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ara |
봄이 오면 벚꽃이 흐드러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위해 가깝게는 동네 공원으로, 멀리는 해외까지 다들 이곳저곳으로 떠난다. 벚꽃을 보러 해외로 떠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단연 일본이 아닐까? 일본 황실의 문장이 국화 모양이라 황실을 대표하는 꽃이 국화로 인식되지만, 일본 전역에 벚꽃 나무가 그득하며 어디를 가든 큰 꽃송이의 벚꽃을 즐길 수 있을 만큼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꽃은 단연 벚꽃이다.
보통은 오사카나, 교토, 도쿄로 벚꽃을 보러 떠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사람이 많지 않은 곳에서 여유롭게 벚꽃을 즐기고 싶다면 나라를 추천한다. 고대 사찰과 신사가 많아 일본적 정취를 흠씬 느낄 수 있는 도시 나라는 특히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벚꽃이 어우러져 황홀한 풍경을 자아낸다.
2025년 나라의 벚꽃 개화 예측 시기는 3월 27일이며, 벚꽃 만개 시즌은 4월 3일부터 4월 11일까지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 기간 나라에 가는 여행자들에게 나라에서 벚꽃을 좀 더 특별하게 즐길 수 있을 세 가지 방법을 준비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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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색 돗자리를 들고 나라 공원(奈良公園)으로! ::
:: 우키미도(浮見堂) 앞에서 즐기는 벚꽃 피크닉 ::


나라 공원 안 우키미도와 벚꽃. 배도 탈 수 있다.
일본에는 예로부터 벚꽃이 피면 공원, 강변에서 돗자리 깔고 도시락을 먹거나 술을 마시면서 즐기는 ‘하나미(花見)’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는 헤이안 시대에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오래된 풍습이고, 지금도 소풍을 온 가족과 연인을 비롯해 신입생 환영회를 하는 대학생들, 야유회를 나온 회사원들도 하나미를 즐긴다.

나라 공원 어디에나 벚꽃을 볼 수 있다.
약 1,200마리의 사슴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나라 공원에서 일본 사람처럼 하나미, 벚꽃 피크닉을 즐겨보자. 나라 공원은 약 150만 평이 넘는 거대한 공원으로 동대사, 호류사, 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어디든 마음에 드는 장소에 자리를 잡아 돗자리를 깔고 소풍을 즐겨도 좋지만, 단 한 곳을 추천하자면 단연 우키미도를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언덕이다.

나라 공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슴
우키미도는 나라 공원 안의 작은 정자인데 고즈넉한 정자와 함께 고요한 연못, 작은 다리를 배경으로 흐드러진 벚꽃이 어우러진 풍경이 숨막히게 아름답다. 어슬렁어슬렁 주변을 걸어 다니는 사슴까지 더해지면 이곳이 나라인지 무릉도원인지 헷갈릴 정도. 하나미를 즐기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관찰하면 재미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데, 전부 파란색 돗자리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블루 시트라고 불리는 가볍고 방수 기능이 있는 얇은 비닐 매트인데, 크기가 상당해서 단체로 피크닉 갈 때 유용하여 널리 쓰인다. 대형 마트나 백 엔 숍 같은 곳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으니 잊지 말고 준비하자.

파란색 돗자리에서 즐기는 피크닉
또한, 나라가 일본 사케의 기원인 만큼 피크닉에 사케를 빼놓을 수 없다. 나라에서 생산되는 사케 중에는 나라 공원의 사슴을 모티브로 한 '하루시카'가 있다. 라벨에 사슴이 그려져 있어 사슴을 바라보며 즐기면 흥취가 두 배는 오른다. 하루시카와 각종 과자와 편의점 등을 한아름 사서 신선놀음을 즐겨보자.

사슴이 그려진 사케와 사슴
나라 공원 & 우키미도(浮見堂)
주소 Takabatakecho, Nara, Japan
전화 +81-742-22-0375
영업시간 24시간
홈페이지 https://narashikanko.or.jp/spot/structure/ukimido/
https://travel.naver.com/overseas/JPQNZ319880/poi/summary
https://travel.naver.com/overseas/JPQNZ8293772/poi/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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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를 타고 벚꽃 구경하기 :;
:: 사호가와(佐保川) ::

자전거를 타고 즐기는 강변의 벚꽃
벚꽃 시즌에는 꽃구경하기 좋은 장소 어디든 사람이 바글바글 모여 있어 벚꽃을 구경하는 건지 사람을 구경하는 건지 분간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나라에서 사람이 많지 않은 한적한 벚꽃 명소를 찾는다면 사호가와(佐保川)를 추천한다. 사호가와는 나라를 가로지르는 강으로 지역 주민들이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장소이면서 숨은 벚꽃 명소이기도 하다.

