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여행] 온천 마을 오바마, 짬뽕에서 족욕까지 완벽 코스

2026-07-15


| Nagasaki - Obama |


바다를 품은 온천마을 오바마에서 온천 여행


오바마 온천은 나가사키현 운젠시에 속한 작은 온천마을이다. 나가사키 시에서 하루 세 번 다니는 운젠행 버스를 타면 1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오바마 온천은 일본의 다른 온천과 다르게 산속이 아니라 바닷가에 자리하고 있다. 온천으로서의 역사가 오래된 마을로, 풍부하게 솟아오르는 뜨거운 온천수는 신경통, 류머티스, 위장병 등에 효험이 좋다고 알려져 먼 옛날부터 나가사키에서 배를 타고 오바마 온천으로 치유 여행을 오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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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위치한 오바마 온천마을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대로변에 20군데 가까운 온천 여관이나 호텔이 늘어서 있고, 식당도, 기념품 가게도, 제법 큰 슈퍼나 드럭스토어도 성업 중이며, 온천수의 온도가 뜨거워서 길거리에서도 온천의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현대적으로 깔끔하게 정비된 대로에서 골목 하나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풍부한 자연 속에 오래된 일본식 전통가옥이 늘어선 정겨운 마을 풍경과도 만날 수 있다. 바닷가에는 일본에서 가장 긴 족욕탕이 설치되어 있고, 해안 산책길에서 볼 수 있는 환상적인 노을도 오바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에는 이름 때문에 반짝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핫풋 105(ほっとふっと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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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풋 105


오바마 온천 해변의 마린 파크에 자리하고 있는 족욕탕이다. 길이가 무려 105m나 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갖게 된 곳으로, 일본에 있는 족욕탕 중 가장 길이가 길다. 규모도 크고 이용료도 무료인데 관리가 잘 되고 있어 깨끗하고 쾌적하다.


마린파크에는 온도가 100도 이상 되는 뜨거운 원천이 마치 계단식 논처럼 생긴 암반 위로 철철 흘러넘치고 있는 유바타케(원천)가 자리하고 있는데, 바로 이 온천수가 족욕탕에 물을 공급해 주고 있다. 암반 위에는 온천에 함유되어 있는 각종 미네랄 성분이 축적되어 그 자체만으로도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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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파크의 유바타케(원천) - 미네랄 성분이 암반 위에 계단처럼 쌓였다.


공원 안에 있는 매점에선 온천 달걀 등 증기에 찐 간식과 음료수, 발을 닦을 수 있는 수건 등을 판매하고 있다. 원천 옆에 있는 찜기에 채소나 해산물을 쪄 먹을 수도 있는데, 재료와 도구가 모두 있다면 찜기 자체는 이용료가 무료지만, 대체로 매점에서 파는 재료를 사고 도구를 대여해서 이용한다. 바닷가에 길게 뻗은 족욕탕에 앉아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면 이것보다 더한 힐링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기분이 상쾌해진다. 


보통 거리에 마련된 족욕탕들은 물이 미지근한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원천 바로 옆에 있어서인지 물의 온도가 제법 높아서 만족도가 더욱 올라간다. 원천에서 멀어질수록 온도가 조금은 낮아지므로, 자신에게 맞는 온도인 지점을 찾아가면 좋을 것이다. 또한 원천에서 먼 곳은 혼잡도도 낮아 보다 여유롭게 족욕을 즐길 수 있다.


핫풋 105(ほっとふっと105)
주소 : 905-71 Obamacho Kitahonmachi, Unzen, Nagasaki 854-0514 일본
영업시간 : 오전 10시 ~ 오후 6시



요시초(よしちょ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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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초 외관. 1층은 온천 목욕탕, 2층은 식당이다.


잘 알려진 대로, 일본 짬뽕의 원조는 나가사키이다. 오래전부터 나가사키에서 오바마로 온천 여행을 오는 관광객들이 많았던 만큼, 짬뽕은 1910년대에 이미 오바마에 상륙했다고 한다. 그 뒤로 100년 이상이 지난 지금, 오바마의 짬뽕은 독자적인 진화를 거치며 이 지역의 명물, 즉 소울 푸드로 자리 잡았고, 일본 3대 짬뽕 중 하나로 등극했다.


