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여분의 리뷰: 2022년 11월, 12월
1. 『쓸 만한 인간』, 박정민 지음
배우 박정민을 처음 본 건 『파수꾼』, 『동주』가 아닌 『아티스트』라는 영화에서였습니다. 속물. 얄밉고 찌질. 그런데 묘하게 매력있는. 그런 캐릭터 ‘재범’을 보면서 와, 누군지 몰라도 연기 참 잘한다 감탄했지요. 그래서 박정민 배우가 나오는 몇 편의 영화를 찾아보았고, 지금도 어느 작품을 찍었다 하면 무슨 역이든 잘 소화했겠지 믿음이 갑니다. 하지만 개정판까지 나온 그의 책을 읽어볼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출퇴근길 러시아워를 맨정신으로 돌파하려면 음악만으로는 부족하겠다는 착잡한 마음에 오디오북이라는 걸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리스트를 얼마 내리지 않아 ‘배우 박정민’이 읽은 ‘작가 박정민’의 책이 보이더군요. 작가가 직접 낭독한 오디오북이 없는 건 아니지만, 박정민이 박정민을 읽는다고? 그냥 담백하게 낭독할까, 아니면 약간의 연기를 선보일까, 일부러 감정을 최소한으로 죽이지 않았을까? 그냥 바로 들으면 되는 걸 혼자 즐겁게 상상하는 시간을 보내다가 마침내 처음으로 오디오북을, 박정민 작가의 『쓸 만한 인간』을 듣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학의 유머를 장착한 저자는 시종일관 자신을 소재로 우스갯소리를 하며 배우가 된 계기, 학창시절, 영화 제작 현장, 살면서 겪은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들려줍니다. 관객이 보기엔 연기 참 잘하는데 자꾸 자긴 연기 못 한다 그러고, 잘생겨 보이는데 자꾸 자긴 잘생겼지만 못생긴 거라고(?) 그래서 듣는 사람도 그래, 박정민 배우는 역시 연기파지, 생각을 고쳐먹게 만들고, 왜 자꾸 글을 끝낼 때마다 힘내라, 응원한다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듣고 나면 기분이 한결 나아지게 만들고. 그런 청취 경험을 몇 시간에 걸쳐 하면서 활자로 읽어도 좋았겠지만, 음성과 문장의 복합 선로 위를 미끄러지는 그의 감성을 놓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낭독자의 어조가 문장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상상력의 제약이 될 수도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이 책에서는 실보다 득이 많은 듯합니다. 뒤로 갈수록 등장인물을 더 열심히 연기하는 목소리에 작가도 꽤 즐기며 녹음했구나 흐뭇해지기도 했고요. 글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박정민 배우가 ‘쓸 만한 인간’인 이유는 저 자신이 부끄러워질 만큼 자기 일에 열심이고 진심이라서, 멈추지 않고 자신을 회의하는 사람이라서입니다. 연기를 통해 타인의 인생을 경험하고 그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혹은 그들을, 타인을 영원히 이해할 수 없다는 진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쓸 만한 인간’이고요.
좋아하는 배우를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어도 좋겠습니다. 하지만 20대를 거쳐 30대에 접어든 어느 청년의 이야기, 불안 7할과 낙관 3할이 너울거리는 무대를 진심과 생존 유머만 장착한 채 돌파하려는 어느 직업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는 측면으로 접근해도 좋을 것입니다. 머지않은 언젠가, 작가 박정민의 또 다른 책을 읽을 수 있길 바라봅니다.
