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아니아][여행] 피지 여행의 시작, 수도 수바에서 갈 만한 곳들

2025-09-22

| Fiji |


피지의 수도 수바에서 일상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곳들


피지(Fiji)의 수도 수바(Suva)는 10만 명 정도가 거주하는 작은 도시로, 서울 강남구와 비슷한 크기다. 수도치고는 꽤나 작은 규모에 연중 습하고 무더운 날씨가 지배하는 곳. 게다가 한국보다 3시간 빠른 시간대에 살고 있다 보니, 이상한 시공간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바에는 나름의 매력적인 장소들이 있다. 그런 곳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해안가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




알버트 파크 (Albert Park)


탁 트인 공간에 떠있는 매우 큰 무지개


매일 출퇴근할 때마다 지나가는 알버트 파크는 아침과 해질 무렵, 두 타임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인다. 조깅하는 사람들, 축구나 럭비, 배구 등 다양한 구기 종목을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가족 단위로 여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공원을 가득 채운다. 이 뜨거운 공기를 뚫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참 대단하다.


공원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


바다와 산이 동시에 보이는 전망이 빼어나며 다양한 열대식물들을 만날 수 있어 여행자 입장에서는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기에 좋다. 물론 알버트 파크를 일상적으로 여기는 수바 시민들에 뒤섞여 함께 럭비 경기를 바라보며 무위의 시간을 보내도 좋겠다.


오후 5시 넘으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알버트 파크 (Albert Park)
주소 : VC3F+4X8, Victoria Parade, Suva, 피지




수바 플리마켓 (Flea Market)



매월 세 번째 일요일 오전, 빅토리아 퍼레이드를 끼고 Loftus street ~ Carnarvon street ~ Thurston street에 걸쳐 열리는 수바의 플리마켓은 다양한 수공예품, 의류, 악세사리, 길거리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관광객을 비롯한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피지 전통 문양이 들어간 여러 제품들은 기념품으로 딱 좋다. 구글 지도에 'Suva Flea Market'이라는 지점이 검색되는데 그곳이 아니니 혼동하지 말자.


이른 아침부터 열리는 플리마켓 모습

코코넛이 유명한 피지

닭꼬치는 전 세계 인기 아이템


그저 매대를 구경하기만 해도 좋고, 먹을거리로 요기를 해도 좋다. 재미있는 건 수바가 워낙 작아서 그런지 이곳에만 가면 아는 사람들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아마 수바를 기반으로 피지를 오래 여행한 여행자라면 지내며 봤던 익숙한 얼굴들을 플리마켓에서 마주치게 될지도. 가격도 정찰제이기 때문에 바가지를 쓸 걱정은 없다.


피지 전통 문양이 들어간 귀걸이와 식탁보


수바 플리마켓(RocMarket)
주소 : Suva City Council 주변(196 Victoria Parade, Suva, 피지)
개장 : 매월 세 번째 일요일




바벨 (The Bar Belle)


개인적으로 수바 최애 식당인 바벨


바벨은 외국인의 눈으로 봤을 때 수바에서 피지 음식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유일한 식당일지도 모른다. 인기도 많고 장사가 잘 되다 보니 돈 욕심은 크지 않으신 듯 여지없이 오후 3시 30분이면 문을 닫는다. 너무나 다양한 메뉴에 무엇을 먹을지 매번 고민이지만 그중 로보 (lovo)와 코콘다(Kokoda) 는 꼭 먹어 봐야 할 메뉴다. 


피지 전통 음식 로보는 고기와 야채를 잎에 싸서 땅속에서 천천히 구워낸 요리다.


코콘다 (Kokoda)는 피지의 전통적인 해산물 요리로,  피지식 세비체(ceviche)라고 할 수 있다. 신선한 생선을 작은 조각으로 썰어 코코넛 밀크와 라임 주스, 양파, 토마토, 고추와 함께 섞어 낸다. 마치 회를 먹는 것 같은, 아는 맛이 무섭다!


코콘다와 바다 포도 (Sea Grapes), 피지어로는 나마(Nama. 입속에서 톡톡 터지는게 신기한 샐러드. 


바벨 (The Bar Belle)
주소 : RCXX+PWX, Queen Elizabeth Rd, Suva, Fiji
영업시간: 10:30~15:30 (일요일 휴무)




수바 중앙 시장 (Suva Municipal Market)


수바 중앙 시장


수바 중앙 시장은 저렴한 가격에 각종 야채와 과일을 구입할 수 있는 시장이다. 내부가 약간 어두워서 처음 들어서면 ‘여기가 맞나?’ 싶은 느낌이 들지만, 수바 시내에서 가장 알차게 장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저렴한 가격에 각종 야채와 과일을 구입할 수 있는 시장이다. 양재에 있는 하나로마트같은 느낌이랄까?


수바는 연중 내내 여름이라 외국인 입장에서는 도통 계절이 바뀌는 건지 뭔지 구별이 어렵다. 그런데 수바 중앙 시장에 가면 미세하게나마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12월에는 망고가 제철이고, 2월엔 아보카도가 제철이다. 감자, 당근, 양파는 언제나 저렴하지만, 양배추는 금값이라 한 번도 사본 적이 없다. 양배추 한 통에 만 원이라니.


가지 한 묶음 3,200원 감자는 1kg에 1300원


따로 숙소에서 요리를 해 먹지 않더라도 제철 과일은 마음껏 맛볼 수 있으니 여유가 있으면 꼭 방문해 보자. 


할인할 때 무조건 사야 하는 금(값)사과

신기한 머드크랩


수바 중앙 시장 (Suva Municipal Market)
주소 : Harris Rd, Suva, Fiji
영업시간: 월~목 07:00~18:00 / 금~토 06:00~18:00 (일요일 휴무)



글·사진 김정화

인류학을 전공했고, 피지에서 국제개발 분야 일을 하고 있다. 

www.instagram.com/hawa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