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내추럴하게 #11



우연찮게 얻어 걸린 3일간의 황금휴무. 옛 동료이자 절친이었던 슈테판이 생각 나 통화해 봅니다.

“너 내일 뭐 하냐”

“어… 뭐….” 우물쭈물.

그럼 그냥 가는 거죠 뭐.



그리하여 저는 독일의 심장, 수도 베를린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는 본에서 고작 600킬로미터밖에 안 떨어져 있어요. 쉬엄쉬엄 안 막히면 7시간 정도만 운전해 가면 되는 겁니다. 아……!


ⓒgoogle maps


드디어 도착. 너무 지쳐 구토가 나오려고 합니다. 잠시 뒤 구토 증상이 사라지니 배가 고프기 시작합니다. 간사한 이 마음.



독일 내 터키인 최고 밀집 지역인 베를린에서 터키 본토보다 더 맛있게 만든다는 되너 케밥을 바로 흡입합니다. 마치 최고의 자장면을 미국 엘에이 한인 타운에서 만나는 그런 기분이 아닐까요?? 진짜 독일에서 가장 흔한 음식 중 하나인데 정말 맛있어요. 일단 안 짭니다. ‘짜찌끼’라는 전통 소스의 맛이 감칠나요! 단, 흡입 후 열두 시간 지속되는 마늘 및 향료 냄새는 서비스!



토요일이긴 하지만 생동감 넘치는 이 거리. 정지 화면을 연상시키리만큼 조용한 독일이지만 대도시이다 보니 어디를 둘러 봐도 시끌시끌하네요. 서울 출신인 제가 오랜만에 느껴 보는 산만함이, 오랜만에 만난 친구 덕분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즐겁게 느껴집니다.



“아 너 에스프레소 덕후지?”


에스프레소만 드시는 이 친구 덕에 저도 뒷골까지 땡기는 카페인의 강력함을 오랜만에 체험합니다. 그리고 산책을 간 이곳은 베를린 최초의 공항 “템펠호퍼펠트”라는 폐쇄된 공항입니다. 현재는 시민들을 위해 무료로 개방하여 이렇게 날이 좋은 때에 가족 친구 단위로 나와 야외활동을 할 수 있게 하였네요.



하, 너 언제부터 이렇게 자상한 아빠였냐. 딸의 인클라인 신발을 자상히 신겨 주는 아빠! 원래 성악가였다가 운동이 너무 좋아 퍼스널 트레이너가 된 이친구는 일명 ‘터치 낫 토크’ 말보다 주먹이 더 빠른 상남자입니다. 이런 모습, 놀랍네요!



활주로를 실제로 걸어 보니 정말 무지막지 넓습니다. 하하하, 활주로에서 맥주를 마셔 본 사람이 지구상에 몇 명이나 될까요? 뿌듯합니다.



자, 비행장에서 탄력 받아 제 몸에 흐르는 피들의 요청으로 다시 친구집으로 돌아와 베를린의 로컬맥주 “베를리너필쯔”를 흡입해 봅니다. 제 점수는 요……, 쓰레기입니다. 그냥 그래요. 밍밍하고 죽도 밥도 아닌 느낌.



저와 친구 그리고 그의 아들 이렇게 셋이 만든 저녁 만찬. 구운 연어와 시금치 파스타. 든든히 먹어야 합니다. 왜냐구요? 밤마실을 나갈 거거든요.



베.를.린 #2에서 계속.




글/사진 프리드리히 융

2003년 독일유학 중 우연히 독일 회사에 취직하여 현재까지 구 서독의 수도(현재 독일의 행정수도)인 본에 거주중인 해외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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