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음식] 후쿠오카 n회차 방문 추천 맛집들

2025-08-07

| Fukuoka |


치킨난반, 사라우동 회덮밥: 일본 미식 작가가 추천하는 후쿠오카의 맛집들


미식의 도시 후쿠오카는 명물 음식으로 유명합니다. 돈코츠라멘, 텐푸라, 야키토리, 미즈타키, 모츠나베 등이 그렇지요. 하지만 후쿠오카에는 꼭 명물 음식이 아니더라도 맛있는 식당이 많이 있답니다. 이번에는 후쿠오카 토종 음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후쿠오카에 갔을 때 꼭 들러주셨으면 하는 맛집을 3곳 골랐습니다. 치킨난반, 사라우동, 카이센동, 다 한국인 입맛에 잘 어울리는 음식들이 아닐까 합니다.




후쿠오카 야쿠인
봄버키친(ボンバーキッチン)


봄버키친


치킨난반은 새콤달콤한 단식초와 타르타르 소스를 뿌린 닭튀김 요리입니다. 타르타르 소스란 양파, 계란, 케이퍼, 오이피클 등이 들어간 마요네즈 베이스 소스인데, 일본인은 마요네즈를 워낙 좋아해서 타르타르도 맛있는 게 많아요. 닭고기 튀김과 단식초, 타르타르 소스의 밸런스가 절묘한데, 한국에는 없는 맛인 것 같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치킨을 사랑하는 한국인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음식이에요. 


봄버키친 내부


치킨난반은 일본 전국에서 흔히 먹는 음식인데, 원래는 규슈 지방 미야자키의 향토 요리였어요. 양계장이 많은 규슈 지방에서 닭가슴살을 맛있게 먹기 위해 개발한 것이지요. 요새는 닭다리살을 쓰는 가게도 있더라고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도쿄에서 가끔 먹었었는데, 처음 규슈에서 먹었을 때 너무나 맛있어서 충격을 받았어요. 도쿄에서 먹었던 건 치킨난반이 아니었구나 싶을 만큼 차이가 나서요. 규슈 지방 후쿠오카에도 치킨난반을 잘 하는 가게가 많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곳이 바로 ‘봄버키친’입니다.


치킨난반


봄버키친은 후쿠오카 야쿠인에 있는 서민적인 식당입니다. 양식 메뉴 위주로 제공하고, 카레나 나폴리탄 스파게티가 인기 메뉴입니다. 


치킨난반 정식 - 닭튀김 5개(チキン南蛮 5個): ¥1,180


일본에서 치킨난반은 밥반찬으로 먹는 게 일반적이고, 여기서도 정식(밥, 된장국, 샐러드 세트)으로 나옵니다. 메뉴에는 ‘치킨난반 3개~5개(チキン南蛮 3個~5個)’라고 적혀 있고, 닭튀김 개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치킨난반은 크기가 커서 5개를 주문하면 양이 많은데, 저는 항상 5개를 주문해요. ‘치킨난반과 함바그’, ‘치킨난반과 카라아게’처럼 토핑을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주문은 스마트폰으로 하는 방식입니다.


이건 포크진저(ポークジンジャー Pork Ginger)입니다. 일반적인 일식집에서는 쇼가야키(生姜焼き)라고 불리는 돼지고기 생강구이인데요. 봄버키친은 양식집이라서 메뉴명을 양식풍으로 포크진저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포크진저 정식(ポークジンジャー, 돼지고기 생강구이 정식): ¥1,100


가게 위치는 지하철 나나쿠마선 야쿠인오도리역 1번 출구에서 도보 2분, 또는 니시테츠 오무타선 야쿠인역 3번 출구에서 도보 9분입니다. 텐진 시내에서 멀지 않는 거리에 있어요.


다른 소스도 곁들여 드세요!


