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 York |
"100년 이상의 역사와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뉴욕의 핫 스폿"
오래된 곳의 아우라를 좋아한다. 평범한 공간에 숨겨진 긴긴 역사를 알게 될 때, 우리는 그 장소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된다. 오래된 바닥을 밟을 때, 작은 울림을 받는다. 벽지 뒤에 남아 있는 누군가의 손길이 오랜 세월을 뚫고 지금까지 이어져 왔음을 느끼는 순간, 그런 장소는 단순한 공간을 넘어 하나의 살아있는 기억이 된다. 그런데 여기가 100년이라고? 분명 새것 같은데 오래된 역사와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있는 뉴욕의 반전 매력 3곳을 소개한다. 타임머신을 타지 않고도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러스앤도터스 앞 유리에는 ‘1914년부터’라고 박력 있게 쓰여 있다. 그 자신감이란, 그냥 지나치려던 사람도 발길을 돌리게 만든다. 이곳은 유대인 전통 음식점으로 스모크드 피시, 베이글, 크림치즈로 유명한 곳이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이곳은 이민 역사와 유대인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곳이다.

러스 앤 도터스
러시아 이민자 조엘러스는 처음에는 길거리 노점에서 청어를 팔았다. 이후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 가게를 열고 유대인들을 위한 식재료를 팔았다. 유대인 이민자들이 고향의 음식을 뉴욕에 전파한 것이다. 그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으로 아들 대신 세 딸을 사업 파트너로 삼았다. 가게 이름에 도터를 넣어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낮았던 그 시절에 여성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앞서가는 경영 마인드는 아직도 빛나고 있다. 4대에 걸쳐 가족이 운영하고 있으며 뉴욕의 100년 전통을 지키는 가게로 유명하다.

러스 앤 도터스 직원들 유니폼이 인상적이다.
신선한 재료, 특히 러스앤도터스의 크림치즈는 풍미가 뛰어난 걸로 유명하다. 100년 전 오픈 당시의 클래식함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져 더욱 매력적인 장소가 되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The Deli Man>에도 소개되었다. 훈제 연어, 여러 종류의 크림치즈 스프레드가 특히 인기가 좋다. 가게 안에는 자리가 없어 여기서 베이글 샌드위치를 만들어 밖에서 먹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편안하게 러스앤도터스를 즐기고 싶다면, 본점에서 몇 걸음을 더 가 러스앤도터스 카페를 방문해도 좋다. 흰 가운을 입은 직원이 내어주는 커피로 아침을 시작해 보자. 또, 꼭 베이글 세트를 먹어보길 추천한다. 100년이 아니라 1000년이 지나도 살아남을 최고의 맛이다.

카페 시그니처 베이글 메뉴
러스앤도터스(Russ & Daughters)
179 E Houston St, New York
운영시간: 08:00~16:00
러스앤도터스 카페(Russ & Daughters Cafe)
127 Orchard St, New York
운영시간: 월~목: 08:30~14:30 / 금~일: 08:30~15:30
모건 라이브러리 뮤지엄(The Morgan Library &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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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 라이브러리 뮤지엄
한 개인의 서재가 이렇게 유명해질 수 있을까? 모건 라이브러리 뮤지엄은 은행가로 이름을 떨친 JP모건의 도서관 겸 박물관이다. 개인 컬렉션으로 시작된 이곳은 장대한 건축물, 귀중한 서적, 예술품, 희귀문서들로 이루어진 보물창고다. 이곳은 1906년도에 설립되었다. 모건이 자신의 방대한 개인 컬렉션을 보관하기 위해 건축가 찰스맥 킴에게 의뢰하여 지은 건물이다. 그 당시에는 모건의 개인 도서관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도대체 한 개인이 뛰어나면 어디까지 갈 수 있는 걸까? 를 몸소 보여주는 것 같다.

