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쇼핑] 타이중을 좀 더 깊숙하게 여행하는 법, 네 곳의 문화 공간

2026-08-04


| Taichung |


대만 타이중에서 즐기는 문화 공간


대만 제2의 도시 타이중은 천혜의 자연과 개성 넘치는 골목, 미각을 사로잡는 먹거리까지 여행자를 끌어당기는 매력이 넘치는 도시이다. 다양한 매력 중에서도 타이중을 진짜 특별하게 만드는 건 다양한 도시재생사업과 문화시설 확충으로 조성된 문화 공간이다. 오래된 건물과 부지를 되살리며 탄생한 박물관, 도서관, 미술관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녹아든 곳으로 타이중 사람들의 일상과 감성을 한층 깊이 경험할 수 있다. 여행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타이중만의 문화 공간 네 곳을 차례로 방문해보자.


타이중 그린 뮤지엄브러리(Taichung Green Museum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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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 그린 뮤지엄브러리


타이중 그린 뮤지엄브러리는 타이중 최초로 미술관과 도서관을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이다. 2024년 12월 13일 문을 열었으며,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일본 건축 스튜디오 SANAA가 대만에서 처음 선보인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수이난 경제무역단지 내 센트럴 파크 북측에 자리한 이곳은 약 1만 7천 평 규모를 자랑한다. ‘뮤지엄브러리’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이 공간은 시립미술관과 공공도서관을 하나의 지붕 안에 아우른다. 외관은 독립된 8개의 건물처럼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통로와 철제 계단, 스카이브리지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건물 곳곳에 설치된 넓은 유리창 덕분에 자연광이 실내 깊숙이 스며들고, 공원의 녹지가 시야를 채워 마치 자연 속에 머무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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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 그린 뮤지엄브러리의 도서관.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은 공간이다.


도서관은 이용자 연령에 따라 공간을 세분화했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을 위한 열람 공간이 각각 마련되어 있으며, 특히 1층 어린이 열람실은 야외 활동 공간과 자연스럽게 연결돼 가족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어린이·청소년 대상 만화책과 외국어 서적 컬렉션도 풍부하며, 한국어 도서도 일부 비치되어 있다. 약 46만 권의 종이책을 소장하고 있으며, 전체 소장 자료는 약 100만 점에 달한다. 콘센트와 스터디 공간, 정수기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여행 중 잠시 업무를 보거나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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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으로 디자인된 내부


미술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6개 층을 수직으로 연결한 높이 27m의 전시 공간은 대만 미술관 가운데 가장 높은 규모를 자랑한다. 총 5개의 전시실에서는 다양한 기획전과 현대미술 전시가 열려 문화적 영감을 채우기에 충분하다.


건물 밖으로 나오면 넓은 잔디밭과 예술 설치 작품, 휴식 공간이 펼쳐진다. 따뜻한 햇살 아래 책을 읽거나 가벼운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좋다. 바쁜 일정에 지친 여행자라면 하루쯤 이곳에 머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보길 추천한다. 1층에는 무료 사물함도 마련되어 있어 짐 걱정 없이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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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공간에서 피크닉하는 사람들


타이중 그린 뮤지엄브러리(Taichung Green Museumbrary)
주소 : No. 2201號, Zhongke Rd, Guangfu Village, Xitun District, Taichung City, 대만 407
전화번호 : +886424225101
영업시간 : 화요일~토요일 오전 8시 30분~오후 9시 / 일요일 오전 8시 30분~오후 5시 30분(월요일 휴무)
홈페이지 : www.library.taichung.gov.tw



타이중 문화창의산업단지(文化部文化資產園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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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외관(출처 : 공식 페이스북)


타이중역 북쪽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타이중 문화창의산업단지는 과거 일본 식민지 시절 운영되던 양조장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2002년 대만 문화부 산하 창작 단지로 재탄생한 이후, 타이중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단지에 들어서면 붉은 벽돌 창고와 녹슨 철골 구조물, 수십 년 세월을 견딘 나무들이 어우러진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총 16개 건물이 역사적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약 1만 2천평 규모의 넓은 공간 곳곳에 과거 산업 유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낡은 공장 건물은 전시장으로, 창고는 공연장으로, 야적장은 야외 행사 공간으로 활용되며 도시 재생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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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작품


그만큼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과거를 지우지 않고 새로운 문화와 공존하게 했다는 점이다. 빛이 바랜 벽면과 오래된 구조물 위로 현대적인 벽화와 설치미술이 더해져 산업유산 특유의 분위기와 예술적 감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덕분에 단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야외 전시장처럼 느껴진다. 단지 내에는 디자인 숍, 공방, 갤러리, 전시 공간이 자리하고 있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대만의 독립 출판사와 수공예 브랜드, 인디 음악가, 타이포그래피 작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 현지 창작 문화를 가까이에서 경험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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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 설치된 전시작품


이들이 운영하는 팝업 스토어에서는 타이중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개성 있는 기념품도 찾아볼 수 있다. 주말이면 플리마켓과 거리 공연이 열리며 더욱 활기를 띤다. 핸드메이드 세라믹, 천연 염색 패브릭, 독립 만화, 수제 활판 인쇄 엽서 등 독창적인 디자인 제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예술과 디자인, 로컬 문화를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반나절쯤 여유롭게 머물러 보길 추천한다. 오래된 건물 사이를 거닐며 감각적인 상점들을 둘러보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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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의산업단지 벼룩시장에서 파는 물건들(출처 : 공식 페이스북)


타이중 문화창의산업단지
주소 : No. 362號, Section 3, Fuxing Rd, Changchun Village, South District, Taichung City, 대만 402
전화번호 : +886422177777
영업시간 : 화요일~일요일 오전 9시~오후 5시 (일요일 휴무)
홈페이지 : www.boch.gov.tw



국가만화박물관(國家漫畫博物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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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본 만화 박물관. 야외도 아름답다.


