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waii - Honolulu |
무심한 한 입의 기억, 하와이의 소울 푸드들
눈부신 해변보다도 무심한 한 입이 하와이에서의 진짜 기억으로 오래 남는다. 먹는 순간 “아, 이건 진짜다” 하고 혼잣말이 튀어나오는 로컬 푸드야 말로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 주기 마련. 길 위에서, 서핑 후에, 혹은 쇼핑백을 가득 들고 돌아오는 길모퉁이에서 마주친 스팸 무스비, 갓 튀긴 마라사다, 그리고 신선한 포케는 관광이 아닌 일상으로서의 하와이를 선물해준다.
이건 단순한 한 끼가 아니다. 하와이 사람들의 시간과 추억이 켜켜이 쌓인, ‘소울 푸드(Soul Food)’다. 와이키키 한복판에서 만난 하와이의 세 가지 대표 소울 푸드, 그 특별한 맛의 여정을 따라가 본다.
귀엽고 감동적인 한입 이야스메 무스비 카페(Musubi Café Iyasu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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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스메 무스비 카페
수백 불짜리 디너보다도 삼천 원 남짓한 무스비 하나가 더 큰 감동을 주는 경우가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곳이 바로, 이야스메 무스비 카페다. 작고 소박한 공간. 하지만 그 안엔 놀라운 균형이 있다. 밥, 스팸, 달걀, 김. 이 네 가지 재료가 입안에서 펼치는 풍경은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의 요리보다 하와이적이다.
이야스메의 무스비는 단순하지 않다. 아보카도, 와사비 마요, 연어 후레이크, 우메보시…. 작은 네모 속에서 문화가 교차하고, 조미료 하나 없이도 ‘감동’이 밀려온다.

작고 분주한 가게. 그 앞엔 언제나 줄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줄을 서면서도 마음이 급하지 않다. 유리 진열장 너머로 스팸, 계란, 김, 주먹밥이 알차게 쌓여 있는 걸 보고 있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건 마치 도시락으로 구현된 하와이식 마음챙김 같다. 무스비를 사느라 주인과 대화를 나누는 순간조차 일본영화의 한 장면 같다.
무스비를 들고 해변으로
무스비를 들고 와이키키 해변까지 걸어가는 데 3분. 커피 한잔과 이 무스비 한입이면 최고의 아침이다. 가게 안엔 아기자기한 기념품이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다. 무스비 키트를 기념으로 사와서 집에서 무스비를 만들어 먹는 것도 추천한다.


다양한 무스비 굿즈들
추천 메뉴
✔ 클래식 스팸 & 달걀 무스비 — 밥의 온도, 스팸의 염도, 달걀의 단맛. 삼위일체.
✔ 아보카도 & 와사비 마요 버전 — 한 끗 차이로 ‘현지인처럼’ 보이기.
✔ 연어 후레이크 + 우메보시 — 일본 감성이 진하게 살아 있는 메뉴.
이야스메 무스비 카페 (Musubi Café Iyasume)
주소 : 2427 Kūhiō Ave., Honolulu, HI 96815 미국
영업시간 : 07:00~20:00
사랑을 튀긴 도넛 레오나즈 베이커리(Leonard’s Bak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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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즈 베이커리
하와이에서 도넛을 말하는 순간, 모두가 먼저 떠올리는 이름이 있다. 핑크 박스의 대명사, 레오나즈다. 1952년부터 이어진 이 베이커리는 단순한 맛집을 넘어 하와이식 단맛의 기원지다. 안으로 들어가면 빈티지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곧 포토존이다. 티셔츠 또한 인기템이라 나도 하나 구매했다.
주문을 하고 밖으로 나와 도넛을 기다린다. 중요한 건, 그 자리에서 바로 먹어야 한다는 것! 겉은 바삭하고, 안은 구름처럼 부드럽다. 한입 베어물면, 그 달콤함이 오늘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든다. 한 박스를 사서 들고 나와도 길 건너기 전에 반은 먹게 될지도 모른다.

한 박스 정도는 금방이다.
손끝에 묻은 설탕, 종이봉투에 남은 기름 자국, 튀김 냄새가 은은하게 밴 티셔츠까지. 하와이에서 가장 솔직한 디저트가 아닐까? 해변으로 나가면 모두가 이 핑크 박스를 들고 있는 풍경을 보게 될 것이다. 하나의 패션템처럼 보일 정도다. 물론 식은 도넛도 뜨거운 도넛만큼 맛있다!

