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잔 비엔나][라이프] 뜨거운 여름에는 습도 낮은 비엔나로 오세요

2026-09-04


하루 한 잔 비엔나 #37



8월, 딱 2주, 한국에 다녀왔다. 사실 한국을 여름에 가는 건 20년 만이다. 자주 가지도 않긴 했지만, 가다 보면 여름을 쏙 피해 가기 마련이었다. 그나마 가장 여름에 가까웠던 시기가 6월? 당시도 여름 더위의 초입이어서 그런가 많이 덥고 습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d8d6e89503cc6.jpg보기만 해도 뜨거운 햇살


최근 유럽도 그렇고, 한국도 무더위 뉴스가 장악 중이다. 8월 말, 아들의 유치원이 방학을 맞은 김에 겸사겸사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아무리 더워도 한국은 에어컨이 워낙 잘 되어 있으니 괜찮겠다 싶었는데, 웬걸. 그동안 유럽도 습해졌다지만, 이게 진정한 여름의 습도구나 새삼 깨달았다. 매일 35도에 육박하는 기온에 습도도 고공행진. 어린 시절은 한국에서, 그것도 바닷가 도시에서 보냈는데, 이렇게 더웠단 말이야? 단순히 기억이 희미해진 게 아니라 실제로 더 더워진 게 분명했다. 


90c6f796f32c8.jpg여름, 한국


열대야 무더위로 잠을 설치던 와중, 이럴 수가, 아들이 탈장으로 입원해 수술을 받게 되었다. 엄마 껌딱지인 아들이어서 보호자 동반 입원은 고스란히 내 몫. 하루 입원을 하고 다음날 수술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이른 아침 입원해서 다음날 저녁에 퇴원하는, 병원에서의 이틀을 보냈다. 한국에 오기 직전 담석 제거 때문에 오스트리아 병원에서 일주일을 입원했는데, 한국에 와서도 병원 밥 체험이라니. 물론 오스트리아 병원보다 병원 밥이 훨씬 잘 나왔다. 남편은 병원 내에 있던 카페에서 간식이며 커피를 부랴부랴 사다 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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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비행기, 가는 비행기, 둘 다 잠 한숨도 못 잤다. 장거리 비행을 잘 못하는 타입이라 머리만 대면 잠드는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 이번 한국으로 들어가는 비행은 여느 때보다도 더 힘든 느낌이었다. 잠도 안 오고, 영화에 집중도 안 되고.


8a8ab85d69299.jpg정말 먼 길이었다.


그게 복선이었던 걸까? 한국의 여름까지 호되게 맛보고 말았다. 가족들은 더위를 못 견뎌 하는 딸, 며느리를 위해 틈만 나면 에어컨을 틀어주었다. 제습 모드만 틀어도 꽤 시원하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되기도 했다. 그만큼 근 20년 만에 느껴보는 한국의 여름 습도는 어마어마했다. 아, 나는 여름에 한국 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굳어졌달까. 땀을 잘 흘리지 않던 나조차 아침부터 얼굴에서 땀이 주르륵 흐를 정도였으니 더위를 더 많이 타는 남편은 어땠으랴.


그렇게 2주 동안 정신없이 일정을 치르고 비엔나에 오니, 이렇게 공기가 가벼웠나 싶다. 웬일로 선풍기도 켜지 않고 오자마자 쿨쿨 자버렸다. 그러니까, 여름엔 비엔나로 오라. 훨씬 쾌적한 계절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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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비엔나의 미리작가(마이네포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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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전공했고, 스냅작가로 활동 중이다.
E로 오해받지만 사실 I가 2% 더 많은 INFP. 2006년부터 유럽에서 살았고, 2009년부터 시작한 비엔나 스냅이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은 일 벌리기 능력자 워킹맘. 주력은 디지털 사진이지만 아날로그 느낌의 필름카메라 작업도 즐겨하며, 요즘은 아이패드 드로잉에 재미를 붙였다.
현재 마이네포토(MeineFotos)라는 이름으로 비엔나에서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고 있으며, 한 마리의 고양이, 내성적인 연하남, 다소 엄마를 닮아 집중 받기 좋아하는 아들과 살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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