봄버키친(ボンバーキッチン)
Fukuoka-shi, Chuo-ku, Yakuin 2-2-18
11:30~15:30, 17:30~21:30




후쿠오카 아카사카
로다야노 하카타 짬뽕(黒田屋の博多ちゃんぽん)


로다야노 하카타 짬뽕


다음에 추천하고 싶은 곳은 쿠로다야노 하카타 짬뽕(黒田屋の博多ちゃんぽん)이라는 맛집입니다. 가게 이름에 짬뽕이라는 이름이 들어 있는데요. 여러분, 일본에서 짬뽕을 드셔보셨나요? 일본의 짬뽕은 규슈 지방 나가사키에서 시작된 요리입니다. 원래 ‘찬폰(ちゃんぽん)’이라는 말은 일본어로 ‘여러 가지 재료를 섞은 것’이라는 의미가 있고, 돼지고기나 채소, 해산물 등의 여러 재료들을 볶고 거기에 돼지 뼈와 닭으로 만든 육수를 넣어 끓입니다. 


예전에 한국에서 나가사키 짬뽕이라는 음식을 먹어봤는데, 국물이 살짝 매워서 많이 놀랐어요. 일본 현지의 나가사키 짬뽕은 전혀 맵지 않고 담백한 맛이니까요. 여러분도 혹시 일본에서 짬뽕을 먹을 기회가 있으면 매운 맛을 기대하지 않고 드셔보세요.


참고) 나가사키 짬뽕 원조집 ‘시카이로(四海楼)’의 짬뽕


쿠로다야노 하카타 짬뽕은 짬뽕 맛집이지만, 제가 여기서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짬뽕이 아니에요. 바로 ‘사라우동(皿うどん)’입니다. 사라우동이란 쉽게 말해 국물 없는 짬뽕입니다. 우동이라고 부르지만, 짬뽕 면으로 만들기 때문에 여러분이 생각하는 우동과는 다르답니다. 짬뽕을 간단하게 배달할 수 있도록 국물을 빼고 만든 것이 시초라고 해요. 면발이 굵고 우동처럼 생겨서 우동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아요. 


사라우동(皿うどん): ¥800


나가사키 짬뽕을 판매하는 가게에는 꼭 사라우동도 있어요. 일본에서는 짬뽕 못지않게 지명도가 높은 음식입니다. 나가사키 짬뽕집에서 사람들이 ‘음, 오늘은 짬뽕 먹을까? 아니 사라우동이 나으려나…….’ 이런 식으로 고민하는 것이지요. 마치 한국인이 중국집에서 짬뽕과 짜장면, 어느 쪽을 먹는지 고민하는 것처럼요.


일본인은 야키소바(焼きそば, 볶음면)를 좋아해서 집에서도 가게에서도 자주 먹는데요, 사라우동도 야키소바처럼 국물 없이 먹을 수 있는 게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여기서는 짬뽕보다 사라우동이 취향입니다. 규슈 지방 현지인들은 사라우동에 우스터소스를 뿌려서 먹는다고 하지만, 이건 규슈 지방 출신 사람이 아니라면 설마 하는 레시피이긴 해요.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서도 사라우동에 우스터소스를 뿌려 먹는 현지인 손님을 보고 고로 아저씨가 당황하는 장면이 있었지요. 저도 도전해본 결과, 음…,  저는 도쿄 토박이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식초를 뿌려 먹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어요. 혹시 맛이 궁금한 분은 한번 도전해 보세요!


왼쪽 ‘ソース(소스)’라고 적혀 있는 조미료가 우스터소스입니다.


쿠로다야노 하카타 짬뽕(黒田屋の博多ちゃんぽん)
Fukuoka-shi, Chuo-ku, Akasaka 1-3-14
11:00~14:00, 17:00~19:00(수, 토는 디너 영업 휴무, 일요일 휴무)




후쿠오카 이마이즈미
우오츄(魚忠)


우오츄


일본인에게 “생선이 맛있는 지역은 어디라고 생각하나요?”라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1위는 역시 홋카이도였는데요, 사실 홋카이도는 생선보다 게, 오징어, 성게 등 다른 해산물이 더 맛있는 지역이랍니다. 일본의 북쪽 끝에 위치하고 바다에 한류가 흘러, 갑각류 종류의 해산물이 잘 잡히거든요. 혹시 맛있는 생선이 먹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후쿠오카가 최고라고 생각해요. 남쪽에 위치하고 난류가 흘러오는 후쿠오카는 다양한 생선이 잡히고 맛도 뛰어나니까요. 제가 후쿠오카에서 맛있는 생선을 먹고 싶을 때 가는 맛집이 우오츄(魚忠)입니다.


