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잔 비엔나 #25
얼리아답터…가 되고 싶지만 현실은 맥시멀리스트(!)에 그치는 나. 언제부터인가 ‘애플의 노예’가 됐다는 이야기는 이미 한 적이 있다. 촬영 때문이라고, 사진 작업 때문이라고 살짝 핑계를 대보지만, 맥북에 아이패드, 그리고 아이폰까지 쭈루룩 세트로 사용하는 게 과연 그 때문일지.

빈티지한 색감 트렌드로 인해 구형 아이폰들이 인기몰이 중인 지도 꽤 됐다. 구형 아이폰들의 몸값은 여전히 치솟고 있고, 그 중에서도 색감에서 빠지지 않는 아이폰 XS 버전은 중고시세의 탑을 달리고 있다. 과거의 내가 그 상황을 예견(?)이라도 했던 것일까? 한참 색감 인기를 타기 전, 가지고 있던 XS Max의 배터리가 금방 닳아버리곤 해서 몇 년 전 한국에 간 김에 배터리를 교체해 왔다. 중고 판매를 하지 않은 과거의 나를 얼마나 칭찬하고 싶은지.

그 뒤 XS 색감이 인기를 얻으며 서브의 서브 용으로 비엔나에서 XS와 XS Max를 또 한 대씩 중고로 구매했다. 그것들도 몇 달 전 한국에서 배터리 교체를 마쳐서 든든한 기분이다. 한국에서 종종 인증번호를 받아야 하거나 한국에서 쓸 용도로 최근에는 알뜰폰 유심을 끼우기도 했다. (그러다가 SK 해킹 사태로 인해 불안불안한 상황에 이르렀지만 일단은 그냥 쓰고 있다.)

XS의 사진은 살짝 채도가 빠지면서도 동화 같은 색감으로 유명하다. 돌아가며 스냅 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기본 카메라로만 찍어도 색감이 마음에 들어 툭 꺼내 찍고 나서 “아 역시, 이 색감은 어떡할거야!” 혼자 만족하고 자화자찬하기도 한다. 물론 최신 모델처럼 고화질도 아니고 줌을 많이 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과물은 흡족하다. 이건 이제 전화기가 아니라 ‘카메라’다.

내가 메인으로 쓰는 핸드폰은 16 Pro Max 모델이다. 이전에 쓰던 모델도 아이폰 스냅 촬영을 위해 방출하지 않고 보유 중이다. 매년 애플이 신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카메라 성능은 어떻게 나오는지 뉴스도 유심히 확인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XS로 사진을 찍고 나면 이만한 카메라가 없지 하는 마음이 든다.
앞으로도 계속 “내가 안고 가야지!” 하게 될 오래된 핸드폰들. 이런 감성으로 오래된 기기를 꾸준히 찾게 되듯 내 사진도 누군가에게 오래도록 찾고 싶은 사진, 감성 가득한 사진으로 느껴지면 좋겠다고 바라본다.

글/사진 비엔나의 미리작가(마이네포토 대표)

피아노를 전공했고, 스냅작가로 활동 중이다.
E로 오해받지만 사실 I가 2% 더 많은 INFP. 2006년부터 유럽에서 살았고, 2009년부터 시작한 비엔나 스냅이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은 일 벌리기 능력자 워킹맘. 주력은 디지털 사진이지만 아날로그 느낌의 필름카메라 작업도 즐겨하며, 요즘은 아이패드 드로잉에 재미를 붙였다.
현재 마이네포토(MeineFotos)라는 이름으로 비엔나에서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고 있으며, 한 마리의 고양이, 내성적인 연하남, 다소 엄마를 닮아 집중 받기 좋아하는 아들과 살아가는 중이다.
https://instagram.com/photo_by_miri_vienna
https://blog.naver.com/miri_in_vienna
https://mirivienna.com
하루 한 잔 비엔나 #25
얼리아답터…가 되고 싶지만 현실은 맥시멀리스트(!)에 그치는 나. 언제부터인가 ‘애플의 노예’가 됐다는 이야기는 이미 한 적이 있다. 촬영 때문이라고, 사진 작업 때문이라고 살짝 핑계를 대보지만, 맥북에 아이패드, 그리고 아이폰까지 쭈루룩 세트로 사용하는 게 과연 그 때문일지.
빈티지한 색감 트렌드로 인해 구형 아이폰들이 인기몰이 중인 지도 꽤 됐다. 구형 아이폰들의 몸값은 여전히 치솟고 있고, 그 중에서도 색감에서 빠지지 않는 아이폰 XS 버전은 중고시세의 탑을 달리고 있다. 과거의 내가 그 상황을 예견(?)이라도 했던 것일까? 한참 색감 인기를 타기 전, 가지고 있던 XS Max의 배터리가 금방 닳아버리곤 해서 몇 년 전 한국에 간 김에 배터리를 교체해 왔다. 중고 판매를 하지 않은 과거의 나를 얼마나 칭찬하고 싶은지.
그 뒤 XS 색감이 인기를 얻으며 서브의 서브 용으로 비엔나에서 XS와 XS Max를 또 한 대씩 중고로 구매했다. 그것들도 몇 달 전 한국에서 배터리 교체를 마쳐서 든든한 기분이다. 한국에서 종종 인증번호를 받아야 하거나 한국에서 쓸 용도로 최근에는 알뜰폰 유심을 끼우기도 했다. (그러다가 SK 해킹 사태로 인해 불안불안한 상황에 이르렀지만 일단은 그냥 쓰고 있다.)
XS의 사진은 살짝 채도가 빠지면서도 동화 같은 색감으로 유명하다. 돌아가며 스냅 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기본 카메라로만 찍어도 색감이 마음에 들어 툭 꺼내 찍고 나서 “아 역시, 이 색감은 어떡할거야!” 혼자 만족하고 자화자찬하기도 한다. 물론 최신 모델처럼 고화질도 아니고 줌을 많이 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과물은 흡족하다. 이건 이제 전화기가 아니라 ‘카메라’다.
내가 메인으로 쓰는 핸드폰은 16 Pro Max 모델이다. 이전에 쓰던 모델도 아이폰 스냅 촬영을 위해 방출하지 않고 보유 중이다. 매년 애플이 신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카메라 성능은 어떻게 나오는지 뉴스도 유심히 확인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XS로 사진을 찍고 나면 이만한 카메라가 없지 하는 마음이 든다.
앞으로도 계속 “내가 안고 가야지!” 하게 될 오래된 핸드폰들. 이런 감성으로 오래된 기기를 꾸준히 찾게 되듯 내 사진도 누군가에게 오래도록 찾고 싶은 사진, 감성 가득한 사진으로 느껴지면 좋겠다고 바라본다.
글/사진 비엔나의 미리작가(마이네포토 대표)
피아노를 전공했고, 스냅작가로 활동 중이다.
E로 오해받지만 사실 I가 2% 더 많은 INFP. 2006년부터 유럽에서 살았고, 2009년부터 시작한 비엔나 스냅이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은 일 벌리기 능력자 워킹맘. 주력은 디지털 사진이지만 아날로그 느낌의 필름카메라 작업도 즐겨하며, 요즘은 아이패드 드로잉에 재미를 붙였다.
현재 마이네포토(MeineFotos)라는 이름으로 비엔나에서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고 있으며, 한 마리의 고양이, 내성적인 연하남, 다소 엄마를 닮아 집중 받기 좋아하는 아들과 살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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