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ice |
니스의 문화를 맛볼 수 있는 흥미로운 공간들
니스는 휴양지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래서 해변을 거닐고, 맛있는 걸 먹고 마시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만 여기기 쉽다. 하지만 니스에도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앙리 마티스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은 그 아름다움에 반해 니스에서 장기간 체류하며 작품 활동을 했는데, 그들의 정신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이번에는 니스에서 주요 미술관과 박물관을 제외하고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해 보려 한다.
디스틸러리 르 바드루예르(Distillerie Le Vadrouilleur) |

디스틸러리 르 바드루예르
디스틸러리 르 바드루예르는 니스 항구 근처의 소규모 증류소이다. 본점은 라벤더 산지로 유명한 소(Sault)라는 도시에 있는데, 라벤더를 재배하고 라벤더 오일도 증류하던 가업을 진(Gin) 증류소로 확장한 곳이다. ‘진’은 주니퍼 베리를 비롯한 다양한 허브와 과일 등으로 주정(알코올)에 향을 입힌 술이다. 누구나 한 번은 들어봤거나 마셔봤을 ‘진 토닉’이 바로 ‘진’을 기주로 쓰는 칵테일이다.

진 증류에 사용되는 다양한 허브들
디스틸러리 르 바드루예르의 매력은 미리 워크숍 신청을 하면 나만의 진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상품이 진열된 증류소 입구를 지나 내부로 들어서면 꽤 널찍한 공간에 앙증맞은 증류기가 여러 대 늘어서 있는데, 바로 그 증류기를 이용해 진을 만들 수 있다. 증류기 앞에 앉아 있으면 중세 시대의 연금술사가 된 기분이 든다.

소형 증류기
진 만들기 워크숍은 대략 2시간 정도로, 처음엔 양조사로부터 진이라는 술과 증류의 원리에 관해 설명을 듣는다. 젊은 양조사가 영어에도 능숙해 우리는 영어로 워크숍을 진행하면 된다. 그러고 나서 증류소에 구비된 30종의 허브와 과일 중 원하는 것을 골라 베이스가 되는 술과 함께 증류를 하면, 나만의 진이 완성된다. 증류된 알코올이 흘러나오는 걸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엇보다 모든 과정을 양조사가 곁에서 지켜보며 도와주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은 없어 성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흔히 체험할 수 있는 ‘향수 만들기 워크숍’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만든 걸 마실 수 있다는 차이가 있지만.

시음, 시향 등 다양하게 참여하게 된다.
워크숍은 혼자서, 혹은 둘이서 신청할 수 있으며 1인은 85유로, 2인은 합쳐서 120유로의 비용이 든다. 증류한 진은 양조사와 함께 도수 40%로 희석하여 500ml의 병으로 담아온다. 24시간 정도는 냉장고에 놔뒀다가 마시면 좋다고 하니 숙소에 미니바 냉장고가 있다면 바로 넣어두자. 워크숍 예약은 디스틸러리 르 바드루예르의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바가 아니라 술을 사 마실 수는 없지만, 워크숍 이후나 오픈 시간에 워크인으로 방문하여 이곳에서 제조하는 술을 구매할 수는 있다. ‘미스텔로 진’ 등 대표 제품은 패키지도 예쁘고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술이라 선물용으로도 좋다. 니스의 작은 증류소에서 향기의 나라 프랑스답게 향기를 입힌 나만의 술을 만드는 특별한 체험을 해 보자.

증류소에서 판매하는 주류. 잔도 판매한다.
디스틸러리 르 바드루예르(Distillerie Le Vadrouilleur)
주소 : 13 Rue Bavastro, 06300 Nice, 프랑스
워크숍 운영 : 목~일 14:30, 17:00
샤를 네그르 사진미술관(Musée de la Photographie Charles Nègre) |

샤를 네그르 사진미술관의 본관, 별관 입구
니스 구시가지 꽃시장 인근에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반길 문화공간이 있다. 바로 샤를 네그르 사진미술관이다. 19세기 남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한 사진가 샤를 네그르의 이름을 따 온 이곳은 옛 변전소 건물을 전시장으로 개조했다. 본관과 별관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본관에서는 국제적인 사진가들의 기획 전시를, 별관에서는 니스 등 지역 중심의 사진가들의 전시를 선보인다.