명절 때 고향을 내려가면 큰어머니들이 “우리 정민이는 인물이 훤해. 잘 생겨서 좋겠다.”라고 습관처럼 그 실언들을 내뱉지만 않으셨어도 본인은 이 자리에 없었을 거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 “솔직히 정민이가 잘생긴 건 아니지. 연기파지 연기파.”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_「찌질이」 중
어차피 메이저는 소수다. 우리 대부분은 다수고, 마이너다. 핑클 좋아하면 주류고 써클 좋아하면 비주류가 아니라는 얘기다. 거의 모두가 마이너리거다. 원래 그렇다. _「마이너리그」 중
모르는 세상이 참 많다. 아버지가 회사에서 다른 직원들과 무슨 대화를 나누시는지, 내 친구가 소화기를 만들면서 무슨 말을 쓰는지,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각자의 세상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평생 알 수 없을 수도 있을 테다. 그저 응원해줄 뿐이다. 잘 모르니까, 당신들이 어떤 실수를 하는지도 나는 잘 모를 것이다. _「모르는 세상」 중
2.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지음
컵라면과 도시락을 먹으려고 나무젓가락 포장종이를 벗기는데 무슨 눈가루처럼 나무먼지가 쏟아졌습니다. 너무 오래되어 안에서 삭았던 거지요. 나가는 컵라면 수만큼 젓가락 회전도 빠른 편의점에서 고이고이 모셔뒀던 건 아닐 테고, 그저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아니, 사무실에 스테인리스 젓가락 한 벌 놔두지 않고 나무젓가락을 쓰려 한 저의 잘못이었죠. 음식에도 들어갔을까 안 들어갔을까 심려치 않으려 애쓰며 테이블을 수습하고 있는데 문득 한창 읽고 있던 이 책이 떠올랐습니다. 웃기고, 신랄하고, 조금 괴이한데 너무나 적확하고 통쾌한 비유가 가득한 이 책으로 되돌아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분명 기분이 나아질 테니까요.
김영민 교수는 정치와 유머의 랑데부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글로써 보여줍니다. 수준에 비해 유난히 진지한 척하는 정치판에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이라면 학계, 그러니까 일종의 장외에서 직언과 풍자를 섞어서 띄우는 저자의 글이 정치를 훨씬 편하게 접하는 통로가 될 듯합니다. 이 책이 묶이고 출간된 시기상 주로 2010년대 중반 사건이 글감으로 쓰였지만, 뭐, 지금이라고 다를 것도 없겠지요.
그만의 비유를 너무 잘 구사하는 바람에 따귀를 후려치는 시원한 느낌이 적을 때도 있지만, 여하튼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독자가 놓칠 일은 없습니다.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똑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고 있음에 개탄할 수도 있고, 그래서 한 번 떴다가 감았던 눈을 게슴츠레하게나마 다시 뜰 수도 있지요. 무엇보다 (일단은 교수님인데) 어떤 계몽의 스탠스가 없다는 점도 고마운 부분이었습니다. 세상은 인간(전체이든 개인이든)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고, 그건 차라리 무관심, 혹은 무작위라 불러도 좋을 얄팍한 관계이며, 그렇기에 멀쩡히 살아남기 위한 안간힘으로서의 삶은 필연적으로 괴로운 과정일 수밖에 없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행복보다 소소하게 불행한 삶을 꿈꾼다는 저자의 말은 제법 마음에 도움이 됩니다. 먼지처럼 흩어진 제 나무젓가락도 더 큰 근심보다는 나은 소소한 불행, 불운이었겠지요.
사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영화 평론이었습니다. 우선 당최 뭔 소리를 해 먹고 있는 건지 모를 현학적인 평론들과는 거리가 멉니다. 영화를 장면 장면 상세히 분석하고 거기서 그가 견지하는 삶의 가치로 확장하는 글쓰기 방식이 탁월했습니다. 오히려 다른 글보다 영화 평론에서 우회 없이 목표를 타격한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이 영화 평론 챕터만큼은 꼭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이 책 이후로 김영민 교수가 여러 편의 저서를 내서 책밥이 줄 일은 없겠습니다. 다음엔 본격적으로 정치에 관해 썼다는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를 읽어보려고 합니다.
이들의 고독에는 원인이 있다. 집권세력은 분노의 근본원인을 이해하려 들지는 않지만, 그 분노를 제압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집단행동을 하는 데 드는 시간적, 금전적, 체력적, 정서적 비용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그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기 어렵게 사람들을 궁핍한 상태로 유지시킨다. _160p.
