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kyo |
카레 마니아라면 카레에 뭘 얹어 먹는 걸 좋아한다면 도쿄에서 '토핑 카레'를!
일본에서 카레는 ‘국민식(国民食)’이라고 불릴 만큼 사랑을 받습니다. 초등학교 급식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이며, 친구들과 누가 더 빨리 더 많이 먹는지 겨루기도 해요. 카레는 집밥의 대명사이기도 합니다. 맛있는 카레를 먹고 자란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카레를 사랑하고, 밖에서도 카레를 즐겨 먹으러 가게 되고요.
그런 만큼 일본 카레는 종류가 많지만, 특히 ‘뭔가 토핑을 얹어 먹는 카레’가 인기가 많아요. 이번에는 일본에서 ‘토핑이 맛있는 카레’로 유명한 맛집을 세 곳 골라서 소개해 드립니다.

잇뻬콧뻬
처음으로 소개할 토핑 카페 맛집은 ‘잇뻬콧뻬(いっぺこっぺ)’입니다. 잇뻬콧뻬는 원래 도쿄에서 유명한 돈카츠 맛집 ‘아오키(とんかつ檍)’라는 곳에서 운영하는 '카츠카레 전문점'이랍니다. 아오키의 돈카츠는 고기를 고온으로 단시간에 튀겨 육질이 부드럽고 식감이 좋기로 이름이 났는데, 바로 그 돈카츠가 토핑으로 나오는 것이지요. 바탕이 좋은 만큼 카츠카레의 인기도 높아 잇뻬콧뻬는 최근 점포 수도 늘리고 있습니다. 이번엔 그중에서도 몬젠나카초점을 소개합니다.

상 등심 카츠카레(上ロースカツカレー, 조 로스카츠카레): ¥1,800
일본에서는 카레도, 돈카츠도 국민식인데, 둘을 합친 ‘카츠카레’는 당연히 인기 있을 수밖에요. 추천 메뉴는 ‘조 로스카츠카레(상 등심 카츠카레 ¥1,800)’입니다. 런치타임에는 저렴한 1,300엔짜리 ‘런치카츠카레’도 있지만, 돈카츠는 이쪽이 크기도 등급도 좋습니다. 더 비싼 메뉴로 특 로스카츠카레, 립로스카츠카레, 카타로스(목살)카츠카레 등도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조 로스카츠카레가 가성비가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의 카츠카레는 돈카츠가 주인공이니, 카레는 개성이 강한 맛은 아닙니다.
잇뻬콧뻬의 돈카츠는 ‘하야시SPF(林SPF)’라는 브랜드 돼지고기를 사용합니다. 철저히 위생 관리된 ‘특정의 악성균이 없는 돼지고기’이기 때문에 건강한 건 물론 비린내가 안 나는 게 특징입니다. 특히 돈카츠로 먹는 게 최고예요. 비계나 육즙의 맛은 달콤하기까지 해서 보통의 돈카츠와는 다른 음식인 것만 같습니다.

재료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일본에서는 몇 년 전부터 ‘브랜드 돼지고기’로 만든 돈카츠가 유행하고 있어요. ‘브랜드 돼지고기’를 한마디로 정리하기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는 사육 단계부터 잘 관리하고 좋은 먹이를 주고 정성껏 키운 고급스러운 돼지고기를 말하며, 400종 정도 있다고 해요. 아무래도 유통되는 양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격은 상당히 비싸지만 육질은 정말 좋습니다. ‘하야시SPF'는 일본 브랜드 돼지고기 중 특히 인기와 지명도가 높은 품종입니다.

식권 자판기(키오스크). 현금 이외로 신용카드도 사용 가능합니다.
잇페콧페는 도쿄에 10여 곳의 매장이 있습니다. 간다, 신바시, 아키하바라, 아사쿠사바시, 미타, 이치가야, 신주쿠교엔, 니시신주쿠, 이이다바시, 다이몬에도 있어요. 매장마다 약간 가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잇뻬콧뻬 몬젠나카초점(いっぺこっぺ 門前仲町店)
주소 : Tokyo, Koto-ku Tomioka 1-5-5
영업시간 : 11:00~21:00

진콧쿠
이번 토핑 카레 기사에서 꼭 소개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가게가 ‘진콧쿠(ジンコック)’입니다. 도쿄 카레 격전지인 간다(神田)에 위치하는 카레 전문점이고, ‘카니크림 고로케(カニクリームコロッケ)’가 맛있는 가게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카레', 혹은 '커리'라고 부르지 않고 '카리'라고 표현하고 있고 메뉴에도 그렇게 표기하고 있어요.

