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yoto |
교토를 대표하는 플리마켓들
세계 어느 곳을 가나 플리마켓 구경은 즐겁다. 그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문화적, 전통적 분위기에 흠뻑 젖을 수 있고, 일반 상점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독특한 제품들을 만나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으며, 레스토랑에서는 먹을 수 없는 길거리 음식들도 접할 수 있다. 지역 문화에 녹아들어 갈 수 있는 가장 쉽고 보편적인 장소, 관광객 입장에서 날짜가 잘 맞아 지역 플리마켓을 구경할 수 있다면 정말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일본 역시 전국 각지에 다양한 플리마켓이 활성화되어 있다. 주변 농가와 도시의 주민들을 직접 이어주기도 하고, 골동품을 비롯한 빈티지 상품들을 판매하기도 한다. 각종 핸드메이드 제품과 맛있는 먹거리도 물론이다. 이러한 플리마켓들은 주민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훌륭한 문화유산으로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톡톡히 공헌한다.
동네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플리마켓 중에는 개최 장소가 교토의 유서 깊은 절 혹은 신사인 경우도 있다. 이러한 곳은 문화유적과 플리마켓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관광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 날짜가 맞는다면 반드시 방문해 봐야 한다. 교토의 절이나 신사에서 개최되는 플리마켓 중 교토를 대표하는 세 곳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도지에서 매월 21일에 개최되는 시장으로, 700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갖고 있다. 매달 800~1200개 점포가 출점해 넓은 도지의 경내를 꽉 메울 뿐만 아니라 주변의 인도에까지 점포가 늘어설 만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시장이 열리는 날 근처에 도착하면 인도를 꽉 메우고 있는 수많은 노점에 일단 한 번 놀라고, 경내로 들어가면 밖에 그렇게 많은 점포가 있는데도 이 넓은 경내가 노점으로 가득 차 있다는 데 또 한 번 놀란다.

원래는 매월 21일에 열리는 법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위해 간소한 포장마차에서 차를 파는 상인들이 등장한 것이 시장의 기원이라고 한다. 에도시대 이후엔 차뿐만 아니라 식물이나 약을 파는 상인들도 등장했고, 이것이 점점 발전하여 현재의 코보이치가 되었다.
규모가 큰 만큼 골동품, 구제 옷, 빈티지 물품, 농산물, 각종 먹거리, 핸드메이드 생활용품 등 없는 게 없는 다양한 물건 구색이 코보이치의 가장 큰 특색이다. 팔고 있는 상품 내용은 다른 플리마켓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점포를 여는 사람들이 일반인만이 아니라 전문 업자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다른 플리마켓과 다르다. 즉, 다른 곳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이 코보이치가 열리는 날 노점을 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먹을거리 부분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유명 가게의 노점을 노리고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도 많다고 한다.

고객층도 교토의 토박이 어르신들부터 젊은이들, 아이와 함께 오는 가족, 외국인 등 다양해 매번 대성황을 이룬다. 고개만 들면 도지의 5층탑이 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경도 이 시장의 분위기에 한몫을 더한다.

오전 5시경부터 오후 4시경까지 열리는 코보이치는 기본적으로 우천 시에도 열리지만, 상품의 종류에 따라 비가 오는 날에는 출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 규모가 조금 줄어들기도 한다.

도지 코보이치(東寺弘法市)
주소 : 1 Kujocho, Minami Ward, Kyoto, 601-8473 일본
시기 : 매월 21일 오전 7시 ~ 오후 4시
가미가모진자 핸드메이드 마켓(上賀茂手づくり市) |

세계유산 가미가모진자에서 매월 4번째 일요일에 개최되는 정기 이벤트이다. 가미가모진자 경내를 흐르는 오가와 강변에 노점들이 들어서는데, 매월 약 250개의 점포가 마치 숲속 같은 느낌이 드는 강변길을 따라 사방팔방 미로처럼 오밀조밀 늘어선다.

2006년 3월부터 정기적으로 개최되기 시작했는데, 이 플리마켓의 가장 큰 특징은 핸드메이드 상품만을 취급한다는 것이다. 어떤 품목이든 직접 만든 제품만 판매할 수 있다. 액세서리, 도자기류, 목공예품, 의류, 인테리어 소품, 빵이나 절임 등의 먹을거리, 모든 것이 직접 만든 것들이다. 커피도 직접 볶은 원두를 사용한 제품만 판매한다.
점포들을 하나하나 구경하다 보면 ‘이런 것도 직접 만들었다고?’ 싶은 특이한 품목부터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소품들, 액세서리처럼 여성들의 관심을 끌 만한 상품들이 가득하다. 그에 더해 가구, 화분 등 구경만 해도 눈이 휘둥그레지는 기발한 제품이 눈길을 끈다. 맛있어 보이는 반찬과 빵, 과자, 음료수 등도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강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자연 속을 산책하듯 가게들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물론 교토에서 가장 오래된 신사 중 하나인 가미가모진자 자체도 좋은 볼거리이다. 가미가모진자 주변 지역 활성화와 관광 부흥을 목적으로 개최되기 시작한 핸드메이드 마켓은 20년 동안 매월 4번째 일요일마다 경건하고 진중한 신사의 분위기를 활기차고 떠들썩하게 바꿔놓고 있다.

