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브릭스 Vol.38

하늘이 높아집니다.


폭염이 지나갔습니다.

마음은 벌써 저 밖으로 달려나간 지금,

새로운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다마스로 움직이는 책방

섬에서 견뎌낸 시절

백반집에 얽힌 사연과

대지의 품 안에서 먹었던 식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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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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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브릭스 Vol.38

하늘이 높아집니다


Contents

제주의 책방들: 움직이는 책방 북다마스와 함덕 서우봉

진실한 한 끼: 반찬은 다 차려두었어

정말 이렇게 살아도 된다면: 플라워 사파리

모모와 함께 헬프엑스를: 생명의 냄비, 파차망카

여백의 무게 - 안경진 작가노트: 아이 앰

랜덤 플레이 - 오늘의 선곡: 아웃풋 이미지에 대하여

여분의 책방 리뷰: 여분의 책 리뷰 6, 7, 8월

매거진 브릭스 Vol.38

하늘이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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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책방들: 움직이는 책방 북다마스와 함덕 서우봉

진실한 한 끼: 반찬은 다 차려두었어

정말 이렇게 살아도 된다면: 플라워 사파리

모모와 함께 헬프엑스를: 생명의 냄비, 파차망카

여백의 무게 - 안경진 작가 노트: 아이 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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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브릭스 Vol.38아이 앰(I am)

여백의 무게: 작가 노트 #1



예술이 사회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예술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수업을 할 때면 가끔 질문을 받는다.


예술가는 끊임없이 존재의 이유를 고민하고 진심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으려 하며,
일반 사람들이 보기엔 쓸데없어 보이는 일에 매달려 자기 인생을 걸기도 합니다.
당연히 사회 속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고 도움도 됩니다.
이런 사람들의 고민과 열정이 일반이 미처 보지 못했던 불합리를 발견하고 알립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다. 예술가들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최전방에 서 있다고, 아주 오래 전부터 생각해 왔다.

 


볼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일컬어 시청각 장애인이라 하지만, 그들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우리나라에는 그들을 위한 법도 없어서, 몇 명이나 있는지, 어디에 살고 있는지 파악도 하지 못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법은 잘 갖춰진 편이고 청각 장애인법도 꾸준히 보완, 발전되고 있다. 하지만 시청각 장애인 법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법이 없으니 그들을 찾아 보호할 의무가 없다. 당연히 그들을 위한 교육기관도 없다. 수어를 할 수 있는 극소수의 자원봉사자들이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만든 ‘손끝으로 여는 세상(손끝세)’이라는 단체가 있어, 시청각 장애인들을 찾아 어떻게 하면 세상에 드러낼 수 있을까 고민한다.


추산 만 명 정도 되는 시청각 장애인들이 평생 골방에 갇혀 지낸다. 파악된 농맹인들은 아주 일부, 200명 정도다. 그들이나마 찾아내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 했을까? 국가가 나서면 좋겠지만, 숨겨지고 소외된 사람들이 형벌 같은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손끝세의 역할과 책임은 한없이 연장되고 있다.


시청각 장애인들이 손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며 예술로 말할 수 있도록 고민해 온 지도 2년이 되어 간다. 작년에 서울시 공공미술에 이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지원해 봤지만 결과가 안 좋았다. 그래서 지원이 없어도 그분들과 함께 작품을 완성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서울 공공미술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해도 작년,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농맹인들과 만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찾아다니며 작품이야 어떻게든 만든다 해도 전시장에서 전시하는 것도 어려웠을 것이다. 온라인으로 작품을 만드는 것 역시 촉수어 통역사가 옆에 앉아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이런 여건을 충족할 수 있는 농맹인이 얼마나 될까?


사실 농맹인들과의 작업을 떠나 생각해도 작품을 전시장에 직접 설치하고 이를 관람하는 일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나도 다른 작가들처럼 온라인 전시를 만들어야 하나? 현실 세계가 줄어들고 인터넷 세계가 확장되어 간다. 활동도 전시도 강의도 인터넷 말고는 대안이 없단 말인가?



