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inan |
"타이난의 아름다운 갤러리들"
예술을 사랑하는 대만 여행자들에게 타이난보다 더 좋은 도시가 있을까. 타이난은 건물 자체가 아름다운 예술 작품인 '타이난 시립 미술관 1·2관', 2024년 대만 전국 박물관 및 미술관 최다 방문객 수 10위 안에 랭크된 '치메이 박물관(奇美博物館)' 등 대만에서 손꼽히는 훌륭한 미술관을 보유한 도시일 뿐만 아니라, 거리 곳곳에 멋진 갤러리가 즐비한 도시이기도 하다.
오늘은 갤러리에 단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미술 문외한도 쉽게 문을 두드릴 수 있는 타이난 갤러리 세 곳을 모았다. 내부에 각각 카페, 찻집, 쇼룸이 있어서 누구나 스스럼없이 들어갈 수 있는, 비교적 문턱이 낮은 갤러리들이다. 잠깐의 티타임 혹은 쇼핑을 핑계 삼아 아름다운 공간에서 예술품이 선사하는 즐거움을 만끽해 보시길.

B.B.ART
민취안루의 명물인 100년 넘은 노포 자이파하오(再發號)에서 건너편을 바라보면 차분한 초록색 3층짜리 건물이 눈에 띈다. 건물 상부에 새겨진, 한자 미(美) 자가 선명한 둥근 마크는 갤러리의 전신이었던 메이리안(美麗安) 양품점의 흔적. 메이리안 양품점은 1980년대 타이난에서 두 번째로 문을 연 서양식 백화점이었다. 비비아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옛 백화점 건물을 그대로 살려 현대 미술 갤러리로 탈바꿈시킨 공간이다.

B.B.ART 1층 중정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1층의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자 군데군데 놓인 조각 작품 너머로 너른 중정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작품으로 가득한 1층 공간을 뒤로 하고 2층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공간은 다름아닌 카페. 나무 격자창의 연속적인 무늬, 실내를 기분 좋게 가득 채운 원두 향, 무심한 듯 벽면에 툭 걸려 있는 그림들.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이곳만의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B.B.ART 2층
작품만 보고 얼른 나오게 되는 다른 갤러리와는 달리 비비아트는 작품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면서 느긋하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문한 커피가 나오는 동안 카페 겸 갤러리 곳곳에 숨겨진 예술 작품을 숨바꼭질하듯 찾아보자.

B.B.ART 카페 좌석
비비 아트 (B.B.ART)
주소 : 70050台南市中西區民權路二段48號
운영시간 : 10:30–18:00 (월, 화 휴무)
페이스북: www.facebook.com/BBART.Tainan/
소카 아트 이너모스트 갤러리 (Soka Art Innermost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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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카 갤러리
시 중심에서 살짝 벗어난 타이난 둥구(東區)의 고즈넉한 주택가 한켠. 일제강점기인 1923년 지어진 타이난 주립 농사 시험장의 옛 일식 목조 기숙사들이 옹기종기 모여 군락을 이루는 지역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규모가 큰 건물이 바로 1992년에 타이난에 문을 연 소카 갤러리다.

소카 갤러리 내부
가지런한 검은색 일식 기와 지붕 위로 자유분방하게 사방으로 뻗은 초록 나무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소카 갤러리는 타이난뿐만 아니라 베이징 798 예술 지구, 타이베이 등 3곳에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로 아시아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다룬다.

소카갤러리 다예사의 티 세러모니
갤러리 내부에 전시된 작품도 작품이지만 타이난 시정 고적으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완벽히 복원된 건물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놓칠 순 없다. 호사스러운 눈요기를 마치면 갤러리 내부의 찻집, 이진차소(離塵茶所)에서 대만차를 청해 마시자. 너른 다다미 위에 앉아 차 한잔 마시며 창문 너머의 정원을 감상하는 여유야말로 진정한 신선놀음이 아닐까.
소카 아트 이너모스트 갤러리 (Soka Art Innermost Gallery)
주소 : 701台南市東區府東街21巷2號
운영 시간 : 10:00–18:00 (월, 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sokaartinnermost

소일 스페이스
타이난의 흘러간 시간이 차곡차곡 쌓인 거리, 민취안루(民權路)에는 정겨운 골목 분위기에 잘 녹아든 ‘투싱(土星)’이라는 이름의 도자기 공방이 있다. 1층 쇼룸에 전시되어 있는 투싱의 도자기들은 소용돌이치는 토성의 꼬리와 같은 빛깔을 띠고 있는데, 공방 이름이 토성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싱 도자기
3층짜리 건물 전체가 공방에서 운영하는 도자기와 관련된 복합적인 공간이다. 1층 쇼룸에 상주하고 있는 직원의 안내를 받으면 3층에 위치한 소일 스페이스(Soil Space) 갤러리에 입장할 수 있다. 유리문 너머로 살짝 보이는 2층 작업장은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도자기 워크숍을 진행하는 교실이다.

소일 스페이스 1층 쇼룸과 2층 작업실
3층의 갤러리에서는 정기적으로 전시가 열린다. 국내외 다양한 도예가와 협력하여 전시 기획을 진행하는데 도자기 전시일 경우, 그릇에 국한되지 않고 조명, 오브제 등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가끔은 유리공예, 목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재능 있는 대만 신진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전시 일정을 확인한 뒤 방문하는 것이 좋다.