희귀본은 철장 안에 보관 중이다.
들어서는 순간 스케일의 장엄함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탄성이 새어 나온다. 화려한 금박 천장화와 높게 쌓여진 고서적들, 바닥에는 페르시아산 양탄자가 깔려 있다. 호두나무로 만들어진 서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희귀서적과 필사본을 소장하고 있다. 구텐베르크 성서와 중세 필사본 작가들의 원고와 편지, 찰스 디킨스, 제인 오스틴, 모차르트 등 유명 작가, 작곡가의 원고뿐만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와 바로크 시대의 대표 작품들도 가득하다.
그중에서 모건 개인 서재에서 본 웅장한 목재 장식과 장대한 서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호가니 책상은 묵직했고 그것을 둘러싼 붉은 빛은 타오르는 듯 강렬했다. 아마도 모건은 ‘레드’에 진심이었던 것 같다. 뉴욕 한 복판에서 전통과 고전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문학, 예술, 역사, 금융까지 모든 게 종합된 장소다. 우와~ 끝없이 탄성을 지르느라 지치니 이곳의 탁 트인 1층 카페에서 커피 한잔은 필수다, 금요일 오후에는 재즈 공연도 열린다고 하니 그때 방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탁 트인 내부 카페
모건 라이브러리 뮤지엄(The Morgan Library & Museum)
225 Madison Ave, New York
운영시간: 10:30~17:00 (금요일은 19:00까지 / 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25, 65세 이상 $17, 학생 $13, 12세 이하 어린이 무료 (할인시 신분증 필요하며, 모건숍과 카페만 방문하는 경우 무료 입장)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엔 유리 상자에 들어있는 회전목마, 제인스 카루셀이 있다. 인스타 인증샷으로 유명해진 이곳은 알고 보니 어마어마한 역사를 가진 곳이었다. 이 목마는 1922년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제작되었고, 오하이오주 영스타운의 이도라 파크에서 운영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1984년도에 파크가 폐쇄 되면서 이 회전목마가 경매에 붙여졌다. 영원히 사라질 뻔한 이 목마를 예술가이자 건축가인 제인 왈렌타스가 구입하여 복원 작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 작업기간이 무려 22년이란다. 한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서 성인이 되는 기간이다. 그래서일까? 100년이란 시간을 머금고 있기에 회전목마가 더 신비롭게 느껴진다.

제인스 카루셀
100년 전 회전목마의 주변 풍경은 어땠을까? 고층빌딩은 전혀 없었겠지만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웃고 있는 표정은 똑같았을 것이다. 왈렌타스 부부는 모든 나무 말과 장식을 손수 복원해 원래의 아름다움을 되살렸다. 그리고 2011년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에 설치되어 지금의 이름인 ‘제인스 카루셀’이 되었다고 한다. 단순한 놀이 기구가 아니라 미국 놀이공원의 황금기를 상징하며 역사적 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48마리의 목조말과 2개의 수레는 모두 섬세한 손 조각으로 만들어 졌다. 금박과 색색의 페인트가 사용되어 고풍스러우면서도 화려하다. 장누벨이 설계한 유리 파빌리온 안에 설치되어 외부 환경으로부터 회전목마를 보호한다. 이 파빌리온 덕분에 사계절 내내 운영된다. 멀리서 보면 마치 유리상자 속에 들어있는 선물 같다.

카루셀의 낮과 밤
마침 내가 방문한 날은 휴무라서 진짜 박물관의 보물을 구경하듯 살펴볼 수 있었다. 그래서 이곳은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좋은 장소다. 종종 웨딩촬영을 하는 커플도 눈에 띈다. 시간이 된다면 제인스 카루셀은 낮과 해 질 녘 두 번 방문하길 권한다. 밤에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이다. 화려하게 불이 들어오는 회전목마는 마치 1인 2역을 하고 있는 듯하다. 눈부신 회전목마와 곁들여 보는 맨해튼의 야경은 뉴욕 여행의 최고의 명장면이 될 것이다.


