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시즌] 겨울밤을 밝히는 런던의 2024 크리스마스 라이츠

| London |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연말, 그리고 크리스마스. 겨울 런던 여행의 낭만을 더욱 환히 밝혀줄 런던의 크리스마스 조명 명소와 특별 이벤트를 소개하려고 한다. 런던의 크리스마스 조명은 유럽에서도 손꼽히게 아름다운 행사인 만큼 시간을 내어 꼭 한 번 들러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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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젠트 스트리트 ::
:: 더 스피릿 오브 크리스마스(The Spirit of Christmas) ::


피카딜리 서커스부터 옥스퍼드 서커스를 잇는 리젠트 스트리트의 크리스마스 조명은 런던에서 가장 크고 화려하며, 매년 런던의 크리스마스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과도 같다. 17미터 크기의 거대한 천사의 날개를 형상화한 디자인은 모두 수작업으로 제작한 입체적인 조각 작품이다. 무려 30만 개의 LED 조명이 쓰였다고 하는데, 거리 전체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크리스마스 나들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따뜻하고 포근한 빛으로 감싸준다.  


리젠트 스트리트의 스피릿 오브 크리스마스


1954년에 시작해 70주년을 맞이한 올해는 ‘스피릿 오브 크리스마스'라는 주제로 다양한 디스플레이와 설치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세인트 제임스 마켓(St James's Market)에는 ‘위싱 트리(Wishing Tree)’를 설치해 런던 지역 사회에 식료품을 지원하는 ‘더 펠릭스 프로젝트(The Felix Project)’를 위한 기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영국 작가 던 오포터(Dawn O’Porter)의 내레이션으로 리젠트 스트리트 조명의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팟캐스트도 꽤 재미있다. 매주 월요일에는 차분한 쇼핑 시간을 선사하기 위해 한 시간 일찍 매장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는 '콰이어트 아워' 이벤트를 진행한다. 


리젠트 스트리트의 스피릿 오브 크리스마스


https://travel.naver.com/overseas/GBLON215617/poi/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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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벤트 가든 ::
:: Christmas in Covent Garden ::


런던 여행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코벤트 가든은 매년 크리스마스를 맞아 서쪽 광장에 웅장한 60피트(약 18미터) 높이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고 3만 개의 전구를 밝히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매주 목요일 밤에는 ‘세이브더칠드런’의 기부금을 모으기 위한 가스펠 공연이 열린다. 아름다운 캐롤송이 코벤트 가든 곳곳을 따스하게 감싸는 멋진 순간이다.  


마켓 내부는 40여 개의 거대한 크리스마스 종과 반짝이는 미러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으며, 영국 아티스트 제임스 겜밀(James Gemmill)이 핸드 페인팅한 1884년 빈티지 썰매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포토존을 마련했다.  


코벤트 가든의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


광장 입구에서는 정오부터 오후 9시까지 매 정각 인공 눈이 내리고, 광장에 지어진 스위스식 샬레에서는 겨울철 별미인 멀드 와인(Mulled wine)과 제철 간식들을 판매한다. 눈 덮인 샬레에서 따뜻한 와인을 마시는 것만으로 진정한 겨울 낭만을 물씬 느낄 수 있다.  


코벤트 가든의 크리스마스 풍경


코벤트 가든 내 레스토랑들이 선보이는 특별 다이닝 메뉴, 리테일 팝업 스토어, 다양한 크리스마스 프로모션도 빼놓을 수 없는 시즌 여행 코스이다. 쇼핑과 체험, 미식이 어우러진 코벤트 가든의 특별한 연말 즐거움을 만끽해 보자. 


크리스마스 분위기 가득한 코벤트 가든 | 사진 출처: 코벤트 가든 공식 홈페이지


https://travel.naver.com/overseas/GBLON189047/poi/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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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나비 스트리트 ::
:: Into the Light ::


매년 바뀌는 감각적인 라이팅으로 이름난 런던 소호의 카나비 스트리트. 2024년 올해는 몰입형 설치 작품 ‘인투 더 라이트'를 선보이고 있다. 기하학적 형태의 이 설치물은 런던 크리스마스 조명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소호의 창의적이고 반항적인 정신을 세련되고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담아냈다.


카나비 스트리트 전경 | 사진 출처: 카나비 스트리트 공식 홈페이지


매일 정오부터 매시간 펼쳐지는 라이팅쇼는 거리 전체를 색다른 설치 미술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정말로 황홀하고 특별한 순간이다. 또한 6만 개 이상의 에너지 효율적인 LED로 향후 5년간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지속 가능한 크리스마스 라이츠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리버티 백화점과 뮤지컬 위키드(Wicked)의 콜라보레이션 쇼윈도, 킹리 코트(Kingly Court)의 커튼 조명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다이닝, 새해 전야 파티 등 오감을 만족시킬 다채로운 이벤트가 소호 곳곳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카나비 스트리트에서 | 사진 출처: 카나비 스트리트 공식 홈페이지


물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아니더라도 카나비 스트리트에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다. 여러 레스토랑과 펍, 카페와 디저트숍이 가득해 미식을 즐기기 좋고, 의류와 액세서리 등 쇼핑을 할 곳도 많다. 카나비 스트리트의 레스토랑과 숍들은 12월 내내 수요일마다 오후 5시부터 각종 할인 행사를 한다고 하니 그때 방문 일정을 잡아도 좋을 것 같다.


카나비 스트리트에서의 이벤트 | 사진 출처: 카나비 스트리트 공식 홈페이지


https://travel.naver.com/overseas/GBLON215375/poi/summary




글·사진 | 진나래

프랑스 파리에서 영화와 문화 기획을 공부했다. 광고와 패션 컨설팅 분야에서 일하며 2015년부터 해외 통신원으로 여행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기고를 이어왔다. 현재는 파리와 런던을 오가면서 독립출판사 도시프레스(Dosi.press)를 운영하고 있다.


편집 | 이주호·신태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