‘クリームコロッケがうまい店(크림 고로케가 맛있는 집)’이라고 홍보하는 진콧쿠
‘카니크림 고로케’란 게살 크림이 들어간 고로케입니다. 일본에서는 고로케를 밥반찬으로 먹습니다. 보통 고로케는 으깬 감자를 튀겨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요, 일본에서는 게살 크림을 넣은 것도 인기가 높답니다. 물론 카레 토핑으로는 단연 돈카츠(카츠카레)의 지명도가 높지만, 카니크림 고로케를 얹은 카레도 맛있으니 꼭 한 번 도전해 보셨으면 합니다.
진콧쿠는 간판에도 ‘クリームコロッケがうまい店(크림 고로케가 맛있는 집)’라고 적혀 있고, 카레집인데 토핑인 크림 고로케에 더 자신 있다고 어필하는 곳입니다. 진콧쿠에도 카츠카레가 있긴 하지만, 처음 방문하는 분들은 꼭 카니크림 고로케를 드셔보세요.

일본에서는 아주 흔한 카니크림 고로케(게살크림 고로케)
이곳의 카레는 루(카레 소스)가 3종 있습니다. 인도풍 카리(카레)(インド風カリー)는 10여 종의 향신료를 배합해 4, 5일 정도 푹 끓여 진하기 그지없습니다. 카슈미르풍 카리(カシミール風カリー)는 굳이 푹 끓이지 않고 향신료 본래의 향을 직접 잘 느낄 수 있도록 만든 스타일입니다. 토마토맛 인도카리(トマト味のインドカリー)는 토마토의 산미와 사과의 단맛이 느껴지는 상쾌한 카레이고요.
매운 단계는 少辛(쇼-카라, 살짝 맵게) 辛口(카라쿠치, 매운맛) 極辛(고쿠카라, 프로 매운맛) 激辛(게키카라 가장 매운맛, +50엔 추가)로 나눠져 있습니다. 일본인 기준으로는 辛口(매운맛)가 너무 매워서 못 먹는 사람도 있지만, 한국인에게는 辛口 이상이 적당히 매워서 잘 맞지 않을까 해요.
메뉴가 많은데, 혹시 무엇을 먹을지 고민되면 ‘오늘의 카리(本日のカリー)’를 주문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카리’는 그날의 추천 식재료(고기나 채소류)를 알아서 골라 주는 메뉴이고, 기본 메뉴보다 30~50엔 싸게 제공해 줍니다. ‘오늘의 카리’는 가게 입구(문 앞)와 카운터석 위에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카리’도 날마다 종류가 여러 개가 있어요.

메뉴판
런치타임에는 ‘오늘의 인도풍 카리 런치(本日のインド風カリーランチ)’라는 메뉴가 3종(A, B, C) 있습니다. ‘오늘의 인도풍 카리 런치’에는 카니크림 고로케 토핑이 포함되지 않으니, 별도로 카니크림 고로케를 토핑을 추가하는 걸 추천합니다(카니크림 고로케 토핑 +280엔). 닭고기와 야채가 듬뿍 들어 있는데 참 착한 가격이지요.

‘오늘의 인도풍 카리 런치’ A. 치킨과 야채의 카리(チキンと野菜のカリー) ¥890 + 카니크림 고로케() ¥280
‘오늘의 추천 인도풍 카리 카니크림 고로케 토핑(1,150엔)’도 시켜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다진고기와 시금치 카리(ひき肉とほうれん草のカリー)였어요. 다진 고기가 들어간 카레는 일본에서 아주 흔하고 키카카레(キーマカレー)라는 이름으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인도풍 카레보다 다진고기가 들어간 메뉴가 더욱더 맛있더라고요.

