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ichung |
타이중의 취향 공간들
대만 제2의 도시 타이중은 다채로운 문화 공간과 야시장, 맛집으로 사랑받는 여행지이다. 하지만 남들 다 가는 유명한 명소만 둘러봐서는 이 도시의 매력을 잘 알기 어렵다.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여행 가이드나 후기에 등장하지 않는, 현지인과 일부 여행자들만 아는 특별한 공간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한 겹 안의 타이중, 타이중의 표정 이면의 모습을 만나고 싶다면, 꼭 들러볼 만한 비밀 스팟 세 곳을 소개한다.
인터내셔널 보디사트바 상가(International Bodhisattva Sangha, 보살사) |

앞마당 연못과 티베트 불교의 오색 기도 깃발, 룽따
타이중 다리구, 도심에서 살짝 벗어난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인터내셔널 보디사트바 상가는 전통 사찰의 화려한 외관과는 확실히 다른 곳이다. 노출 콘크리트를 담쟁이덩굴이 자연스레 뒤덮은 미니멀한 디자인은 사찰보다는 미술관에 가까워 보이며, 대만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로 손꼽힌다. 보디사트바는 보살, 즉 깨달은 존재이나 부처로서의 열반을 미루고 대중과 함께하며 대중이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를 말하며, 상가는 승가, 수행자 집단을 말한다.
안에 들어가면 조용히 흐르는 물소리와 바람 소리가 도심의 소음을 차단하고, 작은 연못과 푸른 연잎, 나무, 곳곳에 자리한 조각상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내부가 넓지 않아 주말에는 꽤 붐비는 편이다. 1층은 접견실이며, 1층과 연결된 전시 공간에서는 불교 관련 전시가 진행되니 놓치지 않고 꼭 둘러봐야 한다. 2층 보살전에는 불상이 모셔져 있으며 보살전 뒤 큰 유리창 너머로는 오래된 느릅나무가 펼쳐져 있어 고요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향 대신 촛불로 소원을 빌 수 있다. 3층 경전 필사실과 명상실에서는 반야심경을 옮겨 적으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곳이고, 싱잉볼 연주를 체험할 수 있다.

2층 보살전 앞 불상
본당 바로 옆 유마사에서는 불교 용품과 엽서를 판매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명상 프로그램이 정기적으로 운영되어 대만 현지인은 물론 외국인 여행자들에게도 깊은 평온함을 선사한다. 종교와 상관없이 복잡한 생각을 비우고 타이중의 가장 고요한 순간을 경험하고 싶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비밀스러운 장소이다. 구석구석이 아름답고 아기자기하면서도 조화로운 공간이니, 시간을 들여 천천히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인터내셔널 보디사트바 상가(International Bodhisattva Sangha, 보살사)
주소 : No. 147號, Yonglong Rd, Yonglong Village, Dali District, Taichung City, 대만 412
전화번호 : +886424079920
영업시간 : 수요일~금요일 오후 1:00~오후 6:00, 토요일~일요일 오전 9:00~오후 6:00 (월, 화 휴무)
사이코 사이클(PSYCHO CYCLE, 逍酵 自然派葡萄酒) |

사이코 사이클 내부
타이중의 오래된 주택가 골목. 하천 옆에서 은은한 불빛이 흘러나온다. 검은 철판으로 둘러싸인 독채 건물에 간판도 작아 처음 찾는 사람이라면 지나치기 쉬운 와인바 사이코 사이클. 문을 열고 들어가면 겉모습과는 전혀 다른 아늑하고 감각적인 공간이 펼쳐진다. 화려한 번화가와 떨어져 있는 이곳은 여행객보다 지역 단골이 많아 아지트다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1층은 야외 좌석과 바 카운터, 3~6인용 테이블이 놓인 캐주얼한 공간이고, 2층은 10인 이상이 통째로 빌릴 수 있는 프라이빗 공간으로, 노래방 시설까지 갖춘 단체 모임 장소이다. 가장 매력적인 자리는 야외 좌석이다. 더운 여름 밤, 강바람을 맞으며 시원하게 내추럴 와인의 향을 맡기 좋다. 내추럴 와인 바답게 사이코 사이클의 핵심은 역시 와인이다. 화학 첨가물을 최소화하고 포도 본연의 풍미를 살린 내추럴 와인을 주력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의 소규모 생산자가 만든 레드, 화이트, 로제, 오렌지, 스파클링 와인 수십 종을 갖추고 있다. 라인업이 매일 조금씩 바뀌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와인을 만나게 된다.