호놀룰루 피크닉 필수템
추천 메뉴
✔ 슈거 마라사다: 튀김의 기본을 증명하는 메뉴. 갓 튀긴 표면의 설탕 결정이 살아 있다.
✔ 카스타드 크림 필링: 입안에서 터지는 부드러움. 속이 차 있는 걸 좋아한다면 무조건.
✔ 리히모이 (Li Hing) 파우더: 하와이산 자두 가루 특유의 짭조름한 맛. 로컬들이 가장 사랑하는 ‘마라사다의 옆길’.
레오나즈 베이커리(Leonard’s Bakery)
주소 : 933 Kapahulu Ave, Honolulu, HI 96816 미국
영업시간 : 05:30~19:00
한입에 바다를 담다 마구로 스팟 (Maguro Sp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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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로 스팟
포케(poke)는 하와이 말로 “자르다” 또는 “썰다”는 뜻을 가진 단어다. 그러니까 포케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바닷가에서 막 잡은 생선을 한 입 크기로 썰어 먹은, 손에 닿는 바람과 파도 소리 사이로 전해지는 하와이의 일상을 담아낸 식문화이다.
하와이 원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신선한 참치나 타코(문어)에 쿠쿠이 너트, 소금, 해초를 넣어 간단하게 무쳐 먹었다. 이 풍습은 이민자들의 입맛을 만나면서 진화했고, 오늘날의 포케 볼은 일본식 간장과 참기름, 한국식 고추장, 심지어는 멕시코식 아보카도까지 담아내는 ‘하와이 그 자체’가 되었다.

다양한 메뉴들. 비건 옵션도 가능하다.
포케는 하와이의 대표 소울 푸드지만, 제대로 된 포케를 만나는 건 의외로 쉽지 않다. 그럴 땐 마구로 스팟을 기억하자. 겉은 소박하고 눈에 띄지 않지만, 입속에서 터지는 신선도는 럭셔리급이다. 갓 썬 마구로, 쿨하게 얹은 소스, 적당한 간장 빛. 밥 위에 생선이 한가득 쌓여 있을 뿐인데, 그 안에 바다와 계절과 리듬이 함께 들어 있다.
‘어디서 이런 맛을 숨기고 있었지?’ 한 숟갈 먹고 나면, 와이키키가 갑자기 ‘진짜 동네’처럼 느껴진다. 여기서 포케를 먹기 전까지는, 하와이 음식이 뭔지 모르는 셈이다. 이 집 최고의 미덕은 놀랍도록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것이다. 둘이 먹어도 충분한 양 때문에 늘 웨이팅이 길다. 특히 미소시루는 부드럽고 담백하다. 평범하지만 계속 생각나는 맛이다.
푸짐한 포케
추천 메뉴
✔ 간장 마구로 + 스파이시 튜나 — 짭쪼름한 감칠맛과 적당한 매운맛의 조화
✔ 와사비 쇼유 — 매콤함보다 알싸한 청량감이 도는 버전
✔ 참깨 마히마히 — 바다 내음보다는 고소함 중심의 이색 선택지
마구로 스팟 (Maguro Spot)
주소 : 2441 Kūhiō Ave., Honolulu, HI 96815 미국
영업시간 : 10:00~20:30
글·사진 | 차현진