오바마 사람들에게 오바마 짬뽕도 결국은 나가사키 짬뽕이지 않냐고 말하면 화를 낸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사실 두 지역의 짬뽕은 육수도, 들어가는 건더기의 종류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굳이 따지자면 오바마 짬뽕 쪽이 조금 더 담백하고 해산물이 많이 들어간다는 정도? 하지만 그것도 가게마다 다 특징이 다른 것뿐이고, 전문가조차도 나가사키에서 먹으면 나가사키 짬뽕, 오바마에서 먹으면 오바마 짬뽕이라고 말할 만큼 두 지역 짬뽕에서 큰 차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도 오바마에 왔으니 오바마 짬뽕은 먹어야 하지 않을까. 같은 나가사키현이니만큼 이곳에서도 나가사키 짬뽕이라 칭할 수도 있을 텐데, 굳이 오바마 짬뽕이라고 하는 데에는 뭔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오바마에 산재해 있는 여러 짬뽕집 중 한 곳인 요시초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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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짬뽕과 생선초밥 세트, 사라우동, 그리고 무 샐러드


짬뽕이 가장 대표적이지만, 생선회나 초밥, 소바, 각종 덮밥 등 다양한 식사 메뉴들과 함께 술안주로 적당한 음식까지 즐길 수 있는 요시초는 관광객들에겐 오바마 짬뽕을 맛볼 수 있는 곳이고, 현지인들에겐 평범한 식당이자 술집으로서도 사랑받는 곳이다. 생선초밥과 오바마 짬뽕으로 이루어진 세트 메뉴와 사라우동, 그리고 무 샐러드를 주문, 시원한 맥주도 곁들였다. 먼저 상큼한 무 샐러드로 입맛을 돋운다. 초밥 맛은 평범하고 짬뽕과 사라우동은 정말 맛있다.


왜 오바마 짬뽕이 나가사키 짬뽕보다 담백하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요시초의 오바마 짬뽕은 자가제면을 할 때 오바마의 온천수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인데, 쫄깃하고 탄력 있는 면은 씹는 맛이 정말 좋다. 진하지만 깔끔한 육수에 듬뿍 들어간 다양한 종류의 채소와 해산물들이 감칠맛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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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짬뽕


얇은 튀긴 면 위에 걸쭉한 앙가케 소스를 뿌려주는 사라우동 또한 기대보다 훨씬 맛있었다. 오독오독 씹히는 튀긴 면이 소스를 흡수하면서 부드러워지는 변화의 과정도 재미있다. 짬뽕과 같은 재료를 넣고 만든 소스 역시 감칠맛이 풍부하다. 거기에 살짝 우스터 소스를 더하면 B급 미식의 맛 완성이다.


요시초는 2층은 식당, 1층은 온천 목욕탕 시설로 운영되고 있는데, 식사를 한 사람들은 이곳의 온천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요시초(よしちょう)
주소 : 905-32 Obamacho Kitahonmachi, Unzen, Nagasaki 854-0514 일본
영업시간 : 오전 11시 ~ 오후 4시 / 오후 5시~ 오후 9시
가격 : 오바마 짬뽕, 사라우동 각 960엔



카리미즈앙(刈水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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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가까이 된 고민가를 개조한 카리미즈앙. 올라가는 길에 있는 오바마 명물 차가운 탄산 온천


카리미즈앙은 바다와 반대 방향으로 약간 언덕을 올라간 곳에 자리한 자그마한 공방 겸 전시장 겸 공예품 숍 겸 카페다. 바닷가 대로변의 온천과 각종 상업 시설들이 즐비한 거리에서 한 블럭 안으로 들어가면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좁고 경사진 골목길과 양 옆으로 늘어선 집들, 그리고 푸르른 뒷산을 바라보며 걷다가 오바마의 명물 중 하나인 차가운 탄산 온천 ‘카리미즈’를 지나쳐 ‘이런 곳에 카페가 있다고?’라는 생각이 들 만큼 제법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 골목을 빠져나가면 드디어 카리미즈앙이 나타난다. 중간 중간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으므로 길을 잃을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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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미즈앙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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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전시 겸 판매장이다.


카리미즈앙은 지어진 지 거의 100년 가까이 된 목조 주택을 개조해 만든 곳으로, 일부는 공방과 갤러리로 이용되고, 본채 1층에서는 국내외 공예 작가들의 작품이나 소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서 판매되는 도자기 그릇을 비롯한 각종 작품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 마치 전시장에라도 온 듯 이것저것 구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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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카페 공간


가파른 계단을 올라간 본채 2층은 카페 공간이다. 삐그덕삐그덕 소리가 나는 마룻바닥이 정겹다. 창문을 통해 나가사키의 마을 풍경과 바다가 보인다. 키가 낮은 가구들이 센스 있게 배치되어 있다. 카페라기보다는 어느 가정집의 거실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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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천장과 낮은 가구, 커피 한잔과 함께 즐기는 오바마의 풍경


주문한 음료와 디저트는 맛있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고즈넉한 분위기의 찻집에서 산과 바다를 품고 있는 오바마의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은 그저 힐링이다. 이런 위치에 있는 이런 집이 이렇게 멋진 공간으로 변신할 수 있다니. 오래된 것의 재생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가장 좋은 사례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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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가다운 복도


카리미즈앙(刈水庵)
주소 : 1011 Obamacho Kitahonmachi, Unzen, Nagasaki 854-0514 일본
영업시간 : 인스타그램에 매달 영업일을 게시. @karimizuan



카레 라이프(カレーライ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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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 라이프. 8석 정도의 자그마한 가게다.


