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음식] 도쿄에서 스시는 츠키지 시장! 본토 오마카세 스시집들

| Tokyo |



“스시” 하면 츠키지(築地)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츠키지(쓰키지)에는 옛날부터 어시장이 있었고, 그 옆에는 장외시장(場外市場)이라고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상가가 있습니다. 2018년 어시장이 도요스(豊洲)로 옮겨 갔지만, 장외시장은 지금도 여전히 인기가 많습니다.


츠키지를 수없이 다녀보면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는데, 츠키지는 장외시장 안보다 바깥 부분에 맛집들이 더 많다는 것이지요. 이번에는 그중에서 추천할 만한 오마카세 스시집 네 곳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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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시 케이타(鮨桂太) ::


스시 케이타


'스시 케이타(鮨桂太)'는 일본에서 가장 인기 많은 스시집 중 하나인데요, 산미와 향이 잘 느껴지는 적초(赤酢) 샤리(초, 소금, 설탕등을 사용해 간을 한 밥)와 식재료 본연의 맛을 이끌어낸 네타(샤리 위에 올리는 식재료)가 스시 덕후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샤리는 간이 센데 그만큼 네타 맛이 잘 나서 조합이 완벽합니다.


셰프님의 경력만 봐도 믿고 먹을 수 있습니다. 홋카이도(北海道) 출신인 셰프님은 도쿄에 올라와서 유명한 스시집(스시 미즈타니 2005~2016, 스시 타이치 2008~)에서 배우셨다고 합니다. 둘 다 스시를 좋아하면 모를 수가 없는 곳입니다.


차례대로 참치 속살, 참치 중뱃살, 전어 스시


스시 하나하나는 물론 코스 흐름도 세련됐습니다. 항상 참치 속살부터 시작해서 중뱃살, 전어 순서로 나오는데, 속살의 향은 코를 만족시키고 중뱃살은 기름기로 입을 채워줍니다. 전어의 시원한 산미는 입을 깔끔하게 정리해 줍니다. 오마카세는 피아노 협주곡과 같다고 하지요. 1악장, 2악장, 3악장 각각 역할이 있듯이 오마카세에도 구성과 역할이 있습니다. 참치에서 전어로 이어지는 화려함과 부드러움, 따스한 감촉이 느껴지는 오마카세입니다.


 

재료는 차례대로 창오징어, 참치 대뱃살, 보라성게


예약 방법은 전화밖에 없고, 인기가 많아서 자리가 없는 날들이 많습니다. 기회를 꼭 만들어서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본 번호가 필요하니까 묵는 호텔에 대리 예약을 부탁하거나 일본에 사시는 분과 같이 가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날의 구성


스시 케이타(鮨桂太)
東京都中央区築地6丁目6−4
예약 : 전화(매달 1일에 다음 달 말까지 예약 가능)
전화 : +81-3-6264-2234
가격 : 런치 ¥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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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시 모리나리(鮨もりなり) ::


스시 모리나리


'스시 모리나리(鮨もりなり)'는 스시를 사랑하는 분들 중에서도 대식가 여러분께 추천하고 싶은 맛집입니다. 셰프님은 긴자의 노포 맛집 코자사 스시(小笹寿し)에서 배우신 분이어서 도쿄 전통의 맛과 문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샤리는 식초(米酢)만 쓰여서 상큼하고 흰 살 생선에도 부담 없이 어울립니다. 처음에 먹었을 때는 산미가 세게 느껴졌는데 점점 익숙해지는 맛입니다. 스페셜은 거대한 가리비입니다. 다른 가게였으면 3장으로 썰어 버릴 만한 크기의 관자가 통째로 나옵니다. 이 크기를 한 입에 먹어야 맛은 물론 가리비 향이 이마 끝까지 올라옵니다.


차례대로 가리비, 전어, 붕장어(좌:니쓰메 소스 / 우: 소금)


전어도 맛있습니다. 사이에는 오보로(朧: 달걀, 어류 등을 으깬 뒤 볶아서 만든 것)가 껴져 있어 단맛을 주면서 시메(締め: 손질한 생선에 소금을 뿌려서 수분을 뺀 후 식초에 절이는 기법)를 한 전어의 산미를 완화합니다. 보통 오보로는 횐 살 생선 아니면 중하(시바에비, 芝海老)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보리새우로 만든다고 합니다. 

