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정의 미국 이야기 #15

가자, 텍사스로
미국의 새로운 주, 안 가본 도시를 여행할 때마다 나는 미국 사는 재미와 도파민이 샘솟는다. 그래서 이번에 도전한 곳은, 텍사스주(Texas, TX)였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그 자랑(!) 이야기!
“미국 텍사스주(Texas, TX)는 미국에서 알래스카 다음으로 면적이 넓고, 인구는 캘리포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주입니다. '론 스타 스테이트(Lone Star State)'라는 별명처럼 독립적인 정체성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며, 에너지, 기술, 농업의 중심지입니다.”
제미나이가 설명하는 텍사스주는 이런 곳이다. 직접 가서 보니, 아 이곳 앞으로 더 발달되고 개발될 일이 많겠구나 하는 느낌이 확 왔다. 차를 타고 몇 시간씩 달려봤는데 보이는 건 거의 황무지. 그 넓은 땅에 나무도 건물도 사람도 없다는 것이 내겐 새로운 기회처럼 느껴졌다. 이왕 사는 미국, 굳이 뉴욕/뉴저지주에서만 살 필요 있나? 라는 생각이 슬슬 들던 이 즈음의 내게 텍사스주는 무엇이 다를지 관심이 컸는데,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기회였다.
달라스의 컴벌랜드 힐 학교 건물과 AMLI 파운틴 플레이스
세상에서 가장 큰 휴게소?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곳은 텍사스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 체인 휴게소인 ‘버키스(Buc-ee's)’이다. 이곳은 단순히 주유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텍사스를 대표하는 상징이자 관광지이자 맛집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곳이다. 일단 도착하면 거대한 규모에 입이 벌어진다. 기름을 넣는 주유 기계만 거리의 블록 하나를 차지할 정도. 그리고 세차하는 공간은 별도, 먹거리와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 또한 거대해 한 번에 다 구경하기도 힘들 정도이다.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큰 편의점과 가장 긴 세차장이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버키스
실내로 들어가면 고유의 캐릭터인 비버 '버키(Bucky)'가 반겨준다. 버키스를 대표하는 마스코트인데 이를 응용한 다양한 굿즈와 일상용품이 가득해 마치 인기 브랜드 제품 구입하듯 저마다 물건을 구매한다. 하지만 휴게소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먹거리! 이곳은 스케일 자체가 다른 곳이었다. 텍사스주는 미국에서 가장 BBQ가 맛있는 곳이고, 그만큼 소고기가 많은 곳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휴게소에서 파는 햄버거의 패티조차 즉석에서 구운, 불 향 가득한 BBQ 고기를 썰어 넣어준다니! 상당히 신선하고 놀라운 충격이었다. 고기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나조차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깊고 풍미 있던 그 맛이 잊혀지질 않는다.
휴게소의 고기가 이 정도 수준이다.
육포 종류만 해도 100여 가지는 넘게 진열이 되어 있어 고르다가 지칠 정도였고, 역시 즉석에서 구워 주는 견과류와 환상의 조화였다. 드라이빙 간식으로 ‘단짠단짠’을 즐길 수 있는 육포와 견과류 조합보다 더 좋은 게 있을가 싶을 정도. 왜 집에 올 때 이 소중한 아이템들을 사 오지 않았는지 지금 이 순간 후회가 밀려든다. 이걸 먹으려면 다시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데 말이다.
또 먹고 싶다, 육포
여행 버킷리스트, 샌 안토니오에서의 강변 유람
샌 안토니오
달라스에 도착한 다음날 새벽에 출발한 샌 안토니오. 옆 도시를 가는 건데도 4시간 이상이 걸렸다. 그래도 샌 안토니오는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던 버킷 리스트 속의 도시다. 순전히 ‘리버 크루즈’를 타고 싶어서 달려간 거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기대만큼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고 즐겁기도 한 시간이었다. ‘리버 워크(Liver Walk)’라는 작은 강을 따라 배를 타고 한 바퀴 도는 심플한 일정인데 도시의 주요 상징과 높은 빌딩, 뮤지엄 등이 두루 보여 관광하기 편리하고, 강가 주변의 로맨틱하고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매력적이었다.
리버 크루즈에서
배를 타고 내려 강가 주변을 다시 걷자 배에서 보았던 풍경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어 더욱 깊은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콕 찍어 뒀던 식당에 들어가 강가를 바라보며 모처럼 여유로운 식사를 즐겼다. 샌 안토니오는 텍사스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스페인과 멕시코의 영향이 짙게 남아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스페인보다는 멕시코의 느낌이 강해 오랜만에 이국적인 즐거움을 한껏 누릴 수 있었다.
샌 안토니오의 아름다운 풍경
달라스로 복귀하는 길에 잠시 들른 오스틴. 다운타운의 라이브 공연장이 늘어서 있는 대로변을 방문해 보았는데 내슈빌의 느낌을 기대해서였을까? 비교적 한산하고 특별한 게 없어 보여 살짝 아쉬운 마음을 안곤 떠나와야 했다.
