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음주] 후쿠오카 사케 여행 3단계로 즐기기

2025-08-27

| Fukuoka |


규슈 최대의 사케 생산지 후쿠오카 사케 여행


관광지나 명소 중심으로 다니던 여행은 이제 한물갔다. 자연스럽게 특정한 관심사나 취미를 중심으로 한 테마 여행의 수요가 절대적으로 높아지는 추세이다. 예전엔 “우동 먹으러 일본 간다”는 말이 부자의 허세처럼 받아들여졌지만, 이젠 진짜 라멘을 먹으러 일본을 가는 게 자연스러운 여행의 형태가 됐다.


그렇다면 후쿠오카는 어떨까. 후쿠오카를 즐기는 여러 테마가 있겠지만, 주당들에게는 특별히 ‘사케’를 추천하고 싶다. 후쿠오카는 규슈 지역 최대의 사케 생산지이면서 사케 전문바와 보틀샵도 많다. 다양한 사케 문화를 경험하기 제격인 것이다 사케를 잘 몰라서 걱정이라면? 안심하고 단계별로 사케를 마시며 사케의 세계를 정복해 보자.


1단계 : 사케 분위기 살피기



코타니슈호(小谷酒舗) 주판점에서 마시는 후쿠오카 사케
 


코타니슈호 외관


코타니슈호는 보틀샵이면서 그 자리에 서서 술을 마실 수 있는 가게로 쇼와 시대인 1950년에 창업한 곳이다. 둥근 외부가 벽돌로 꾸며져 동굴을 연상시키는데, 안으로 들어서면 친근한 공간이 펼쳐진다. 진열된 수백 종의 사케, 벽에 덕지덕지 붙은 안주 메뉴판, 둥근 테이블에 오밀조밀 모여 사케나 맥주 한잔을 마시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직장인들 사이에 서 있자니 일본 영화 속으로 걸어 들어온 것만 같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일본 술. 와인 및 맥주도 판매한다.


코타니슈호는 사케, 맥주, 와인, 위스키를 전부 취급하는 데 주력은 사케다. 전국 각지의 사케를 폭넓게 취급며, 특히 규슈 지방의 사케와 후쿠오카현의 사케가 많다. 가게 안에 스탠딩 테이블이 있어 작은 안주와 더불어 잔술로도 마실 수 있다. 크림치즈, 야키토리, 완두콩, 곱창 등 이자카야 뺨치는 다양한 안주를 갖추고 있고, 주문은 계산대에서 주문하며 바로 정산하는 시스템이다.


벽에 빽빽하게 붙은 안주 메뉴. 카운터에서 사케와 안주를 주문하면 된다.


코타니슈호에서 규슈 지역 최대 사케 생산지인 후쿠오카의 사케를 다양하게 마셔보자. 잔당 가격은 300엔에서 500엔 사이로 저렴한 편이다. 뭘 마셔야 할지 모르겠다면 원하는 스타일을 이야기해 추천을 받을 수도 있다. 간단한 안주에 후쿠오카 사케를 경험하기 좋은 곳이라 사케 정복 여행의 시작으로 좋다. 다양한 사케 이벤트와 시음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한 잔 300~500엔에 가득 채운 사케를 마실 수 있다.

안주로 시킨 풋콩


코타니슈호(小谷酒舗)
주소 Fukuoka, Chuo Ward, Watanabedori, 2 Chome−3−32 三角市場内
전화번호 +81927412924
영업시간 : 월~금 오전 11:00~오후 10:00 / 토요일 오전 11:00~ 오후 9:00 / 공휴일 오후 12:00~오후 19:00 (일요일 휴무)


2단계 : 사케 바에서 본격적으로 마시기



사케 마니아들의 필수 코스
소루리바(ソルリバ)



소루리바


사케 마니아들에게 “후쿠오카에서 딱 한 곳에서만 사케를 마실 수 있다면 어디를 갈 거야?” 하고 묻는다면 열이면 아홉 “소루리바”라고 답할 것이다. 소루리바는 쥬욘다이, 아라마사, 지콘 등의 프리미엄 사케를 비롯해 다양한 사케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사케 전문점이자 이자카야다. 사케를 좋아하고 잘 아는 사람은 물론, 사케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사케의 세계를 탐험하기 좋다. 


프리미엄 사케는 두 번째 잔부터 주문 가능하며 원하는 사케 스타일을 말하면 적당한 사케를 추천해 준다. 달달하며 과일 맛이 나는 사케를 원한다고 했더니 별자리 이름을 딴 아베 양조장의 '베가(거문고자리)’를 추천해 줬다. 상큼하면서 가벼운 탄산감이 일품인 사케였다. 멜론 향이 나고 부드러운 질감에 탄산감도 있어 한국인들에게 인기인 우브스나와 단맛과 감칠맛의 조화가 일품인 프리미엄 사케 아라마시도 꼭 마셔볼 것.


