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정의 미국 이야기 #16
한국에서 가족이 왔다. 뉴욕 여행엔 별 관심이 없는 가족의 취향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현지 지인 몇몇을 동원해 7명이라는 대부대가 집 한 채를 빌려 함께 먹고 노는 컨셉의 캠핑 여행을 기획했다.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던 건 숙소 예약. 다양한 사람들의 욕구와 기본 사항을 체크하고 예산도 맞추려니 선택이 쉽지 않았다. 운 좋게도 미국에서 운영하는 휴가 전문 렌탈 업체를 찾아 예약에 성공했고, 결과는 대만족. 언젠가부터 에어비앤비의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느껴져 이용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좋은 사이트를 찾은 것이 나에겐 꽤나 큰 쾌거였다(링크는 하단 참조).

남의 집에서 내 집처럼 살아보기
뉴욕 뉴저지 사람들이 휴양지로 가장 많이 찾는(한국의 강원도와 같다고나 할까?) 펜실베니아(Pennsylvania State) 주의 포코노(Pocono)로 여행지를 정하고는 전형적인 2층짜리 미국 주택을 통째로 빌렸다. 오래된 집이지만 아기자기하게 관리가 잘 된 곳이었다. 넉넉한 침구와 의자도 있어 7명이 한 공간에 머물기에도 불편함이 없었다. 체크인은 무인으로 비밀번호 입력 후 입장하는 시스템이었고, 여행 중 문의사항은 언제든 문자로 주고받을 수 있어 편했다. 사람 한 명 대면하지 않은 채 내가 원하는 서비스나 궁금증을 모두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이 집을 통째로 빌렸다.
1층은 여성, 2층은 남성 숙소로 정하고 짐을 풀자마자 바로 바비큐 타임 시작! 미국 코스트코의 프라임 립을 대거 준비해 와 구우니 뉴욕의 비싼 스테이크 집들이 부럽지 않았다. 미국 고기 맛있는 건 정말 언제나 인정!
숙소 내부
그러고 이어진 캠프 파이어 시간. 고맙게도 렌탈 회사에서 장작을 미리 세팅해준 덕분에 주위에 굴러 다니는 나뭇가지 몇 개를 더 주워 넣으며 제대로 불을 키웠다. 의자에 둘러 앉아 불을 바라보며 ‘불멍’도 하고 대화도 나누었던 시간. 한국과 미국에서 사는 사람들이 모여 이런저런 다양한 소재로 이야기 꽃을 피우며 오랜만에 큰 소리 내며 웃을 수 있었다. 이번 3일의 여행 시간 중 가장 소중하고도 행복했던 시간.

BBQ와 캠프파이어의 시간
펜실베니아 대표 관광도시 짐 소프 & 스트라스버그
다음날 아침, 7명이 출동해 동네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겼다. 전날 숙소 주변을 산책하다 발견한 작은 호수에서도 송어(Trout)가 노니는 게 눈에 보여 신기했는데, 마침 메뉴판에 이 동네에서 잡은 송어를 통째로 구워 주는 아침 메뉴가 있었다. 깨끗한 1급수 물에서만 사는 생선이라 한국에서도 자주 보지 못했고, 콩가루와 초고추장 넣어 비벼 먹으며 감탄했던 그 기억이 나길래 송어가 들어간 계란 요리로 아침을 선택! 오오, 과연 신선한 맛이었다. 물론 조리 방식은 완전히 달랐지만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재료이니 희소 가치가 더 올라간 것이었겠지?

