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미식] 도쿄에서는 역시 참치를! 참다랑어를 만끽할 수 있는 맛집 3곳

2025-10-21

| Tokyo |


생으로 먹고 구워 먹고 참치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쿄에서 바로 이곳!


일본인에게 참치는 특별한 생선입니다. 스시집에서도 잘나가는 메뉴지만, 단순히 인기 있는 생선이라기보다는 생활 속에 스며들어 사랑을 받는 생선이랄까요. 참치라고 통칭해도 종류(품종)가 다양합니다. 일본에선 참다랑어(혼마구로 또는 쿠로마구로), 남방 참다랑어(미나미마구로), 눈다랑어(메바치마구로), 황다랑어(키하다마구로), 잘개다랑어(빈초마구로) 등이 유통돼요. 


그중 참다랑어는 ‘참치의 왕’이나 ‘검은 다이아몬드’라고 불릴 만큼 특히 인기가 높아요. 세계 참다랑어 어획량의 80%를 일본에서 먹을 정도로 많이 먹는다고 하는데요, 고급 오마카세 스시집에서 나오는 참치는 대부분이 참다랑어입니다. 이번엔 참다랑어를 만끽할 수 있는 도쿄 맛집을 3곳 소개합니다.


일본에서는 새해에 곳곳에서 참치 해체쇼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츠키지 시장
시겐(海玄)


 시겐. 오전 10시부터 문이 열리는데 9시쯤부터 대기줄이 생깁니다.


‘참치 소비 대국’인 일본에서 가장 유명하고 힘이 있는 참치 도매업체가 ‘야마유키(やま幸)’입니다. 일본에서는 1월 1일부터 수산물 경매가 열리는데, 일본 최대의 수산시장인 도요스 시장의 새해 첫 경매에서 제일 고액으로 낙찰된 참치를 ‘이치방 마구로(一番マグロ)’라고 부릅니다. 야마유키 그런 이치방 마구로를 2025년까지 5년 연속 낙찰에 성공했어요. 그렇게 해서 유명해진 야마유키가 2021년에 츠키지 시장에 참치 덮밥 전문점을 오픈했습니다. 바로 ‘시겐(海玄)’입니다. 오픈하자마자 ‘야마유키의 참치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라는 소문을 듣고 많은 손님들이 찾아왔지요.


‘이치방 마구로(一番マグロ)’의 낙찰 가격과 업체명은 일본 지상파 방송이나 신문에 크게 보도가 나옵니다.
올해 낙찰 가격은 낙찰가격은 2억 700만 엔(한화 약 20억 원)이었습니다.


가게 입구나 주방 앞에 ‘오늘의 참치(本日のマグロ)’ 정보로 산지와 어획법이 적혀 있어요. 일본에서는 아오모리현 오마(大間)산 참다랑어가 최고급 브랜드로 알려지고 있는데, 혹시 운이 좋으면 오마산 참다랑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항상 오마산이 있는 건 아니니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물론 다른 산지에서 잡은 참치도 야마유키가 구매한 것이니 충분히 질이 좋을 거예요. 제가 방문한 날은 미야기현 시오가마(塩釜)산과 돗토리현 사카이미나토(境港)산 참다랑어를 제공했습니다. 둘 다 일본에서 유명한 참치 산지입니다. 옆에 적혀 있는 ‘旋網’는 선망 어법을 의미합니다. 어법도 참치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라서 표시하는 것입니다.


그날의 참치 산지가 적혀 있어요.

시겐 내부


제일 인기 많은 메뉴가 ‘궁극의 시겐 참치덮밥(究極の海玄まぐろ丼, 큐쿄크노 마구로동 4,000엔)’입니다. 메뉴판 설명글에는 ‘3종의 비밀 부위가 담아 있다’고 적혀 있어요. 츄토로(중 뱃살)나 네기토로(뼈 살)가 들어 있는 것 같은데, 혹시 무엇이 더 들어 있는지 궁금하면 직원 분에게 물어보세요. 


