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여행] 나트랑 인기 호텔에서 가까운 맛집들

2025-04-08

| Nha Trang |



나트랑은 시설은 좋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호텔과 리조트를 즐기기 좋은 도시다. 나트랑 시내와 깜 라인 지역에 나누어 호텔을 잡아서 시내 구경과 호캉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람도 많다.


호텔이 메인인 나트랑인 만큼 밥때가 되어도 숙소 침대에서 떨어지기 싫을 때가 있기 마련. 그렇다고 나트랑까지 와서 그랩으로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싶진 않다면 가까운 데가 최고다. 그래서 인기 있는 호텔과 가까운, 혹은 호텔 안에 있는 나트랑 맛집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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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상 디셈버 호텔(December Hotel)에서 1분 컷 ::
:: 놈놈 레스토랑(Nom Nom Restaurant) ::


놈놈 레스토랑


2022년에 문을 연 신상 호텔 디셈버(December)는 가성비가 좋은 호텔이다. 걸어서 10분 정도면 해변이고, 주요 도심에서 살짝 벗어나 있어 번잡함이 덜하다. 그러면서도 주변에 식당과 바, 스파가 많다.


‘놈놈 레스토랑’은 그런 디셈버 호텔에서 걸어서 ‘1분 컷’ 할 수 있는 식당이자 카페다. 유럽식, 아시아식 음식 위주로 선보이며, 음료와 베이커리 메뉴도 아주 다양하다. 3층까지 운영해 자리도 넉넉하다. 


놈놈 레스토랑 실내


놈놈 레스토랑의 메뉴는 다국적이다. 싱가포르 음식인 락사부터 태국식 팟타이나 그린 커리, 한국의 돼지갈비까지 선보인다. 여기에 피자와 파스타도 라인업에 속해 있다. 워낙 여러 국가 여행자들이 찾는 도시이니만큼 누구에게든 고향의 맛을 선사해 주겠다는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경기도 나트랑시’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한국 사람이 많은 다른 식당에 비해 비한국인(?) 비율이 꽤 높은 편이다.


그래도 베트남에 왔으니 바인 쎄오, 모닝글로리 피조개 볶음, 스프링롤, 바인 깐 등 베트남식 위주로 주문했다. 식당 메뉴가 너무 다양하면 으레 맛을 기대하기 어렵기도 한데, 놈놈 레스토랑은 모든 음식이 다 맛있다. 특히 모닝글로리 피조개 볶음은 재료가 신선하고 중독적인 짭짤함이 있어 반찬으로 먹기 좋았다. 게다가 모든 메뉴가 전반적으로 양이 푸짐하다.


바인 쎄오


모닝글로리 피조개 볶음


스프링롤


놈놈 레스토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토기 밥’이었다. 예로부터 베트남 사람들은 토기에 밥을 지어 먹었는데, 이를 껌 니우(Cơm Niêu)라고 한다. 흔히 ‘안남미’라고 부르는 인디카 품종의 쌀은 이렇게 토기에 굽듯이 익혀 먹어야 더 맛이 있다고. 토기에 밥을 지으니 살짝 누룽지도 생기는데, 박박 긁어서 먹을 정도로 고소하다. 밥맛이 베트남은 물론 한국의 웬만한 식당보다 뛰어나다. 물론 모닝글로리 볶음과도 잘 어울린다.


토기에 구운 밥, 껌 니우


나트랑, 달랏 등 베트남 남부 지역 사람들의 인기 아침 식사인 바인 깐은 식당 앞에서 굽는다. 그래서 굳이 실내로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바인 깐만 즐길 수 있다. 다른 나트랑 식당이 그렇듯 한글 메뉴가 있어서 주문도 어렵지 않다. 디셈버 호텔에 묵거나 근처까지 올 일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들러볼 만하다.


바인 깐


놈놈 레스토랑(Nom Nom Restaurant)
주소: 73/16 Trần Quang Khải, Lộc Thọ, Nha Trang, Khánh Hòa
영업시간: 09:00~23:00
https://travel.naver.com/overseas/VNNHA10045083/poi/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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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라톤 호텔 주변은 다 모여라! ::
:: 피자 4피스 나트랑(Pizza 4P's Nha Trang) ::


피자 4피스


'피자 4피스'는 피자로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는 바람을 가진 일본인 부부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시작한 피자 전문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엄청난 성공을 거둔 피자 4피스는 베트남 전역에 서른 곳 넘는 매장을 열었으며, 현재는 캄보디아, 인도, 일본에도 진출한 상태다. 그런 피자 4피스가 나트랑에도 지점을 낸 곳이 바로 쉐라톤 호텔 1층이다. 쉐라톤 호텔에 묵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냐짱 해변이나 롯데마트 골드코스트 점에 볼일이 있는 사람들이 걸어서 들르기도 좋다.


아름다운 냐짱 해변 바로 앞에 자리 잡아 레스토랑에서 보는 풍경이 빼어나며, 좌석도 테라스석과 실내석 모두 충분히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점심과 저녁 피크타임에는 웨이팅을 해야 하니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도록 하자.