동네 맛집에서의 송어 요리
그렇게 관광지 방문을 위해 배를 가득 채우고 커피까지 마시곤 ‘미국의 스위스’라 불리는 짐 소프로 출발! 리하이 밸리(Lehigh Valley) 협곡에 자리 잡은 자연경관과 19세기 빅토리아 양식의 붉은 벽돌이 가득한 유럽풍 분위기의 이곳은 걷기만 해도 화보가 되는 듯한 마을이다. 산에 둘러싸인 마을의 형태가 그림처럼 아름답고, 관광용 기차가 오가니 여행자들에겐 늘 인기가 많은 스팟. 나는 이미 여러 번 다양한 계절에 와봤던 곳이라 익숙하지만 처음 오신 분들을 위해 이번 여행의 첫 관광지로 짐 소프를 택했다. 일행 모두 엽서 속 풍경 같다며 대만족! 참, 재미난 사실 하나. 원래 이 도시의 이름은 ‘Mauch Chunk’ 였으나, 올림픽 선수 ‘짐 소프(Jim Thorpe)의 유해가 안치되면서 그의 이름을 따서 도시 이름도 바뀌게 되었다고.
짐 소프
또다른 인기 관광 도시인 스트라스버그는 '철도의 역사'가 포인트인 곳.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단거리 철도인 ‘Strasburg Rail Road’가 지금도 운영하고 있는데 증기 기관차를 타고 아미쉬 마을의 전원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철도 박물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Pennsylvania Railroad Museum’ 또한 이 마을의 자랑.
스트라스버그
중심가 대로변의 예쁘고 멋스러운 건물들을 보며 동네를 걷자니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조용하고 평화롭고 공기 좋고 여유로운 이 느낌이 얼마만인지.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의 풍경에 한국에서 온 가족들은 신나서 인증샷을 마구 찍었다. 한국에서 뉴욕까지 비행기를 타고 왔으니 주변인들은 찬란하고 화려한 뉴욕 여행기를 기다리고 있었겠지만, 뉴저지와 펜실베니아를 오간 이번 여행이 다른 이들에게도 더 신선하게 다가가지 않았을까 싶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맛볼 수 없는 여행
날 좋던 5월의 어느 날, 미국에서 즐긴 캠핑여행이 일행들 모두에게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기를. 물론 이중 최대 수혜자는 나다. 일상에 찌들어 여유 없이 그저 피곤하게 하루하루 살아 가고 있던 나에게 단비 같은 휴식이 되었으니 말이다.

이야기 속 여행 정보
미국 휴가용 숙소 렌탈 전문 예약
https://avantstay.com/
브런치 추천 맛집
Terra Cottage Cafe and Gifts
291 Lake Harmony Rd, Lake Harmony, PA 18624
글·사진 | 조은정

