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미식] 타이베이 101빌딩에서 제일 가까운 야시장, 린장제

2025-10-22

| Taipei  |


타이베이 로컬들이 즐겨 찾는 야시장 린장제 투어


입이 즐거운 나라, 대만에서 야시장 탐방이야말로 빠뜨릴 수 없는 여행의 묘미일 터. 야시장으로 관광객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진 스린 야시장(士林夜市)과 함께 타이베이 3대 야시장 중의 하나로 꼽히는 곳이 바로 오늘 소개할 '린장제 야시장(臨江街夜市)'이다. 


린장제 야시장


타이베이에서 가장 번화한 신이(信義) 구 한복판에 자리한 린장제 야시장은 화려한 대로변 안으로 펼쳐지는 소박하지만, 특색 있는 야시장이다. MRT 신이안허(信義安和)역에서 도보 5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것이 가장 큰 장점. 무엇보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야시장이라는 것이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다른 야시장에 비해 한결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타이베이 101 빌딩도 지척에 보인다.


길게 이어진 골목에는 다채로운 먹거리와 마사지숍, 생활용품 가게까지 없는 게 없다. 그러나 이곳의 진짜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가성비 뛰어난 맛집들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히 사랑받는 노포부터 미쉐린 빕 구르망에 이름을 올린 맛집과 SNS에 입소문 난 인기 간식까지, 린장제 야시장에는 꼭 들러야 할 ‘찐맛집’이 셀 수 없이 많다. 린장제 야시장에서 타이베이의 밤을 채우는 맛있는 즐거움을 만나보자.


린장제 야시장 (Linjiang Night Market, 臨江街觀光夜市)
주소 : 106台北市大安區臨江街
운영 시간 : 18:00–00:00




뤄지 샤오차오 (Lo Chi Hsiao Chao, 駱記小炒)


린장제 야시장 골목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다 보면 군침 도는 볶음 요리 냄새에 발길이 멈추게 된다. 이곳은 바로 현지인들이 술 한잔 곁들인 늦은 저녁 식사를 즐기러 모여드는 '뤄지 샤오차오'. 

 

뤄지 샤오차오. 모든 재료는 밖에서 볶아낸다.


‘샤오차오(小炒)’는 직역하면 작게 볶는다는 뜻으로,  대만에서는 간단한 안주 삼아 먹을 수 있는 볶음 요리를 파는 선술집 스타일의 식당을 의미한다. 뤄지 샤오차오는 소박한 외관과 달리, 깊은 맛을 자랑하는 메뉴로 3년 연속 미쉐린 빕 구르망에 선정된 바 있다. 현지 미식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오랜 단골층을 보유한 맛집 중의 맛집. 


이 집의 대표 메뉴는 단연 볶음 양고기(炒羊肉, 110NTD). 강한 불에서 빠르게 볶아낸 양고기에 채소를 더해, 향긋하면서도 담백한 풍미를 완성한다. 양고기의 누린내 없이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며, 간단한 저녁 식사나 든든한 야식으로 제격이다. 


볶음 양고기와 볶음 바지락


또 하나의 추천 메뉴는 볶음 바지락(炒蛤蜊,110NTD)이다. 알은 작지만 살이 꽉 차고 감칠맛이 뛰어나다. 살짝 매콤한 양념이 더해져 입맛을 확 돋우고, 바지락의 쫄깃한 식감이 고슬고슬한 흰쌀밥 한 공기와 함께 먹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술안주로도 충분히 손색이 없다.



뤄지 샤오차오 (Lo Chi Hsiao Chao, 駱記小炒)
주소 : 106台北市大安區通化街39巷50弄27號
영업 시간 : 17:00–00:00 (화요일 휴무)




량지 루웨이 (Liang Chi Lu Wei, 梁記滷味)


량지 루웨이


야시장의 소소한 즐거움은 다람쥐가 도토리를 모으듯, 이동식 점포에서 파는 길거리 음식을 하나씩 맛보는 데 있지 않을까. 린장제 야시장 역시 골목마다 특색 있는 먹거리로 넘쳐난다. 그중에서도 야시장 메인 사거리 한 모퉁이, 영업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줄이 늘어서는 가게가 있다. 미쉐린 빕 구르망에 이름을 올린 ‘량지 루웨이(梁記滷味)’,  1965년에 문을 열어 무려 60년 가까이 한자리를 지켜온 오랜 노포 맛집이다. 