밤의 회전목마와 곁들여 감상하기 좋은 브루클린 브리지
제인스 카루셀(Jane’s Carousel)
1 Old, Dock St, Brooklyn
운영시간: 목~일 11:00~17:00 (월~수 휴무)
탑승비용: $3(신장 1m 미만 어린이는 티켓 한 장으로 어른과 동반탑승 가능)
글/사진 | 차현진

서울에서 방송 작가로 살다가 먼 북소리를 듣고 포틀랜드로 떠난 여행 요정. 에세이 『내겐 아직 연애가 필요해』를 썼다.
https://www.instagram.com/bborichaa66
편집 | 이주호ꞏ신태진 에디터
| New York |
"100년 이상의 역사와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뉴욕의 핫 스폿"
오래된 곳의 아우라를 좋아한다. 평범한 공간에 숨겨진 긴긴 역사를 알게 될 때, 우리는 그 장소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된다. 오래된 바닥을 밟을 때, 작은 울림을 받는다. 벽지 뒤에 남아 있는 누군가의 손길이 오랜 세월을 뚫고 지금까지 이어져 왔음을 느끼는 순간, 그런 장소는 단순한 공간을 넘어 하나의 살아있는 기억이 된다. 그런데 여기가 100년이라고? 분명 새것 같은데 오래된 역사와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있는 뉴욕의 반전 매력 3곳을 소개한다. 타임머신을 타지 않고도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러스앤도터스(Russ & Daughters)
러스앤도터스 앞 유리에는 ‘1914년부터’라고 박력 있게 쓰여 있다. 그 자신감이란, 그냥 지나치려던 사람도 발길을 돌리게 만든다. 이곳은 유대인 전통 음식점으로 스모크드 피시, 베이글, 크림치즈로 유명한 곳이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이곳은 이민 역사와 유대인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곳이다.
러스 앤 도터스
러시아 이민자 조엘러스는 처음에는 길거리 노점에서 청어를 팔았다. 이후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 가게를 열고 유대인들을 위한 식재료를 팔았다. 유대인 이민자들이 고향의 음식을 뉴욕에 전파한 것이다. 그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으로 아들 대신 세 딸을 사업 파트너로 삼았다. 가게 이름에 도터를 넣어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낮았던 그 시절에 여성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앞서가는 경영 마인드는 아직도 빛나고 있다. 4대에 걸쳐 가족이 운영하고 있으며 뉴욕의 100년 전통을 지키는 가게로 유명하다.
러스 앤 도터스 직원들 유니폼이 인상적이다.
신선한 재료, 특히 러스앤도터스의 크림치즈는 풍미가 뛰어난 걸로 유명하다. 100년 전 오픈 당시의 클래식함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져 더욱 매력적인 장소가 되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The Deli Man>에도 소개되었다. 훈제 연어, 여러 종류의 크림치즈 스프레드가 특히 인기가 좋다. 가게 안에는 자리가 없어 여기서 베이글 샌드위치를 만들어 밖에서 먹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편안하게 러스앤도터스를 즐기고 싶다면, 본점에서 몇 걸음을 더 가 러스앤도터스 카페를 방문해도 좋다. 흰 가운을 입은 직원이 내어주는 커피로 아침을 시작해 보자. 또, 꼭 베이글 세트를 먹어보길 추천한다. 100년이 아니라 1000년이 지나도 살아남을 최고의 맛이다.
카페 시그니처 베이글 메뉴
모건 라이브러리 뮤지엄(The Morgan Library & Museum)
모건 라이브러리 뮤지엄
한 개인의 서재가 이렇게 유명해질 수 있을까? 모건 라이브러리 뮤지엄은 은행가로 이름을 떨친 JP모건의 도서관 겸 박물관이다. 개인 컬렉션으로 시작된 이곳은 장대한 건축물, 귀중한 서적, 예술품, 희귀문서들로 이루어진 보물창고다. 이곳은 1906년도에 설립되었다. 모건이 자신의 방대한 개인 컬렉션을 보관하기 위해 건축가 찰스맥 킴에게 의뢰하여 지은 건물이다. 그 당시에는 모건의 개인 도서관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도대체 한 개인이 뛰어나면 어디까지 갈 수 있는 걸까? 를 몸소 보여주는 것 같다.
희귀본은 철장 안에 보관 중이다.