‘오늘의 추천 인도풍 카리 카니크림 고로케 토핑’ - 다진고기와 시금치 카리 ¥1,150엔
가게 위치는 도쿄 메트로 마루노우치선 아와지쵸(淡路町)역・도에이 지하철 신주쿠선 오가와쵸(小川町)역 A2출구 도보 1분, JR간다(神田)역 북쪽 출구에서는 도보 7분 소요입니다. 간다 주변은 카레 맛집이 정말 많으니 혹시 카레를 좋아하는 분은 꼭 한번 찾아오세요. 진콧쿠는 예전에 간다 카레 그랑프리에서 3위에 입상한 적이 있고, 타베로그 백명점 도쿄 카레 부문에도 몇 번 선정되었습니다. 그래서 런치타임에는 항상 10~15명 정도 대기줄이 생깁니다. 좌석 수는 15석이고, 혹시 대기줄이 10명 정도면 약 30분 기다리겠다 예상하면 될 것 같아요. 원래 디너타임은 웨이팅이 짧은 편이었지만, 2025년 4월 현재 디너 영업을 하지 않고 재개 일정도 미정이라고 합니다. 구글맵으로 영업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세요.

런치타임에 항상 10~15명 대기줄이 생깁니다.

좌석 수 15석(카운터석 7석, 테이블석 4석×2)
여기는 제가 출간한 도쿄 맛집 가이드북(『진짜 도쿄맛집을 알려줄게요』)에 소개하고 싶었던 맛집이지만, 아무래도 한국인에게 카니크림 고로케의 지명도가 낮은 편인 것 같아서 책에서는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꼭 가볼 만한 맛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콧쿠(ジンコック)
주소 : Tokyo, Chiyoda-ku Kandasudacho 1-2-3
영업시간 : 11:00~15:00(라스트오더 14:40) ※2025년 4월 현재 디너는 영업하지 않습니다.

BOTERO
이곳 ‘BOTERO(보테로)’는 학창시절 자주 다니던 카레가 맛있는 양식 맛집이에요. 이곳저곳 카레 맛집 순례를 하게 된 것도, 지금 생각해 보면 BOTERO의 카레에 푹 빠졌던 것이 그 계기였던 듯합니다. 저를 비롯한 카레 마니아들에게는 추억의 맛이자 카레 맛집 순례의 시작점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직원분께 물어보니 그때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레시피나 맛은 똑같답니다.

보테로의 함바그카레
BOTERO에서 추천하는 메뉴는 함바그카레입니다. 이곳은 양식집이어서 카레 외의 메뉴도 있어요. 하지만 원래부터 카레 전문점이어서 역시 카레가 맛있어요. 일본의 토핑 카레 중 제일 인기가 많은 것은 카츠카레라고 말씀드렸지만, 여기에는 카츠카레는 없고 대신 함바그카레가 소문났답니다.

의외로 함바그카레를 맛있게 하는 곳이 드물답니다.
함바그도 카레도 일본인(특히 일본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음식이에요. 그 두 가지를 합친 메뉴라면 틀림없이 맛있을 것 같지만, 신기하게도 다른 가게에서 먹은 함바그카레는 솔직히 별로인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함바그카레를 먹으려면 BOTERO에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럽풍 카레소스
BOTERO의 함바그카레는 잘 익힌 함바그와 유럽식 카레소스가 조화를 이뤄요. 함바그에는 별도의 소스를 뿌리지 않았으니까 카레와의 궁합을 오롯이 즐기면 됩니다.

육즙이 팡팡 터지는 스타일이 아니고, 고기의 씹는 맛이 좋은 함바그입니다.

메뉴판. 함바그 스테이크 카레(ハンバーグステーキカレー): 런치 가격 ¥1,180 ※디너 가격은 ¥1,250
가게에서 제일 가까운 역인 도큐덴엔토시선 고마자와다이가쿠(駒沢大学)역에서 12분 정도 걸어가야 합니다. 완전 로컬이어서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낯선 지역이기도 해요. 찾아가기 좀 불편할 수도 있지만 일본 함바그카레가 궁금한 분이라면 가볼 만한 맛집입니다.