‘루웨이(滷味)’는 간장과 각종 향신료를 우려낸 소스에 각종 재료를 넣고 조리하는 대만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 량지의 루웨이는 국물에 재료를 담가 끓여내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모든 재료를 건조하게 조리하는 드라이 스타일을 고수한다. 층층이 쌓인 찬장을 보고 있으면 어떤 재료를 고를지 한참을 망설이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량지에서 다루는 재료는 무려 40여 가지가 넘는다고. 


40여 가지 재료를 취급한다.


육즙이 살아 있는 채소와 고기, 두부, 곱창, 라면 사리 등 원하는 재료를 골라 담으면, 적당한 크기로 썰어 준다. 모든 재료에 중약재 특유의 향이 배어 있고 짠맛과 은은한 단맛이 밸런스를 이룬다. 돼지 선지떡(豬血糕), 닭심장(鷄心), 오리 위(鴨胗)처럼 부속 고기도 냄새 없이 깔끔하게 조리되어 초심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줄 설 때도 나름의 요령이 필요하다. 먼저 직원에게 플라스틱 바구니를 받아 원하는 재료를 고른 후 (주의할 점은 바구니에 넣는 재료 하나가 1인분을 의미한다는 것. 예를 들어, 바구니에 두부 하나를 넣으면 두부 1인분에 해당하는 양을 준다) 바구니 번호를 기억해서 직원에게 주면 된다. 줄이 뒤섞이는 경우도 많으니, 순서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팁.


대만식 야식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그리고 오랜 시간 한결같은 맛으로 사랑 받는 가게를 찾고 있다면, 꼭 한번 들러 보자. 


량지 루웨이 (Liang Chi Lu Wei, 梁記滷味)
주소 : 10 6台北市 大安區 通化街 39巷 50弄3 3號
영업 시간 : 17:50–01:30

 



위핀위안빙훠 탕위안 (Yu Pin Yuan Iced and Hot Tangyuan, 御品元冰火湯圓)


 위핀위안빙훠 탕위안

 

린장제 야시장에서 식사를 마친 뒤, 입가심으로 즐기기 좋은 디저트를 찾는다면 위핀위안빙훠 탕위안이 정답이다. 앞서 소개한 뤄지 샤오차오 바로 옆에 자리한 이곳은, 2019년 미쉐린 빕 구르망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디저트 가게로 주목을 받았다. 얼음(冰)과 불(火)이라는 가게 이름 그대로, 여름에는 차갑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차갑게는 물론 

 따뜻하게도 즐길 수 있다.

 

추천 메뉴는 계화종합탕위안(桂花綜合湯圓). 빙수 위에 갓 삶은 찹쌀 경단인 탕위안(湯圓)을 얹은 메뉴로, 뜨끈하고 말랑한 탕위안 속에 달콤한 검은깨와 땅콩 소가 가득 들어 있어, 한입 베어 물면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쫄깃한 탕위안을 다 즐겼다면 남은 빙수에 레몬즙과 계화(桂花, 금목서) 시럽을 뿌려 색다른 풍미로 한 그릇을 두 번 즐길 수 있다. 금목서 특유의 은은하고 향긋한 향이 여운처럼 입안에 오래 남는다.

 

레몬즙과 계화 시럽

 

무더운 여름밤, 야시장 골목을 거닐다 더위를 식히기에도 좋고, 겨울밤엔 따끈한 디저트로 몸을 녹이기에도 좋다. 단맛이 과하지 않아 단 음식을 꺼리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점 또한 매력. 든든한 한 끼를 마무리할 디저트를 찾고 있다면, 린장제 야시장의 이 멋진 디저트 가게를 놓치지 마시길.


위핀위안빙훠 탕위안 (Yu Pin Yuan Iced and Hot Tangyuan, 御品元冰火湯圓)
주소 : 106 台北市 大安區通化街 39巷 50弄 31號
영업 시간 : 18:00 ~ 23:30 (주말에는 17:30 오픈)




글·사진 | 최보옥

대학 졸업 후, 한국을 떠나 대만에 살며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사람. 10년차 한국어 강사, 채식주의자, 결혼 이민자. 대만 생활에서 길어 올린 글들을 블로그에 차곡차곡 모아두는 것이 취미다. <타이베이 산친구>를 썼다.

타이베이 산친구 : 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9283241
blog.naver.com/choibo_ok


편집 | 이주호 · 신태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