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kyo |
에도시대(1603년~1868년)에 에도 서민들이 사랑하는 3대 음식이 스시, 텐푸라, 장어였다고 합니다. 여기에 소바(메밀국수)를 더해 ‘에도 4대 음식’이라 부르기도 하는데요. 소바는 그만큼 역사와 인기가 있는 전통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쿄에는 창업 100년이 넘는 노포 소바집이 많이 있는데, 실은 도쿄에도 깔끔하고 모던한 소바를 제공하는 가게가 꽤 있답니다. 이번엔 노포를 제외하고 새로운 소바 식당들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JR시부야역에서 도보 7분 거리에 위치하는 '라이안(雷庵-RYAN-)'. 이곳은 소바를 오마카세(코스 메뉴)로 먹을 수 있는 특이한 맛집입니다.
이곳을 운영하는 TYSONS & COMPANY는 T.Y. HARBOR, CICADA, IVY PLACE, breadworks 등 맛도 분위기도 일류의 음식점을 운영하는 요식업 기업입니다. 원래 브루어리 레스토랑이나 다이닝 바, 멋진 베이커리를 운영해온 기업이지만, 처음으로 일식 장르에 도전한 곳이 바로 '라이안'이랍니다.
가게 분위기는 좋은 의미로 소바집답지 않고, 세련된 느낌입니다. 내부는 석재와 목재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디자인이고, 전체적으로 개방적인 공간이에요. 카운터석, 테이블석, 프라이빗룸까지 있어서 데이트부터 회식까지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카운터석 앞이 오픈키친이라서 셰프가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직원이 수제로 소바면을 만드는 모습
메뉴는 단품 주문도 가능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소바와 각종 일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오마카세 코스요리를 주문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소바 자체의 퀄리티도 높지만, 이곳은 소바 이외의 일식도 참 훌륭합니다. 런치타임에 '런치 쇼트코스'를 먹어봤는데, 그날의 메뉴는 아래와 같습니다.

LUNCH SHORT COURSE(ランチショートコース)
*참다랑어와 아보카도, 타르타르소스와 야마와사비를 곁들여(本鮪とアボカドのタルタル仕立て 山わさび)
*제철 생선의 차완무시 계란찜(旬の魚の茶碗蒸し)
*아귀 텐푸라 이소베마키(鮟鱇天ぷら磯辺巻き)
*소바(蕎麦 *소바 1종 좋아하는 것을 선택)
*발효 버터와 딸기 모나카(発酵バターといちごの最中)
코스내용은 시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런치 쇼트코스는 가격이 5,500. 쇼트코스라고 해도 요리가 다 나올 때까지 1시간 정도 소요되니 시간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가세요. 참고로 런치타임 오마카세 코스(쇼트코스보다 등급이 높은 메뉴)는 7,500엔, 디너코스는 11,000엔 or 14,000엔입니다.

코스요리 메뉴들
소바류는 온소바, 냉보사, 마제소바(라멘이 아니라 메밀소바로 만들어진 비빔소바) 등 10여 종의 메뉴가 있습니다. ‘새우와 야채의 텐푸라 냉소바(海老と野生の天ぷらせいろ)’, ‘실치, 우니, 연어알의 냉 마제소바(シラスと生雲丹とイクラのまぜ蕎麦)’를 골라봅니다.

소바도 이렇게 고급스럽게 나올 수 있습니다.

코스와 별도로 문어회(たこの刺身)를 주문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곳의 문어회는 일품입니다!
니혼슈(日本酒, 사케)와 쇼츄(焼酎, 소주)도 다양하게 준비되고 있으니 술 좋아하는 분이시면 요리와 페어링해 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

디너타임에 단품으로 주문한 요리들입니다.
이곳은 완전 예약제는 아니지만, 항상 손님이 많아서 워크인으로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워크인으로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그래서 미리 예약하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Tabale Check 또는 타베로에서 온라인 예약이 가능합니다.
위치는 JR 시부야역 미야마스자카 출구 도보 7분, 도큐・도쿄 메트로 시부야역 B1출구 도보 2분.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마요네즈 업체인 큐피(KEWPIE) 마요네즈 본사 빌딩 1층에 입점해 있습니다.