BOTERO
주소 : Tokyo, Setagaya-ku Nozawa 2-30-7
영업시간 : 런치 11:300~14:00 디너 18:00~21:30
글·사진 | 네모

도쿄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일본인 남자. 서강대학교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한일 양국 요리와 식문화에 정통하고,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라는 철학으로 한국인에게 도쿄 맛집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서 출판한 저서로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텐동의 사연과 나폴리탄의 비밀』 등이 있다.
www.instagram.com/tokyo_nemo/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2024년 개정판 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848532
<나만의 일본 미식 여행 일본어> 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3065611
편집 | 이주호 ・ 신태진 에디터
| Tokyo |
카레 마니아라면 카레에 뭘 얹어 먹는 걸 좋아한다면 도쿄에서 '토핑 카레'를!
일본에서 카레는 ‘국민식(国民食)’이라고 불릴 만큼 사랑을 받습니다. 초등학교 급식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이며, 친구들과 누가 더 빨리 더 많이 먹는지 겨루기도 해요. 카레는 집밥의 대명사이기도 합니다. 맛있는 카레를 먹고 자란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카레를 사랑하고, 밖에서도 카레를 즐겨 먹으러 가게 되고요.
그런 만큼 일본 카레는 종류가 많지만, 특히 ‘뭔가 토핑을 얹어 먹는 카레’가 인기가 많아요. 이번에는 일본에서 ‘토핑이 맛있는 카레’로 유명한 맛집을 세 곳 골라서 소개해 드립니다.
몬젠나카초(門前仲町)
잇뻬콧뻬(いっぺこっぺ)
잇뻬콧뻬
처음으로 소개할 토핑 카페 맛집은 ‘잇뻬콧뻬(いっぺこっぺ)’입니다. 잇뻬콧뻬는 원래 도쿄에서 유명한 돈카츠 맛집 ‘아오키(とんかつ檍)’라는 곳에서 운영하는 '카츠카레 전문점'이랍니다. 아오키의 돈카츠는 고기를 고온으로 단시간에 튀겨 육질이 부드럽고 식감이 좋기로 이름이 났는데, 바로 그 돈카츠가 토핑으로 나오는 것이지요. 바탕이 좋은 만큼 카츠카레의 인기도 높아 잇뻬콧뻬는 최근 점포 수도 늘리고 있습니다. 이번엔 그중에서도 몬젠나카초점을 소개합니다.
상 등심 카츠카레(上ロースカツカレー, 조 로스카츠카레): ¥1,800
일본에서는 카레도, 돈카츠도 국민식인데, 둘을 합친 ‘카츠카레’는 당연히 인기 있을 수밖에요. 추천 메뉴는 ‘조 로스카츠카레(상 등심 카츠카레 ¥1,800)’입니다. 런치타임에는 저렴한 1,300엔짜리 ‘런치카츠카레’도 있지만, 돈카츠는 이쪽이 크기도 등급도 좋습니다. 더 비싼 메뉴로 특 로스카츠카레, 립로스카츠카레, 카타로스(목살)카츠카레 등도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조 로스카츠카레가 가성비가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의 카츠카레는 돈카츠가 주인공이니, 카레는 개성이 강한 맛은 아닙니다.
잇뻬콧뻬의 돈카츠는 ‘하야시SPF(林SPF)’라는 브랜드 돼지고기를 사용합니다. 철저히 위생 관리된 ‘특정의 악성균이 없는 돼지고기’이기 때문에 건강한 건 물론 비린내가 안 나는 게 특징입니다. 특히 돈카츠로 먹는 게 최고예요. 비계나 육즙의 맛은 달콤하기까지 해서 보통의 돈카츠와는 다른 음식인 것만 같습니다.
재료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일본에서는 몇 년 전부터 ‘브랜드 돼지고기’로 만든 돈카츠가 유행하고 있어요. ‘브랜드 돼지고기’를 한마디로 정리하기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는 사육 단계부터 잘 관리하고 좋은 먹이를 주고 정성껏 키운 고급스러운 돼지고기를 말하며, 400종 정도 있다고 해요. 아무래도 유통되는 양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격은 상당히 비싸지만 육질은 정말 좋습니다. ‘하야시SPF'는 일본 브랜드 돼지고기 중 특히 인기와 지명도가 높은 품종입니다.
