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전시] 상하이 골목길에 숨은 매력, 골목길 아트 스팟들

상하이 하면 떠오르는 미식, 쇼핑, 야경, 디즈니랜드 등의 키워드들. 이미 익숙한 상하이의 모습은 잠시 넣어두고, 조금 특별한 테마로 상하이를 여행해보면 어떨까. 2024년말 무비자 정책이 시행된 후 한결 수월해진 상하이로의 여행. 건물 외관에서부터 눈이 휘둥그레지는 초대형 뮤지엄부터 한국에는 없는 글로벌 갤러리의 브랜치, 그리고 개성 넘치는 상하이의 로컬 갤러리까지, 며칠을 돌아보아도 시간이 부족하다. 하지만 바지런히 골목 골목 돌아다니는 만큼 알차게 상하이를 경험할 수 있으니 한번 시도해보면 어떨까. 미처 몰랐던 상하이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고, 도시의 다양한 얼굴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상하이의 골목길 아트 스팟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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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 페로탕 Galerie Perrotin - <The Cloud Catcher> ::


©Perrotin


얼마 전 한국에 오픈해 우리에게도 익숙한 프랑스의 갤러리 페로탕의 상하이 지점은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황푸구(Huangpu District)의 와이탄 골목 안쪽에 위치해 있다. 번화한 거리에서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록번드 아트 뮤지엄(Rockbund Art Museum)을 맞은편에 두고, 알민 레쉬(Almine Rech), 리슨 갤러리(Lisson Gallery) 등 타 글로벌 갤러리들과 한 건물에 나란히 이웃하고 있다. 


1990년 파리에서 처음 문을 연 페로탕 갤러리는 현재 글로벌 갤러리 순위 5위 안에 드는 탑티어 갤러리 중 한 곳으로 이곳 상하이를 포함해서 뉴욕, 파리, 홍콩 등지 총 7곳의 갤러리에서 연간 50여 개의 전시를 진행한다. 


<The Cloud Catcher> 그룹전 풍경 | 사진 Mengqi. Courtesy of the artists and Perrotin


2018년 오픈한 페로탕 상하이는 2025년의 첫 전시로 큐레이터 이본느 자웨이 유안(Evonne Jiawei Yuan)이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의 시 「이방인 “L’Étranger” (1869)」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한 그룹전을 준비했다. 시대와 배경이 다른 18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에는 아시아 출신의 1980년대, 90년대생 작가들이 대거 포함되었고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각자의 독특한 접근방식을 선보이는 다양한 작품들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시는 3월 1일까지.

 

<The Cloud Catcher> 그룹전 풍경 | 사진 Mengqi. Courtesy of the artists and Perrotin


갤러리 페로탕 Galerie Perrotin
3/F, 27 Hugui Rd, Huangpu District, Shanghai
Open Tue – Sat 11:00 – 19:00
https://maps.app.goo.gl/qcFKhGXwJwypdcKD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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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민 레쉬 Almine Rech - <Jean Miotte – Return to China> ::


장 미요뜨(Jean Miotte) 인스톨레이션 뷰 ©Almine Rech


알민 레쉬(Almine Rech) 갤러리는 런던, 상하이, 브뤼셀, 상하이 등 전 세계의 주요 도시 7곳에 지점을 둔 프랑스의 현대 미술 갤러리로 프랑스 갤러리 페로탕과 같은 건물의 2층에 위치해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갤러리스트 알민 레쉬가 본인의 이름을 따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한 갤러리로, 지난 2019년 상하이 지점을 열었다.


<Jean Miotte – Return to China> ©Almine Rech


현재 알민 레쉬 상하이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일어난 프랑스의 서정적인 추상회화의 한 사조인 앵포르멜(Informel)의 대표 작가인 장 미요뜨(Jean Miotte 1926 – 2016)의 <중국으로의 귀환 Return to China> 전이 진행되고 있다. 장 미요뜨는 마오저뚱 정권 이후 처음으로 중국에서 전시를 했을 정도로 명성이 있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화가로 알민 레쉬와는 두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국의 추상표현주의의 대척점에 서있는, 격정적이고 표현주의적인 앵포르멜 사조의 대표작가 답게 강렬한 색채와 견고한 형태로 근원을 탐구하는 작가의 개인적인 서정이 잘 표현된 12점의 회화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전시는 2025년 3월 15일까지.

