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잔 비엔나][여행] 도나우강 위에서 등갈비를 뜯는 맛!

하루 한 잔 비엔나 #17



오스트리아 하면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대표적인 음악이 바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가 아닐까 한다. 요한 슈트라우스가 도나우강의 흐름을 매력적인 왈츠 곡으로 표현했으며, 빈 필하모니도 신년 음악회에 필수 레퍼토리로 넣곤 한다. 그런데 우리에게도 익숙한 도나우에서 고기를 뜯는다면 어떨까?


이미 많은 한국인에게 명소로 꼽힌 도나우 강가의 스트란드 카페. 오래전부터 나도 사랑하던 맛집으로 가족이나 지인들이 오면 한 번쯤은 꼭 방문하는 곳이다. 여름 시즌에 도나우강 위에 세팅된 야외 테이블에서 지나가는 보트에 손을 흔들며 등갈비를 뜯는 재미란.


스트란드 카페


전 세계 방문객들에게 인기 있는 레스토랑이라 성수기 시즌에는 예약이 필수다. 다만 예약을 할 경우에는 강 위의 야외 테이블이 아니라 반대편 실내 자리로 안내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일부러 예약을 하지 않고 자리가 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사람들도 여럿 보인다. 솔솔 풍겨오는 등갈비 굽는 냄새가 더욱 안달 나게 하지만.


스트란드 카페는 리모델링을 거치며 더욱 세련되어졌다. 지금은 비엔나의 사악한 물가 상승에 맞춰 깡충 올라버린 가격이 아쉽기도 하지만, 등갈비를 한 입 뜯는 순간 또 가격이 아쉽지 않을 만큼 맛있다는 생각이 들어버린다.


스트란드 카페


그래서 도대체 무슨 맛이냐면, 스트란드 카페의 슈페어립(Spare Rip)은 소금만으로 솔솔 간을 한 등갈비다. 살짝 태워 구운 통통한 립을 썰어서 먹으면 소금 간과 고기의 조합이 일품이다. 그야말로 뜯고, 또 뜯게 하는 마력이 있다.


립 아래 깔린 감자튀김도 별미다. 동그랗게 썰어 튀긴 감자튀김은 이상하게 다른 감자튀김과는 맛이 다르다. 그래서 감자튀김만 한 접시 추가해 시키는 경우도 있다.


고기와 감자 둘 다 소스 없이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큼직한 나무 플레이팅 끝에 놓인 두 가지 소스에 콕 찍어 먹으면 맛의 새로운 경지로 들어간다. 새콤달콤한 오렌지색 소스는 나의 페이보릿! 


스트란드 카페의 등갈비와 감자튀김


스트란드 카페의 북적거림을 느낀다. 옆으로는 보트에 탄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지나간다. 강 위로 놓인 짧은 다리에 서서 밑을 내려다보면 과장 조금 보태서 어린아이 상체만 한 송어들이 헤엄쳐간다. 보트를 탄 사람들이 강 위의 테이블 옆으로 다가와서, 배 위에서 즉석으로 맥주를 주문하고 흥겹게 잔을 부딪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배 위에서 맛보는 스트란드 카페의 맥주 맛은 어떨까? 아직 한 번도 도나우강에서 보트를 빌려본 적은 없지만, 궁금해진다. 꼭 도전해 봐야지.


그만큼 스트란드 카페는 맥주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등갈비와 맥주의 조합은 최고가 아니던가? 하얗게 올라간 폭신폭신한 맥주 거품은 스트란드 카페의 맥주 맛을 더욱 부드럽고 달게 만든다. ‘Vom Fass(폼 파쓰)’가 생맥주다. 개인적인 추천으로는 흑맥주(Dunkel)와 버드와이저 생맥주를 섞은 ‘게미쉬테스(Gemischtes)’를 추천한다. 살짝 달달하면서 고소한 맛이 느껴진다.


스트란드 카페의 맥주


스트란드 카페에 슈페어립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평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는 ‘오늘의 점심 메뉴(Mittagsmenu)’를 서비스한다. 스트란드 카페의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할 수도 있다. 데일리 수프와 함께 나오는 오늘의 메뉴는 가격이 좀 더 저렴하고, 여기에 1유로를 더 추가하면 디저트까지 즐길 수 있다.



비엔나의 자랑,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그런 도나우강 위에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푸짐한 식사를 즐기면 어떨까?



- 스트란드 카페 Café Strand
주소: Florian-Berndl-Gasse 20, 1220 Vienna
영업시간: 월~일 11:30~23:00 (주말, 성수기는 예약 필수!)




글/사진 비엔나의 미리작가(마이네포토 대표)

피아노를 전공했고, 스냅작가로 활동 중이다.
E로 오해받지만 사실 I가 2% 더 많은 INFP. 2006년부터 유럽에서 살았고, 2009년부터 시작한 비엔나 스냅이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은 일 벌리기 능력자 워킹맘. 주력은 디지털 사진이지만 아날로그 느낌의 필름카메라 작업도 즐겨하며, 요즘은 아이패드 드로잉에 재미를 붙였다.
현재 마이네포토(MeineFotos)라는 이름으로 비엔나에서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고 있으며, 한 마리의 고양이, 내성적인 연하남, 다소 엄마를 닮아 집중 받기 좋아하는 아들과 살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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