사진미술관 내부
샤를 네그르 사진미술관으로 들어가면 온통 검게 칠해진 2층 구조의 내부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사진 작품과 핀 조명 위주로 공간을 채워 감상의 집중도를 높이고, 크레인 등 옛 변전소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겉에서 보기보다 의외로 공간이 넓으며, 구석구석 작품들이 배치되어 있으니 꼼꼼히 돌아보도록 하자. 전시마다 보통 80점 내외의 작품을 선보인다고 한다.

전시실 2층
2층으로 올라가면 사무실이나 서재 같은 방이 하나 있는데, 이곳만 실외로부터 빛이 들어와 다른 전시공간과 대조적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수많은 사진집과 사진 관련 서적이 책장에 꽂혀 있다. 자유롭게 책을 열람하며 앉아 있다 갈 수도 있으니, 이 또한 사진을 좋아하는 여행자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요소다.

사진 관련 서적은 자유롭게 열람이 가능하다.
본관에서 전시를 감상한 후에는 밖으로 나와 바로 옆 별관도 잊지 말고 감상하도록 하자. 시립 전시관이라 입장료도 그리 비싸지 않고, 전시 자체도 단순히 ‘예쁜 사진’이 아닌 주제가 확실한 ‘작품 사진’ 위주라 관람할 가치가 있다. 본관과 별관 전체를 천천히 돌아보는 데는 한 시간이면 충분하니 구시가지를 돌아다니다가 시간이 좀 남을 때 찾아가면 좋다.

좀 더 작은 규모의 전시실 별관
샤를 네그르 사진미술관(Musée de la Photographie Charles Nègre)
주소 : 1 Pl. Pierre Gautier, 06300 Nice, 프랑스
입장료 : 성인 기준 5유로(26.07 현재)
관람 시간 : 화~토 10:00~12:30, 13:30~18:00 (토요일은 점심시간 없음. 월요일 휴관)
리브레리 장 조레스(Librairie Jean Jaurès) |

리브레리 장 조레스
리브레리 장 조레스는 니스 구시가지 입구 대로변 쪽에 위치해 오며가며 눈에 잘 띄는 서점이다. 전신인 바르마 서점이 1856년에 문을 연, 니스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다. 실제로 니스가 현재처럼 프랑스령이 아닌 이탈리아에 속해 있을 때 문을 열었으니, ‘프랑스 니스’보다도 역사가 오래된 셈.
매장 자체는 긴 역사에 비해 굉장히 세련되고 깔끔하다. 2010년 현재의 자리로 확장 이전했기 때문이다. 입구로 들어서면 우선 남프랑스 여행 및 사진 서적, 요리 서적, 각종 회화‧디자인 서적들이 배치되어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프랑스인들이 좋아하는 추리, 스릴러 소설이 전면 배치되다가 통로를 통해 안으로 들어갈수록 문학과 논픽션, 전문서적들이 빽빽하게 나타난다. 물론 대부분은 불문 서적이고,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 지역 소개 주제의 책들은 영문판이 비치되어 있다.

리브레리 장 조레스가 특화된 분야는 아동과 청소년 책이다. 매장 가장 안쪽이 전부 아동‧청소년 서가로 그림책들도 많아 상대적으로 언어의 제약이 적다. 프랑스어를 모르는 여행자로서는 여행과 요리, 디자인 책과 더불어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기 좋은 그림책을 한두 권 골라보면 좋겠다.