 

<Jean Miotte – Return to China> ©Almine Rech

 

알민 레쉬 Almine Rech
2/F, 27 Hugui Rd, Huangpu District, Shanghai
Open Tue – Sat 11:00 – 19:00
https://maps.app.goo.gl/qcFKhGXwJwypdcKD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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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록번드 아트 뮤지엄 Rockbund Art Museum - [Best Synthetic Answer] ::


1930년대 아르데코 양식의 건물을 개조한 록번드 아트 뮤지엄의 외관 ©sunmin_b


2024 상하이 아트위크 기간 록번드 아트 뮤지엄에서 열린 파티 전경 ©sunmin_b


화려한 와이탄의 북쪽 지역은 미국과 영국의 공동 조계 지역이었다. 프랑스 조계지의 작고 아기자기한 건물들과 달리 미국을 떠올리게 하는 웅장하고 규모있는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 이 지역에 상하이의 대표적인 비영리 예술공간이자 미술관인 록번드 아트 뮤지엄(Rockbund Art Museum, RAM)이 위치하고 있다.


상하이 아트위크 기간을 맞아 탈바꿈한 록번드 아트 뮤지엄 내부 ©sunmin_b


알민 레쉬 갤러리를 나오면 맞은편에 바로 보이는 이곳은 1932년 지어진 로얄 아시아틱 소사이어티(Royal Asiatic Society)의 아르데코 양식의 6층 건물을 영국의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가 리노베이션 해 지난 2010년 지금의 미술관을 오픈했다.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큐레이토리얼 프로그램으로 명성이 높은 록번드 아트 뮤지엄에서는 다양한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 공연 등을 접할 수 있다.


<Wan Hai Hotel> 전시가 열리고 있는 1층 ©sunmin_b


2024 상하이 아트위크 기간동안 RAM에서는 미국의 아티스트이자 시인인 린던 존슨(Rindon Johnson)의 개인전 <Best Synthetic Answer>가 열렸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일반적인 전시들은 작가가 전시 이전에 만들어 낸, 사전에 완성된 결과물을 한데 모아 선보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 전시의 작품들은 전시가 열리는 7개월의 기간동안 진행되는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전시하는 방식으로, 태평양을 둘러싼 복잡한 지리적 상황과 국경, 영토, 국가, 생태계에 대한 전통적인 관념들에 의문을 제기한다. 태평양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업 활동, 예를 들어 광물을 캐내기 위해 해저를 가르고 화물을 실은 거대한 선적들이 바다를 가로지르며 수많은 고깃배들이 생계를 위해 어업활동을 하는 등의 지구의 자원을 착취하는 일들에 대해 태평양의 가장자리에서 자란 유색인종이자 미국 국적의 작가는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전시는 2025년 4월 6일까지.


<Auuuuditorium> 전시가 열리고 있는 2층 ©sunmin_b


린던 존슨의 <Best Synthetic Answer> 인스톨레이션 뷰 ©sunmin_b


린던 존슨의 <Best Synthetic Answer> 인스톨레이션 뷰 ©2025 Rockbund Art Museum


록번드 아트 뮤지엄 Rockbund Art Museum
20 Huqui Road, Huangpu District, Shanghai, China
Open Tue – Sun 11:00 – 19:00
https://maps.app.goo.gl/mZQpnM8vAUuixnLTA




글·사진 | 변선민

틈날 때마다 책을 읽고 전시를 보는 예술-생활인. 새벽에 글을 쓰고 낮에는 기획일을 합니다.
https://www.instagram.com/sunmin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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