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음식] 소설과 만화에 등장한 실제 도쿄 맛집들은 어디?

2025-06-17

| Tokyo |


미식의 격전지 도쿄에는 맛집이 널려 있다. 메뉴만으로 음식점을 추천할 수도 있지만, 문화 취향이 맞는 사람에게는 작품에 등장한 맛집을 소개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가령 일본 요리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만화 <미스터 초밥왕>에 나오는 곳을 추천하는 것. 맛도 있을 뿐만 아니라 작품에 얽힌 추억을 되새겨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이번에는 소설이나 만화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스토리 맛집' 세 곳을 소개해 보려 한다. <미스터 초밥왕>으로 요리의 꿈을 키웠던 분이라면, 한 때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끼고 다닌 고독한 청춘이었다면, 그렇게 고독하지는 않았더라도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처럼 혼자 나만의 맛집을 찾아다니고 있다면 꼭 가보길 추천하는 식당들이다.


미스터 초밥왕이 바꾼 인생

스시야 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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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계의 아이돌 문경환 셰프


여기, 만화책에서 갓 튀어 나온 것 같은 남자가 스시를 만들고 있다. 일본 사람이 아니다. 한국인 최초 미쉐린 스타를 받은 스시 쉐프 문경환이다. 만화책 <미스터 초밥왕>에 이끌려 스시 쉐프가 되었다는 만화 같은 사람이다. 가게 이름도 만화 속 주인공의 이름을 따서 쇼타다. 그리하여 스시야 쇼타. 더 놀라운 건 문경환 쉐프가 완벽한 성덕의 표본이라는 것. 초밥왕 만화가가 이 가게의 단골이다. 서로가 서로의 팬이 되었다니, 두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행복한 성덕이 만드는 초밥 맛이 궁금해졌다. 그런데 가수 성시경의 유튜브 채널 <먹을 텐데>에 나와 더 유명해지는 바람에 이미 몇 달치 예약이 가득 차 있다고 한다. 좌석이 7석에 불과하다고. 대부분의 손님도 단골들로 채워져 있는데, 이곳에 진입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인스타그램에 종종 올라오는 예약 취소 좌석을 노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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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환 쉐프는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라이브로 스시를 만들어 낸다. 첫 시작은 생맥주, 산토리 마스터 드림으로 달려 본다. 생선에 따라 밥의 온도가 달라진다. 스시를 잡은 섬세한 손끝을 구경하면서 귀로는 재밌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7명의 손님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그의 손끝은 여유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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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 보쿠시


여름철 스시는 특별하다는 설명이 인상 깊었다. 여름 참치는 기름기가 적은 대신 생선 고유의 향과 맛이 선명해진다고 한다. 스시에 어울리는 계절별 사케도 추천해 주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보쿠시'라는 사케는 1년에 1,000병 한정으로 만들어지는 귀한 술이라고 한다. 사케 페어링이야 말할 것도 없다. 적당한 향기로움과 칼칼한 질감이 여름 스시와 찰떡이었다. 양조장을 직접 방문할 정도로 사케 선택에 신중함을 기한다고 한다. 사케가 아니라 쉐프의 프로페셔널에 취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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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내어주는 손길


중간에 따뜻한 차로 분위기를 바꿔가며 다양한 사케와 스시를 즐겼다. 사케를 바꿀 때마다 계속 달라지는 작은 잔들을 고르는 재미도 쏠쏠했다.