소일 스페이스 3층 갤러리
소일 스페이스 (Soil Space)
주소 : 700017台南市中西區民權路二段64巷56號
운영 시간 : 11:00–19:00
홈페이지 www.tuxingstudio.com
글·사진 최보옥

대학 졸업 후, 한국을 떠나 대만에 살며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사람. 10년차 한국어 강사, 채식주의자, 결혼 이민자. 대만 생활에서 길어 올린 글들을 블로그에 차곡차곡 모아두는 것이 취미다. <타이베이 산친구>를 썼다.
https://blog.naver.com/choibo_ok
편집 이주호·신태진 에디터
| Tainan |
"타이난의 아름다운 갤러리들"
예술을 사랑하는 대만 여행자들에게 타이난보다 더 좋은 도시가 있을까. 타이난은 건물 자체가 아름다운 예술 작품인 '타이난 시립 미술관 1·2관', 2024년 대만 전국 박물관 및 미술관 최다 방문객 수 10위 안에 랭크된 '치메이 박물관(奇美博物館)' 등 대만에서 손꼽히는 훌륭한 미술관을 보유한 도시일 뿐만 아니라, 거리 곳곳에 멋진 갤러리가 즐비한 도시이기도 하다.
오늘은 갤러리에 단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미술 문외한도 쉽게 문을 두드릴 수 있는 타이난 갤러리 세 곳을 모았다. 내부에 각각 카페, 찻집, 쇼룸이 있어서 누구나 스스럼없이 들어갈 수 있는, 비교적 문턱이 낮은 갤러리들이다. 잠깐의 티타임 혹은 쇼핑을 핑계 삼아 아름다운 공간에서 예술품이 선사하는 즐거움을 만끽해 보시길.
B.B.ART
민취안루의 명물인 100년 넘은 노포 자이파하오(再發號)에서 건너편을 바라보면 차분한 초록색 3층짜리 건물이 눈에 띈다. 건물 상부에 새겨진, 한자 미(美) 자가 선명한 둥근 마크는 갤러리의 전신이었던 메이리안(美麗安) 양품점의 흔적. 메이리안 양품점은 1980년대 타이난에서 두 번째로 문을 연 서양식 백화점이었다. 비비아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옛 백화점 건물을 그대로 살려 현대 미술 갤러리로 탈바꿈시킨 공간이다.
B.B.ART 1층 중정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1층의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자 군데군데 놓인 조각 작품 너머로 너른 중정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작품으로 가득한 1층 공간을 뒤로 하고 2층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공간은 다름아닌 카페. 나무 격자창의 연속적인 무늬, 실내를 기분 좋게 가득 채운 원두 향, 무심한 듯 벽면에 툭 걸려 있는 그림들.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이곳만의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B.B.ART 2층
작품만 보고 얼른 나오게 되는 다른 갤러리와는 달리 비비아트는 작품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면서 느긋하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문한 커피가 나오는 동안 카페 겸 갤러리 곳곳에 숨겨진 예술 작품을 숨바꼭질하듯 찾아보자.
B.B.ART 카페 좌석
소카 갤러리
시 중심에서 살짝 벗어난 타이난 둥구(東區)의 고즈넉한 주택가 한켠. 일제강점기인 1923년 지어진 타이난 주립 농사 시험장의 옛 일식 목조 기숙사들이 옹기종기 모여 군락을 이루는 지역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규모가 큰 건물이 바로 1992년에 타이난에 문을 연 소카 갤러리다.
소카 갤러리 내부
가지런한 검은색 일식 기와 지붕 위로 자유분방하게 사방으로 뻗은 초록 나무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소카 갤러리는 타이난뿐만 아니라 베이징 798 예술 지구, 타이베이 등 3곳에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로 아시아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다룬다.
소카갤러리 다예사의 티 세러모니
갤러리 내부에 전시된 작품도 작품이지만 타이난 시정 고적으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완벽히 복원된 건물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놓칠 순 없다. 호사스러운 눈요기를 마치면 갤러리 내부의 찻집, 이진차소(離塵茶所)에서 대만차를 청해 마시자. 너른 다다미 위에 앉아 차 한잔 마시며 창문 너머의 정원을 감상하는 여유야말로 진정한 신선놀음이 아닐까.
소일 스페이스
타이난의 흘러간 시간이 차곡차곡 쌓인 거리, 민취안루(民權路)에는 정겨운 골목 분위기에 잘 녹아든 ‘투싱(土星)’이라는 이름의 도자기 공방이 있다. 1층 쇼룸에 전시되어 있는 투싱의 도자기들은 소용돌이치는 토성의 꼬리와 같은 빛깔을 띠고 있는데, 공방 이름이 토성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싱 도자기
3층짜리 건물 전체가 공방에서 운영하는 도자기와 관련된 복합적인 공간이다. 1층 쇼룸에 상주하고 있는 직원의 안내를 받으면 3층에 위치한 소일 스페이스(Soil Space) 갤러리에 입장할 수 있다. 유리문 너머로 살짝 보이는 2층 작업장은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도자기 워크숍을 진행하는 교실이다.
소일 스페이스 1층 쇼룸과 2층 작업실
3층의 갤러리에서는 정기적으로 전시가 열린다. 국내외 다양한 도예가와 협력하여 전시 기획을 진행하는데 도자기 전시일 경우, 그릇에 국한되지 않고 조명, 오브제 등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가끔은 유리공예, 목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재능 있는 대만 신진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전시 일정을 확인한 뒤 방문하는 것이 좋다.
소일 스페이스 3층 갤러리
글·사진 최보옥
대학 졸업 후, 한국을 떠나 대만에 살며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사람. 10년차 한국어 강사, 채식주의자, 결혼 이민자. 대만 생활에서 길어 올린 글들을 블로그에 차곡차곡 모아두는 것이 취미다. <타이베이 산친구>를 썼다.
https://blog.naver.com/choibo_ok
편집 이주호·신태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