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여행] 도쿄대 캠퍼스 투어 #1 혼고 캠퍼스

2025-11-11

| Tokyo |


이건 정말 이색 테마! 도쿄대 캠퍼스 투어


도쿄를 대표하는 대학이 바로 도쿄대학교이다. 도쿄대는 세 군데의 캠퍼스로 나누어져 있다. 메인 캠퍼스라고 할 수 있는 혼고 캠퍼스는 분쿄구에 위치하며 우에노, 아키하바라, 도쿄돔과 인접한다. 도쿄 중심지에 있지만 캠퍼스 부지가 꽤 넓은 편이다. 1, 2학년 학부생들이 교양 수업을 듣는 고마바 캠퍼스는 시부야와 접하며, 혼고 캠퍼스보다는 부지가 좁아도 결코 작은 캠퍼스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지바현에 위치한 가시와 캠퍼스는 이공계 위주의 학과가 설치된 캠퍼스이다.


현재 혼고 캠퍼스에서 미학을 공부하는 나는 시간이 날 때 도쿄대의 세 캠퍼스를 여행하듯 다니고 있다. 도쿄까지 여행을 가서 웬 캠퍼스를 보냐고 할 수도 있지만, 150년 가까운 대학의 역사만큼 산책하듯 볼 곳이 많다. 특히 도쿄에서 오랜 시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이색 테마로서 캠퍼스 투어를 해 봐도 좋겠다.


혼고 캠퍼스는 도쿄대학교 세 군데 캠퍼스 중애서 가장 규모가 크고 학생 수도 많은 곳이다. 그런 만큼 도쿄대를 상징하는 건축물도 이곳에 많이 몰려 있다. 우에노 공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접근성도 좋은 편. 세 캠퍼스 중 한 곳만 볼 시간이 된다면 아무래도 혼고 캠퍼스를 찾는 게 좋을 것이다.


6f17086928c8c.png

아카몬


아카몬(붉은 문)은 도쿄대의 상징이다. 정문보다 더 유명한 문이 바로 이곳인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으로 학생들이 드나들었지만 현재는 지반 검사 겸 보존을 위해 폐쇄한 상태라고 한다. 초록빛이 무성한 도쿄대 캠퍼스에서 이 문이 유일하게 쨍한 붉은 색을 띠고 있는 만큼, 아카몬은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에도시대 때 지어진 아카몬은 당시 무사의 가문으로 들어가는 문이었고, 현재는 일본 최고의 명문 대학으로 들어가는 문이 되어 지금까지도 그 모습을 지키는, 유서 깊은 문화재라고도 할 수 있다. TV나 유튜브 방송에서 도쿄대 학생들을 인터뷰할 때 주로 이 아카몬을 배경으로 진행하는 장면을 곧잘 볼 수 있다.


f304b58ae645b.png

은행나무길


정문으로 들어서면 잎이 무성한 은행나무들이 펼쳐진 은행나무길이 나타난다. 도쿄대의 마크가 노란색과 파란색의 은행나무잎이 겹쳐 있는 형상인 만큼 이 은행나무는 도쿄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여름에는 이 나무들이 아름다운 초록의 향연을 보여주어서 도쿄의 여름 더위를 조금이나마 식혀준다. 물론 리즈 시절은 잎이 샛노랗게 물드는 가을. 캠퍼스에 운치가 더해지며 학생들보다 오히려 관광객들이 더 많이 모여들어 가을 풍경을 만끽한다. 하지만 은행이 풍기는 악취도 강렬해지는 것은 함정…. 


245a328c0f304.png

야스다 강당


은행나무 사이로 뻗은 길을 따라 걸어가면 도쿄대의 또 다른 상징인 ‘야스다 강당’이 캠퍼스 한가운데에 우뚝 솟은 채 위용을 뽐내고 있다. 이 강당은 항상 경비원이 입구를 지키고 있으며, 특별한 입장 허가가 있지 않는 한 평상시에는 학생도 들어갈 수 없다. 학생들이 야스다 강당에 들어갈 수 있는 날은 아마 입학식과 졸업식 날 정도가 아닐까 싶다.

 

외벽 대부분이 붉은 벽돌로 축조된 강당 건물에 비해 입구 부분은 까맣게 때가 탄 듯 유독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이것은 1960년대 후반에 일어난 학생운동 당시 일어난 화재의 흔적이며, 당시의 사건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그대로 보존해 두었다고 한다. 