우오츄 실내


우오츄의 정확한 가게 이름은 ‘田中田式海鮮食堂 魚忠’. ‘타나카다식 해산물 식당 우오츄’인데요, ‘타나카다(田中田)’란 후쿠오카에서 유명한 이자카야입니다. ‘손님이 좋아하는 요리를 취향에 맞게 제공한다’는 콘셉트로 메뉴판에 가격을 써 놓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해요. 음식이 너무 맛있는 걸로 알려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가격을 미리 파악할 수 없어서 마음 편하게 주문하기가 어렵지요(1인당 평균 2만 엔대로 보면 될 듯합니다). 그런 ‘타나카다’가 더 캐주얼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차린 가게가 바로 우오츄랍니다. 10년 전에 비하면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비싸져서 이제 저렴한 가게라고 할 수 없어졌지만, 그래도 믿고 가볼 만한 생선 맛집입니다.


우오츄동


우오츄는 다양한 정식과 돈부리(덮밥)류 메뉴가 있는데, 제가 꼭 추천하고 싶은 건 ‘우오츄동(魚丼, 3,480엔)’입니다. 참치 아키미(붉은살), 참치 나카오치(늑간살), 연어, 도미, 잿방어, 오징어, 우니, 연어알, 계란말이, 오쿠라가 골고루 얹어 나오는 회덮밥인데요. 생선회 하나하나가 정말 신선하고 비주얼도 화려해요. 이곳의 회덮밥류로는 ‘제이타쿠동(ぜいたく丼, 5,980엔)’이라는 것도 있는데요. 제이타쿠동은 연어알, 참치 나카오치, 우니, 세 가지의 해산물이 푸짐하게 얹어 나오는 것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우오츄동이 여러 가지 맛볼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회덮밥 메뉴는 회와 밥을 따로 달라고 부탁할 수 있어요. 터치패널 주문 시 ‘お刺身別盛り’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여러 가지 해산물을 좋아하면 우오츄동을 고르세요!


정식류는 ‘本日のお刺身と選べるメイン膳’라는 메뉴로, 오늘의 회와 메인 반찬을 한두 가지 고르는 방식입니다. 메인메뉴는 고등어구이, 고등어 된장 조림, 가자미조림, 은대구 된장구이, 굴튀김, 전갱이튀김, 새우튀김 등 생선류와 돈가츠, 가라아게(닭튀김), 치킨난반 등 생선이 아닌 음식들이 있어요. 


잿방어 소금 머리구이입니다.

 本日のお刺身と選べるメイン膳, 메인 반찬 하나 고른 경우 1,880엔, 두 개 고른 경우 2,280엔이 됩니다.


참고로 앞서 소개한 타나카다(田中田)가 운영하는 식당이 다른 곳에도 있어요. 왓파 정식당(わっぱ定食堂)이라는 정식집이고요, 텐진(天神)과 게고(警固)에 있습니다. 여기는 생선이 아닌 메뉴들이 많이 있고, 우오츄보다 더 저렴해요. 개인적으로 왓파 정식당의 가지 된장구이, 치킨난반, 돈지루(돼지고기 된장국)를 정말 좋아합니다. 텐진점은 시내에서 가까우니(지하철 텐진미나미역 도보 4분) 시간이 되면 들러보세요.


참고) 왓파 정식당 텐진점


우오츄(魚忠)
Fukuoka-shi, Chuo-ku, Imaizumi 1-18-26
11:30~21:30 (수요일 휴무)



글·사진 | 네모

도쿄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일본인 남자. 서강대학교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한일 양국 요리와 식문화에 정통하고,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라는 철학으로 한국인에게 도쿄 맛집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서 출판한 저서로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텐동의 사연과 나폴리탄의 비밀』 등이 있다.

·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tokyo_nemo/

· 저서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2024년 개정판: 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848532


편집 | 신태진·이주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