오스틴에서
건축의 교과서! 이렇게 아름다운 미술관들이? 포트 워스
포트 워스

세컨드 로데오 브루잉
다음날 이동한 곳은 포트 워스(Fort Worth)였다. 미국의 개척 시대 정신과 현대적인 문화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곳. '카우타운(Cowtown)'이라는 카우보이 문화의 성지로 대표되어 지금도 ‘소몰이(!)’ 공연이 전통 방식으로 진행 중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뉴욕의 건축가 분들이 꼭 가보라고 권해 주셨던 두 미술관의 강렬함이 잊혀 지질 않는다.
박진감 넘치는 소몰이 공연
우리나라 원주의 산 뮤지엄을 가본 분이라면 바로 동질감을 느꼈을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 포트 워스 현대 미술관(Modern Art Museum of Fort Worth). 잭슨 폴록, 마크 로스코, 앤디 워홀 등 현대 미술 위주 전시 공간과 연못에 비치는 통유리 건물의 조화는 말그대로 환상이었다.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은 미술관 내의 레스토랑. 미술관 건물을 마주보며 연못 뷰와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Cafe Modern’은 이곳의 정점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포트 워스 현대 미술관
길 하나를 사이로 마주하고 있는 킴벨 미술관(Kimbell Art Museum)은 ‘미국 최고의 작은 미술관’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지만, 소장품은 위대한 곳이다. 모네, 피카소 등의 작품 외에도 미켈란젤로의 첫 작품인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을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곳이 유명한 건, 유명 건축가 루이스 칸(Louis Kahn)이 설계한 본관과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설계한 신관의 건축물 때문이다. 그 어느 미술관에서도 본 적이 없는, 자연광이 그대로 들어오는 원통형 지붕이 주는 우아함과 독특함이라니. 이런 이유 때문에 건축 학도들에게는 성지와도 같은 곳이라고.
킴벨 미술관
이렇게 정신없이 오가다 보니, 정작 내가 머물고 짐을 풀었던 달라스를 많이 보질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나는 달라스를 다시 보러 가야 하지 않을까 라고 합리화하며(?) 다음을 기대해 본다. 달라스를 다시 가고 싶게 만들어 준 가장 큰 이유, 현지에서 이 모든 여행을 안전하고도 따뜻하게 끝낼 수 있도록 챙겨주고 보듬어준 한국인 부부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글·사진 | 조은정

최소 2개월에 한 번은 비행기를 타줘야 제대로 된 행복한 인생이라고 믿는 여행교 교주.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뉴욕 셀프트래블> 외 여러 권의 저서가 있는 베스트셀러 직딩 여행작가. 현재 뉴욕에서 지내고 있다.
https://eiffel.blog.me/
조은정의 미국 이야기 #15
가자, 텍사스로
미국의 새로운 주, 안 가본 도시를 여행할 때마다 나는 미국 사는 재미와 도파민이 샘솟는다. 그래서 이번에 도전한 곳은, 텍사스주(Texas, TX)였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그 자랑(!) 이야기!
제미나이가 설명하는 텍사스주는 이런 곳이다. 직접 가서 보니, 아 이곳 앞으로 더 발달되고 개발될 일이 많겠구나 하는 느낌이 확 왔다. 차를 타고 몇 시간씩 달려봤는데 보이는 건 거의 황무지. 그 넓은 땅에 나무도 건물도 사람도 없다는 것이 내겐 새로운 기회처럼 느껴졌다. 이왕 사는 미국, 굳이 뉴욕/뉴저지주에서만 살 필요 있나? 라는 생각이 슬슬 들던 이 즈음의 내게 텍사스주는 무엇이 다를지 관심이 컸는데,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기회였다.
세상에서 가장 큰 휴게소?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곳은 텍사스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 체인 휴게소인 ‘버키스(Buc-ee's)’이다. 이곳은 단순히 주유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텍사스를 대표하는 상징이자 관광지이자 맛집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곳이다. 일단 도착하면 거대한 규모에 입이 벌어진다. 기름을 넣는 주유 기계만 거리의 블록 하나를 차지할 정도. 그리고 세차하는 공간은 별도, 먹거리와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 또한 거대해 한 번에 다 구경하기도 힘들 정도이다.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큰 편의점과 가장 긴 세차장이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실내로 들어가면 고유의 캐릭터인 비버 '버키(Bucky)'가 반겨준다. 버키스를 대표하는 마스코트인데 이를 응용한 다양한 굿즈와 일상용품이 가득해 마치 인기 브랜드 제품 구입하듯 저마다 물건을 구매한다. 하지만 휴게소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먹거리! 이곳은 스케일 자체가 다른 곳이었다. 텍사스주는 미국에서 가장 BBQ가 맛있는 곳이고, 그만큼 소고기가 많은 곳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휴게소에서 파는 햄버거의 패티조차 즉석에서 구운, 불 향 가득한 BBQ 고기를 썰어 넣어준다니! 상당히 신선하고 놀라운 충격이었다. 고기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나조차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깊고 풍미 있던 그 맛이 잊혀지질 않는다.