강변에는 산책과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사호가와 강변을 따라 약 5km 이상 벚꽃길이 펼쳐져 있는데 강 양쪽으로 흐드러진 벚꽃이 만개할 때면 벚꽃 터널이 만들어져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사호가와강은 산책하는 길이가 짧지 않은 만큼 자전거를 타는 것을 추천한다. 나라 시내에는 자전거를 대여하는 대여점이 여러 군데 있다. 일반 자전거와 전기 자전거가 있고, 보통 3시간에 1,000엔 선이니 마음에 드는 곳에서 대여하면 된다. 나라 시내에서 북쪽으로 약 1km 이동하면 사호가와 강변에 도착한다. 코스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사호가와 강의 시모초케이 다리(下長慶橋)에서 서쪽으로 이동해 나라 츠타야 서점(奈良 蔦屋書店)까지 가는 코스와 동쪽으로 이동해서 조후쿠지 사원(浄福寺)으로 가는 코스이다.

강에 반영되는 벚꽃의 모습이 아름답다.

강변 양옆으로 흐드러진 벚꽃으로 만들어진 벚꽃 터널
벚꽃으로 촉촉해진 감성을 더 적시고 싶다면 서점을, 조용히 사색을 이어가고 싶다면 인적이 드문 조후쿠지 사원을 선택하면 된다. 둘 다 2km 정도 거리로 그리 길지는 않으니, 시간과 체력이 된다면 두 코스를 다 라이딩 해도 좋겠다. 자전거를 타고 벚꽃이 흩날리는 낭만적인 풍경 속에서 상쾌한 강바람을 맞는 기분이 얼마나 감미로운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벚꽃이 강을 덮어 분홍색으로 변했다.
천천히 페달을 밟으며 강변을 따라 여유롭게 벚꽃을 감상하면서 봄의 모든 기운을 만끽해 보자. 절경을 선사하는 벚꽃 터널에서는 잠시 멈춰서 사진 찍는 걸 잊지 말 것! 꽃이 만개했을 때도 아름답지만 분홍 꽃잎으로 물들어 딸기 우유가 된 강의 모습도 황홀하다. 벚꽃, 강, 자전거가 함께하는 봄날의 낭만 3박자를 즐겨보자.

벚꽃과 일본적인 풍경도 같이 즐길 수 있다.
시모초케이 다리(下長慶橋)
주소 Horencho, Nara, Japan
영업시간 24시간
https://travel.naver.com/overseas/JPQNZ10430929/poi/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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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벚꽃 산책 명소 ::
:: 사루사와이케 연못(猿沢池)과 고후쿠지(興福寺) ::

밤에 조명과 함께 즐기는 벚꽃
벚꽃의 아름다움은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빛을 발한다. 낮의 벚꽃이 화려하고 사랑스럽다면 밤의 벚꽃은 수줍고 신비하다. 일본에는 전통적으로 밤 벚꽃의 운치를 즐기는 문화가 있는데 이를 ‘요루 하나미’라고 한다. 밤에 벚꽃을 감상하는 것이 매력적인 이유는 조명이 벚꽃을 비춰 그 색의 형태가 더욱 신비롭고 고요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사루사와이케 연못
사루사와이케(猿沢池)는 나라시 중심부의 연못으로 약 360m의 작은 연못이다. 울창한 숲과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특히 봄에는 벚꽃이 만개해 연못과 벚꽃이 어우러지는 풍경으로도 유명하다. 사루사와이케 연못에서 밤 산책을 해보자. 연못 주변에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벚꽃을 보며 여유롭게 다닐 수 있을 뿐 아니라 밤이 되면 조명이 벚꽃을 밝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달빛과 조명을 받아 어둠 속에서도 은은하게 빛나는 벚꽃의 몽환적인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면 마치 꿈결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

연못에서 고후쿠지로 올라가는 계단
연못에서 시작한 산책을 700년대 설립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나라의 역사적인 불교 사찰인 고후쿠지(興福寺)까지 이어가 보는 건 어떨까? 내부는 오후 5시까지 방문이 가능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밤에 신비로운 기운을 뿜어내는 벚꽃은 절의 신성한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며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도 든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연못과 사찰을 오가며 감상하는 밤 벚꽃은 깊고 진한 사색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할 것이다.
사루사와이케(猿沢池)
주소 Noboriojicho, Nara, Japan
전화 +81-742-22-0375
영업시간 24시간
홈페이지 https://www3.pref.nara.jp/park/item/2683.htm
https://travel.naver.com/overseas/JPQNZ1385972/poi/summary
고후쿠지(興福寺)
주소 48 Noboriojicho, Nara, Japan
전화 +81-742-22-7755
영업시간
월요일~일요일 오전 9:00~오후 5:00
홈페이지 http://www.kohfukuji.com/
https://travel.naver.com/overseas/JPQNZ319873/poi/summary
글·사진 | 김재은(젠젠)

