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kyo |
도쿄역 동쪽에 위치한 니혼바시, 카야바초, 닌교초 지역에는 수십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노포 맛집들이 모여 있습니다. 위 세 지역은 서로 가깝고 도쿄역에서도 걸어갈 수 있으니 산책하기에도 딱 좋은 동네이죠.
노포 맛집을 가면 에도시대에서 이어 온 전통 기법을 그대로 맛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보로(朧, 달걀이나 어류 등을 으깬 뒤 볶아서 만든 것)라는 식재료는 꼭 한 번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키 스시의 오보로 초밥
에도(江戸)는 옛날 도쿄를 가리키는 말인데 거기서 확립된 스시를 에도마에(江戸前)라고 합니다. 이것은 에도의 앞바다(도쿄만東京湾)에서 잡힌 생선과 냉장고가 없었던 에도시대에 발달한 보존 기술을 뜻합니다.
▽ 이번에 소개하는 스시집과 창업 연도 ・吉野鮨本店(요시노 스시 본점) : 1879년~ ・蛇の市本店(자노이치 본점) : 1889년~ ・㐂寿司(키 스시) : 1923년~ ・菊岡寿司(기쿠오카 스시) : 1948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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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시노 스시 본점(吉野鮨本店) ::
1879년~

요시노 스시 본점
도쿄역에서 도보 5분, 토로(참치 뱃살)의 원조 요시노 스시 본점(吉野鮨本店)이 있습니다. 에도시대에는 고양이도 안 먹겠다고 할 정도 인기가 없었던 뱃살 부위였지만 "녹는 듯한 식감"을 표현하여 ‘토로’라는 이름을 짓고 나서는 인기가 폭발했습니다.

요시노 스시 본점 내부
요시노 스시는 이처럼 스시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노포 맛집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만 서면 들어갈 수 있어 접근성이 좋습니다. 고객층은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서 가게의 오래된 분위기가 더욱 진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오픈 시간에 맞춰 갔는데 이미 10명 이상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쉐프님 세 분이 가로 일렬로 나란히 서서 일하십니다. 사람들이 몰려오는 점심시간에 쉴 틈 없이 스시를 만드는 모습이 굉장히 멋있습니다.


요시노 스시 본점의 런치 메뉴 중
샤리는 세지 않고 특이한 향도 없어서 스시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누구나 호불호 없이 먹을 수 있겠습니다. 네타가 커서 입에 꽉 차는 행복도 있습니다. 참치 중뱃살만 있는 세트도 있으니 궁금하시면 도전해 보세요!
요시노 스시 본점(吉野鮨本店)
예약 : 전화 (+81-3-3274-3001)
가격 : 런치 ¥2750~
장소 : 東京都中央区日本橋3丁目8−11
URL : https://s.tabelog.com/tokyo/A1302/A130202/130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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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노이치 본점(蛇の市本店) ::
1889년~

자노이치 본점
자노이치 본점(蛇の市本店)은 1889년 창업한, 일본의 소설가 시가 나오야(志賀直哉)가 다녔던 노포 맛집입니다. 니혼바시역 주변에는 노포가 많은데 요시노 스시 본점과 나란히 오래된 가게입니다.
저는 인터넷으로 런치 코스를 예약했는데 자리가 비어 있으면 직접 갈 수도 있습니다. 주방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카운터석에서는 스시를 만드는 스승과 밑준비를 하는 제자의 모습이 비교돼 재미있습니다.

차례로 광어, 참돔, 창오징어
샤리는 설탕을 사용하지 않은 적초(赤酢) 샤리입니다. 산미가 느껴지면서 감칠맛과 향이 강한 편이지요. 생선도 강한 샤리에 어울리게 전통 기법을 써서 간을 합니다. 오늘의 베스트는 전어입니다. 스지메(酢締め, 식초에 절이는 기법)를 한 생선에는 오보로(朧)를 껴서 산미를 완화하는 동시에 맛의 깊이를 줍니다. 이 스타일의 전어는 비린내가 없고 특유의 맛도 더 잘 살아납니다. 이런 방식으로 요리하는 노포 맛집이 많기는 하지만, 이곳에서는 스시 위에 청유자 껍질을 뿌려서 상쾌한 향을 입힙니다. 전통을 지키면서 신선하게 진화한 1피스입니다.

전어, 참치 중뱃살, 박고지 김초밥과 계란구이
자노이치 본점(蛇の市本店)
예약 : 전화, 타베로구(食べログ)
가격 : 런치 ¥2200~
장소 : 東京都中央区日本橋室町1丁目12−10
URL : https://s.tabelog.com/tokyo/A1302/A130202/13243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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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쿠오카 스시(菊岡寿司) ::
1948년~

기쿠오카 스시
기쿠오카 스시(菊岡寿司)는 카야바초에 숨어 있는 노포인데요, 판초밥 위주로 스시와 생선요리를 제공하는 서민 맛집입니다. 내관은 꽤 오래됐는데 깨끗하고 깔끔한 분위기가 참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깔끔한 테이블 세팅
저는 등푸른 생선 모둠 스시(光りものづくし), 일행은 오늘의 스시(日替わりにぎり)를 주문했습니다. 둘 다 런치 한정이고 샐러드와 장국을 포함해서 950엔인데 배가 고플 것 같은 분들은 1.5인분도 주문 가능합니다.

