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잔 비엔나 #34
어린 시절 우리 집에는 엄마가 만든 도자기 거울이 하나 걸려 있었다. 엄마가 점토로 직접 꽃잎을 만든 다음 말리고 색칠하여 거울 테두리를 마치 꽃 넝쿨처럼 장식한 거울이었는데, 집에 꽤 오랜 세월 걸려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엄마의 핸드메이드 작품이다. 유치원 재롱잔치에서 포크댄스를 춘 적이 있는데, 그때 나의 무대의상도 엄마가 만들어 준 작품이었다. 하늘하늘한 재질로 반짝이는 비즈를 한 줄씩 엮어 만든 핸드메이드 치마였다.
엄마는 손재주가 좋다. 손으로 하는 모든 것에 능숙했고, 바느질, 뜨개질에도 일가견이 있다. 딸인 나도 가끔 손재주가 좋다는 말을 듣지만, 음, 나의 손 재능은 살짝 어설프다. 어린 시절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엄마의 도자기 거울처럼, 나도 예쁜 꽃잎을 하나하나 붙여보고 싶은데, 만들다 보면 꽃잎이 망그러지곤 한다.
학창 시절에는 도자기부에 가입해서 매주 도자기를 만들었는데, 그때 만든 도자기 연필꽂이는 꽤 오랫동안 내 책상 위에 있었다. 또 한때 취미 중 하나가 십자수여서, 학교에서 십자수 부원으로도 활동했고, 학교에서 틈틈이 십자수 수를 놓은 포푸리 주머니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핸드폰 고리, 열쇠고리도 여럿 만들었고, 쿠션과 액자를 만든 적도 있는데, 이사를 다니며, 그리고 외국에 나오며 지금은 다 없어지고 말았다.

사부작사부작,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꾸미는 건 오스트리아에서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덕분에 남편은 집에 잡동사니(?) 그만 좀 쌓아두라며 잔소리를 하고 있지만. 종이를 재단해서 열을 가해 만드는 에코백과 수납 주머니를 만들어 주변에 선물하기도 했고, 한국에 잠깐 다니러 갔을 때는 니트 레터링을 알게 되어 재료를 한가득 사서 가져오기도 했다. 아이코드 니트머신까지 사뒀는데, 열심히 만들어 준 아들의 이름은 아들이 신나서 여기저기 주무르는 바람에 이름이 다 풀려버렸다.
다들 “아니, 바쁜 중에 그거 어떻게 해? 할 시간이 어디서 나?”라고 하는데, 그러게! 잘 시간을 쪼개서 만들다 보면 어느새 자정이 다 되어 간다. 그런데 그렇게 조몰락거리면서 만드는 게 또 재미있다. 그렇다고 미술을 잘 했느냐? 막상 미술에 재능이 있던 사람은 또 아니고, 레고 같은 것도 잘 못 만든다. 이걸 손재주가 있다고 해야 하는지, 없다고 해야 하는지.

요즘은 사진을 뽑아 글리터를 뿌려 만드는 글리터 포토 사업도 시작했다. 구우면 쏙 작아지는 슈링클스도. 그러다 보니 집에 또 자잘한 소품들이 쌓여가고 있다. 남편은 늘어 가는 잡동사니(?)에 투덜투덜하지만, 손에서 쉽게 놓을 수 없는 취미들이다, 다음 취미를 찾기 전 까지는. 아무튼 이번 취미들의 흥미가 다 할 때까지 재미있게 사부작사부작 밤잠을 줄여가면 이것저것 만들어 보려고 한다.

글/사진 비엔나의 미리작가(마이네포토 대표)