디너타임 분위기도 아주 좋습니다.
라이안(雷庵-RYAN-) / 시부야(渋谷)
Tokyo, Shibuya-ku Shibuya 1-4-13 1F
런치 11:00~15:00(L.O.14:00) 디너 17:30~22:30(L.O.21:30) 휴무 없음

모리이로
두 번째로 소개하는 소바집은 ‘모리이로(もりいろ)’입니다. 게이큐선 오모리마치역 앞에 있는 깔끔한 로컬 소바 전문점입니다. 일본에서는 소바면을 반죽할 때 되도록 여분의 재료(밀가루, 녹말 등)을 넣지 않고, 소바 자체의 맛, 풍미,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모리이로는 섬세한 소바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는 소바집입니다.
혹시 일본에서 소바(메밀국수)를 먹을 때 현지 일본인들이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는 모습을 보셨나요? 이건 면을 흡입할 때 공기가 함께 들어가 소바의 풍미를 더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바집에서 그렇게 먹는 건 매너 위반이 아니고, 오히려 맛있게 먹는 방법이자 문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꼭 따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혹시 괜찮으시면 한번 도전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심플한 일본식 판모밀 ‘모리소바(もりそば)’
소바 본래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메뉴가 ’모리소바(もりそば)‘입니다. 모리소바란 아무 토핑을 얹지 않는 냉소바를 말하고, 판모밀 스타일로 제공합니다. 츠유(국물)에 소량의 고명(와사비, 대파)을 넣고, 소바를 찍어 먹어요. 츠유는 맛이 진하니 되도록 면 끝만 찍어 먹는 게 좋습니다. 한국 분들은 메밀국수를 푹 찍어 드시는데 일본 소바는 그렇게 먹으면 너무 짜니 조심하세요.
또, 모리이로의 인기 메뉴는 '니슈모리(二種もり)'입니다. 니슈모리는 모리소바 두 종을 한 접시로 먹을 수 있는 메뉴입니다. 두 종의 소바 원산지, 면발 굵기(굵은 면 / 가는 면)를 비교하며 먹을 수 있습니다. 섬세한 소바 맛의 차이를 잘 느끼면서 먹는 시간은 각별합니다. 소바의 양은 많지 않으니 많이 드시고 싶은 분은 별도로 텐푸라를 추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날마다 산지나 품종이 다른 메밀가루로 만든 소바를 제공해 주십니다.
일본에서는 냉소바뿐만 아니라 온소바도 잘 먹어요. 따뜻한 츠유(국물)에 오리고기와 대파가 들어간 소바를 카모난반이라고 합니다. ‘카모(鴨)’는 ‘오리’, ‘난반(南蛮)’은 대파를 뜻합니다. 오리고기의 기름과 대파의 성질이 몸을 따뜻하게 한다고 해서, 특히 겨울에 인기가 많은 소바입니다. 카모난반 역시 일본 소바집의 기본 메뉴랍니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불교 영향 때문에 고기를 잘 안 먹는 나라였지만, 오리고기는 예외적으로 소바에 넣어서 먹었다고 해요.

따뜻한 오리고기 국물에 찍어 먹는 소바(鴨汁, 카모지루): ¥2,090
이곳의 오리고기 소바는 ’카모지루(鴨汁)‘라는 이름으로, 국물과 면을 별도로 제공합니다. 일반적으로 카모난반은 국물에 소바가 들어 있는 걸로 나오지만, 이렇게 국물과 소바가 별도로 나오는 스타일도 있어요. 국물은 따뜻한 오리고기 국물, 소바는 차가운 면이라서 다소 어중간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츠케멘이나 우동도 그렇게 먹으니 일본에서는 별로 위화감이 없는 것 같아요.
모리이로는 미슐랭 빕그루망, 타베로그 백명점을 받은 맛집이지만, 오모리마치라는낯선 동네에 있어서 맛있지만 웨이팅이 별로 없어 참 고마운 맛집입니다. 디너타임은 Tabale Check에서 온라인 예약이 가능합니다.