가미가모진자 핸드메이드 마켓(上賀茂手づくり市)
주소 : 339 Kamigamo Motoyama, Kita Ward, Kyoto, 603-8047 일본
시기 : 매월 4번째 일요일 오전 9시 ~ 오후 3시

매월 25일에 열리는 골동품 시장이다. 또 다른 명칭은 ‘텐진시(天神市)’. 기타노텐만구에서 모시는 학문의 신 스가와라노 미치자네(菅原道真)의 탄생일(6월 25일)과 기일(2월 25일)이 모두 25일인 것이 25일이 개최일인 이유라고 한다.
신사를 둘러싸고 있는 담을 따라 골목에 열린 노점들이 경내 진입로까지 이어진다. 약 300개의 노점으로 일대가 온통 떠들썩해진다. 동네 주민들부터 외지인에 외국인 관광객, 수많은 손님들이 길게 늘어선 노점들을 구경한다. 노점들 사이에 폭 파묻힌 동네 카페는 덩달아 문전성시를 이룬다.

기타노텐만구의 골동시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골동품이나 빈티지 상품이 주류를 이룬다. 오래된 그릇, 생활용품, 구제 의류, 각종 장식품, 고미술품, 고가구 등 다양한 종류의 골동품이 판매된다.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도 많지만, 개중에는 정말 보기 힘든 오래된 장난감이나 진품인지 아닌지 모를 무사용 검, 제대로 플레이가 될지 의심스러운 카세트테이프, 제값을 주고 사면 하나에 몇 만 엔은 할 것 같은 고급 수제 유리컵 등도 섞여 있다. 어딘가에는 나의 시선이 딱 꽂히는, 그야말로 인연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물건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골동시가 열리는 날에는 해가 지면 수백 개의 등롱이 기타노텐만구 경내를 밝힌다. 플리마켓을 구경하고, 낮과는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밤의 신사에서 라이트업도 구경할 수 있는 기회! 교토 여행 일정에 25일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날이 바로 기타노텐만구를 가야 할 날이다.

기타노텐만구 골동시(北野天満宮骨董市/天神市)
주소 : Bakurocho, Kamigyo Ward, Kyoto, 602-8386 일본
시기 : 매월 25일 오전 7시 ~ 오후 4시
글·사진 | 박소현