2023년 말, 비교적 최근에 문을 연 국가만화박물관은 1937년에 지어진 옛 타이중 형무소 관사 건물을 개조하여 만든 독특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건물들이 여러 채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각 테마가 다르다. 들어갈 때 QR코드 접속 후 간단한 정보를 입력하고 직원에게 보여주면 손에 도장을 찍어주는데 그게 입장표이고, 무료 입장이다.


개관 이후 방문객의 절반은 만화 팬이 아니라고 말하는 박물관 관계자의 말처럼 많은 이들이 비단 만화 때문만 아니라 건물 자체가 지닌 매력 때문에 이곳을 방문한다. 일본 식민지 시기의 아름다운 목조 건물과 조용한 분위기, 만화와 애니메이션 전시가 어우러지며 새로운 문화관광 명소로 자리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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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만화 원본과 대만 해적판을 비교해 볼 수 있다.


1937년 건립된 무덕전, 1915년 건립된 관사 건물, 옛 감옥 목욕탕 등 다양한 역사 건축물이 남아 있는데 특히 과거 감옥 목욕탕을 개조한 공간인 제5전시관이 가장 큰 사랑을 받는다. 당시 직원들이 사용하던 일본식 목조 공중 목욕탕을 실제로 사용해 일제시대 대만의 목욕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를 진행 중이다. 남탕에는 기린 조형물이 있고 목욕을 체험하는 콘셉트로 볼풀장이 있어 특히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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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작품


또한 내부에는 과거 만화 대여점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공간이 있어 방문객들은 무료로 만화를 꺼내 읽을 수 있다. 특히 해적판 일본 만화 코너가 눈길을 끈다. 어린 시절 만화 대여점을 오가며 만화를 봤던 중장년 층에게는 향수를 자극하고 웹툰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이제는 볼 수 없는 과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1966년 대만 정부의 출판 규제로 인해 자국 만화 제작이 어려워지자 출판사들이 일본 만화를 불법 복제해 판매해 왔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1950년부터 2020년까지 발행된 만화잡지들을 모아둔 전시실도 있어 대만 만화의 발전사를 살펴볼 수도 있다. 대만 만화를 잘 몰라도 그림과 만화를 그 자체로 즐기면서 감상할 수 있다. 만화를 좋아한다면 한 번 방문해도 좋을 곳이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사진 찍으면서 산책하면서 그림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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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사이 사이에 거대한 나무를 만날 수 있다.


국가만화박물관(國家漫畫博物館)
주소 : No. 33號, Linsen Rd, Limin Village, West District, Taichung City, 대만 403
전화번호 : +886423710360
영업시간 :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월요일 휴무)
홈페이지 : www.ntmc.gov.tw



타이중 국립대만문학관(國立臺灣文學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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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만문학관 전시관 외부, 나무 의자와 돌 의자가 있어 잠시 밖에서 앉아 쉴 수도 있다.


타이중 시내를 걷다 보면 고풍스러운 서양식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일제강점기인 1934년 완공된 이 건물은 바로크와 르네상스 양식이 혼합된 곳으로 대만에 주재하던 일본 경찰서장 관사 및 경찰 숙소였다. 현재는 대만 문학의 역사를 보존하는 국립대만문학관으로 탈바꿈했다. 과거 식민 통치를 상징하는 경찰들의 관사가 오늘날에 시민과 여행객을 위한 예술과 휴식의 공간으로 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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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998403fddf2f.png일제 시대 원래의 창틀과 목재, 천장이 그대로 남아있는 전시관 내부


건물 자체가 이미 하나의 전시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부에 들어서면 높은 천장과 목재, 일제 시대 원래의 창틀과 계단 구조가 보존되어 있어, 공간을 걸으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전시는 대만 원주민 구전 문학을 포함한 선사 시대부터, 일제강점기 대만 지식인들이 민족 정체성을 문학으로 지켜낸 역사, 1949년 중국 본토에서 넘어온 작가들이 이식된 문화, 현대 디지털 문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기의 대만 문학을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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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시간을 선사하는 국립대만문학관의 반얀트리 나무


또한, 현대적 전시 기술을 접목해 디지털 인터랙티브 전시와 영상 아카이브를 함께 운영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다만 이곳의 가장 큰 단점은 전시가 오로지 중국어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내용을 살펴보려면 중국어를 하지 않는 한 번역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보니 전시 자체를 즐기기가 쉽지는 않다. 그렇지만 중앙에 자리한 카페에서 고풍스러운 건물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고 특히 건물 밖에 커다란 반얀트리 나무의 기운이 마음에 큰 평안함을 안겨준다. 무료 입장이니 부담 없이 들러보는 것도 괜찮다.


국립대만문학관(國立臺灣文學館)
주소 : No. 38號, Lequn St, Guangmin Village, West District, Taichung City, 대만 403
전화번호 : +886422240875
영업시간 :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월요일 휴무)
홈페이지 : www.tlm.taichung.gov.tw




글·사진 | 김재은(젠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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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술을 다 먹어 보고 싶은 여행자. 길 위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재미나게 사는 게 인생 최고의 목표.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크루즈를 타고 바다를 항해한 후 <어쩌다. 크루즈>를 썼고, 크루즈 세계 일주를 천천히 이어가고 있다. 춘자와 <카페, 라다크>를 공저했고 지금은 전 세계를 다니며 마신 술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고 있다.

 <어쩌다, 크루즈>  www.aladin.cx?ItemId=257441742o.kr/shop/wproduct.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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