서울에서 방송 작가로 살다가 먼 북소리를 듣고 포틀랜드로 떠난 여행 요정. 에세이 『내겐 아직 연애가 필요해』를 썼다.
www.instagram.com/bborichaa66
편집 | 이주호 · 신태진 에디터
| Hawaii - Honolulu |
무심한 한 입의 기억, 하와이의 소울 푸드들
눈부신 해변보다도 무심한 한 입이 하와이에서의 진짜 기억으로 오래 남는다. 먹는 순간 “아, 이건 진짜다” 하고 혼잣말이 튀어나오는 로컬 푸드야 말로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 주기 마련. 길 위에서, 서핑 후에, 혹은 쇼핑백을 가득 들고 돌아오는 길모퉁이에서 마주친 스팸 무스비, 갓 튀긴 마라사다, 그리고 신선한 포케는 관광이 아닌 일상으로서의 하와이를 선물해준다.
이건 단순한 한 끼가 아니다. 하와이 사람들의 시간과 추억이 켜켜이 쌓인, ‘소울 푸드(Soul Food)’다. 와이키키 한복판에서 만난 하와이의 세 가지 대표 소울 푸드, 그 특별한 맛의 여정을 따라가 본다.
귀엽고 감동적인 한입
이야스메 무스비 카페(Musubi Café Iyasume)
이야스메 무스비 카페
수백 불짜리 디너보다도 삼천 원 남짓한 무스비 하나가 더 큰 감동을 주는 경우가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곳이 바로, 이야스메 무스비 카페다. 작고 소박한 공간. 하지만 그 안엔 놀라운 균형이 있다. 밥, 스팸, 달걀, 김. 이 네 가지 재료가 입안에서 펼치는 풍경은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의 요리보다 하와이적이다.
이야스메의 무스비는 단순하지 않다. 아보카도, 와사비 마요, 연어 후레이크, 우메보시…. 작은 네모 속에서 문화가 교차하고, 조미료 하나 없이도 ‘감동’이 밀려온다.
작고 분주한 가게. 그 앞엔 언제나 줄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줄을 서면서도 마음이 급하지 않다. 유리 진열장 너머로 스팸, 계란, 김, 주먹밥이 알차게 쌓여 있는 걸 보고 있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건 마치 도시락으로 구현된 하와이식 마음챙김 같다. 무스비를 사느라 주인과 대화를 나누는 순간조차 일본영화의 한 장면 같다.
무스비를 들고 와이키키 해변까지 걸어가는 데 3분. 커피 한잔과 이 무스비 한입이면 최고의 아침이다. 가게 안엔 아기자기한 기념품이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다. 무스비 키트를 기념으로 사와서 집에서 무스비를 만들어 먹는 것도 추천한다.
다양한 무스비 굿즈들
추천 메뉴
✔ 클래식 스팸 & 달걀 무스비 — 밥의 온도, 스팸의 염도, 달걀의 단맛. 삼위일체.
✔ 아보카도 & 와사비 마요 버전 — 한 끗 차이로 ‘현지인처럼’ 보이기.
✔ 연어 후레이크 + 우메보시 — 일본 감성이 진하게 살아 있는 메뉴.
사랑을 튀긴 도넛
레오나즈 베이커리(Leonard’s Bakery)
레오나즈 베이커리
하와이에서 도넛을 말하는 순간, 모두가 먼저 떠올리는 이름이 있다. 핑크 박스의 대명사, 레오나즈다. 1952년부터 이어진 이 베이커리는 단순한 맛집을 넘어 하와이식 단맛의 기원지다. 안으로 들어가면 빈티지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곧 포토존이다. 티셔츠 또한 인기템이라 나도 하나 구매했다.
주문을 하고 밖으로 나와 도넛을 기다린다. 중요한 건, 그 자리에서 바로 먹어야 한다는 것! 겉은 바삭하고, 안은 구름처럼 부드럽다. 한입 베어물면, 그 달콤함이 오늘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든다. 한 박스를 사서 들고 나와도 길 건너기 전에 반은 먹게 될지도 모른다.
한 박스 정도는 금방이다.
손끝에 묻은 설탕, 종이봉투에 남은 기름 자국, 튀김 냄새가 은은하게 밴 티셔츠까지. 하와이에서 가장 솔직한 디저트가 아닐까? 해변으로 나가면 모두가 이 핑크 박스를 들고 있는 풍경을 보게 될 것이다. 하나의 패션템처럼 보일 정도다. 물론 식은 도넛도 뜨거운 도넛만큼 맛있다!
호놀룰루 피크닉 필수템
추천 메뉴
✔ 슈거 마라사다: 튀김의 기본을 증명하는 메뉴. 갓 튀긴 표면의 설탕 결정이 살아 있다.
✔ 카스타드 크림 필링: 입안에서 터지는 부드러움. 속이 차 있는 걸 좋아한다면 무조건.
✔ 리히모이 (Li Hing) 파우더: 하와이산 자두 가루 특유의 짭조름한 맛. 로컬들이 가장 사랑하는 ‘마라사다의 옆길’.
한입에 바다를 담다
마구로 스팟 (Maguro Spot)
마구로 스팟
포케(poke)는 하와이 말로 “자르다” 또는 “썰다”는 뜻을 가진 단어다. 그러니까 포케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바닷가에서 막 잡은 생선을 한 입 크기로 썰어 먹은, 손에 닿는 바람과 파도 소리 사이로 전해지는 하와이의 일상을 담아낸 식문화이다.
하와이 원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신선한 참치나 타코(문어)에 쿠쿠이 너트, 소금, 해초를 넣어 간단하게 무쳐 먹었다. 이 풍습은 이민자들의 입맛을 만나면서 진화했고, 오늘날의 포케 볼은 일본식 간장과 참기름, 한국식 고추장, 심지어는 멕시코식 아보카도까지 담아내는 ‘하와이 그 자체’가 되었다.
다양한 메뉴들. 비건 옵션도 가능하다.
포케는 하와이의 대표 소울 푸드지만, 제대로 된 포케를 만나는 건 의외로 쉽지 않다. 그럴 땐 마구로 스팟을 기억하자. 겉은 소박하고 눈에 띄지 않지만, 입속에서 터지는 신선도는 럭셔리급이다. 갓 썬 마구로, 쿨하게 얹은 소스, 적당한 간장 빛. 밥 위에 생선이 한가득 쌓여 있을 뿐인데, 그 안에 바다와 계절과 리듬이 함께 들어 있다.
‘어디서 이런 맛을 숨기고 있었지?’ 한 숟갈 먹고 나면, 와이키키가 갑자기 ‘진짜 동네’처럼 느껴진다. 여기서 포케를 먹기 전까지는, 하와이 음식이 뭔지 모르는 셈이다. 이 집 최고의 미덕은 놀랍도록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것이다. 둘이 먹어도 충분한 양 때문에 늘 웨이팅이 길다. 특히 미소시루는 부드럽고 담백하다. 평범하지만 계속 생각나는 맛이다.
추천 메뉴
✔ 간장 마구로 + 스파이시 튜나 — 짭쪼름한 감칠맛과 적당한 매운맛의 조화
✔ 와사비 쇼유 — 매콤함보다 알싸한 청량감이 도는 버전
✔ 참깨 마히마히 — 바다 내음보다는 고소함 중심의 이색 선택지
글·사진 | 차현진
서울에서 방송 작가로 살다가 먼 북소리를 듣고 포틀랜드로 떠난 여행 요정. 에세이 『내겐 아직 연애가 필요해』를 썼다.
www.instagram.com/bborichaa66
편집 | 이주호 · 신태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