식권 자판기(키오스크). 현금 이외로 신용카드도 사용 가능합니다.
잇페콧페는 도쿄에 10여 곳의 매장이 있습니다. 간다, 신바시, 아키하바라, 아사쿠사바시, 미타, 이치가야, 신주쿠교엔, 니시신주쿠, 이이다바시, 다이몬에도 있어요. 매장마다 약간 가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오가와초(小川町)
진콧쿠(ジンコック)
진콧쿠
이번 토핑 카레 기사에서 꼭 소개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가게가 ‘진콧쿠(ジンコック)’입니다. 도쿄 카레 격전지인 간다(神田)에 위치하는 카레 전문점이고, ‘카니크림 고로케(カニクリームコロッケ)’가 맛있는 가게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카레', 혹은 '커리'라고 부르지 않고 '카리'라고 표현하고 있고 메뉴에도 그렇게 표기하고 있어요.
‘クリームコロッケがうまい店(크림 고로케가 맛있는 집)’이라고 홍보하는 진콧쿠
‘카니크림 고로케’란 게살 크림이 들어간 고로케입니다. 일본에서는 고로케를 밥반찬으로 먹습니다. 보통 고로케는 으깬 감자를 튀겨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요, 일본에서는 게살 크림을 넣은 것도 인기가 높답니다. 물론 카레 토핑으로는 단연 돈카츠(카츠카레)의 지명도가 높지만, 카니크림 고로케를 얹은 카레도 맛있으니 꼭 한 번 도전해 보셨으면 합니다.
진콧쿠는 간판에도 ‘クリームコロッケがうまい店(크림 고로케가 맛있는 집)’라고 적혀 있고, 카레집인데 토핑인 크림 고로케에 더 자신 있다고 어필하는 곳입니다. 진콧쿠에도 카츠카레가 있긴 하지만, 처음 방문하는 분들은 꼭 카니크림 고로케를 드셔보세요.
일본에서는 아주 흔한 카니크림 고로케(게살크림 고로케)
이곳의 카레는 루(카레 소스)가 3종 있습니다. 인도풍 카리(카레)(インド風カリー)는 10여 종의 향신료를 배합해 4, 5일 정도 푹 끓여 진하기 그지없습니다. 카슈미르풍 카리(カシミール風カリー)는 굳이 푹 끓이지 않고 향신료 본래의 향을 직접 잘 느낄 수 있도록 만든 스타일입니다. 토마토맛 인도카리(トマト味のインドカリー)는 토마토의 산미와 사과의 단맛이 느껴지는 상쾌한 카레이고요.
매운 단계는 少辛(쇼-카라, 살짝 맵게) 辛口(카라쿠치, 매운맛) 極辛(고쿠카라, 프로 매운맛) 激辛(게키카라 가장 매운맛, +50엔 추가)로 나눠져 있습니다. 일본인 기준으로는 辛口(매운맛)가 너무 매워서 못 먹는 사람도 있지만, 한국인에게는 辛口 이상이 적당히 매워서 잘 맞지 않을까 해요.
메뉴가 많은데, 혹시 무엇을 먹을지 고민되면 ‘오늘의 카리(本日のカリー)’를 주문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카리’는 그날의 추천 식재료(고기나 채소류)를 알아서 골라 주는 메뉴이고, 기본 메뉴보다 30~50엔 싸게 제공해 줍니다. ‘오늘의 카리’는 가게 입구(문 앞)와 카운터석 위에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카리’도 날마다 종류가 여러 개가 있어요.
메뉴판
런치타임에는 ‘오늘의 인도풍 카리 런치(本日のインド風カリーランチ)’라는 메뉴가 3종(A, B, C) 있습니다. ‘오늘의 인도풍 카리 런치’에는 카니크림 고로케 토핑이 포함되지 않으니, 별도로 카니크림 고로케를 토핑을 추가하는 걸 추천합니다(카니크림 고로케 토핑 +280엔). 닭고기와 야채가 듬뿍 들어 있는데 참 착한 가격이지요.
‘오늘의 인도풍 카리 런치’ A. 치킨과 야채의 카리(チキンと野菜のカリー) ¥890 + 카니크림 고로케() ¥280
‘오늘의 추천 인도풍 카리 카니크림 고로케 토핑(1,150엔)’도 시켜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다진고기와 시금치 카리(ひき肉とほうれん草のカリー)였어요. 다진 고기가 들어간 카레는 일본에서 아주 흔하고 키카카레(キーマカレー)라는 이름으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인도풍 카레보다 다진고기가 들어간 메뉴가 더욱더 맛있더라고요.
‘오늘의 추천 인도풍 카리 카니크림 고로케 토핑’ - 다진고기와 시금치 카리 ¥1,150엔