16년차 일본 만화 번역가. 18년차 일본 여행 초보자. 28년차 기혼자. 일본어를 읽는 데 지치면 일본어를 말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나는 게 삶의 낙인 고양이 집사. 그저 설렁설렁 일본을 산책하는 게 좋다.『걸스 인 도쿄』 『도서 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공동 저자.
| Kyoto |
교토를 대표하는 플리마켓들
세계 어느 곳을 가나 플리마켓 구경은 즐겁다. 그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문화적, 전통적 분위기에 흠뻑 젖을 수 있고, 일반 상점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독특한 제품들을 만나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으며, 레스토랑에서는 먹을 수 없는 길거리 음식들도 접할 수 있다. 지역 문화에 녹아들어 갈 수 있는 가장 쉽고 보편적인 장소, 관광객 입장에서 날짜가 잘 맞아 지역 플리마켓을 구경할 수 있다면 정말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일본 역시 전국 각지에 다양한 플리마켓이 활성화되어 있다. 주변 농가와 도시의 주민들을 직접 이어주기도 하고, 골동품을 비롯한 빈티지 상품들을 판매하기도 한다. 각종 핸드메이드 제품과 맛있는 먹거리도 물론이다. 이러한 플리마켓들은 주민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훌륭한 문화유산으로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톡톡히 공헌한다.
동네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플리마켓 중에는 개최 장소가 교토의 유서 깊은 절 혹은 신사인 경우도 있다. 이러한 곳은 문화유적과 플리마켓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관광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 날짜가 맞는다면 반드시 방문해 봐야 한다. 교토의 절이나 신사에서 개최되는 플리마켓 중 교토를 대표하는 세 곳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도지에서 매월 21일에 개최되는 시장으로, 700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갖고 있다. 매달 800~1200개 점포가 출점해 넓은 도지의 경내를 꽉 메울 뿐만 아니라 주변의 인도에까지 점포가 늘어설 만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시장이 열리는 날 근처에 도착하면 인도를 꽉 메우고 있는 수많은 노점에 일단 한 번 놀라고, 경내로 들어가면 밖에 그렇게 많은 점포가 있는데도 이 넓은 경내가 노점으로 가득 차 있다는 데 또 한 번 놀란다.
원래는 매월 21일에 열리는 법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위해 간소한 포장마차에서 차를 파는 상인들이 등장한 것이 시장의 기원이라고 한다. 에도시대 이후엔 차뿐만 아니라 식물이나 약을 파는 상인들도 등장했고, 이것이 점점 발전하여 현재의 코보이치가 되었다.
규모가 큰 만큼 골동품, 구제 옷, 빈티지 물품, 농산물, 각종 먹거리, 핸드메이드 생활용품 등 없는 게 없는 다양한 물건 구색이 코보이치의 가장 큰 특색이다. 팔고 있는 상품 내용은 다른 플리마켓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점포를 여는 사람들이 일반인만이 아니라 전문 업자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다른 플리마켓과 다르다. 즉, 다른 곳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이 코보이치가 열리는 날 노점을 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먹을거리 부분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유명 가게의 노점을 노리고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도 많다고 한다.
고객층도 교토의 토박이 어르신들부터 젊은이들, 아이와 함께 오는 가족, 외국인 등 다양해 매번 대성황을 이룬다. 고개만 들면 도지의 5층탑이 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경도 이 시장의 분위기에 한몫을 더한다.
오전 5시경부터 오후 4시경까지 열리는 코보이치는 기본적으로 우천 시에도 열리지만, 상품의 종류에 따라 비가 오는 날에는 출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 규모가 조금 줄어들기도 한다.
세계유산 가미가모진자에서 매월 4번째 일요일에 개최되는 정기 이벤트이다. 가미가모진자 경내를 흐르는 오가와 강변에 노점들이 들어서는데, 매월 약 250개의 점포가 마치 숲속 같은 느낌이 드는 강변길을 따라 사방팔방 미로처럼 오밀조밀 늘어선다.
2006년 3월부터 정기적으로 개최되기 시작했는데, 이 플리마켓의 가장 큰 특징은 핸드메이드 상품만을 취급한다는 것이다. 어떤 품목이든 직접 만든 제품만 판매할 수 있다. 액세서리, 도자기류, 목공예품, 의류, 인테리어 소품, 빵이나 절임 등의 먹을거리, 모든 것이 직접 만든 것들이다. 커피도 직접 볶은 원두를 사용한 제품만 판매한다.
점포들을 하나하나 구경하다 보면 ‘이런 것도 직접 만들었다고?’ 싶은 특이한 품목부터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소품들, 액세서리처럼 여성들의 관심을 끌 만한 상품들이 가득하다. 그에 더해 가구, 화분 등 구경만 해도 눈이 휘둥그레지는 기발한 제품이 눈길을 끈다. 맛있어 보이는 반찬과 빵, 과자, 음료수 등도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강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자연 속을 산책하듯 가게들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물론 교토에서 가장 오래된 신사 중 하나인 가미가모진자 자체도 좋은 볼거리이다. 가미가모진자 주변 지역 활성화와 관광 부흥을 목적으로 개최되기 시작한 핸드메이드 마켓은 20년 동안 매월 4번째 일요일마다 경건하고 진중한 신사의 분위기를 활기차고 떠들썩하게 바꿔놓고 있다.
매월 25일에 열리는 골동품 시장이다. 또 다른 명칭은 ‘텐진시(天神市)’. 기타노텐만구에서 모시는 학문의 신 스가와라노 미치자네(菅原道真)의 탄생일(6월 25일)과 기일(2월 25일)이 모두 25일인 것이 25일이 개최일인 이유라고 한다.
신사를 둘러싸고 있는 담을 따라 골목에 열린 노점들이 경내 진입로까지 이어진다. 약 300개의 노점으로 일대가 온통 떠들썩해진다. 동네 주민들부터 외지인에 외국인 관광객, 수많은 손님들이 길게 늘어선 노점들을 구경한다. 노점들 사이에 폭 파묻힌 동네 카페는 덩달아 문전성시를 이룬다.
기타노텐만구의 골동시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골동품이나 빈티지 상품이 주류를 이룬다. 오래된 그릇, 생활용품, 구제 의류, 각종 장식품, 고미술품, 고가구 등 다양한 종류의 골동품이 판매된다.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도 많지만, 개중에는 정말 보기 힘든 오래된 장난감이나 진품인지 아닌지 모를 무사용 검, 제대로 플레이가 될지 의심스러운 카세트테이프, 제값을 주고 사면 하나에 몇 만 엔은 할 것 같은 고급 수제 유리컵 등도 섞여 있다. 어딘가에는 나의 시선이 딱 꽂히는, 그야말로 인연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물건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골동시가 열리는 날에는 해가 지면 수백 개의 등롱이 기타노텐만구 경내를 밝힌다. 플리마켓을 구경하고, 낮과는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밤의 신사에서 라이트업도 구경할 수 있는 기회! 교토 여행 일정에 25일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날이 바로 기타노텐만구를 가야 할 날이다.
글·사진 | 박소현
16년차 일본 만화 번역가. 18년차 일본 여행 초보자. 28년차 기혼자. 일본어를 읽는 데 지치면 일본어를 말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나는 게 삶의 낙인 고양이 집사. 그저 설렁설렁 일본을 산책하는 게 좋다.『걸스 인 도쿄』 『도서 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공동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