운 일이다. 이렇듯 자유분방한 모양새를 뽐내는 장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두바이 여행의 재미는 배가된다.



이제는 목적지, 두바이!

두바이는 하루 이틀 머물다 떠나는 경유지로 스쳐 보내기엔 아쉬운 곳이다. 두바이 도심에서 차로 20분만 달려도 사막에 도착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기후 지역인 한국에서 나고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이들에게 사막은 봐도 봐도 놀라움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현대를 넘어 미래 도시를 꿈꾸는 두바이 도심을 벗어나 사막으로 캠핑을 떠나고 사막의 호텔에서 별과 낙타를 벗 삼아 고요한 시간을 보내고 자동차로 쉽게 가 닿을 수 있는 아부다비, 샤르자, 푸자이라 등 다른 토후국들까지 살펴보려면 경유만으로는 부족하다. 생활자이자 여행자로서 두바이에서 일 년 반이라는 시간을 보낸 나는 일주일, 아니 일 년 반도 아쉬운 시간이라 느낀다. 두바이, 경유지가 아닌 목적지가 되어도 충분한 곳이라고 말하고픈 이유다.


아랍에미리트의 다른 토후국에도 가볼 만한 곳이 많은데 아부다비 토후국 알 아인에 있는 동물원에 가면 세계 최대 인공 아프리카 사파리 중 하나를 경험할 수 있다.


푸자이라 토후국에 다녀오는 길, 해변에 차를 세우고 바다 건너 오만 땅을 바라보았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오만까지는 육로도로 쉽게 다녀올 수 있다.




글/사진 이유미(여행하는가족)

“엄마는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어?”
마흔 넘어 받은 질문이 고마워 눈물이 다 났습니다. 아이에게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도록 오래 간직해온 저의 꿈을 한 자 한 자 펼쳐보려고 합니다. ‘여행하는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브런치에 글을 쓰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진실한 한 끼

신태진 지음


직장인들의 점심 한 끼,
지친 마음을 채우고 위로하는
그 소중한 시간에 대한 진심 어린 감회
“오늘 당신의 점심은 진실한 한 끼였나요?”


숨 가쁘게 사는 직장인들에게 하루 세 끼란 어떤 의미일까? 매끼마다 영양가 있게 잘 챙겨 먹는 일은 도전에 가깝다. 오늘 점심 뭘 먹을지 고민하며 삶의 즐거움을 얻기도 하지만, 때로는 먹고 사는 일이 인생의 전부인 듯 구속감과 자괴감을 느끼기도 한다. 저자 역시 책과 매거진 편집자로 일하며 한 끼 대충 때우고 밀린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이었다. 매일같이 편의점 도시락 코너를 기웃대며 이 정도가 내 삶의 ‘진실한 한 끼’ 아닐까 적당히 타협하기도 했다.

정말 그럴까? 똑같이 소박하고 저렴하더라도 누군가 정성 들여 차려준 밥을 먹은 적도 많지 않았나? 기억에 오래 남는, 지친다 싶을 때쯤 수저를 쥐어주며 다시 세상 밖으로 나아가게 해 주던 한 끼도 있지 않았던가? 그래서 진짜 ‘진실한 한 끼’를 돌이켜 보기로 했다. 카레라이스, 콩나물 비빔밥, 생선구이, 부대찌개, 잔치국수. 습관처럼 먹어 온 평범한 식단 속에서 작은 기쁨과 경이를 찾는다.

이 에세이는 혼자 밥 먹는 걸 편애하던 사람이 누군가와 함께 먹는 즐거움을 배워 가고, 혼자 먹더라도 대충보다는 좀 더 잘 먹게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그러면서 음식을, 그걸 요리해 주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점점 무르익어 간다. 그때 먹었던 한 끼가 정말 큰 힘이 되었다고, 한 끼, 한 끼 진실했던 순간들을 떠올려 본다. 


브릭스가 통도사의 가을을 좋아합니다

온라인 갤러리


통도사에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단풍이 그토록 불거져도

하늘의 푸른기는 가려지지 않고

사람이 그토록 많아도

경내의 고요는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통도사의 가을이 펼쳐집니다.


다양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콘텐츠도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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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쁘게 사는 직장인들에게 하루 세 끼란 어떤 의미일까? 매끼마다 영양가 있게 잘 챙겨 먹는 일은 도전에 가깝다. 오늘 점심 뭘 먹을지 고민하며 삶의 즐거움을 얻기도 하지만, 때로는 먹고 사는 일이 인생의 전부인 듯 구속감과 자괴감을 느끼기도 한다. 저자 역시 책과 매거진 편집자로 일하며 한 끼 대충 때우고 밀린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이었다. 매일같이 편의점 도시락 코너를 기웃대며 이 정도가 내 삶의 ‘진실한 한 끼’ 아닐까 적당히 타협하기도 했다.

정말 그럴까? 똑같이 소박하고 저렴하더라도 누군가 정성 들여 차려준 밥을 먹은 적도 많지 않았나? 기억에 오래 남는, 지친다 싶을 때쯤 수저를 쥐어주며 다시 세상 밖으로 나아가게 해 주던 한 끼도 있지 않았던가? 그래서 진짜 ‘진실한 한 끼’를 돌이켜 보기로 했다. 카레라이스, 콩나물 비빔밥, 생선구이, 부대찌개, 잔치국수. 습관처럼 먹어 온 평범한 식단 속에서 작은 기쁨과 경이를 찾는다.

이 에세이는 혼자 밥 먹는 걸 편애하던 사람이 누군가와 함께 먹는 즐거움을 배워 가고, 혼자 먹더라도 대충보다는 좀 더 잘 먹게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그러면서 음식을, 그걸 요리해 주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점점 무르익어 간다. 그때 먹었던 한 끼가 정말 큰 힘이 되었다고, 한 끼, 한 끼 진실했던 순간들을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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