문학 서가와 아동·청소년 서가
리브레리 장 조레스(Librairie Jean Jaurès)
주소 : 2 Rue Centrale, 06300 Nice, 프랑스
영업시간 : 09:00~19:00(일, 월 휴무)
취재 협조 | 프랑스 관광청,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관광청
글·사진 | 신태진

브릭스 매거진의 에디터. 『진실한 한 끼』『꽃 파르페 물고기 그리고 당신』를 냈고, 『홍콩단편, 어쩌면 익숙한 하루』를 함께 썼다.
https://litt.ly/ecrire_lire_vivre
| Nice |
니스의 문화를 맛볼 수 있는 흥미로운 공간들
니스는 휴양지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래서 해변을 거닐고, 맛있는 걸 먹고 마시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만 여기기 쉽다. 하지만 니스에도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앙리 마티스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은 그 아름다움에 반해 니스에서 장기간 체류하며 작품 활동을 했는데, 그들의 정신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이번에는 니스에서 주요 미술관과 박물관을 제외하고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해 보려 한다.
디스틸러리 르 바드루예르
디스틸러리 르 바드루예르는 니스 항구 근처의 소규모 증류소이다. 본점은 라벤더 산지로 유명한 소(Sault)라는 도시에 있는데, 라벤더를 재배하고 라벤더 오일도 증류하던 가업을 진(Gin) 증류소로 확장한 곳이다. ‘진’은 주니퍼 베리를 비롯한 다양한 허브와 과일 등으로 주정(알코올)에 향을 입힌 술이다. 누구나 한 번은 들어봤거나 마셔봤을 ‘진 토닉’이 바로 ‘진’을 기주로 쓰는 칵테일이다.
진 증류에 사용되는 다양한 허브들
디스틸러리 르 바드루예르의 매력은 미리 워크숍 신청을 하면 나만의 진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상품이 진열된 증류소 입구를 지나 내부로 들어서면 꽤 널찍한 공간에 앙증맞은 증류기가 여러 대 늘어서 있는데, 바로 그 증류기를 이용해 진을 만들 수 있다. 증류기 앞에 앉아 있으면 중세 시대의 연금술사가 된 기분이 든다.
소형 증류기
진 만들기 워크숍은 대략 2시간 정도로, 처음엔 양조사로부터 진이라는 술과 증류의 원리에 관해 설명을 듣는다. 젊은 양조사가 영어에도 능숙해 우리는 영어로 워크숍을 진행하면 된다. 그러고 나서 증류소에 구비된 30종의 허브와 과일 중 원하는 것을 골라 베이스가 되는 술과 함께 증류를 하면, 나만의 진이 완성된다. 증류된 알코올이 흘러나오는 걸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엇보다 모든 과정을 양조사가 곁에서 지켜보며 도와주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은 없어 성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흔히 체험할 수 있는 ‘향수 만들기 워크숍’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만든 걸 마실 수 있다는 차이가 있지만.
시음, 시향 등 다양하게 참여하게 된다.
워크숍은 혼자서, 혹은 둘이서 신청할 수 있으며 1인은 85유로, 2인은 합쳐서 120유로의 비용이 든다. 증류한 진은 양조사와 함께 도수 40%로 희석하여 500ml의 병으로 담아온다. 24시간 정도는 냉장고에 놔뒀다가 마시면 좋다고 하니 숙소에 미니바 냉장고가 있다면 바로 넣어두자. 워크숍 예약은 디스틸러리 르 바드루예르의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바가 아니라 술을 사 마실 수는 없지만, 워크숍 이후나 오픈 시간에 워크인으로 방문하여 이곳에서 제조하는 술을 구매할 수는 있다. ‘미스텔로 진’ 등 대표 제품은 패키지도 예쁘고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술이라 선물용으로도 좋다. 니스의 작은 증류소에서 향기의 나라 프랑스답게 향기를 입힌 나만의 술을 만드는 특별한 체험을 해 보자.