직접 주문해 마신 와인 반 병과 안주
내추럴 와인에 익숙하지 않다면 고민하지 말고 추천에 맡겨보면 된다. 와인 창고에서 직접 병을 보여주며, 산도, 향, 탄닌 등 취향을 이야기하며 원하는 스타일의 와인을 찾아간다. 반 병 단위로도 주문할 수 있어 혼자 방문해도 부담이 없다. 대만식과 서양식을 넘나드는 안주도 준비되어 있어 페어링하기 좋다. 간단한 치즈나 샤퀴테리, 견과류와 함께 즐겨도 좋다. 논알코올 음료와 시그니처 크래프트 맥주도 준비되어 있다. 어두운 조명 아래 잔을 기울이다 보면 여행자보다는 현지인의 일상에 조금 더 가까워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사이코 사이클(PSYCHO CYCLE)
주소 : No. 190號, Dazhong S St, Xichuan Village, South District, Taichung City, 대만 402005
전화번호 : +886987109109
영업시간 : 수요일~금요일 오후 5:00~오전 12:00, 토요일~일요일 오후 4:00~오전 12:00 (월, 화 휴무)
홈페이지 : instagram.com/psychocycle.wine

쿠쿠 외관
타이중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중구의 구시가지 골목 안쪽에는 빈티지 마니아의 심장을 뛰게 할 가게인 쿠쿠가 숨어 있다. 예전에는 파칭코 매장이었던 자리를 지금의 주인이 대만 전역과 해외를 오랫동안 발품 팔아 모은 물건들로 채워 넣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이 펼쳐진다. 쿠쿠는 골동품과 고가구 전문점으로, 목재 장식장, 조명, 아날로그 시계, 타자기, 유리병과 유리잔, 도자기, 장난감, 오래된 서적과 레코드판까지 다양한 물품을 갖추고 있다. 대만의 1960~70년대 레트로 소품부터 유럽의 빈티지 가구, 각종 예술품까지 컬렉션이 다양하며, 같은 종류별로 구역을 나누어 진열해 두었기에 특정 분야의 소품을 비교하며 둘러보기 좋다.

각종 인형은 물론, 악기, 음반, 옷, 잡지까지 없는 게 없다.
대부분 직접 만져보고 살펴볼 수 있으며, 가격표가 없는 물건은 직원에게 문의하면 된다. 젊은 주인은 골동품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젊은 사람이 운영해서인지 골동품점임에도 힙한 분위기를 풍긴다. 골동품 마니아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머무르게 될 것이고, 조금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괜찮은 선택이다. 골동품 가게이지만 카드 결제도 가능하다.
물론 아무것도 사지 않더라도 둘러보는 것만으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고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다만 물건들이 많이 쌓여 있고 공간이 비좁으니 깨뜨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골동품 가게 특성상 먼지가 있는 편이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뻔한 기념품에 지친 여행자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보물을 찾는 탐험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보석 같은 공간이다.
쿠쿠(kuku, 酷庫)
주소 : No. 3號, Lane 35, Section 2, Ziyou Rd, Gongyuan Village, Central District, Taichung City, 대만 400
전화번호 : +886928900255
영업시간 : 월요일~금요일 오전 11:00~오후 7:00, 토요일~일요일 오후 1:00~오후 7:00
홈페이지 : www.facebook.com/kukuantique
글·사진 | 김재은(젠젠)