추천 받은 사케, 왼쪽이 아베 양조장의 베가

우브스나 야마다니시키 사케


 사케는 단독으로 마셔도 좋지만, 안주와 함께할 때 더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일본에는 '사케와 요리는 부부'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소루리바에서 안주로 추천하는 메뉴는 오뎅탕이다. 진하고 깊은 맛을 내며 어묵과 무, 곤약, 계란, 토마토 등 구성이 다양해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 또, 신선한 생선의 풍미를 살려주는 사케는 1인 사시미와도 페어링이 좋다.


오뎅 모둠

1인 사시미


소루리바는 공간이 좁고 좌석 수가 적어 예약이 필수이다. 인스타 DM으로 예약할 수 있고, 사장님이 한국어를 할 줄 알아 사케 추천을 받기에도 좋다. 프리미엄 사케와 일반 사케를 취향대로 마음껏 먹어보자.



소루리바(博多酒場 ソルリバ)
주소 Fukuoka, Chuo Ward, Watanabedori, 2 Chome−3−32 三角市場内
전화번호 +819013676031
영업시간: 월~금 오후 6:00~오전 1:00 / 토요일 오후 5:00~ 오전 1:00 / 일요일 오후 3:00~오후 11:00





무제한으로 즐기는 사케 탐험
사보리바(和酒バーSABORIBA)



사보리바

다양한 사케와 일본 술


50종이 넘는 다양한 사케를 즐길 수 있는 사보리바는 프리미엄 사케 라인업도 갖추고 있어 특별한 술을 마시기 좋다. 하지만 사보리바의 가장 큰 장점은 사케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90분 ‘노미호다이’다. 90분에 술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코스이며, 4가지 안주를 포함해 인당 5,000엔이고 2인 이상 예약 시 주문 가능하다. 무제한 코스에는 프리미엄 사케는 포함되어 있지 않고 따로 마시게 될 경우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프리미엄을 먹지 않아도 한국에서 마시려면 비싸게 판매되는 괜찮은 사케들을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 다양한 사케를 탐험하고 싶다면 이만한 선택이 없을 것이다.


추천 받아 마신 사케

정대만 사케로 유명한 후쿠오카현 미이노고토부키 준마이긴조


이곳에서는 정갈한 오토오시를 3종을 가장 먼저 내어주는데 갈 때마다 그 종류는 달라지지만 정갈하고 맛깔스럽다. 간단히 사케 한두 잔을 마실 거라면 오토오시만으로도 충분할 듯하다. 하지만 사보리바에서는 눈앞에서 신선한 생선을 직접 손질해서 만들어주는 참깨 고등어 사시미를 먹어줘야 한다. 기름진 고등어와 고소한 참깨 소스가 잘 어울리고 사케 안주로도 좋다 고소한 옥수수튀김도 달달하고 바삭한 별미이다.


3종의 오토오시

눈앞에서 직접 떠주는 고등어로 만든 참깨 고등어 사시미


사케를 다양하게 탐험하고 싶다면 노미호다이를 즐기는 게 좋지만, 술이 약하거나 많이 마시고 싶지 않다면 잔술로 마셔도 좋다. 3잔을 1,200엔에 즐길 수 있는 세트도 있다.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취향을 설명해서 추천을 받거나 맛있게 먹은 술과 비슷한 것을 추천해달라고 해도 된다. 깊고 진한 맛으로 일본 사케의 정수를 보여주는 나베시마나, 프리미엄 사케, 후쿠오카 지역 사케에 도전해볼 것. 정대만 사케로 유명한 미이노고토부키 준마이긴조 2종도 후쿠오카 사케로 구비되어 비교해 마실 수 있다. 사보리바 역시 자리가 협소하므로 미리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좋다. 예약 창에 노미호다이도 미리 선택해서 예약할 수 있다.


프리미엄 사케인 아라마사와 추천 받아 마신 후쿠오카 사케


和酒バー SABORIBA
주소 2 Chome-12-10 Sumiyoshi, Hakata Ward, Fukuoka, 812-0018 일본
전화번호 +81922834577
영업시간: 월~토 오후 7:00~오전 3:00 (일요일 휴무)


3단계 : 사케 구매하기



나베시마 특약점에서 사케를 먹고 사고
코바 주점(こば酒店)



코바 주점 간판


코바 주점은 사케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저녁에는 내부의 작은 공간을 타치노모리로 운영해 서서 마실 수도 있는 곳이다. 코바 주점은 전통적인 양조 방식을 고수하면서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사케로 유명한 ‘나베시마 사케’ 특약점으로 다양한 종류의 나베시마 사케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다. 특약점이란 특정 사케 양조장과 계약을 맺고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전문 주류점을 뜻하며, 그래서 일반 주류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나베시마의 다양한 사케를 구할 수 있다. 나베시마 생사케 2종을 비롯해 다이긴조, 긴조, 혼죠죠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갖추고 있고 다양한 프리미엄 사케도 있으니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사케를 구매하기 좋다.