피자 4피스 테라스석


피자 4피스의 최고 인기 메뉴는 부라타 치즈가 올라간 ‘부라타 파르마 햄’ 피자. 부라타 치즈는 모차렐라와 크림으로 만드는 치즈로 외피가 단단해서 꼭 얇은 주머니 같은데, 속 안 치즈의 식감은 매우 부드럽고 고소하다. 베트남에서 치즈를? 이라는 의심이 들 수도 있지만, 피자 4피스의 부라타 치즈를 먹어 보면 이탈리아나 가야 이 정도 맛있는 치즈를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부라타 파르마 햄 피자와 초리조&살라미 마르게리타의 하프&하프


그 외에도 마르게리타나 3가지(혹은 4가지) 홈메이드 치즈를 올린 치즈피자부터 소고기, 새우, 탄두리 치킨 등 든든한 토핑이 올라간 피자까지 다채로운 피자 라이브러리를 갖추고 있다. 가격대도 마르게리타 피자 160,000동(한화 약 8,000원)부터 부라타 파르마 햄 298,000동(한화 약 15,000원)까지 퀄리티에 비하면 저렴하다. 여러 피자를 먹어보고 싶은 사람을 위해 하프&하프 피자도 주문 가능하다.


연어 아보카도 리코타 치즈 샐러드


게살이 듬뿍 들어간 토마토 크림 스파게티


QR 코드를 스캔해 주문부터 결제까지 가능한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샐러드, 파스타 메뉴도 워낙 다양해 전통적인(?) 방식으로 메뉴판을 펼쳐 직원에게 주문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창립자의 긍정적인 모토 덕분일까, 직원들이 굉장히 친절하다. 


마지막으로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전달 사항. 창립자 부부의 국적이 일본이라 그런지 생맥주는 삿포로를 판매한다!


피자 4피스의 실내석과 오픈형 키친


피자 4피스 나트랑(Pizza 4P's Nha Trang)
주소: Sheraton Hotel, 28 Trần Phú, Lộc Thọ, Nha Trang, Khánh Hòa (쉐라톤 호텔 1층)
영업시간: 매일 11:00~23:00
예약: https://booking.pizza4ps.com/?getLatLng=nt
https://travel.naver.com/overseas/VNNHA19085668/poi/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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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 아남 리조트에서는 아남 버거를 ::
:: 비치 클럽(Beach Club) ::


디 아남 리조트 해변


'디 아남(The Anam)'은 깜 라인 해변에 잡은 리조트 중 한 곳이다. 투숙객의 80%가 한국인이라 여겨질 정도로 한국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호텔이기도 하다.


깜 라인 리조트들은 훌륭한 시설과 독립성(혹은 고립성), 프라이빗 해변으로 온전히 휴식을 취하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좋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식사다. 호텔에서 먹거나 차량을 불러 리조트 외부 식당으로 가거나, 선택지가 적기 때문이다.


밤의 비치 클럽


디 아남 리조트 역시 여러 개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 웨스턴 푸드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 ‘비치 클럽’이다. 해변 리조트답게 비치와 면하고 있어 특히 석양 무렵 인기가 좋은 곳으로, 대표 메뉴는 두툼한 패티가 마음도 두둑하게 해주는 ‘아남 버거’다.


비치 클럽에서의 한 상


우선 식사를 주문하면 나오는 식전 빵이 단순한 요깃거리 이상이다. 6피스의 빵이 나왔으며, 발라 먹는 양파 크림치즈는 어디에 발라 먹어도 될 만큼 맛있었다. 빵 종류나 스프레드는 매번 달라지는 듯하다.


식전 빵


아남 버거는 아남 리조트에 머물면 한 번은 꼭 먹어야 한다는 세간의 평가 그대로다. 일단 웬만한 식사량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혼자서 다 먹기가 어려울 정도로 큼직하다. 바다와 커다란 햄버거를 앞에 두면 절로 ‘휴양지에 놀러 와 있다’는 기분이 솟아오르기 마련이다. 와규를 쓴 패티 안에는 육즙이 가득하고 식전 빵에서 짐작할 수 있듯 햄버거 번도 훌륭하다.


혼자서는 다 먹기 힘들어 보이는 아남 버거


파스타도 호텔 부속 레스토랑답게 수준급이다. 야생 버섯 탈리아텔레(납작하고 넓은 면)는 자박자박한 스타일의 파스타를 좋아하는 취향에 딱 맞았다. 진득하게 졸인 크림소스의 감칠맛과 고소함이 대단했는데, 소스를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는 탈리아텔레 면을 쓴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콥 샐러드와 파스타


오후 7시부터 라이브 공연이 시작되고, 직원들의 서비스도 훌륭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격이랄까. 햄버거는 한화로 약 25,000원, 파스타와 피자는 18,000원부터 27,000원 선이다. 키즈 메뉴도 갖춰져 있으며, 비치 클럽의 음식은 룸서비스로도 즐길 수 있다.


키즈 메뉴 치킨 너겟과 감자튀김


비치 클럽(Beach Club Restaurant & Bar)
주소: Nguyễn Tất Thành, Cam Hải Đông, Cam Lâm, Khánh Hòa (아남 리조트 내)
영업시간: 11:00~23:00 (월요일 휴무)




글‧사진 | 신태진

브릭스 매거진의 에디터. 『진실한 한 끼』, 『꽃 파르페 물고기 그리고 당신』를 냈고, 『홍콩단편, 어쩌면 익숙한 하루』를 함께 썼다.
https://litt.ly/ecrire_lire_viv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