육포 종류만 해도 100여 가지는 넘게 진열이 되어 있어 고르다가 지칠 정도였고, 역시 즉석에서 구워 주는 견과류와 환상의 조화였다. 드라이빙 간식으로 ‘단짠단짠’을 즐길 수 있는 육포와 견과류 조합보다 더 좋은 게 있을가 싶을 정도. 왜 집에 올 때 이 소중한 아이템들을 사 오지 않았는지 지금 이 순간 후회가 밀려든다. 이걸 먹으려면 다시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데 말이다.
여행 버킷리스트, 샌 안토니오에서의 강변 유람
달라스에 도착한 다음날 새벽에 출발한 샌 안토니오. 옆 도시를 가는 건데도 4시간 이상이 걸렸다. 그래도 샌 안토니오는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던 버킷 리스트 속의 도시다. 순전히 ‘리버 크루즈’를 타고 싶어서 달려간 거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기대만큼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고 즐겁기도 한 시간이었다. ‘리버 워크(Liver Walk)’라는 작은 강을 따라 배를 타고 한 바퀴 도는 심플한 일정인데 도시의 주요 상징과 높은 빌딩, 뮤지엄 등이 두루 보여 관광하기 편리하고, 강가 주변의 로맨틱하고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매력적이었다.
배를 타고 내려 강가 주변을 다시 걷자 배에서 보았던 풍경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어 더욱 깊은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콕 찍어 뒀던 식당에 들어가 강가를 바라보며 모처럼 여유로운 식사를 즐겼다. 샌 안토니오는 텍사스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스페인과 멕시코의 영향이 짙게 남아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스페인보다는 멕시코의 느낌이 강해 오랜만에 이국적인 즐거움을 한껏 누릴 수 있었다.
달라스로 복귀하는 길에 잠시 들른 오스틴. 다운타운의 라이브 공연장이 늘어서 있는 대로변을 방문해 보았는데 내슈빌의 느낌을 기대해서였을까? 비교적 한산하고 특별한 게 없어 보여 살짝 아쉬운 마음을 안곤 떠나와야 했다.
건축의 교과서! 이렇게 아름다운 미술관들이? 포트 워스
세컨드 로데오 브루잉
다음날 이동한 곳은 포트 워스(Fort Worth)였다. 미국의 개척 시대 정신과 현대적인 문화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곳. '카우타운(Cowtown)'이라는 카우보이 문화의 성지로 대표되어 지금도 ‘소몰이(!)’ 공연이 전통 방식으로 진행 중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뉴욕의 건축가 분들이 꼭 가보라고 권해 주셨던 두 미술관의 강렬함이 잊혀 지질 않는다.
우리나라 원주의 산 뮤지엄을 가본 분이라면 바로 동질감을 느꼈을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 포트 워스 현대 미술관(Modern Art Museum of Fort Worth). 잭슨 폴록, 마크 로스코, 앤디 워홀 등 현대 미술 위주 전시 공간과 연못에 비치는 통유리 건물의 조화는 말그대로 환상이었다.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은 미술관 내의 레스토랑. 미술관 건물을 마주보며 연못 뷰와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Cafe Modern’은 이곳의 정점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포트 워스 현대 미술관
길 하나를 사이로 마주하고 있는 킴벨 미술관(Kimbell Art Museum)은 ‘미국 최고의 작은 미술관’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지만, 소장품은 위대한 곳이다. 모네, 피카소 등의 작품 외에도 미켈란젤로의 첫 작품인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을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곳이 유명한 건, 유명 건축가 루이스 칸(Louis Kahn)이 설계한 본관과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설계한 신관의 건축물 때문이다. 그 어느 미술관에서도 본 적이 없는, 자연광이 그대로 들어오는 원통형 지붕이 주는 우아함과 독특함이라니. 이런 이유 때문에 건축 학도들에게는 성지와도 같은 곳이라고.
이렇게 정신없이 오가다 보니, 정작 내가 머물고 짐을 풀었던 달라스를 많이 보질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나는 달라스를 다시 보러 가야 하지 않을까 라고 합리화하며(?) 다음을 기대해 본다. 달라스를 다시 가고 싶게 만들어 준 가장 큰 이유, 현지에서 이 모든 여행을 안전하고도 따뜻하게 끝낼 수 있도록 챙겨주고 보듬어준 한국인 부부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글·사진 | 조은정
최소 2개월에 한 번은 비행기를 타줘야 제대로 된 행복한 인생이라고 믿는 여행교 교주.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뉴욕 셀프트래블> 외 여러 권의 저서가 있는 베스트셀러 직딩 여행작가. 현재 뉴욕에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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