 

차례대로 가다랑어와 전갱이 스시. 그리고 스시에 쓸 참치 속살


스시 모리나리는 타베로그로 예약할 수 있습니다.


연어알과 성게의 조합


스시 모리나리(鮨もりなり)
東京都中央区築地2丁目14−3
예약 : 전화, 타베로그(食べログ)
https://tabelog.com/tokyo/A1313/A131301/13212396/?msockid=38d106a879fc6d4c0070126578866c57
가격 : 런치 ¥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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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시 키요(鮨聖) ::


스시 키요


'스시 키요(鮨聖)'에서는 먹기가 아까울 정도의 예쁜 스시가 저렴하기까지 합니다. 여기는 맛과 가격의 밸런스가 뛰어난 "찐" 갓성비 맛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시킨 ¥7,700코스에는 15피스나 나오는데, 이 가격으로 먹을 수 없는 성게와 연어알까지 나옵니다.


메뉴판


여기는 네타 자체의 퀄리티도 나쁘지 않은데 거기에 손질과 변화를 줘서 가격 이상의 가치를 제공합니다. 실파, 생강, 대파, 참깨, 시소 잎, 유자후추, 유자 껍질, 소금, 산초……, 여러 맛과 향을 합쳐지면서 맛에 명확한 방향성을 주는 것 같습니다.



차례대로 양태, 정어리, 갯가재


베스트는 창오징어(白烏賊시로이카)입니다. 성게 덕분에 단맛이 강조되면서 참깨의 고소함도 느껴집니다. 여러 맛을 무턱대고 더한다고 해서 맛있어지는 건 아니지요. 수많은 재료가 더해져 어떤 맛으로 나아가는지 느껴보는 재미가 충만한 곳입니다.

 

차례대로 창오징어, 고등어, 성게 연어알 덮밥, 참치 김초밥


런치는 ¥3,300 코스도 있습니다. 인기가 많은 가게라서 꼭 예약을 하고 가셔야 합니다. 

런치 코스 중에서


스시 키요(鮨聖)
東京都中央区築地6丁目26−6
예약 : 전화, 타베로그(食べログ), 인스타그램
https://tabelog.com/tokyo/A1313/A131301/13255433/?msockid=38d106a879fc6d4c0070126578866c57
가격 : 런치 ¥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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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츠키지 스시 다이 본관(築地すし大本館) :;


츠키지 스시 다이 본관


오마카세는 보통 예약을 해야 되고 영업시간은 낮과 밤이 나뉘어 있어 여행 오신 분들이 찾아가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시간 있을 때 편하게 오마카세 분위기를 맛보고 싶으면 여기에 가보세요.


‘스시 다이 본관(すし大本館)’은 낮부터 밤까지 줄만 서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샤리의 간이 약해 스시를 많이 안 먹어본 분들도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게 이 집의 장점입니다. 하나씩 생선의 산지를 알려주면서 내어 주시니까 일본어 알아들을 수 있으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차례대로 고등어, 참치 중뱃살, 붕장어


가격도 저렴합니다. 네 가지 코스가 있는데 저는 밑에서 두 번째인 아야메(あやめ, ¥2,420)를 시켜 봤습니다. 맛은 놀랄 정도가 아니지만 접근성과 가격만 봐도 갈 만합니다.


차례대로 참돔, 새우, 잿방어


츠키지 스시 다이 본관(築地すし大本館)
東京都中央区築地6丁目21−2
예약 : ×(런치), 전화(디너, 테이블석만 가능)
전화 : +81-3-3541-3738
가격 : 런치 ¥1700~
https://tabelog.com/tokyo/A1313/A131301/13002314/?msockid=38d106a879fc6d4c0070126578866c57




글·사진 | 스시남

🎣도쿄를 위주로 활동하는 일본인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스시를 먹는 스시 덕후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ushi_nam_tokyo/


편집 | 신태진, 이주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