악이 너무도 뻔뻔할 경우, 그 악의 비판자들은 쉽게 타락하곤 한다. 자신들은 저 정도로 뻔뻔한 악은 아니라는 사실에 쉽게 안도하고, 스스로를 쉽사리 정당화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악과 악의 비판자는 일종의 적대적 의존관계에 있다.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때로 악을 요청한다. 상대가 나쁘면 나쁘다고 생각할수록 비판하는 자신은 너무나 쉽게 좋은 사람이 된다. _189p.
인간은 사랑이니, 이념이니, 가족애니, 안빈낙도니, 도덕이니, 본성이니 하는 각종 자기 합리화의 안료들을 사용해서 그 쓸쓸한 풍경화에 덧칠(해석)을 하지만, 본래 아무것도 없었다는 점에서 그것들은 신기루다. 하지만 신기루 속에서 비로소 인간은 자신을 붙들어맬 수 있는 목적이랄지, 질서랄지, 위계랄지, 자기만족이랄지, 의미랄지 하는 것들을 가지게 된다. 의미를 추구하는 이러한 해석 행위는 우리가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인간이 존재하는 기본적인 양식이어서, 이러한 해석의 오라를 떠난 인간의 삶은 좀처럼 가능하지 않다. _265p.
글/사진 신태진
브릭스 매거진의 에디터. 『진실한 한 끼』『꽃 파르페 물고기 그리고 당신』을 냈고, 『홍콩단편, 어쩌면 익숙한 하루』를 함께 썼다.
https://www.instagram.com/ecrire_lire_vivre_/
월간 여분의 리뷰: 2022년 11월, 12월
1. 『쓸 만한 인간』, 박정민 지음
배우 박정민을 처음 본 건 『파수꾼』, 『동주』가 아닌 『아티스트』라는 영화에서였습니다. 속물. 얄밉고 찌질. 그런데 묘하게 매력있는. 그런 캐릭터 ‘재범’을 보면서 와, 누군지 몰라도 연기 참 잘한다 감탄했지요. 그래서 박정민 배우가 나오는 몇 편의 영화를 찾아보았고, 지금도 어느 작품을 찍었다 하면 무슨 역이든 잘 소화했겠지 믿음이 갑니다. 하지만 개정판까지 나온 그의 책을 읽어볼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출퇴근길 러시아워를 맨정신으로 돌파하려면 음악만으로는 부족하겠다는 착잡한 마음에 오디오북이라는 걸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리스트를 얼마 내리지 않아 ‘배우 박정민’이 읽은 ‘작가 박정민’의 책이 보이더군요. 작가가 직접 낭독한 오디오북이 없는 건 아니지만, 박정민이 박정민을 읽는다고? 그냥 담백하게 낭독할까, 아니면 약간의 연기를 선보일까, 일부러 감정을 최소한으로 죽이지 않았을까? 그냥 바로 들으면 되는 걸 혼자 즐겁게 상상하는 시간을 보내다가 마침내 처음으로 오디오북을, 박정민 작가의 『쓸 만한 인간』을 듣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학의 유머를 장착한 저자는 시종일관 자신을 소재로 우스갯소리를 하며 배우가 된 계기, 학창시절, 영화 제작 현장, 살면서 겪은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들려줍니다. 관객이 보기엔 연기 참 잘하는데 자꾸 자긴 연기 못 한다 그러고, 잘생겨 보이는데 자꾸 자긴 잘생겼지만 못생긴 거라고(?) 그래서 듣는 사람도 그래, 박정민 배우는 역시 연기파지, 생각을 고쳐먹게 만들고, 왜 자꾸 글을 끝낼 때마다 힘내라, 응원한다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듣고 나면 기분이 한결 나아지게 만들고. 그런 청취 경험을 몇 시간에 걸쳐 하면서 활자로 읽어도 좋았겠지만, 음성과 문장의 복합 선로 위를 미끄러지는 그의 감성을 놓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낭독자의 어조가 문장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상상력의 제약이 될 수도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이 책에서는 실보다 득이 많은 듯합니다. 뒤로 갈수록 등장인물을 더 열심히 연기하는 목소리에 작가도 꽤 즐기며 녹음했구나 흐뭇해지기도 했고요. 글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박정민 배우가 ‘쓸 만한 인간’인 이유는 저 자신이 부끄러워질 만큼 자기 일에 열심이고 진심이라서, 멈추지 않고 자신을 회의하는 사람이라서입니다. 연기를 통해 타인의 인생을 경험하고 그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혹은 그들을, 타인을 영원히 이해할 수 없다는 진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쓸 만한 인간’이고요.