식사 마무리에 소바면을 삶은 육수인 ‘소바유(そば湯)’를 드셔보세요. 비타민과 단백질이 풍부하게 녹아진 건강식입니다.
모리이로(もりいろ) / 오모리마치(大森町)
주소 : Tokyo, Ota-ku Omorinishi 5-10-8
영업시간 : 런치 11:30~14:30 디너 17:30~20:30 ※일요일은 런치타임만 영업 (월요일 휴무)

도키소바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곳은 텐푸라 온소바가 맛있는 '도키소바(ときそば)'입니다. 원래 도쿄 회사원의 성지인 신바시에 있던 소바집인데 2023년에 다이몬(大門, 하마마츠초 이웃 동네)으로 이전했어요. 신바시 매장은 타베로그 소바 백명점에 선출된 맛입인데, 다이몬으로 이전한 매장도 평이 아주 좋습니다.
일본의 소바집에서는 사계절 내내 온소바와 냉소바를 모두 판매한답니다. 우동집에서 온우동과 냉우동을 함께 파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메뉴가 ‘정석’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아무래도 날씨가 쌀쌀해지면 자연스레 따뜻한 온소바를 찾게 됩니다.
텐푸라소바(튀김 토핑 소바)는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온소바 메뉴입니다. 바삭한 튀김이 국물에 젖어 식감이 달라지는데, 처음엔 당황스러워도 그 ‘애매한 바삭함’이 묘하게 중독성 있다는 사람도 있어요.

오징어튀김 온소바(いか天そば, 이카텐소바): ¥1,750
보통 텐푸라소바는 새우튀김을 얹어 내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 도키소바의 인기 메뉴인 이카텐소바는 따뜻한 국물에 오징어튀김을 넣고 소바를 찍어 먹는 메뉴입니다. 혹시 따뜻한 국물에 소바면이 담겨 있는 모습이 어색하다면, 여기서 찍어 먹는 ‘온소바’부터 도전해 보시는 게 좋을 거예요. 소바면은 밀가루를 아예 넣지 않고 메밀가루 100%로 반죽하는 '쥬와리소바(十割蕎麦)' 스타일입니다. 소바면의 풍미가 아주 좋아서 먼저 한입은 국물에 찍지 않고 면만 드셔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작고 깔끔한 가게인데, 주방에서 소바를 삶은 모습을 잘 볼 수 있고, 기모노(일본 전통옷)를 입은 직원분이 접객해주셔서 분위기가 좋습니다. 도에이 지하철 다이몬역, 오나리몬역에서 도보 4분 거리에 위치합니다.

식사 마무리로 주는 소바유
도키소바(ときそば) / 다이몬(大門)
주소 :Tokyo, Minato-ku Shibadaimon 1-2-21
영업시간 : 런치 11:30~14:00 디너 17:30~21:00 ※토요일은 런치타임만 영업 (일요일 휴무)
글·사진 | 네모