궁극의 시겐 참치덮밥(究極の海玄まぐろ丼, 큐쿄크노 마구로동): ¥4,000


그 다음에 인기 높은 메뉴가 ‘고를 수 있는 사치로운 2종 참치덮밥(選べる贅沢2種丼 에라베루 제이타쿠 니슈동 3,000엔)’입니다. 저는 그날 오마카세동(やま幸まぐろのおまかせ丼)과 킨피라동(本まぐろのかき身と きんぴらの合わせ丼)을 골랐습니다. 오마카세동은 ‘오늘의 추천 참치 덮밥’입니다. 킨피라는 서민적인 일식 반찬인 우엉채 볶음인데, 참치덮밥에 얹는 건 특이합니다. 이곳의 킨피라동은 야마유키가 별도로 ‘완전 회원제’로 운영하는 고급 스시집(鮨乃南)에서 제공하는 인기 메뉴랍니다. 그 스시집은 44명밖에 회원을 받지 않는다고 하는데, 거기서 제공하는 킨피라동을 시겐에서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사치로운 2종 참치덮밥(選べる贅沢2種丼 에라베루 제이타쿠 니슈동): ¥3,000
왼쪽이 오마카세동, 오른쪽이 킨피라동입니다.


일본 회덮밥(카이센동)은 비벼 먹지 않아요. 현지인은 간장을 직접 덮밥에 뿌리지 않고, 우선 앞접시에 덜어 와사비를 풀고 덮밥에 뿌려 먹곤 하는데요. 이곳에는 간장 스프레이도 있습니다. 간장을 직접 덮밥에 뿌리면 그릇 밑에 간장이 고이고, 밥의 식감이 안 좋아집니다. 일본인은 밥의 식감에 신경 쓰는 편이라 그렇게 돼버리는 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그래서 스프레이를 사용해서 생선회에만 간장을 뿌리는 것입니다. 먹는 방법은 개인의 자유니까 취향에 맞게 드셔보세요.

 

메뉴판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라스트오더 2시 반), 디너는 영업하지 않습니다. 인기 관광지인 츠키지 장외시장에 위치하는 맛집이라 항상 웨이팅이 긴 편인 것 같아요. 오전 9시쯤부터 대기줄이 생기는데, 혹시 가능하면 9시까지 도착해서 기다리는 걸 추천합니다. 좌석 수는 많지만(30석), 오픈 시간인 10시 이후는 수십 명 대기줄이 생겨 한두 시간 정도 기다리게 될 수 있어요.


위치는 도에이 오에도선 츠키지시장역 A1출구, 도쿄메트로 히비야선 츠키지역에서 도보 5분 소요입니다. 


츠키지 장외 시장

참치 경매 견학을 할 수 있는 걸로 유명했던 츠키지 장내 시장은 2018년에 없어졌고, 도요스 시장(豊洲市場)에 수산시장 기능이 옮겼습니다. 츠키지에는 관광객 대상으로 영업하는 장외 시장(일부의 도매상점이나 음식점가)만 남았습니다. 일본에선 역시 참다랑어를 만끽할 수 있는 맛집도 이곳에  많고요. 참고로 혹시 경매장 현장에서 생생하게 참치 경매를 보고 싶으시면 도요스 시장 공식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하고 가셔야 해요. 견학을 원하는 달의 전달 초순에 신청하면 추첨을 통해 선발됩니다. 경매장 2층 견학자 통로에서 보는 것은 사전 신청 없이도 자유롭게 볼 수 있어요. 견학 시간은 새벽 5시 반~6시 반입니다.


시겐(海玄) / 츠키지 시장
주소 : Tokyo, Chuo-ku Tsukiji 4-13-8
영업시간 : 10:00~15:00(L.O.14:30)




츠키지 시장
지게(じげ)



지게(じげ)


참치는 스시나 사시미로 먹는 이미지가 강한 것 같죠. 날로 먹어야 신선한 맛, 부드러운 식감, 달콤한 마블링을 즐길 수 있다고요. 물론 일본에서도 참치는 사시미로 먹는 경우가 많지만 ‘카마(カマ)’라는 부위는 가열해도, 아니 가열해야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소개하는 츠키지 맛집 ‘지게(じげ)’는 숯불구이 전문점인데, ‘카마야키(カマ焼き 참치 소금구이)’가 정말 맛있어요.


‘카마야키’를 한국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참치 머리구이’ 라고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실제는 아가미 옆, 뱃살에 가까운 부위예요. ‘카마’는 참치를 사랑하는 일본인이 특히 좋아하는 부위이기도 합니다.