좋아하는 배우를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어도 좋겠습니다. 하지만 20대를 거쳐 30대에 접어든 어느 청년의 이야기, 불안 7할과 낙관 3할이 너울거리는 무대를 진심과 생존 유머만 장착한 채 돌파하려는 어느 직업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는 측면으로 접근해도 좋을 것입니다. 머지않은 언젠가, 작가 박정민의 또 다른 책을 읽을 수 있길 바라봅니다.
2.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지음
컵라면과 도시락을 먹으려고 나무젓가락 포장종이를 벗기는데 무슨 눈가루처럼 나무먼지가 쏟아졌습니다. 너무 오래되어 안에서 삭았던 거지요. 나가는 컵라면 수만큼 젓가락 회전도 빠른 편의점에서 고이고이 모셔뒀던 건 아닐 테고, 그저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아니, 사무실에 스테인리스 젓가락 한 벌 놔두지 않고 나무젓가락을 쓰려 한 저의 잘못이었죠. 음식에도 들어갔을까 안 들어갔을까 심려치 않으려 애쓰며 테이블을 수습하고 있는데 문득 한창 읽고 있던 이 책이 떠올랐습니다. 웃기고, 신랄하고, 조금 괴이한데 너무나 적확하고 통쾌한 비유가 가득한 이 책으로 되돌아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분명 기분이 나아질 테니까요.
김영민 교수는 정치와 유머의 랑데부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글로써 보여줍니다. 수준에 비해 유난히 진지한 척하는 정치판에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이라면 학계, 그러니까 일종의 장외에서 직언과 풍자를 섞어서 띄우는 저자의 글이 정치를 훨씬 편하게 접하는 통로가 될 듯합니다. 이 책이 묶이고 출간된 시기상 주로 2010년대 중반 사건이 글감으로 쓰였지만, 뭐, 지금이라고 다를 것도 없겠지요.
그만의 비유를 너무 잘 구사하는 바람에 따귀를 후려치는 시원한 느낌이 적을 때도 있지만, 여하튼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독자가 놓칠 일은 없습니다.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똑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고 있음에 개탄할 수도 있고, 그래서 한 번 떴다가 감았던 눈을 게슴츠레하게나마 다시 뜰 수도 있지요. 무엇보다 (일단은 교수님인데) 어떤 계몽의 스탠스가 없다는 점도 고마운 부분이었습니다. 세상은 인간(전체이든 개인이든)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고, 그건 차라리 무관심, 혹은 무작위라 불러도 좋을 얄팍한 관계이며, 그렇기에 멀쩡히 살아남기 위한 안간힘으로서의 삶은 필연적으로 괴로운 과정일 수밖에 없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행복보다 소소하게 불행한 삶을 꿈꾼다는 저자의 말은 제법 마음에 도움이 됩니다. 먼지처럼 흩어진 제 나무젓가락도 더 큰 근심보다는 나은 소소한 불행, 불운이었겠지요.
사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영화 평론이었습니다. 우선 당최 뭔 소리를 해 먹고 있는 건지 모를 현학적인 평론들과는 거리가 멉니다. 영화를 장면 장면 상세히 분석하고 거기서 그가 견지하는 삶의 가치로 확장하는 글쓰기 방식이 탁월했습니다. 오히려 다른 글보다 영화 평론에서 우회 없이 목표를 타격한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이 영화 평론 챕터만큼은 꼭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이 책 이후로 김영민 교수가 여러 편의 저서를 내서 책밥이 줄 일은 없겠습니다. 다음엔 본격적으로 정치에 관해 썼다는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를 읽어보려고 합니다.
글/사진 신태진
브릭스 매거진의 에디터. 『진실한 한 끼』『꽃 파르페 물고기 그리고 당신』을 냈고, 『홍콩단편, 어쩌면 익숙한 하루』를 함께 썼다.
https://www.instagram.com/ecrire_lire_vivre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