가게 위치는 도쿄 메트로 마루노우치선 아와지쵸(淡路町)역・도에이 지하철 신주쿠선 오가와쵸(小川町)역 A2출구 도보 1분, JR간다(神田)역 북쪽 출구에서는 도보 7분 소요입니다. 간다 주변은 카레 맛집이 정말 많으니 혹시 카레를 좋아하는 분은 꼭 한번 찾아오세요. 진콧쿠는 예전에 간다 카레 그랑프리에서 3위에 입상한 적이 있고, 타베로그 백명점 도쿄 카레 부문에도 몇 번 선정되었습니다. 그래서 런치타임에는 항상 10~15명 정도 대기줄이 생깁니다. 좌석 수는 15석이고, 혹시 대기줄이 10명 정도면 약 30분 기다리겠다 예상하면 될 것 같아요. 원래 디너타임은 웨이팅이 짧은 편이었지만, 2025년 4월 현재 디너 영업을 하지 않고 재개 일정도 미정이라고 합니다. 구글맵으로 영업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세요.
런치타임에 항상 10~15명 대기줄이 생깁니다.
좌석 수 15석(카운터석 7석, 테이블석 4석×2)
여기는 제가 출간한 도쿄 맛집 가이드북(『진짜 도쿄맛집을 알려줄게요』)에 소개하고 싶었던 맛집이지만, 아무래도 한국인에게 카니크림 고로케의 지명도가 낮은 편인 것 같아서 책에서는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꼭 가볼 만한 맛집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마자와다이가쿠(駒沢大学)
BOTERO
BOTERO
이곳 ‘BOTERO(보테로)’는 학창시절 자주 다니던 카레가 맛있는 양식 맛집이에요. 이곳저곳 카레 맛집 순례를 하게 된 것도, 지금 생각해 보면 BOTERO의 카레에 푹 빠졌던 것이 그 계기였던 듯합니다. 저를 비롯한 카레 마니아들에게는 추억의 맛이자 카레 맛집 순례의 시작점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직원분께 물어보니 그때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레시피나 맛은 똑같답니다.
보테로의 함바그카레
BOTERO에서 추천하는 메뉴는 함바그카레입니다. 이곳은 양식집이어서 카레 외의 메뉴도 있어요. 하지만 원래부터 카레 전문점이어서 역시 카레가 맛있어요. 일본의 토핑 카레 중 제일 인기가 많은 것은 카츠카레라고 말씀드렸지만, 여기에는 카츠카레는 없고 대신 함바그카레가 소문났답니다.
의외로 함바그카레를 맛있게 하는 곳이 드물답니다.
함바그도 카레도 일본인(특히 일본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음식이에요. 그 두 가지를 합친 메뉴라면 틀림없이 맛있을 것 같지만, 신기하게도 다른 가게에서 먹은 함바그카레는 솔직히 별로인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함바그카레를 먹으려면 BOTERO에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럽풍 카레소스
BOTERO의 함바그카레는 잘 익힌 함바그와 유럽식 카레소스가 조화를 이뤄요. 함바그에는 별도의 소스를 뿌리지 않았으니까 카레와의 궁합을 오롯이 즐기면 됩니다.
육즙이 팡팡 터지는 스타일이 아니고, 고기의 씹는 맛이 좋은 함바그입니다.
메뉴판. 함바그 스테이크 카레(ハンバーグステーキカレー): 런치 가격 ¥1,180 ※디너 가격은 ¥1,250
가게에서 제일 가까운 역인 도큐덴엔토시선 고마자와다이가쿠(駒沢大学)역에서 12분 정도 걸어가야 합니다. 완전 로컬이어서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낯선 지역이기도 해요. 찾아가기 좀 불편할 수도 있지만 일본 함바그카레가 궁금한 분이라면 가볼 만한 맛집입니다.
글·사진 | 네모
도쿄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일본인 남자. 서강대학교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한일 양국 요리와 식문화에 정통하고,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라는 철학으로 한국인에게 도쿄 맛집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서 출판한 저서로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텐동의 사연과 나폴리탄의 비밀』 등이 있다.
www.instagram.com/tokyo_nemo/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2024년 개정판 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848532
<나만의 일본 미식 여행 일본어> 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3065611
편집 | 이주호 ・ 신태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