참치의 카마 부위


이곳 지게의 추천 메뉴는 ‘오늘의 참다랑어 스페셜(本日の本鮪スペシャル, 혼마구로 스페샬)’입니다. 카마야키와 나카오치(참치의 갈비뼈 쪽 회)가 세트로 나오는 수량 한정 런치 메뉴입니다. 이 메뉴에 사용하는 참치의 산지는 날마다 달라지지만, 제가 갔을 때는 일본 최고 명산지인 아오모리현 오마(大間)산 참치가 나왔어요. 


오늘의 참다랑어 스페셜(本日の本鮪スペシャル, 혼마구로 스페샬): ¥1,800
※런치 수량 한정 메뉴, 날마다 약간 가격이 변동합니다.

 간장을 뿌린 무즙과 같이 먹으면 꿀맛입니다.


입구에 메뉴판이 걸려 있는데, 거기서 산지가 적혀 있으니 미리 확인해 보세요. 매일 오마산 참치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언제나 좋은 산지의 참치를 구매해 사용한답니다. 가격은 참치의 질에 따라 변동하지만, 최근에는 1,800~1,900엔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오늘의 참다랑어 스페셜’은 인기 메뉴라서 빨리 매진이 될 수 있는데요. 기본 런치 메뉴로 ‘카마야키와 생선회 세트 메뉴(鮪かま炭火焼とお刺身セット, 마구로카마 스미비야키토 오사시미 세트 1,400엔)’도 있습니다.


카마야키와 생선회 세트 메뉴(鮪かま炭火焼とお刺身セット, 마구로카마 스미비야키토 오사시미 세트): ¥1,400


가게는 도쿄메트로 히비야선 츠키지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3분, 도쿄메트로 히비야선 히가시긴자역 5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습니다. 유명 관광지인 츠키지 시장 쪽이 아니고, 히가긴자 방면 골목에 위치합니다. 츠키지 장외시장에 있는 식당은 관광객이 너무 많고 웨이팅도 길지만, 이쪽은 히가시긴자 직장인들이 식사하러 오는 곳이라서 시장보다는 시끄럽지 않습니다. 웨이팅도 그리 심하지 않아요.


지게(じげ)
주소 : Tokyo, Chuo-ku Tsukiji 2-14-3
영업시간 ; 11:30~13:30, 17:00~21:00




이와모토초
우미노사치 무스코(海の幸 翔)



 우미노사치 무스코(海の幸 翔)


도쿄 간다(神田)와 이와모토초(岩本町) 중간에 위치한 ‘우미노사치 무스코(海の幸 翔)’. 런치는 참치를 메인으로 얹은 회덮밥(海鮮丼, 카이센동), 디너는 해산물 이자카야로 운영을 합니다. 런치 타임의 회덮밥은 도쿄 최강의 볼륨과 퀄리티라 불릴 만큼 인기가 높아요. 츠키지 시장에도 먹을 만한 회덮밥을 파는 집은 많지만, 이곳 우미노사치 무스코는 츠키지보다 웨이팅 시간이 짧고 가성비도 좋습니다. 이번엔 런치 수량 한정 메뉴인 참치회덮밥(マグロ丼, 마구로동)을 소개합니다. 마블링 좋은 참치를 좋아하거나 배부르게 먹고 싶은 분에게 추천하고 싶은 맛 집입니다.


런치 타임은 11시 45분쯤에 시작됩니다. 오픈 전 가게 입구 옆에 ‘오늘의 메뉴판’과 ‘참치의 산지 정보’를 적은 안내문을 붙여놓습니다. 여러 메뉴 중 참다랑어를 메인으로 얹은 회덮밥을 추천합니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참치는 그날그날의 산지나 중량에 따라 가격이 변동됩니다. 추천하는 메뉴인 수량 한정 참치회덮밥의 가격은 4,000~5,000엔대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추천 메뉴는 가게 입구 옆에 붙어 있는 메뉴판 상부, 빨간 선 안에 적혀 있는 회덮밥입니다. 외국어 메뉴판은 따로 없습니다. 날마다 참치 산지와 덮밥에 얹는 부위가 바뀌고, 일본어를 읽을 수 없는 사람은 뭐가 뭔지 모를 겁니다. 그래도 주문할 때는 메뉴판의 빨간 선 안을 가리키면서 “마구로동, 오스스메(참치 회덮밥, 추천 메뉴)”라고 말하면 직원이 적당한 메뉴를 주실 겁니다. 직원이 매우 친절해서 그닥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날 제가 먹은 건 시오가마(塩釜)산 참다랑어의 각종 부위를 골고루 얹은 덮밥이었습니다. 시오가마는 일본 동북지방 미야기현에 위치하는 유명한 참치 산지입니다. 4,500엔이면 비싼 편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유명 산지의 참다랑어를 스시집에서 주문할 경우 한 피스에 1,000엔 정도 한답니다. 이곳의 참치회덮밥은 10피스 이상의 참치가 얹혀 나옵니다. 가격이 너무나 괜찮죠. 얹혀 나오는 참치회는 두텁고(일반 스시집의 1.5배 이상 정도), 비주얼이 마치 와규 갈빗살 같아요. 마블링이 좋은 참치 뱃살을 입에 가득 넣는 순간 뇌 속에 행복 물질이 전달되는 느낌이랄까요. 느끼한 회를 그닥 즐겨 먹지 않는 사람에게는 잘 안 맞을 수도 있지만요.

