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잔 비엔나][여행] 비엔나에서 전하는 새해 인사, 그리고 다짐

하루 한 잔 비엔나 #20


2025년 새해가 밝았다. 햇수로 따지면 유럽살이 시작한 지 어느덧 19년차가 되었다. 19년차라니, 20에서 1 하나 빠진 숫자 아닌가! 2006년 독일 월드컵이 한창이던 때, 독일행 비행기가 내 인생 첫 비행기였고, 처음 맞이하는 유럽의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비엔나를 여행하며 보냈다. 그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그로부터 19년이 지났다니, 와우.



당시 유럽의 첫 크리스마스를 한국의 크리스마스만 생각하고 24일부터 26일까지 떠났다. 얼마나 세상이 고요하던지 유럽의 크리스마스가 충격 아닌 충격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어느덧 강산이 두 번 바뀔 정도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까 당시의 내가 찾지 못했던 것일 뿐, 지금의 나는 숨겨져 있는 즐길 거리들을 찾아가고 알아가고 있다. 그게 조금 뿌듯하기도 하다. 



새해에는 어떤 일을 하게 될까?


2024년에도 하고 싶었던 일은 많았다. 어떤 것은 이루고 어떤 것은 여전히 시작도 못했다. 옛날부터 비엔나 사진과 함께 짧은 글을 실은 작은 책을 내보고 싶었지만, 첫 원고를 쓰는 일부터 쉽지가 않았다. 여전히 시작을 하지 못한 일 중 하나. 올해는 꼭 포토에세이부터 도전해 봐야겠다.


게다가 회사를 다니면서부터 계획했던 사진도 찍으러 다니지 못하는 상황이다. 고객을 위한 포토 앨범과 포스터 상품들도 새해에는 꼭 샘플 제작을 마무리 지어야지, 다짐한다. 


열심히 만들고 있는 잡지 레이어 포스터


그런데 새해가 시작하자마자 앓아 누웠다. 따뜻했다가 추웠다가를 반복하는 날씨여서 그럴까. 주변에 독감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라지.  웬만하면 바싹 앓고 금방 털어내는 강철 체력이지만, 이제 앞자리가 바뀌는 나이라 쉽게 낫지 않는다. 



조금 더 어렸을 때 지금 내 나이가 된 사람들을 보면 이미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것 같고, 다 이룬 나이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사회생활에 어리바리하고 부족한 점이 많은 채 그 나이를 맞이했다. 과연 올해가 지나갈 때는 내가 느꼈던 내 나이의 사람들처럼 될 수 있을까? 연말에 다시 돌아봐도 올해의 나는 여전히 어리바리할 것 같긴 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저렇게 해맑게




글/사진 비엔나의 미리작가(마이네포토 대표)

피아노를 전공했고, 스냅작가로 활동 중이다.
E로 오해받지만 사실 I가 2% 더 많은 INFP. 2006년부터 유럽에서 살았고, 2009년부터 시작한 비엔나 스냅이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은 일 벌리기 능력자 워킹맘. 주력은 디지털 사진이지만 아날로그 느낌의 필름카메라 작업도 즐겨하며, 요즘은 아이패드 드로잉에 재미를 붙였다.
현재 마이네포토(MeineFotos)라는 이름으로 비엔나에서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고 있으며, 한 마리의 고양이, 내성적인 연하남, 다소 엄마를 닮아 집중 받기 좋아하는 아들과 살아가는 중이다.
https://instagram.com/photo_by_miri_vienna
https://blog.naver.com/miri_in_vienna
https://mirivien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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