최소 2개월에 한 번은 비행기를 타줘야 제대로 된 행복한 인생이라고 믿는 여행교 교주.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뉴욕 셀프트래블> 외 여러 권의 저서가 있는 베스트셀러 직딩 여행작가. 현재 뉴욕에서 지내고 있다.
https://eiffel.blog.me/
조은정의 미국 이야기 #16
한국에서 가족이 왔다. 뉴욕 여행엔 별 관심이 없는 가족의 취향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현지 지인 몇몇을 동원해 7명이라는 대부대가 집 한 채를 빌려 함께 먹고 노는 컨셉의 캠핑 여행을 기획했다.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던 건 숙소 예약. 다양한 사람들의 욕구와 기본 사항을 체크하고 예산도 맞추려니 선택이 쉽지 않았다. 운 좋게도 미국에서 운영하는 휴가 전문 렌탈 업체를 찾아 예약에 성공했고, 결과는 대만족. 언젠가부터 에어비앤비의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느껴져 이용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좋은 사이트를 찾은 것이 나에겐 꽤나 큰 쾌거였다(링크는 하단 참조).
남의 집에서 내 집처럼 살아보기
뉴욕 뉴저지 사람들이 휴양지로 가장 많이 찾는(한국의 강원도와 같다고나 할까?) 펜실베니아(Pennsylvania State) 주의 포코노(Pocono)로 여행지를 정하고는 전형적인 2층짜리 미국 주택을 통째로 빌렸다. 오래된 집이지만 아기자기하게 관리가 잘 된 곳이었다. 넉넉한 침구와 의자도 있어 7명이 한 공간에 머물기에도 불편함이 없었다. 체크인은 무인으로 비밀번호 입력 후 입장하는 시스템이었고, 여행 중 문의사항은 언제든 문자로 주고받을 수 있어 편했다. 사람 한 명 대면하지 않은 채 내가 원하는 서비스나 궁금증을 모두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1층은 여성, 2층은 남성 숙소로 정하고 짐을 풀자마자 바로 바비큐 타임 시작! 미국 코스트코의 프라임 립을 대거 준비해 와 구우니 뉴욕의 비싼 스테이크 집들이 부럽지 않았다. 미국 고기 맛있는 건 정말 언제나 인정!
그러고 이어진 캠프 파이어 시간. 고맙게도 렌탈 회사에서 장작을 미리 세팅해준 덕분에 주위에 굴러 다니는 나뭇가지 몇 개를 더 주워 넣으며 제대로 불을 키웠다. 의자에 둘러 앉아 불을 바라보며 ‘불멍’도 하고 대화도 나누었던 시간. 한국과 미국에서 사는 사람들이 모여 이런저런 다양한 소재로 이야기 꽃을 피우며 오랜만에 큰 소리 내며 웃을 수 있었다. 이번 3일의 여행 시간 중 가장 소중하고도 행복했던 시간.
펜실베니아 대표 관광도시 짐 소프 & 스트라스버그
다음날 아침, 7명이 출동해 동네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겼다. 전날 숙소 주변을 산책하다 발견한 작은 호수에서도 송어(Trout)가 노니는 게 눈에 보여 신기했는데, 마침 메뉴판에 이 동네에서 잡은 송어를 통째로 구워 주는 아침 메뉴가 있었다. 깨끗한 1급수 물에서만 사는 생선이라 한국에서도 자주 보지 못했고, 콩가루와 초고추장 넣어 비벼 먹으며 감탄했던 그 기억이 나길래 송어가 들어간 계란 요리로 아침을 선택! 오오, 과연 신선한 맛이었다. 물론 조리 방식은 완전히 달랐지만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재료이니 희소 가치가 더 올라간 것이었겠지?
그렇게 관광지 방문을 위해 배를 가득 채우고 커피까지 마시곤 ‘미국의 스위스’라 불리는 짐 소프로 출발! 리하이 밸리(Lehigh Valley) 협곡에 자리 잡은 자연경관과 19세기 빅토리아 양식의 붉은 벽돌이 가득한 유럽풍 분위기의 이곳은 걷기만 해도 화보가 되는 듯한 마을이다. 산에 둘러싸인 마을의 형태가 그림처럼 아름답고, 관광용 기차가 오가니 여행자들에겐 늘 인기가 많은 스팟. 나는 이미 여러 번 다양한 계절에 와봤던 곳이라 익숙하지만 처음 오신 분들을 위해 이번 여행의 첫 관광지로 짐 소프를 택했다. 일행 모두 엽서 속 풍경 같다며 대만족! 참, 재미난 사실 하나. 원래 이 도시의 이름은 ‘Mauch Chunk’ 였으나, 올림픽 선수 ‘짐 소프(Jim Thorpe)의 유해가 안치되면서 그의 이름을 따서 도시 이름도 바뀌게 되었다고.
또다른 인기 관광 도시인 스트라스버그는 '철도의 역사'가 포인트인 곳.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단거리 철도인 ‘Strasburg Rail Road’가 지금도 운영하고 있는데 증기 기관차를 타고 아미쉬 마을의 전원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철도 박물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Pennsylvania Railroad Museum’ 또한 이 마을의 자랑.
중심가 대로변의 예쁘고 멋스러운 건물들을 보며 동네를 걷자니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조용하고 평화롭고 공기 좋고 여유로운 이 느낌이 얼마만인지.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의 풍경에 한국에서 온 가족들은 신나서 인증샷을 마구 찍었다. 한국에서 뉴욕까지 비행기를 타고 왔으니 주변인들은 찬란하고 화려한 뉴욕 여행기를 기다리고 있었겠지만, 뉴저지와 펜실베니아를 오간 이번 여행이 다른 이들에게도 더 신선하게 다가가지 않았을까 싶다.
날 좋던 5월의 어느 날, 미국에서 즐긴 캠핑여행이 일행들 모두에게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기를. 물론 이중 최대 수혜자는 나다. 일상에 찌들어 여유 없이 그저 피곤하게 하루하루 살아 가고 있던 나에게 단비 같은 휴식이 되었으니 말이다.
이야기 속 여행 정보
글·사진 | 조은정
최소 2개월에 한 번은 비행기를 타줘야 제대로 된 행복한 인생이라고 믿는 여행교 교주.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뉴욕 셀프트래블> 외 여러 권의 저서가 있는 베스트셀러 직딩 여행작가. 현재 뉴욕에서 지내고 있다.
https://eiffel.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