스시야 쇼타(すし家 祥太)
Tokyo, Minato City, Azabujuban, 3 Chome−3−10 ラニビルII 1階
영업시간: 12:00~14:00, 17:30~22:30 (일, 월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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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을 쫓는 모험』에 나왔던 명란 파스타

무라카미 라이브러리 오렌지 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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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월드 입구


동굴처럼 들어가는 입구부터 새로운 세계로 진입한 기분이다. 그렇다. 이 터널 같은 곳으로 진입하면 우리는 홋카이도의 돌핀 호텔, 하루키 월드로 빨려들어 가는 것이다. 도쿄 와세다 대학교 캠퍼스에 위치한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는 하루키를 사랑하는 독자들이라면 무조건 들러야 하는 성지다.


d8205c6666043.png5a638c35a1ca6.png진열된 하루키의 책들과 레코딩 룸


이곳의 본래 용도는 하루키 관련 작품을 보관하고 연구하는 공간이지만, 팬들에게는 천국이다. 특히 오디오 룸에서 흐르는 음악은 모두의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재즈에 대한 책과 레코드들에 둘러싸여 넉넉한 시간을 보내길 추천한다. 빌 에반스, 넷킹 콜 등 하루키가 운영하던 재즈 카페에서 자주 틀었다던 음반들을 들을 수 있다. 하루키와 관련된 원고, 책, 레코드, 잡지 등의 컬렉션이 감각적이다. 가나가와 현에 있는 하루키 서재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그의 작품세계로 들어가 있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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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란 파스타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오렌지 캣'이라는 카페가 있다. 와세다 대학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다. 특히 이곳의 명란파스타는 『양을 쫓는 모험』에 나오는 요리라 의미가 크다. 하루키 소설의 남자 주인공들은 대부분 스파게티를 잘 만든다. 명란파스타를 먹으며 면을 삶는 주인공들, 양과 핀볼과, 우물 속 나의 시원에 조금 더 가까워진다.


명란 파스타 외에도 키마 커리가 대표 메뉴이고, 음료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커피는 물론, '오랜지 캣'이라는 크림 소다와 '베리 베리 소다'라는 두 종류의 베리를 넣은 소다도 인기다. 말차 라테도 수준급. 도넛과 샌드위치 등 좀 더 가벼운 요깃거리도 있다.


포크로 면을 추스를 때마다 하루키 작품세계로 더 깊이 젖어들어 간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상실의 시대』에 나오는 딸기 쇼트케이크도 메뉴에 추가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오렌지 캣(橙子猫 - Orange Cat -)
Tokyo, Shinjuku City, Nishiwaseda, 1 Chome−6, 4号館
영업시간: 10:00~17:00 (수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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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미식가에 나오는 오코노미야키
히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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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가게 내부


<고독한 미식가> 시즌1 9화에 나왔던 오코노미야키 전문점 '히로키'. 이곳은 정말 혼자 방문해서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이 되어보기 더 없이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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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재료로 만들어 낸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


아담한 가게로 들어서면 쉐프가 눈앞에서 오코노미야키를 직접 요리하고 있다. 메인 메뉴는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 반죽과 재료를 섞지 않고 철판 위에서 달구면서 겹겹이 포개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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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 철판 구이 3종세트


기본에 주 재료를 더 얹는 식으로 주문할 수 있는데 워낙 다양해서 선택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럴 때는 고로상이 주문했던 그대로 히로키 스페셜을 주문한다. 새우와 관자, 오징어, 가리비가 몽땅 들어간다. 고로상과 달리 술을 마실 수 있는 사람이라면 생맥주도 필수다. 면은 우동과 소바면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역시 소로상이 고른 대로 소바를 선택해 보자.


신선한 새우와 관자, 오징어 가리비의 향연!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다. 특제 소소와 마요네즈가 일품이다. 히로키가 위치한 시모키타자와는 트렌디하고 빈티지 상점이 많은 거리다. 흔히 홍대입구라 불리는 곳이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히로키(お好み焼きひろき下北沢店)
주소: Tokyo, Setagaya City, Kitazawa, 2 Chome−14−14 ハニー下北沢 1F
영업시간: 평일 12:00~14:30, 17:00~21:30 / 주말 12:00~21:30




글/사진 | 차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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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방송 작가로 살다가 먼 북소리를 듣고 포틀랜드로 떠난 여행 요정. 에세이 『내겐 아직 연애가 필요해』를 썼다.
https://www.instagram.com/bborichaa66


편집 | 이주호ꞏ신태진ꞏ홍근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