오바마 온천가의 마린 파크 바로 길 건너에 있는 자그마한 로컬 카레 전문점이다. 따스한 분위기의 원목 카운터 테이블 두 개에 최대 8명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


요리엔 채소, 해물류, 온천수에 이르기까지 최대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사용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매운 맛은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화학조미료 무첨가는 기본이고, 발효 기법까지 가미한 특별한 카레를 제공한다. 정통 일본식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한 인도식도 아닌, 마치 창작 요리 같은 카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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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종류의 카레와 강황밥과 수제 콜라


고정된 메뉴 없이 주마다 2~3종류 다른 카레를 마련한다. 주문 시에는 밥의 양과, 카레를 몇 종류 담을 것인지 결정하면 된다.


방문했던 시기에는 채소 카레, 정어리 그린 카레, 매실을 가미한 포크 카레가 메뉴에 올라 있었고, 당연히 세 종류를 모두 담도록 주문했다. 각각의 카레는 맛의 차이가 아주 뚜렷했고, 많이 맵지 않아서 부담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어디에서도 맛본 적 없는 특별한 카레의 맛에 노란 강황밥이 주는 비주얼, 그리고 함께 제공되는 약간의 반찬들과의 조화까지, 무엇 하나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한 그릇이었다.


이곳은 커피도 직접 배전하고, 탄산음료와 라씨도 수제로 만든다. 이런 곳에서 수제 콜라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할 일. 꼭 음료도 추가해 함께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카레 도시락을 테이크아웃으로도 판매하는데, 이곳에서 도시락을 사서 길 건너 핫풋105에서 족욕을 즐기며 먹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단, 점심시간에만 문을 연다는 걸 잊지 말자.


카레 라이프(カレーライフ)
주소 : 905-29 Obamacho Kitahonmachi, Unzen, Nagasaki 854-0514 일본
영업시간 : 오전 11시30분 ~ 오후 14시30분 라스트 오더 / 목요일, 금요일 정기 휴무(부정기 휴일는 인스타그램 공지)
가격 : 카레 1종류 1600엔, 2종류 1800엔, 3종류 2200엔



오렌지 베이(オレンジベ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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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베이


오바마 온천에서 가장 바다 가까운 곳에 위치한 온천 호텔이다. 모든 객실이 바다를 향하고 있는 오션뷰에, 모든 객실에 온천 카케나가시(온천수를 여과해 재사용하지 않고 계속 흘려보내는 방식) 노천탕이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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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룸 | 사진 출처: 오렌지 베이 홈페이지


본관 건물은 연식이 좀 있는 구축이지만, 몇 년 전 리모델링을 진행해 객실 상태는 상당히 깨끗하고 쾌적하며, 다른 일본 호텔에 비해 많이 널찍하다. 침대도 큼직하고, 화장대 겸 책상에 테이블까지 다 갖춰져 있는데, 캐리어를 펼쳐놔도 전혀 좁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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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스에 설치된 널찍한 노천탕


창밖으로 펼쳐진 오션뷰도 최고다. 제법 커다란 노천탕이 설치되어 있는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오바마의 앞바다 풍경은 황홀 그 자체다. 나가사키시와 운젠시 사이의 타치바나만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에 앉아 차를 마시면 그 어떤 오션뷰 카페도 부럽지 않다. 또한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 온천은 그야말로 극락 체험이다. 오바마 온천의 훌륭한 수질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다. 


오렌지 베이의 숙박엔 조식이 포함되어 있어서, 체크인할 때 지정한 시간이 되면 아침식사를 방으로 가져다준다. 간단하지만 알찬 구성의 서양식 조식도 이 숙소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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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스에서 보이는 오바마 앞바다


호텔 1층에는 오바마와 나가사키 현의 특산물들을 구입할 수 있는 기념품 상점이 있는데, 숙박자에겐 할인 쿠폰을 나눠준다. 구색도 다양하고, 온천 달걀도 먹을 수 있다.


오렌지 베이(オレンジベイ)
주소 : 20-3 Obamacho Marina, Unzen, Nagasaki 854-0517 일본




글·사진 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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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차 일본 만화 번역가. 18년차 일본 여행 초보자. 28년차 기혼자. 일본어를 읽는 데 지치면 일본어를 말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나는 게 삶의 낙인 고양이 집사. 그저 설렁설렁 일본을 산책하는 게 좋다.
『걸스 인 도쿄』 『도서 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공동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