피아노를 전공했고, 스냅작가로 활동 중이다.
E로 오해받지만 사실 I가 2% 더 많은 INFP. 2006년부터 유럽에서 살았고, 2009년부터 시작한 비엔나 스냅이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은 일 벌리기 능력자 워킹맘. 주력은 디지털 사진이지만 아날로그 느낌의 필름카메라 작업도 즐겨하며, 요즘은 아이패드 드로잉에 재미를 붙였다.
현재 마이네포토(MeineFotos)라는 이름으로 비엔나에서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고 있으며, 한 마리의 고양이, 내성적인 연하남, 다소 엄마를 닮아 집중 받기 좋아하는 아들과 살아가는 중이다.
instagram.com/photo_by_miri_vienna
blog.naver.com/miri_in_vienna
mirivienna.com
하루 한 잔 비엔나 #34
어린 시절 우리 집에는 엄마가 만든 도자기 거울이 하나 걸려 있었다. 엄마가 점토로 직접 꽃잎을 만든 다음 말리고 색칠하여 거울 테두리를 마치 꽃 넝쿨처럼 장식한 거울이었는데, 집에 꽤 오랜 세월 걸려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엄마의 핸드메이드 작품이다. 유치원 재롱잔치에서 포크댄스를 춘 적이 있는데, 그때 나의 무대의상도 엄마가 만들어 준 작품이었다. 하늘하늘한 재질로 반짝이는 비즈를 한 줄씩 엮어 만든 핸드메이드 치마였다.
엄마는 손재주가 좋다. 손으로 하는 모든 것에 능숙했고, 바느질, 뜨개질에도 일가견이 있다. 딸인 나도 가끔 손재주가 좋다는 말을 듣지만, 음, 나의 손 재능은 살짝 어설프다. 어린 시절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엄마의 도자기 거울처럼, 나도 예쁜 꽃잎을 하나하나 붙여보고 싶은데, 만들다 보면 꽃잎이 망그러지곤 한다.
학창 시절에는 도자기부에 가입해서 매주 도자기를 만들었는데, 그때 만든 도자기 연필꽂이는 꽤 오랫동안 내 책상 위에 있었다. 또 한때 취미 중 하나가 십자수여서, 학교에서 십자수 부원으로도 활동했고, 학교에서 틈틈이 십자수 수를 놓은 포푸리 주머니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핸드폰 고리, 열쇠고리도 여럿 만들었고, 쿠션과 액자를 만든 적도 있는데, 이사를 다니며, 그리고 외국에 나오며 지금은 다 없어지고 말았다.
사부작사부작,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꾸미는 건 오스트리아에서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덕분에 남편은 집에 잡동사니(?) 그만 좀 쌓아두라며 잔소리를 하고 있지만. 종이를 재단해서 열을 가해 만드는 에코백과 수납 주머니를 만들어 주변에 선물하기도 했고, 한국에 잠깐 다니러 갔을 때는 니트 레터링을 알게 되어 재료를 한가득 사서 가져오기도 했다. 아이코드 니트머신까지 사뒀는데, 열심히 만들어 준 아들의 이름은 아들이 신나서 여기저기 주무르는 바람에 이름이 다 풀려버렸다.
다들 “아니, 바쁜 중에 그거 어떻게 해? 할 시간이 어디서 나?”라고 하는데, 그러게! 잘 시간을 쪼개서 만들다 보면 어느새 자정이 다 되어 간다. 그런데 그렇게 조몰락거리면서 만드는 게 또 재미있다. 그렇다고 미술을 잘 했느냐? 막상 미술에 재능이 있던 사람은 또 아니고, 레고 같은 것도 잘 못 만든다. 이걸 손재주가 있다고 해야 하는지, 없다고 해야 하는지.
요즘은 사진을 뽑아 글리터를 뿌려 만드는 글리터 포토 사업도 시작했다. 구우면 쏙 작아지는 슈링클스도. 그러다 보니 집에 또 자잘한 소품들이 쌓여가고 있다. 남편은 늘어 가는 잡동사니(?)에 투덜투덜하지만, 손에서 쉽게 놓을 수 없는 취미들이다, 다음 취미를 찾기 전 까지는. 아무튼 이번 취미들의 흥미가 다 할 때까지 재미있게 사부작사부작 밤잠을 줄여가면 이것저것 만들어 보려고 한다.
글/사진 비엔나의 미리작가(마이네포토 대표)
피아노를 전공했고, 스냅작가로 활동 중이다.
E로 오해받지만 사실 I가 2% 더 많은 INFP. 2006년부터 유럽에서 살았고, 2009년부터 시작한 비엔나 스냅이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은 일 벌리기 능력자 워킹맘. 주력은 디지털 사진이지만 아날로그 느낌의 필름카메라 작업도 즐겨하며, 요즘은 아이패드 드로잉에 재미를 붙였다.
현재 마이네포토(MeineFotos)라는 이름으로 비엔나에서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고 있으며, 한 마리의 고양이, 내성적인 연하남, 다소 엄마를 닮아 집중 받기 좋아하는 아들과 살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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