세상의 모든 술을 다 먹어 보고 싶은 여행자. 길 위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재미나게 사는 게 인생 최고의 목표.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크루즈를 타고 바다를 항해한 후 <어쩌다. 크루즈>를 썼고, 크루즈 세계 일주를 천천히 이어가고 있다. 춘자와 <카페, 라다크>를 공저했고 지금은 전 세계를 다니며 마신 술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고 있다.
<어쩌다, 크루즈> www.aladin.cx?ItemId=257441742o.kr/shop/wproduct.asp
www.instagram.com/zenzen_cruise
| Taichung |
타이중의 취향 공간들
대만 제2의 도시 타이중은 다채로운 문화 공간과 야시장, 맛집으로 사랑받는 여행지이다. 하지만 남들 다 가는 유명한 명소만 둘러봐서는 이 도시의 매력을 잘 알기 어렵다.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여행 가이드나 후기에 등장하지 않는, 현지인과 일부 여행자들만 아는 특별한 공간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한 겹 안의 타이중, 타이중의 표정 이면의 모습을 만나고 싶다면, 꼭 들러볼 만한 비밀 스팟 세 곳을 소개한다.
앞마당 연못과 티베트 불교의 오색 기도 깃발, 룽따
타이중 다리구, 도심에서 살짝 벗어난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인터내셔널 보디사트바 상가는 전통 사찰의 화려한 외관과는 확실히 다른 곳이다. 노출 콘크리트를 담쟁이덩굴이 자연스레 뒤덮은 미니멀한 디자인은 사찰보다는 미술관에 가까워 보이며, 대만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로 손꼽힌다. 보디사트바는 보살, 즉 깨달은 존재이나 부처로서의 열반을 미루고 대중과 함께하며 대중이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를 말하며, 상가는 승가, 수행자 집단을 말한다.
안에 들어가면 조용히 흐르는 물소리와 바람 소리가 도심의 소음을 차단하고, 작은 연못과 푸른 연잎, 나무, 곳곳에 자리한 조각상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내부가 넓지 않아 주말에는 꽤 붐비는 편이다. 1층은 접견실이며, 1층과 연결된 전시 공간에서는 불교 관련 전시가 진행되니 놓치지 않고 꼭 둘러봐야 한다. 2층 보살전에는 불상이 모셔져 있으며 보살전 뒤 큰 유리창 너머로는 오래된 느릅나무가 펼쳐져 있어 고요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향 대신 촛불로 소원을 빌 수 있다. 3층 경전 필사실과 명상실에서는 반야심경을 옮겨 적으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곳이고, 싱잉볼 연주를 체험할 수 있다.
2층 보살전 앞 불상
본당 바로 옆 유마사에서는 불교 용품과 엽서를 판매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명상 프로그램이 정기적으로 운영되어 대만 현지인은 물론 외국인 여행자들에게도 깊은 평온함을 선사한다. 종교와 상관없이 복잡한 생각을 비우고 타이중의 가장 고요한 순간을 경험하고 싶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비밀스러운 장소이다. 구석구석이 아름답고 아기자기하면서도 조화로운 공간이니, 시간을 들여 천천히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이코 사이클 내부
타이중의 오래된 주택가 골목. 하천 옆에서 은은한 불빛이 흘러나온다. 검은 철판으로 둘러싸인 독채 건물에 간판도 작아 처음 찾는 사람이라면 지나치기 쉬운 와인바 사이코 사이클. 문을 열고 들어가면 겉모습과는 전혀 다른 아늑하고 감각적인 공간이 펼쳐진다. 화려한 번화가와 떨어져 있는 이곳은 여행객보다 지역 단골이 많아 아지트다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1층은 야외 좌석과 바 카운터, 3~6인용 테이블이 놓인 캐주얼한 공간이고, 2층은 10인 이상이 통째로 빌릴 수 있는 프라이빗 공간으로, 노래방 시설까지 갖춘 단체 모임 장소이다. 가장 매력적인 자리는 야외 좌석이다. 더운 여름 밤, 강바람을 맞으며 시원하게 내추럴 와인의 향을 맡기 좋다. 내추럴 와인 바답게 사이코 사이클의 핵심은 역시 와인이다. 화학 첨가물을 최소화하고 포도 본연의 풍미를 살린 내추럴 와인을 주력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의 소규모 생산자가 만든 레드, 화이트, 로제, 오렌지, 스파클링 와인 수십 종을 갖추고 있다. 라인업이 매일 조금씩 바뀌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와인을 만나게 된다.