세상의 모든 술을 다 먹어 보고 싶은 여행자. 길 위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재미나게 사는 게 인생 최고의 목표.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크루즈를 타고 바다를 항해한 후 <어쩌다. 크루즈>를 썼고, 크루즈 세계 일주를 천천히 이어가고 있다. 춘자와 <카페, 라다크>를 공저했고 지금은 전 세계를 다니며 마신 술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고 있다.
https://www.instagram.com/zenzen_cruise/
편집 | 신태진, 이주호 에디터
| Nara |
봄이 오면 벚꽃이 흐드러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위해 가깝게는 동네 공원으로, 멀리는 해외까지 다들 이곳저곳으로 떠난다. 벚꽃을 보러 해외로 떠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단연 일본이 아닐까? 일본 황실의 문장이 국화 모양이라 황실을 대표하는 꽃이 국화로 인식되지만, 일본 전역에 벚꽃 나무가 그득하며 어디를 가든 큰 꽃송이의 벚꽃을 즐길 수 있을 만큼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꽃은 단연 벚꽃이다.
보통은 오사카나, 교토, 도쿄로 벚꽃을 보러 떠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사람이 많지 않은 곳에서 여유롭게 벚꽃을 즐기고 싶다면 나라를 추천한다. 고대 사찰과 신사가 많아 일본적 정취를 흠씬 느낄 수 있는 도시 나라는 특히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벚꽃이 어우러져 황홀한 풍경을 자아낸다.
2025년 나라의 벚꽃 개화 예측 시기는 3월 27일이며, 벚꽃 만개 시즌은 4월 3일부터 4월 11일까지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 기간 나라에 가는 여행자들에게 나라에서 벚꽃을 좀 더 특별하게 즐길 수 있을 세 가지 방법을 준비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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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색 돗자리를 들고 나라 공원(奈良公園)으로! ::
:: 우키미도(浮見堂) 앞에서 즐기는 벚꽃 피크닉 ::
나라 공원 안 우키미도와 벚꽃. 배도 탈 수 있다.
일본에는 예로부터 벚꽃이 피면 공원, 강변에서 돗자리 깔고 도시락을 먹거나 술을 마시면서 즐기는 ‘하나미(花見)’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는 헤이안 시대에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오래된 풍습이고, 지금도 소풍을 온 가족과 연인을 비롯해 신입생 환영회를 하는 대학생들, 야유회를 나온 회사원들도 하나미를 즐긴다.
나라 공원 어디에나 벚꽃을 볼 수 있다.
약 1,200마리의 사슴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나라 공원에서 일본 사람처럼 하나미, 벚꽃 피크닉을 즐겨보자. 나라 공원은 약 150만 평이 넘는 거대한 공원으로 동대사, 호류사, 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어디든 마음에 드는 장소에 자리를 잡아 돗자리를 깔고 소풍을 즐겨도 좋지만, 단 한 곳을 추천하자면 단연 우키미도를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언덕이다.
나라 공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슴
우키미도는 나라 공원 안의 작은 정자인데 고즈넉한 정자와 함께 고요한 연못, 작은 다리를 배경으로 흐드러진 벚꽃이 어우러진 풍경이 숨막히게 아름답다. 어슬렁어슬렁 주변을 걸어 다니는 사슴까지 더해지면 이곳이 나라인지 무릉도원인지 헷갈릴 정도. 하나미를 즐기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관찰하면 재미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데, 전부 파란색 돗자리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블루 시트라고 불리는 가볍고 방수 기능이 있는 얇은 비닐 매트인데, 크기가 상당해서 단체로 피크닉 갈 때 유용하여 널리 쓰인다. 대형 마트나 백 엔 숍 같은 곳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으니 잊지 말고 준비하자.
파란색 돗자리에서 즐기는 피크닉
또한, 나라가 일본 사케의 기원인 만큼 피크닉에 사케를 빼놓을 수 없다. 나라에서 생산되는 사케 중에는 나라 공원의 사슴을 모티브로 한 '하루시카'가 있다. 라벨에 사슴이 그려져 있어 사슴을 바라보며 즐기면 흥취가 두 배는 오른다. 하루시카와 각종 과자와 편의점 등을 한아름 사서 신선놀음을 즐겨보자.
사슴이 그려진 사케와 사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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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를 타고 벚꽃 구경하기 :;
:: 사호가와(佐保川) ::
자전거를 타고 즐기는 강변의 벚꽃