도쿄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일본인 남자. 서강대학교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한일 양국 요리와 식문화에 정통하고,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라는 철학으로 한국인에게 도쿄 맛집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서 출판한 저서로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텐동의 사연과 나폴리탄의 비밀』 등이 있다.
· 인스타그램 : www.instagram.com/tokyo_nemo/
· 저서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2024년 개정판 : 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848532
| Tokyo |
에도시대(1603년~1868년)에 에도 서민들이 사랑하는 3대 음식이 스시, 텐푸라, 장어였다고 합니다. 여기에 소바(메밀국수)를 더해 ‘에도 4대 음식’이라 부르기도 하는데요. 소바는 그만큼 역사와 인기가 있는 전통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쿄에는 창업 100년이 넘는 노포 소바집이 많이 있는데, 실은 도쿄에도 깔끔하고 모던한 소바를 제공하는 가게가 꽤 있답니다. 이번엔 노포를 제외하고 새로운 소바 식당들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JR시부야역에서 도보 7분 거리에 위치하는 '라이안(雷庵-RYAN-)'. 이곳은 소바를 오마카세(코스 메뉴)로 먹을 수 있는 특이한 맛집입니다.
이곳을 운영하는 TYSONS & COMPANY는 T.Y. HARBOR, CICADA, IVY PLACE, breadworks 등 맛도 분위기도 일류의 음식점을 운영하는 요식업 기업입니다. 원래 브루어리 레스토랑이나 다이닝 바, 멋진 베이커리를 운영해온 기업이지만, 처음으로 일식 장르에 도전한 곳이 바로 '라이안'이랍니다.
가게 분위기는 좋은 의미로 소바집답지 않고, 세련된 느낌입니다. 내부는 석재와 목재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디자인이고, 전체적으로 개방적인 공간이에요. 카운터석, 테이블석, 프라이빗룸까지 있어서 데이트부터 회식까지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직원이 수제로 소바면을 만드는 모습
메뉴는 단품 주문도 가능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소바와 각종 일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오마카세 코스요리를 주문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소바 자체의 퀄리티도 높지만, 이곳은 소바 이외의 일식도 참 훌륭합니다. 런치타임에 '런치 쇼트코스'를 먹어봤는데, 그날의 메뉴는 아래와 같습니다.
LUNCH SHORT COURSE(ランチショートコース)
*참다랑어와 아보카도, 타르타르소스와 야마와사비를 곁들여(本鮪とアボカドのタルタル仕立て 山わさび)
*제철 생선의 차완무시 계란찜(旬の魚の茶碗蒸し)
*아귀 텐푸라 이소베마키(鮟鱇天ぷら磯辺巻き)
*소바(蕎麦 *소바 1종 좋아하는 것을 선택)
*발효 버터와 딸기 모나카(発酵バターといちごの最中)
코스내용은 시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런치 쇼트코스는 가격이 5,500. 쇼트코스라고 해도 요리가 다 나올 때까지 1시간 정도 소요되니 시간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가세요. 참고로 런치타임 오마카세 코스(쇼트코스보다 등급이 높은 메뉴)는 7,500엔, 디너코스는 11,000엔 or 14,000엔입니다.
코스요리 메뉴들
소바류는 온소바, 냉보사, 마제소바(라멘이 아니라 메밀소바로 만들어진 비빔소바) 등 10여 종의 메뉴가 있습니다. ‘새우와 야채의 텐푸라 냉소바(海老と野生の天ぷらせいろ)’, ‘실치, 우니, 연어알의 냉 마제소바(シラスと生雲丹とイクラのまぜ蕎麦)’를 골라봅니다.
소바도 이렇게 고급스럽게 나올 수 있습니다.
코스와 별도로 문어회(たこの刺身)를 주문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곳의 문어회는 일품입니다!
니혼슈(日本酒, 사케)와 쇼츄(焼酎, 소주)도 다양하게 준비되고 있으니 술 좋아하는 분이시면 요리와 페어링해 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
디너타임에 단품으로 주문한 요리들입니다.
이곳은 완전 예약제는 아니지만, 항상 손님이 많아서 워크인으로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워크인으로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그래서 미리 예약하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Tabale Check 또는 타베로에서 온라인 예약이 가능합니다.
위치는 JR 시부야역 미야마스자카 출구 도보 7분, 도큐・도쿄 메트로 시부야역 B1출구 도보 2분.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마요네즈 업체인 큐피(KEWPIE) 마요네즈 본사 빌딩 1층에 입점해 있습니다.
디너타임 분위기도 아주 좋습니다.
모리이로
두 번째로 소개하는 소바집은 ‘모리이로(もりいろ)’입니다. 게이큐선 오모리마치역 앞에 있는 깔끔한 로컬 소바 전문점입니다. 일본에서는 소바면을 반죽할 때 되도록 여분의 재료(밀가루, 녹말 등)을 넣지 않고, 소바 자체의 맛, 풍미,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모리이로는 섬세한 소바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는 소바집입니다.