3ea5026b6a8c9.png

 도쿄대학 종합도서관


종합도서관은 도쿄대 시설 중 가장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시설이다. 도서관 건물 앞 분수에는 물이 흐르고, 물 아래로 지하 시설이 보인다. 건물 외부는 다소 평범하고 클래식한 느낌이지만 그 안에서는 색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혼고 캠퍼스에는 오래된 건물들이 많지만, 여기 도서관만큼은 궁궐 같다. 안으로 들어가 붉은 카펫이 깔린 계단을 오르면 곳곳에 열람실 입구가 있고, 그 사이사이 책에 얼굴을 박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보인다.

   

각 층은 층고가 높아 탁 트인 분위기이며, 2층에 늘어선 기둥들은 아치형의 천장을 지지하고 있고 아치에는 여러 가지 꽃문양이 새겨져 있다. 학교의 다른 건물들에 비해서 이렇게까지 고급진 느낌이 날 수 있나 싶다. 베르사유 궁전의 매우 심플한 버전이라고 표현해도 되려나.

 

도쿄대의 거의 대부분 건물은 생각보다 낡아서 학교 시설이 낙후된 인상을 받을 수 있는데, 이 도서관만큼은 부기가 좔좔 흐르니 혼고 캠퍼스를 방문할 예정이라면 둘러보기를. 본교 학생 이외의 방문자가 도서관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사전에 신청하면 방문이 가능하다.


91b59cf851a36.png

산시로노 이케


아마 우리에게는 도쿄대 캠퍼스 안에서 이곳 산시로노 이케(산시로의 연못)가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산시로」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서도 시끄러운 도쿄에서 유일하게 공부를 할 수 있는 한적한 곳으로 묘사했을 정도로 학생과 여행자들이 오가는 활기찬 캠퍼스와 사뭇 다른 풍경과 분위기를 선사한다.


산속에 들어온 것처럼 고요하고, 평화롭고, 녹음이 우거진 풍경은 여기가 과연 도쿄 한복판에 위치한 대학교 캠퍼스가 맞는지 의아하게 만든다. 도쿄대학의 부지가 원래 무사 가문의 부지였기에 이곳은 정원으로 조성되었던 것이고, 연못 주변의 기다란 나무들은 학교 설립 이전부터 자라고 있었다고 한다.


9af7dea119a47.png

도쿄대학 종합박물관


규모가 그리 크진 않지만 다양한 고고학 관련 전시물과 여러 층으로 나뉜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미니 자연사박물관’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입장료도, 학생증도 필요 없이 누구나 입장이 가능하다. 입구로 들어서면 역사의 흔적을 담은 유물들이 펼쳐지고, 이어서 동물 박제, 사람과 동물의 뼈, 나비 표본 등 생물과 자연에 관한 전시물이 나타난다. 생물의 표본이나 고고학 자료를 공개적으로 보관하고 있기도 하며, 시설 안에 투명한 유리로 된 랩실이 있어 연구의 현장을 목격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32a916998e868.png

생협


모처럼 도쿄대에 왔으니 기념품을 사야 하지 않을까? 혼고 캠퍼스 중앙식당 입구 옆에는 ‘생협(생활협동조합)’, 즉 매점이 자리하고 있다. 매장의 3분의 2는 편의점처럼 되어 있어 도시락이나 군것질거리, 문구류 등을 판매하고, 나머지 매대는 도쿄대학의 굿즈(기념품)를 판매한다. 펜이나 지우개부터 시작해서 후드, 티셔츠, 모자, 가방, 키링 등 굿즈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후드집업, 마스코트 인형(굉장한 인기 품목이라 금방 품절된다), 타월, 지우개…. 굿즈 마니아라면 한 두 개 골라볼 만하다. 문제는 가격이 굉장히 비싸다는 것. 지우개 하나에 600엔일 정도니 신중에 신중을 기해 구매해 보자.


346c883fb66ce.png

 

도쿄대학교 혼고 캠퍼스
주소 : 7 Chome-3-1 Hongo, Bunkyo City, Tokyo 113-8654 일본




글·사진 | 이스안

6f3ce93490c98.png

키덜트 매거진 《토이크라우드》 편집장. 대학에서 조각과 일본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일본에서 미학을 공부중이다. 여행, 호러 장르, 키덜트 문화에 관련된 글을 쓰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 호러소설집 <기요틴> <카데바> <신체 조각 미술관>, 여행서 <도쿄 모노로그> <한국 인형박물관 답사기> 등이 있다.

www.instagram.com/toyphilbooks_su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