 

시오가마산 참다랑어의 각종 부위를 골고루 얹은 회덮밥
(塩釜産カマトロ・大トロ・中トロ・赤身・中落ち丼, 시오가마산 카마토로・오오토로・추토로・아카미・나카오치동): ¥4,500


회덮밥 메뉴는 국물로 미소시루(된장국)가 세트로 나오는데요, 200엔 추가하면 ‘아라지루(あら汁, 도미나 잿방어 살을 넣은 된장국)’로 변경할 수 있어요. 그런데 덮밥도 국물도 양이 너무 많으니 배부르게 많이 드시고 싶은 경우에만 아라지루로 변경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재료 상황에 따라 아라지루가 없을 때도 있어요).


아라지루(あら汁, 도미나 잿방어 살을 넣은 된장국)


앞서 말했듯, 이곳은 양이 많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1년 동안 먹을 참치의 양을 한 끼에 먹는 느낌이랄까요, 하하. 물론 맛있고 신선한 참치회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건 좋긴 한데, 다 못 먹어서 남기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특히 한국인의 경우, 김치 같은 반찬 없이 참치회와 밥만 먹는 것에 익숙지 않을 수도 있지요. 밑반찬으로 생강 절임만 조금 나옵니다. 이런 점을 미리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을 듯해요. 가급적 배고픈 상태로 방문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오픈 시간(11시 45분) 20~30분 전부터 대기줄이 생깁니다. 줄 서서 기다리는 동안 가게 직원이 주문을 확인해 줘요. 수량 한정 메뉴인 참치 회덮밥을 꼭 먹고 싶으면 오픈 시간 전에 가셔야 할 거예요. 그렇다고 너무 손님이 많은 가게는 아니니까, 혹시 12시를 좀 넘어서 도착해도 오래 기다리지는 않을 거예요. 디너 타임은 해산물 요리를 제공하는 이자카야로 운영하니 회덮밥을 먹고 싶다면 런치 타임에 방문하세요.


우미노사치 무스코(海の幸 翔)
주소 ; Tokyo, Chiyoda-ku Kandahigashimatsushitacho 12
영업시간 : 11:45~14:00, 18:00~23:00


참고로 그동안 태평양 참다랑어는 남획으로 급감하다가 2015년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되었답니다. 
그래서 국제적으로 어획량 규제를 도입하게 되었는데, 다행히 어획량 규제를 시작한 지 몇 년 후 참다랑어 자원량이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참다랑어 어획 상한을 늘리기로 합의했지만, 아무래도 예전보다 연료비나 인건비가 올라서 가격이 내려갈지는 불투명하긴 하죠. 
하지만 향후 어느 정도는 늘어난 공급이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에 참치를 먹을 때는 산지나 품종을 확인해 보세요. 
비싼 참치는 태평양 참다랑어일 수 있는데, 참다랑어를 둘러싼 얘기를 알고 먹으면 감사한 마음이 들고 맛을 더욱 깊이 즐길 수 있을 거예요.




글·사진 | 네모


도쿄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일본인 남자. 서강대학교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한일 양국 요리와 식문화에 정통하고,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라는 철학으로 한국인에게 도쿄 맛집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서 출판한 저서로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텐동의 사연과 나폴리탄의 비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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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이주호 · 신태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