혹시 일본에서 소바(메밀국수)를 먹을 때 현지 일본인들이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는 모습을 보셨나요? 이건 면을 흡입할 때 공기가 함께 들어가 소바의 풍미를 더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바집에서 그렇게 먹는 건 매너 위반이 아니고, 오히려 맛있게 먹는 방법이자 문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꼭 따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혹시 괜찮으시면 한번 도전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심플한 일본식 판모밀 ‘모리소바(もりそば)’
소바 본래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메뉴가 ’모리소바(もりそば)‘입니다. 모리소바란 아무 토핑을 얹지 않는 냉소바를 말하고, 판모밀 스타일로 제공합니다. 츠유(국물)에 소량의 고명(와사비, 대파)을 넣고, 소바를 찍어 먹어요. 츠유는 맛이 진하니 되도록 면 끝만 찍어 먹는 게 좋습니다. 한국 분들은 메밀국수를 푹 찍어 드시는데 일본 소바는 그렇게 먹으면 너무 짜니 조심하세요.
또, 모리이로의 인기 메뉴는 '니슈모리(二種もり)'입니다. 니슈모리는 모리소바 두 종을 한 접시로 먹을 수 있는 메뉴입니다. 두 종의 소바 원산지, 면발 굵기(굵은 면 / 가는 면)를 비교하며 먹을 수 있습니다. 섬세한 소바 맛의 차이를 잘 느끼면서 먹는 시간은 각별합니다. 소바의 양은 많지 않으니 많이 드시고 싶은 분은 별도로 텐푸라를 추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날마다 산지나 품종이 다른 메밀가루로 만든 소바를 제공해 주십니다.
일본에서는 냉소바뿐만 아니라 온소바도 잘 먹어요. 따뜻한 츠유(국물)에 오리고기와 대파가 들어간 소바를 카모난반이라고 합니다. ‘카모(鴨)’는 ‘오리’, ‘난반(南蛮)’은 대파를 뜻합니다. 오리고기의 기름과 대파의 성질이 몸을 따뜻하게 한다고 해서, 특히 겨울에 인기가 많은 소바입니다. 카모난반 역시 일본 소바집의 기본 메뉴랍니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불교 영향 때문에 고기를 잘 안 먹는 나라였지만, 오리고기는 예외적으로 소바에 넣어서 먹었다고 해요.
따뜻한 오리고기 국물에 찍어 먹는 소바(鴨汁, 카모지루): ¥2,090
이곳의 오리고기 소바는 ’카모지루(鴨汁)‘라는 이름으로, 국물과 면을 별도로 제공합니다. 일반적으로 카모난반은 국물에 소바가 들어 있는 걸로 나오지만, 이렇게 국물과 소바가 별도로 나오는 스타일도 있어요. 국물은 따뜻한 오리고기 국물, 소바는 차가운 면이라서 다소 어중간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츠케멘이나 우동도 그렇게 먹으니 일본에서는 별로 위화감이 없는 것 같아요.
모리이로는 미슐랭 빕그루망, 타베로그 백명점을 받은 맛집이지만, 오모리마치라는낯선 동네에 있어서 맛있지만 웨이팅이 별로 없어 참 고마운 맛집입니다. 디너타임은 Tabale Check에서 온라인 예약이 가능합니다.
식사 마무리에 소바면을 삶은 육수인 ‘소바유(そば湯)’를 드셔보세요. 비타민과 단백질이 풍부하게 녹아진 건강식입니다.
도키소바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곳은 텐푸라 온소바가 맛있는 '도키소바(ときそば)'입니다. 원래 도쿄 회사원의 성지인 신바시에 있던 소바집인데 2023년에 다이몬(大門, 하마마츠초 이웃 동네)으로 이전했어요. 신바시 매장은 타베로그 소바 백명점에 선출된 맛입인데, 다이몬으로 이전한 매장도 평이 아주 좋습니다.
일본의 소바집에서는 사계절 내내 온소바와 냉소바를 모두 판매한답니다. 우동집에서 온우동과 냉우동을 함께 파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메뉴가 ‘정석’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아무래도 날씨가 쌀쌀해지면 자연스레 따뜻한 온소바를 찾게 됩니다.
텐푸라소바(튀김 토핑 소바)는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온소바 메뉴입니다. 바삭한 튀김이 국물에 젖어 식감이 달라지는데, 처음엔 당황스러워도 그 ‘애매한 바삭함’이 묘하게 중독성 있다는 사람도 있어요.
오징어튀김 온소바(いか天そば, 이카텐소바): ¥1,750
보통 텐푸라소바는 새우튀김을 얹어 내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 도키소바의 인기 메뉴인 이카텐소바는 따뜻한 국물에 오징어튀김을 넣고 소바를 찍어 먹는 메뉴입니다. 혹시 따뜻한 국물에 소바면이 담겨 있는 모습이 어색하다면, 여기서 찍어 먹는 ‘온소바’부터 도전해 보시는 게 좋을 거예요. 소바면은 밀가루를 아예 넣지 않고 메밀가루 100%로 반죽하는 '쥬와리소바(十割蕎麦)' 스타일입니다. 소바면의 풍미가 아주 좋아서 먼저 한입은 국물에 찍지 않고 면만 드셔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작고 깔끔한 가게인데, 주방에서 소바를 삶은 모습을 잘 볼 수 있고, 기모노(일본 전통옷)를 입은 직원분이 접객해주셔서 분위기가 좋습니다. 도에이 지하철 다이몬역, 오나리몬역에서 도보 4분 거리에 위치합니다.
식사 마무리로 주는 소바유
글·사진 | 네모
도쿄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일본인 남자. 서강대학교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한일 양국 요리와 식문화에 정통하고,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라는 철학으로 한국인에게 도쿄 맛집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서 출판한 저서로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텐동의 사연과 나폴리탄의 비밀』 등이 있다.
· 인스타그램 : www.instagram.com/tokyo_nemo/
· 저서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2024년 개정판 : 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848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