등푸른 생선 모둠 스시

오늘의 스시
샤리는 좋게 말하면 호불호가 없고 나쁘게 말하면 특징이 없는 딱 판초밥집인데 네타 상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비린내 나기 쉬운 등푸른 생선만으로 세트를 해주신다니 냄새를 잡는 방면에 자신이 있으신가 봅니다.
이번의 베스트는 다진 꽁치입니다. 아마 간을 같이 다진 것 같은 쓴맛이 나서 제 스타일입니다. 꽁치는 제철이 짧아서 있을 때 많이 드셔야 합니다.

기쿠오카 스시(菊岡寿司)
예약 : 전화(+81-3-3666-9227)
가격 : 런치 ¥950~
장소 : 東京都中央区日本橋茅場町3丁目6−9
URL : https://s.tabelog.com/tokyo/A1302/A130203/130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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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 스시(㐂寿司) ::
1923년~

키 스시
키 스시(㐂寿司)는 창업 101년인데, 위 노포들에 비하니 업력이 초라한 느낌마저 들지요. 인형 장인들이 살았던 동네인 닌교초(人形町)에서 옛날부터 변함없는 에도마에 스시를 제공하는 노포 맛집입니다.

차례대로 청새치, 피조개, 보리새우
들어가자마자 분위기가 입맛을 당깁니다. 셰프님 세 분이 카운터에 빈틈없이 나란히 앉아 있는 손님들을 대접하는데 가게 전체가 활기찹니다. 서민들이 모여서 다 같이 먹었던 옛날 풍경이 이렇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스시도 완전 클래식합니다. 청새치는 참치와는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참치보다 기름지지는 않아도 청새치만의 맛과 향이 확실히 있습니다.

학꽁치, 전어, 가다랑어
오보로(朧)는 키 스시의 큰 특징중 하나입니다. 보리새우나 학꽁치, 전어에 끼우거나 그대로 먹거나 하는데 원재료인 새우 향이 올라 오면서 단맛이 잘 납니다.

계란구이, 반으로 가른 삶은 계란
키 스시(㐂寿司)
예약 : 전화(+81-3-3666-1682)
가격 : 런치 ¥5000~
장소 : 東京都中央区日本橋人形町2丁目7−13
URL : https://s.tabelog.com/tokyo/A1302/A130204/13003041/
글·사진 | 스시남

