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정의 미국 이야기][여행] 업 스테이트 뉴욕의 매력 속으로! 코널대, 왓킨스 글렌, 사우스 힐 사이더!

2025-09-15

 조은정의 미국 이야기 #9


한반도의 1.4배 크기인 뉴욕 주(State). 한국에서 통칭되는(?) 뉴욕의 기준이야 맨해튼이지만, 사실 미국의 50개 주 중 뉴욕은 동부를 대표하는, 아니 미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주 중 하나이다. 인구 2천만 명이 넘는 미국 네 번째 주 뉴욕을 여행한다는 건 그러니까 한국에서 전국일주를 하는 것보다 더 넓은 땅을 밟으며 숨겨져 있는 지역을 찾아다닌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내가 다녀온 여행지는 ‘업 스테이트 뉴욕’ 중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그 일부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지금부터 함께 찾아가보기로 하자.


뉴욕주 이타카의 아이비리그, 코넬대학교


이타카(Ithaca)는 미국 뉴욕주 중심부에 있는 카유가 호수(Cayuga Lake)에서 남쪽으로 위치한 도시이다. 1865년 에즈라 코넬이 설립한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는 당시 흔치 않았던 남녀공학 교육기관으로 문을 열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뉴욕시와 카타르에도 캠퍼스가 있지만 이타카가 메인 캠퍼스이다. 

 

코넬대학교의 이모저모


코넬대학교는 뉴욕주 이타카 시의 이스트 힐(East Hill)에 위치해 있는데, 이타카 시내와 카유가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뷰에 깜짝 놀란다. 느닷없이 스위스 알프스와 마주하는 듯한 예상치 못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드넓은 캠퍼스는 도저히 걸어서는 다 구경할 수 없을 만큼 넓다. 기본 코스 격인 시계탑, 미술관, 도서관, 식물원만으로도 충분히 놀랄 만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폭포다. 


캠퍼스 안에 폭포가 있다.


미술관과 시계탑도 볼거리다.


미국의 여러 대학들을 방문해봤지만 캠퍼스 안에 폭포가 있는 학교는 처음이었다. 그러니까 교내에 폭포가 있다기보다 대학 캠퍼스가 대자연 산기슭 언덕에 그대로 안겨 있다고 해야 맞다. 자연이 품은 학교라 주변 어디로 고개를 돌려도 웅장하고 설렌다. 공부에 지친 몸이 교정을 걷는 것만으로 저절로 위로를 받을 것 같다. 도서관 안에서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풍광, 이러면 공부에 집중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 학교는 지금껏 노벨상 수상자만 61명이 배출된 아이비리그, 누가 누굴 걱정할까. 


도서관도 꼭 방문해 볼 만하다.


같은 아이비리그 중에서도 뉴욕 맨해튼의 콜럼비아대학교나 뉴저지주의 프린스턴대학교와는 전혀 다른 매력이다. 그 어느 여행지보다 신선한 충격이 가득하다. 교내에서 판매 중이라는 유명한 아이스크림을 못 먹고 왔으니, 그 핑계로 다시 한 번 방문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협곡이 만들어 낸 아름다움, 왓킨스 글렌 스테이트 파크


왓킨스 글렌 스테이크 파크


뉴욕주 슐러 카운티(Schuyler County) 마을에 자리한 왓킨스 글렌 스테이크 파크(Watkins Glen State Park)는 ‘핑거 레이크’ 중 하나의 지역으로 유명한 주립공원이다. 핑거 레이크(Finger Lakes)란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11개의 손가락 모양 호수를 의미하는데 이곳은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공원이다.


어딜 봐도 장관이다.


오르락내리락 돌계단 800개와 폭포 19개 사이를 오가며 120m의 좁은 협곡을 구경하다 보면 눈앞에 펼쳐지는 장관에 입이 벌어진다. 마치 중국의 어느 첩첩산중 산속을 걷는 듯한 기분이랄까? 공원 내 산책로는 핑거 레이크 트레일(1,300km)과 연결이 되니, 더 심오한 탐험을 해보고 싶다면 이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왓킨스 글렌 스테이트 파크의 하이라이트는 레인보우 폭포(Rainbow Falls)이다. 산속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이 동굴의 입구 같은 곳에서 마치 비처럼 쏟아지는 이곳을 영화 속 주인공처럼 오가보자. 이곳에 가려면 시작점에서 ‘Gorge Trail’ 방향을 선택하면 된다. 뉴욕에서 즐기는 트레킹의 재미를 ‘찐’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이곳이다. 뉴욕주의 수많은 주립공원 중 이곳이 가장 인기인 이유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뉴욕의 평화로운 와이너리, 사우스 힐 사이더


사우스 힐 사이더


10여 년 간 핑거 레이크 와이너리에서 일한 음악가 출신의 스티브가 운영하는 애플 사이더 와이너리. 세상엔 참 많은 와이너리가 있고, 뉴욕주 또한 수없이 많은 와이너리가 있지만 이곳이 인상적인 건, 유난히도 돋보이던 ‘평화로움’ 때문이다. 평화가 돋보이다는 게 무슨 뜻일까? 


양조장 경험, 그 이상의 휴식이 가능하다.


때마다 라이브 음악도 연주하고,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많다. 아이들은 잔디밭에서 뛰어 놀며 게임을 하고 있고, 어른들은 책을 읽거나 음악을 감상하거나 어딘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 풍경, 평화로운 오후 한 때가 영원히 멈춘 장면처럼 느껴지며, 그 풍경 속에 앉아 풍경 안팎을 바라보는 시간이 여행의 고단함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해 주었다. 마치 짧고 깊은 낮잠을 자고 일어난 것처럼.  


여러 과수원에서 온 사과를 사용하여 애플 사이더를 만들기 때문에 다양한 맛의 차이를 경험할 수 있다. 와인처럼 드라이한 맛부터 스윗한 맛, 스파클링 여부까지 종류가 참 다양하다. 사이더 플라이트를 주문하면 여러 샘플을 마셔볼 수 있어 어떤 스타일이 나에게 맞는지 찾기 쉽다. 물론 이곳에서 생산한 애플 사이더를 바로 구매할 수도 있다. 화요일과 수요일은 휴무이니 방문에 참고하자.



사실 이곳을 방문하기 전 지도를 잘못 보는 바람에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야만 했다. 순간 다시 돌아갈지 말지를 한참 망설였었는데 이곳을 그냥 지나쳤다면, 사는 내내 이곳을 모르고 살았다면, 가슴이 철렁했다. 이곳 또한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 덕분에 뉴욕주가 발아래 멀리멀리 펼쳐지고, 포도밭을 훑고 올라와 가슴을 관통해 가는 맑고 시원한 바람으로 온몸이 저릿했다.





글·사진 | 조은정

최소 2개월에 한 번은 비행기를 타줘야 제대로 된 행복한 인생이라고 믿는 여행교 교주.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뉴욕 셀프트래블> 외 여러 권의 저서가 있는 베스트셀러 직딩 여행작가. 현재 뉴욕에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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