*   *   *


수업에 참여하는 얼마 안 되는 시청각 장애인들과 손으로 귀를 막고 눈을 가리고 입을 틀어쥔 거대한 두상을 만들려고 한다. 암흑과 침묵 속에 갇힌 그들의 처지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밀랍주조 방식으로 제작하여 참여하신 분들의 손길과 지문을 고스란히 담아내면 좋을 것 같다. 제목은 <I am - 나는 존재 한다>가 어떨까 싶다. 작년에 함께 프로젝트를 하며 알게 된 ‘계피자매’라는 음악인들이 바디퍼커션(몸을 두드리며 소리와 박자를 만드는 공연예술) 공연을 한다고 하는데, 그들의 도움을 받아 몸을 두드리며 음악을 만들어 보는 작업도 해 보고 싶다. 소통이 어려워 가슴을 치고 뜯던 손으로, 답답함에 못 이겨 구르던 발로, 몸짓으로 동작을 만들고 리듬을 만들어 세상에 그들의 존재를 드러내고 싶다. 그러려면 아무래도 작품을 설치하고 공연을 하는 곳이 공공장소면 좋을 텐데, 과연 내 제안을 받아들여주는 지자체가 있을까?



농맹인들과 만나며 내 작품의 지평이 넓어지고 있다. 그들을 위하는 마음도 있지만, 나를 위하는 마음도 크다. 불과 3년 전 이맘때만 해도 작업을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이야기가 풀리지 않았다. 매일 아침 작업실에 앉아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작업을 하는 후배를 만나면 다들 고민이 비슷하다. 작품을 만들면서 느끼는 허무, 무기력, 비루하고 고립된 마음. 돈이 없어 힘들고. 지금 나를 둘러싼 환경에 휩쓸리지 않고 환경을 주도하며 살아 갈 수는 없는 걸까? 코로나로 대면 접촉이 멈춰버린 지금, 나의 세계를 더욱 공고히 해 보자고 말들은 하지만, 나부터가 그게 쉽지 않다.  


가려진 문제를 드러나게 하고, 가장 소외되고 멸시받는 이들과 함께하며, 그들이 기본적인 인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예술이 작용하는 것. 나는 그것이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이며 책임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분명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지금, 내가 그 책임을 질 수 있을 만한 사람이기나 한 건지,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문제다. 결국 자기를 표현해야 하는 이는 농맹인 자신이다. 어둠과 고요뿐인 세상은 대체 어떤 세상인지 표현해 줄 수 있는 농맹인이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 수어가 아니라 작품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게 해 주는 건 전적으로 내 역할이다.





글/사진 안경진

조각가. 동국대학교 미술학부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조소과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현재 그림자와 여백을 통해 하나의 형태에서 여러 가지 형상이 빚어지는 조각을 만들고 있다. 2004년 첫 번째 개인전 〈여행〉 이후 아홉 번의 개인전을 가졌고, 백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저서로 『여백의 무게』, 공저로 『그럴 수밖에 없는 그릴 수밖에 없는』을 펴냈다.

인스타그램 @artin_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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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태어 사전: 나를 표현하는 바로 그 단어 (전자책)

백지은, 김경은, 김보연 외 편찬


의태어 한 단어로 나를 표현한다면?


덩실덩실, 꼼지락꼼지락, 송이송이. 우리말 의태어는 참하고 어여쁘지요.

그런 의태어로 나 자신을 나타낼 수 있지 않을까요?


"무인도에 갈 때 가져 갈 단 한 권의 책은?"

"죽기 직전에 듣고 싶은 단 한 곡의 음악은?"

이런 물음, 많이 받거나 던져 보셨을 거예요.

우리는 그 답이 그 사람을 대략적으로나마 정의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의태어 사전>도 그런 결로 시작한 무크지입니다.

열 명의 필자가 '나를 표현하는 의태어'를 하나 골라 자신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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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딱 어울리는 의태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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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은, 김경은, 김보연, 신태진, 이주호, 홍마담, 최성은, 한유라, 박성민, 신나윤 편찬


의태어 한 단어로 나를 표현한다면?

덩실덩실, 꼼지락꼼지락, 송이송이. 우리말 의태어는 참하고 어여쁘지요.

그런 의태어로 나 자신을 나타낼 수 있지 않을까요?


"무인도에 갈 때 가져 갈 단 한 권의 책은?"

"죽기 직전에 듣고 싶은 단 한 곡의 음악은?"

이런 물음, 많이 받거나 던져 보셨을 거예요.

우리는 그 답이 그 사람을 대략적으로나마 정의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의태어 사전>도 그런 결로 시작한 무크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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