증류소에서 판매하는 주류. 잔도 판매한다.
샤를 네그르 사진미술관의 본관, 별관 입구
니스 구시가지 꽃시장 인근에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반길 문화공간이 있다. 바로 샤를 네그르 사진미술관이다. 19세기 남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한 사진가 샤를 네그르의 이름을 따 온 이곳은 옛 변전소 건물을 전시장으로 개조했다. 본관과 별관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본관에서는 국제적인 사진가들의 기획 전시를, 별관에서는 니스 등 지역 중심의 사진가들의 전시를 선보인다.
사진미술관 내부
샤를 네그르 사진미술관으로 들어가면 온통 검게 칠해진 2층 구조의 내부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사진 작품과 핀 조명 위주로 공간을 채워 감상의 집중도를 높이고, 크레인 등 옛 변전소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겉에서 보기보다 의외로 공간이 넓으며, 구석구석 작품들이 배치되어 있으니 꼼꼼히 돌아보도록 하자. 전시마다 보통 80점 내외의 작품을 선보인다고 한다.
전시실 2층
2층으로 올라가면 사무실이나 서재 같은 방이 하나 있는데, 이곳만 실외로부터 빛이 들어와 다른 전시공간과 대조적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수많은 사진집과 사진 관련 서적이 책장에 꽂혀 있다. 자유롭게 책을 열람하며 앉아 있다 갈 수도 있으니, 이 또한 사진을 좋아하는 여행자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요소다.
사진 관련 서적은 자유롭게 열람이 가능하다.
본관에서 전시를 감상한 후에는 밖으로 나와 바로 옆 별관도 잊지 말고 감상하도록 하자. 시립 전시관이라 입장료도 그리 비싸지 않고, 전시 자체도 단순히 ‘예쁜 사진’이 아닌 주제가 확실한 ‘작품 사진’ 위주라 관람할 가치가 있다. 본관과 별관 전체를 천천히 돌아보는 데는 한 시간이면 충분하니 구시가지를 돌아다니다가 시간이 좀 남을 때 찾아가면 좋다.
좀 더 작은 규모의 전시실 별관
리브레리 장 조레스
리브레리 장 조레스는 니스 구시가지 입구 대로변 쪽에 위치해 오며가며 눈에 잘 띄는 서점이다. 전신인 바르마 서점이 1856년에 문을 연, 니스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다. 실제로 니스가 현재처럼 프랑스령이 아닌 이탈리아에 속해 있을 때 문을 열었으니, ‘프랑스 니스’보다도 역사가 오래된 셈.
매장 자체는 긴 역사에 비해 굉장히 세련되고 깔끔하다. 2010년 현재의 자리로 확장 이전했기 때문이다. 입구로 들어서면 우선 남프랑스 여행 및 사진 서적, 요리 서적, 각종 회화‧디자인 서적들이 배치되어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프랑스인들이 좋아하는 추리, 스릴러 소설이 전면 배치되다가 통로를 통해 안으로 들어갈수록 문학과 논픽션, 전문서적들이 빽빽하게 나타난다. 물론 대부분은 불문 서적이고,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 지역 소개 주제의 책들은 영문판이 비치되어 있다.
리브레리 장 조레스가 특화된 분야는 아동과 청소년 책이다. 매장 가장 안쪽이 전부 아동‧청소년 서가로 그림책들도 많아 상대적으로 언어의 제약이 적다. 프랑스어를 모르는 여행자로서는 여행과 요리, 디자인 책과 더불어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기 좋은 그림책을 한두 권 골라보면 좋겠다.
문학 서가와 아동·청소년 서가
취재 협조 | 프랑스 관광청,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관광청
글·사진 | 신태진
브릭스 매거진의 에디터. 『진실한 한 끼』『꽃 파르페 물고기 그리고 당신』를 냈고, 『홍콩단편, 어쩌면 익숙한 하루』를 함께 썼다.
https://litt.ly/ecrire_lire_viv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