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유럽 여행][여행] 코로나 시대의 유럽 여행 #4 - 알자스 와인가도

코로나 시대의 유럽 여행 #4



콜마르를 떠나 알자스 지역의 와인 생산지를 연결하는 와인가도La route des vins d’Alsace에 올랐다. 알자스 와인가도는 스트라스부르 인근 마흐렌하임Marlenheim에서 시작되어 콜마르와 물루즈Mulhous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이다. 포도밭이 빽빽하게 들어선 야트막한 언덕과 아기자기한 마을의 전경이 어우러져 드라이브하기에도 좋다. 우리는 파리로 돌아가는 길에 몇몇 와인가도 인근 마을에 들렀다 가기로 했다.

 

알자스 와인가도


첫 번째 방문한 마을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의 배경지인 ‘에귀샤임Eguisheim’이다.

 

프랑스 공영방송 France 2는 매년 프랑스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마을을 선정하는데, 이곳은 2013년에 1위로 선정됐던 곳이다. 마을이 동그랗게 이중 성벽으로 둘러싸여진 구조라 옛 중세 마을에 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앞에는 독일에서 온 것 같은 연세 많은 어르신 관광객들이 있었다. 그들을 보며 나도 노년이 되어서도 저들처럼 여유롭게 여행 다니며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을 곳곳에 와이너리가 보였고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목조 가옥들은 하나같이 각양각색의 꽃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두 번째 와인가도 방문지는 ‘케제르베르Kaysersberg’이다. 이곳도 2017년에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마을 1위로 선정된 곳이다. 역시 그 아름다움만큼이나 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마을 뒤편 언덕에는 포도밭이 있는데, 포도밭 사이로 한가로이 산책하는 이들도 보였다.



세 번째로 방문한 곳은 ‘리크위르Riquewihr’라는 마을이다. 마을 초입 뒤쪽으로 포도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이곳 또한 2012년에 프랑스인들이 좋아하는 도시 6위로 선정되었다. 마을은 약간 언덕길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을 입구에 거대한 관문 같은 아치가 있었다. 이날 방문했던 와인 가도의 마을 중 가장 알록달록한 색채를 뽐내던 마을이다.

 


와인 가도에서 선택한 마지막 마을인 히보빌레Ribeauvillé로 가는 길에 마주한 풍경인데, 초록이 가득한 포도밭과 오밀조밀 붙어있는 집들이 만들어 낸 풍경이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히보빌레에서 멀리 보이는 산 중턱에는 11세기에서 16세기까지 히보빌레의 영주가 거주하던 울리치성Château de Saint-Ulrich의 옛 성터가 남아있다. 귀여운 인상을 주는 동화 속 마을 뒤편으로 중세 시대의 장엄한 모습을 하고 있는 성곽을 올려보고 있자니, 천 년 전에도 이 자리에서 저 성을 바라보고 있었을 중세인들이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만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해지고 있었다. 이번 일주일간의 여행을 통해 새로운 지역, 새로운 사람, 새로운 먹거리 등을 접하고 나니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해지고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된 것 같다. 이런 기분도 시간이 지나면 퇴색하겠지만, 우리의 앞날에는 또 다른, 새로운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글/사진 서신석

한국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프랑스에서 항공기 관련 데이터 분석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좋아하는 유럽 축구를 시차 상관없이 마음껏 볼 수 있고, 여유로운 유럽의 일상과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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