 직접 그린 사케와 정보가 귀엽다.

다양한 사케를 구매할 수 있고 와인도 판매한다.


사케 바를 다니며 자신의 취향을 어렴풋이 알았어도 원하는 사케를 만나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그럴 때를 대비해 오후 5시가 넘어서 방문해 보자. 간단한 안주와 함께 구매한 술들을 500엔의 콜키지만 내고 바로 따서 마시거나 잔술을 청해 마실 수 있는 타치노모리가 5시부터 운영되기 때문이다. 여섯 테이블이 있는 작은 타치노모리 공간에서는 덕지덕지 붙어있는 일본어 종이에 놀라게 되는데 전부 안주 메뉴이다. 오징어 만두, 고래, 닭 껍질 폰즈 소스, 훈제 계란, 생베이컨, 건포도 버터, 고등어 등 40여 가지가 넘는 흥미로운 안주 메뉴가 있다. 주류 역시 주인이 엄선한 일본 각지의 맥주, 소주, 사케와 와인을 한 잔에 300~700엔의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 술도 안주도 다양하게 시도하며 페어링을 즐겨보고, 다양한 나베시마를 경험한 뒤 한 병쯤 사가는 걸 추천한다.


나베시마 특약점이라 나베시마 사케가 여러 종류가 있다.

코바 주점 내부


코바 주점(こば酒店)
주소 1 Chome-12-18 Yakuin, Chuo Ward, Fukuoka
전화번호 +81927411504
영업시간: 월요일 오전 10:30~오후 08:00, 화요일~금요일 오후 10:30~오후 11:00, 토요일 : 오후 10:30~오후 10:00




케 여행을 정리하며 마지막 사케 쇼핑
스미요시 슈한(住吉酒販)



 스미요시 슈한


후쿠오카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사케 전문 주류 판매점인 스미요시 슈한은 후쿠오카 사케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좋은 곳이다, 후쿠오카 지역을 비롯해 일본 전역에서 엄선된 고품질의 사케를 판매한다. 총 3층이고, 1층에서는 소츄와 리큐르, 맥주와 전통 음식을, 2층은 사케를, 3층은 와인을 진열해 두었다.


1층에서는 각종 음식과 소츄와 리큐르, 수제 맥주를 판매한다.


스미요시 슈한은 우브스나 특약점으로 최근 일본 현지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규슈 지역의 사케, 우부스나 야마다니시키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브스나는 물과 쌀이 유명한 구마모토의 하나노카주조 양조장에서 만드는 사케로 탄산감이 있고 맛이 화사해 샴페인처럼 마실 수 있다. 2025년 3월 기준으로 2,000엔대의 2 농양과 3,000엔대의 5 농양, 2종의 우브스나가 판매되고 있었다. 농양은 농사 농(農), 빚을 양(釀)을 써서 농양의 숫자가 커질수록 술 양조 시 특별한 방식을 더 많이 사용했다고 보면 된다. 우브스나 역시 호불호 없이 맛있고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사케니 한 병쯤 사볼 만하다. 단, 1인 1병 한정이라 욕심을 많이 낼 수는 없다.


사케를 판매하는 2층


니가타 아베 양조장의 별자리 사케나 교토 사케인 니찌니찌, 나라의 사케인 카제노모리 등 유명한 사케가 많이 있으니 취향껏 골라보자. 사케 바에서 먹어보고 맛있었던 것을 사는 것이 가장 안전하겠지만, 원하는 병이 없다면 직원에게 물어보자. 직원들은 사케에 대한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추천을 해주기에 도움을 받아 원하는 사케를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케 관련 액세서리, 기타 일본 전통 술, 사케와 곁들여 먹으면 좋을 전통 음식도 구매할 수 있다.


스미요시 슈한(住吉酒販 博多本店)
주소 3 Chome-8-27 Sumiyoshi, Hakata Ward, Fukuoka
전화번호 +81922813815
영업시간: 월요일~토요일 오전 9:30~오후 6:30, 일요일 휴무




글·사진 | 김재은(젠젠)

세상의 모든 술을 다 먹어 보고 싶은 여행자. 길 위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재미나게 사는 게 인생 최고의 목표.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크루즈를 타고 바다를 항해한 후 <어쩌다. 크루즈>를 썼고, 크루즈 세계 일주를 천천히 이어가고 있다. 춘자와 <카페, 라다크>를 공저했고 지금은 전 세계를 다니며 마신 술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고 있다.
www.instagram.com/zenzen_cruise/


편집 | 이주호 · 신태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