🎣도쿄를 위주로 활동하는 일본인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스시를 먹는 스시 덕후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ushi_nam_tokyo/
편집 | 신태진, 이주호 에디터
| Tokyo |
도쿄역 동쪽에 위치한 니혼바시, 카야바초, 닌교초 지역에는 수십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노포 맛집들이 모여 있습니다. 위 세 지역은 서로 가깝고 도쿄역에서도 걸어갈 수 있으니 산책하기에도 딱 좋은 동네이죠.
노포 맛집을 가면 에도시대에서 이어 온 전통 기법을 그대로 맛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보로(朧, 달걀이나 어류 등을 으깬 뒤 볶아서 만든 것)라는 식재료는 꼭 한 번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키 스시의 오보로 초밥
에도(江戸)는 옛날 도쿄를 가리키는 말인데 거기서 확립된 스시를 에도마에(江戸前)라고 합니다. 이것은 에도의 앞바다(도쿄만東京湾)에서 잡힌 생선과 냉장고가 없었던 에도시대에 발달한 보존 기술을 뜻합니다.
▽ 이번에 소개하는 스시집과 창업 연도
・吉野鮨本店(요시노 스시 본점) : 1879년~
・蛇の市本店(자노이치 본점) : 1889년~
・㐂寿司(키 스시) : 1923년~
・菊岡寿司(기쿠오카 스시) : 194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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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시노 스시 본점(吉野鮨本店) ::
1879년~
요시노 스시 본점
도쿄역에서 도보 5분, 토로(참치 뱃살)의 원조 요시노 스시 본점(吉野鮨本店)이 있습니다. 에도시대에는 고양이도 안 먹겠다고 할 정도 인기가 없었던 뱃살 부위였지만 "녹는 듯한 식감"을 표현하여 ‘토로’라는 이름을 짓고 나서는 인기가 폭발했습니다.
요시노 스시 본점 내부
요시노 스시는 이처럼 스시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노포 맛집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만 서면 들어갈 수 있어 접근성이 좋습니다. 고객층은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서 가게의 오래된 분위기가 더욱 진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오픈 시간에 맞춰 갔는데 이미 10명 이상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쉐프님 세 분이 가로 일렬로 나란히 서서 일하십니다. 사람들이 몰려오는 점심시간에 쉴 틈 없이 스시를 만드는 모습이 굉장히 멋있습니다.
요시노 스시 본점의 런치 메뉴 중
샤리는 세지 않고 특이한 향도 없어서 스시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누구나 호불호 없이 먹을 수 있겠습니다. 네타가 커서 입에 꽉 차는 행복도 있습니다. 참치 중뱃살만 있는 세트도 있으니 궁금하시면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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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노이치 본점(蛇の市本店) ::
1889년~
자노이치 본점
자노이치 본점(蛇の市本店)은 1889년 창업한, 일본의 소설가 시가 나오야(志賀直哉)가 다녔던 노포 맛집입니다. 니혼바시역 주변에는 노포가 많은데 요시노 스시 본점과 나란히 오래된 가게입니다.
저는 인터넷으로 런치 코스를 예약했는데 자리가 비어 있으면 직접 갈 수도 있습니다. 주방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카운터석에서는 스시를 만드는 스승과 밑준비를 하는 제자의 모습이 비교돼 재미있습니다.
차례로 광어, 참돔, 창오징어
샤리는 설탕을 사용하지 않은 적초(赤酢) 샤리입니다. 산미가 느껴지면서 감칠맛과 향이 강한 편이지요. 생선도 강한 샤리에 어울리게 전통 기법을 써서 간을 합니다. 오늘의 베스트는 전어입니다. 스지메(酢締め, 식초에 절이는 기법)를 한 생선에는 오보로(朧)를 껴서 산미를 완화하는 동시에 맛의 깊이를 줍니다. 이 스타일의 전어는 비린내가 없고 특유의 맛도 더 잘 살아납니다. 이런 방식으로 요리하는 노포 맛집이 많기는 하지만, 이곳에서는 스시 위에 청유자 껍질을 뿌려서 상쾌한 향을 입힙니다. 전통을 지키면서 신선하게 진화한 1피스입니다.
전어, 참치 중뱃살, 박고지 김초밥과 계란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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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쿠오카 스시(菊岡寿司) ::
1948년~
기쿠오카 스시
기쿠오카 스시(菊岡寿司)는 카야바초에 숨어 있는 노포인데요, 판초밥 위주로 스시와 생선요리를 제공하는 서민 맛집입니다. 내관은 꽤 오래됐는데 깨끗하고 깔끔한 분위기가 참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깔끔한 테이블 세팅
저는 등푸른 생선 모둠 스시(光りものづくし), 일행은 오늘의 스시(日替わりにぎり)를 주문했습니다. 둘 다 런치 한정이고 샐러드와 장국을 포함해서 950엔인데 배가 고플 것 같은 분들은 1.5인분도 주문 가능합니다.
등푸른 생선 모둠 스시
오늘의 스시
샤리는 좋게 말하면 호불호가 없고 나쁘게 말하면 특징이 없는 딱 판초밥집인데 네타 상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비린내 나기 쉬운 등푸른 생선만으로 세트를 해주신다니 냄새를 잡는 방면에 자신이 있으신가 봅니다.
이번의 베스트는 다진 꽁치입니다. 아마 간을 같이 다진 것 같은 쓴맛이 나서 제 스타일입니다. 꽁치는 제철이 짧아서 있을 때 많이 드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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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 스시(㐂寿司) ::
1923년~
키 스시
키 스시(㐂寿司)는 창업 101년인데, 위 노포들에 비하니 업력이 초라한 느낌마저 들지요. 인형 장인들이 살았던 동네인 닌교초(人形町)에서 옛날부터 변함없는 에도마에 스시를 제공하는 노포 맛집입니다.
차례대로 청새치, 피조개, 보리새우
들어가자마자 분위기가 입맛을 당깁니다. 셰프님 세 분이 카운터에 빈틈없이 나란히 앉아 있는 손님들을 대접하는데 가게 전체가 활기찹니다. 서민들이 모여서 다 같이 먹었던 옛날 풍경이 이렇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스시도 완전 클래식합니다. 청새치는 참치와는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참치보다 기름지지는 않아도 청새치만의 맛과 향이 확실히 있습니다.
학꽁치, 전어, 가다랑어
오보로(朧)는 키 스시의 큰 특징중 하나입니다. 보리새우나 학꽁치, 전어에 끼우거나 그대로 먹거나 하는데 원재료인 새우 향이 올라 오면서 단맛이 잘 납니다.
계란구이, 반으로 가른 삶은 계란
글·사진 | 스시남
🎣도쿄를 위주로 활동하는 일본인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스시를 먹는 스시 덕후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ushi_nam_tokyo/
편집 | 신태진, 이주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