벚꽃 시즌에는 꽃구경하기 좋은 장소 어디든 사람이 바글바글 모여 있어 벚꽃을 구경하는 건지 사람을 구경하는 건지 분간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나라에서 사람이 많지 않은 한적한 벚꽃 명소를 찾는다면 사호가와(佐保川)를 추천한다. 사호가와는 나라를 가로지르는 강으로 지역 주민들이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장소이면서 숨은 벚꽃 명소이기도 하다.
강변에는 산책과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사호가와 강변을 따라 약 5km 이상 벚꽃길이 펼쳐져 있는데 강 양쪽으로 흐드러진 벚꽃이 만개할 때면 벚꽃 터널이 만들어져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사호가와강은 산책하는 길이가 짧지 않은 만큼 자전거를 타는 것을 추천한다. 나라 시내에는 자전거를 대여하는 대여점이 여러 군데 있다. 일반 자전거와 전기 자전거가 있고, 보통 3시간에 1,000엔 선이니 마음에 드는 곳에서 대여하면 된다. 나라 시내에서 북쪽으로 약 1km 이동하면 사호가와 강변에 도착한다. 코스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사호가와 강의 시모초케이 다리(下長慶橋)에서 서쪽으로 이동해 나라 츠타야 서점(奈良 蔦屋書店)까지 가는 코스와 동쪽으로 이동해서 조후쿠지 사원(浄福寺)으로 가는 코스이다.
강에 반영되는 벚꽃의 모습이 아름답다.
강변 양옆으로 흐드러진 벚꽃으로 만들어진 벚꽃 터널
벚꽃으로 촉촉해진 감성을 더 적시고 싶다면 서점을, 조용히 사색을 이어가고 싶다면 인적이 드문 조후쿠지 사원을 선택하면 된다. 둘 다 2km 정도 거리로 그리 길지는 않으니, 시간과 체력이 된다면 두 코스를 다 라이딩 해도 좋겠다. 자전거를 타고 벚꽃이 흩날리는 낭만적인 풍경 속에서 상쾌한 강바람을 맞는 기분이 얼마나 감미로운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벚꽃이 강을 덮어 분홍색으로 변했다.
천천히 페달을 밟으며 강변을 따라 여유롭게 벚꽃을 감상하면서 봄의 모든 기운을 만끽해 보자. 절경을 선사하는 벚꽃 터널에서는 잠시 멈춰서 사진 찍는 걸 잊지 말 것! 꽃이 만개했을 때도 아름답지만 분홍 꽃잎으로 물들어 딸기 우유가 된 강의 모습도 황홀하다. 벚꽃, 강, 자전거가 함께하는 봄날의 낭만 3박자를 즐겨보자.
벚꽃과 일본적인 풍경도 같이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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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벚꽃 산책 명소 ::
:: 사루사와이케 연못(猿沢池)과 고후쿠지(興福寺) ::
밤에 조명과 함께 즐기는 벚꽃
벚꽃의 아름다움은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빛을 발한다. 낮의 벚꽃이 화려하고 사랑스럽다면 밤의 벚꽃은 수줍고 신비하다. 일본에는 전통적으로 밤 벚꽃의 운치를 즐기는 문화가 있는데 이를 ‘요루 하나미’라고 한다. 밤에 벚꽃을 감상하는 것이 매력적인 이유는 조명이 벚꽃을 비춰 그 색의 형태가 더욱 신비롭고 고요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사루사와이케 연못
사루사와이케(猿沢池)는 나라시 중심부의 연못으로 약 360m의 작은 연못이다. 울창한 숲과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특히 봄에는 벚꽃이 만개해 연못과 벚꽃이 어우러지는 풍경으로도 유명하다. 사루사와이케 연못에서 밤 산책을 해보자. 연못 주변에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벚꽃을 보며 여유롭게 다닐 수 있을 뿐 아니라 밤이 되면 조명이 벚꽃을 밝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달빛과 조명을 받아 어둠 속에서도 은은하게 빛나는 벚꽃의 몽환적인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면 마치 꿈결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
연못에서 고후쿠지로 올라가는 계단
연못에서 시작한 산책을 700년대 설립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나라의 역사적인 불교 사찰인 고후쿠지(興福寺)까지 이어가 보는 건 어떨까? 내부는 오후 5시까지 방문이 가능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밤에 신비로운 기운을 뿜어내는 벚꽃은 절의 신성한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며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도 든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연못과 사찰을 오가며 감상하는 밤 벚꽃은 깊고 진한 사색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할 것이다.
글·사진 | 김재은(젠젠)
세상의 모든 술을 다 먹어 보고 싶은 여행자. 길 위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재미나게 사는 게 인생 최고의 목표.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크루즈를 타고 바다를 항해한 후 <어쩌다. 크루즈>를 썼고, 크루즈 세계 일주를 천천히 이어가고 있다. 춘자와 <카페, 라다크>를 공저했고 지금은 전 세계를 다니며 마신 술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고 있다.
https://www.instagram.com/zenzen_cruise/
편집 | 신태진, 이주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