들어서는 순간 스케일의 장엄함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탄성이 새어 나온다. 화려한 금박 천장화와 높게 쌓여진 고서적들, 바닥에는 페르시아산 양탄자가 깔려 있다. 호두나무로 만들어진 서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희귀서적과 필사본을 소장하고 있다. 구텐베르크 성서와 중세 필사본 작가들의 원고와 편지, 찰스 디킨스, 제인 오스틴, 모차르트 등 유명 작가, 작곡가의 원고뿐만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와 바로크 시대의 대표 작품들도 가득하다.
그중에서 모건 개인 서재에서 본 웅장한 목재 장식과 장대한 서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호가니 책상은 묵직했고 그것을 둘러싼 붉은 빛은 타오르는 듯 강렬했다. 아마도 모건은 ‘레드’에 진심이었던 것 같다. 뉴욕 한 복판에서 전통과 고전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문학, 예술, 역사, 금융까지 모든 게 종합된 장소다. 우와~ 끝없이 탄성을 지르느라 지치니 이곳의 탁 트인 1층 카페에서 커피 한잔은 필수다, 금요일 오후에는 재즈 공연도 열린다고 하니 그때 방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탁 트인 내부 카페
제인스 카루셀(Jane’s Carousel)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엔 유리 상자에 들어있는 회전목마, 제인스 카루셀이 있다. 인스타 인증샷으로 유명해진 이곳은 알고 보니 어마어마한 역사를 가진 곳이었다. 이 목마는 1922년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제작되었고, 오하이오주 영스타운의 이도라 파크에서 운영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1984년도에 파크가 폐쇄 되면서 이 회전목마가 경매에 붙여졌다. 영원히 사라질 뻔한 이 목마를 예술가이자 건축가인 제인 왈렌타스가 구입하여 복원 작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 작업기간이 무려 22년이란다. 한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서 성인이 되는 기간이다. 그래서일까? 100년이란 시간을 머금고 있기에 회전목마가 더 신비롭게 느껴진다.
제인스 카루셀
100년 전 회전목마의 주변 풍경은 어땠을까? 고층빌딩은 전혀 없었겠지만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웃고 있는 표정은 똑같았을 것이다. 왈렌타스 부부는 모든 나무 말과 장식을 손수 복원해 원래의 아름다움을 되살렸다. 그리고 2011년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에 설치되어 지금의 이름인 ‘제인스 카루셀’이 되었다고 한다. 단순한 놀이 기구가 아니라 미국 놀이공원의 황금기를 상징하며 역사적 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48마리의 목조말과 2개의 수레는 모두 섬세한 손 조각으로 만들어 졌다. 금박과 색색의 페인트가 사용되어 고풍스러우면서도 화려하다. 장누벨이 설계한 유리 파빌리온 안에 설치되어 외부 환경으로부터 회전목마를 보호한다. 이 파빌리온 덕분에 사계절 내내 운영된다. 멀리서 보면 마치 유리상자 속에 들어있는 선물 같다.
카루셀의 낮과 밤
마침 내가 방문한 날은 휴무라서 진짜 박물관의 보물을 구경하듯 살펴볼 수 있었다. 그래서 이곳은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좋은 장소다. 종종 웨딩촬영을 하는 커플도 눈에 띈다. 시간이 된다면 제인스 카루셀은 낮과 해 질 녘 두 번 방문하길 권한다. 밤에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이다. 화려하게 불이 들어오는 회전목마는 마치 1인 2역을 하고 있는 듯하다. 눈부신 회전목마와 곁들여 보는 맨해튼의 야경은 뉴욕 여행의 최고의 명장면이 될 것이다.
밤의 회전목마와 곁들여 감상하기 좋은 브루클린 브리지
글/사진 | 차현진
서울에서 방송 작가로 살다가 먼 북소리를 듣고 포틀랜드로 떠난 여행 요정. 에세이 『내겐 아직 연애가 필요해』를 썼다.
https://www.instagram.com/bborichaa66
편집 | 이주호ꞏ신태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