직접 주문해 마신 와인 반 병과 안주
내추럴 와인에 익숙하지 않다면 고민하지 말고 추천에 맡겨보면 된다. 와인 창고에서 직접 병을 보여주며, 산도, 향, 탄닌 등 취향을 이야기하며 원하는 스타일의 와인을 찾아간다. 반 병 단위로도 주문할 수 있어 혼자 방문해도 부담이 없다. 대만식과 서양식을 넘나드는 안주도 준비되어 있어 페어링하기 좋다. 간단한 치즈나 샤퀴테리, 견과류와 함께 즐겨도 좋다. 논알코올 음료와 시그니처 크래프트 맥주도 준비되어 있다. 어두운 조명 아래 잔을 기울이다 보면 여행자보다는 현지인의 일상에 조금 더 가까워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쿠쿠 외관
타이중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중구의 구시가지 골목 안쪽에는 빈티지 마니아의 심장을 뛰게 할 가게인 쿠쿠가 숨어 있다. 예전에는 파칭코 매장이었던 자리를 지금의 주인이 대만 전역과 해외를 오랫동안 발품 팔아 모은 물건들로 채워 넣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이 펼쳐진다. 쿠쿠는 골동품과 고가구 전문점으로, 목재 장식장, 조명, 아날로그 시계, 타자기, 유리병과 유리잔, 도자기, 장난감, 오래된 서적과 레코드판까지 다양한 물품을 갖추고 있다. 대만의 1960~70년대 레트로 소품부터 유럽의 빈티지 가구, 각종 예술품까지 컬렉션이 다양하며, 같은 종류별로 구역을 나누어 진열해 두었기에 특정 분야의 소품을 비교하며 둘러보기 좋다.
각종 인형은 물론, 악기, 음반, 옷, 잡지까지 없는 게 없다.
대부분 직접 만져보고 살펴볼 수 있으며, 가격표가 없는 물건은 직원에게 문의하면 된다. 젊은 주인은 골동품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젊은 사람이 운영해서인지 골동품점임에도 힙한 분위기를 풍긴다. 골동품 마니아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머무르게 될 것이고, 조금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괜찮은 선택이다. 골동품 가게이지만 카드 결제도 가능하다.
물론 아무것도 사지 않더라도 둘러보는 것만으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고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다만 물건들이 많이 쌓여 있고 공간이 비좁으니 깨뜨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골동품 가게 특성상 먼지가 있는 편이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뻔한 기념품에 지친 여행자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보물을 찾는 탐험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보석 같은 공간이다.
글·사진 | 김재은(젠젠)
세상의 모든 술을 다 먹어 보고 싶은 여행자. 길 위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재미나게 사는 게 인생 최고의 목표.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크루즈를 타고 바다를 항해한 후 <어쩌다. 크루즈>를 썼고, 크루즈 세계 일주를 천천히 이어가고 있다. 춘자와 <카페, 라다크>를 공저했고 지금은 전 세계를 다니며 마신 술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고 있다.
<어쩌다, 크루즈> www.aladin.cx?ItemId=257441742o.kr/shop/wproduct.asp
www.instagram.com/zenzen_cru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