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ondon |
전세계를 휩쓴 한류의 물결은 이제 K-ART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 작가들의 독창성과 예술적 저력은 이제 런던의 대표적인 미술관, 갤러리, 영화관 등 다양한 무대를 통해 영국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런던을 여행 계획이 잡힌 분들도 유럽에서 한국 미술의 위상이 어디까지 높아졌는지 꼭 한번 확인하고 가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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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이워드 갤러리 - <양혜규: Leap Year> ::

헤이워드 갤러리
런던 사우스뱅크 센터 내에 위치한 헤이워드 갤러리는 런던 템스강 남변에 자리한 종합문화공간 사우스뱅크 센터의 현대미술관으로, 로열 페스티벌 홀과 같은 음악홀과 국립 극장 내셔널 시어터 등과 인접해 있다. 1968년에 개관한 헤이워드 갤러리는 브루탈리즘 건축 양식을 대표하는 주변 건물과 마찬가지로 노출 콘크리트를 광범위하게 사용한 구조와 대담한 형태가 인상적이다. 내부에는 5개의 전시 공간이 있으며, 두 층의 실내 갤러리와 3개의 야외 조각 공원으로 구성된다. 주로 건물의 콘크리트 공간을 강조하는 현대미술 중심의 전시를 선보이며, 상설 컬렉션을 보유하지 않고 매년 3~4개의 대규모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헤이워드 갤러리를 포함한 사우스뱅크 센터에 접근하려면 코번트 가든을 둘러보고 워털루 브리지를 통해 템스강을 건너와도 좋고, 워털루역에 내려 템스강 쪽으로 걸어 올라와도 좋다. 갤러리에서 전시를 본 후 템스강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런더너들 사이에 끼어 오후 시간을 보내면 런던에서의 더할 나위 없는 하루가 될 것이다.
한편 헤어워드 갤러리는 내년 1월 5일까지 한국 설치미술가 양혜규의 전시 <윤년(Leap Year)>을 개최한다. 양혜규 작가의 <윤년>은 <타임아웃>, <포브스> 등에서 ‘올해 놓쳐서는 안 될 전시’로 선정되었는데, 우리 나라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양혜규 작가의 첫 번째 영국 대규모 회고전이다.


양혜규의 전시 <윤년(Leap Year)>
양혜규 작가는 현재 서울과 베를린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번 <윤년> 전시는 2000년 초부터 현재까지의 작업을 포괄적으로 조명한다. <광원 조각Light Sculptures>, <소리 나는 조각Sonic Sculptures>과 같은 대표적인 시리즈를 비롯해 세 개의 대형 커미션 작품과 다수의 신작이 전시되고 있다. 동아시아 전통과 민속, 모더니즘, 현대미술사와 자연 등 다양한 역사와 관습에서 영감을 얻은 그는 빨래 건조대, 뜨개실, 한지 등 일상적이거나 산업적인 소재들을 오브제로 등장시킨다. 설치, 조각, 콜라주, 영상, 사운드 등 다양한 형식으로 노동과 이주, 추방 등 국제적인 인권 이슈를 다룬다. 영국인들이 남긴 전시평을 보면 새로운 시각적, 감각적 경험이라는 반응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양혜규의 전시 <윤년(Leap Year)>
헤이워드 갤러리는 전시마다 입장료가 다르니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면 좋다. 현재 <윤년(Leap Year)>의 입장료는 15파운드이다.
헤이워드 갤러리(Hayward Gallery)
Hayward Gallery, Southbank Centre, Belvedere Rd, London
운영시간: 10:00~18:00 (일요일 휴무)
https://travel.naver.com/overseas/GBLON188858/poi/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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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트 모던 - <이미래: Open Wound> ::
테이트 모던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현대미술관 중 하나로, 철거될 예정이었던 옛 뱅크사이드 발전소(Bankside Power Station)를 개조해 2000년 개관했다. 발전소 중앙에 위치했던 터빈 홀은 현재 테이트 모던을 대표하는 공간이자 초대형 전시관으로, 예술가들이 이 거대한 산업 공간을 해석하는 방식을 통해 21세기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2000년 첫 커미션 작가였던 프랑스 설치미술가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의 전시 <Maman>를 비롯해 2002년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Marsyas>, 2003년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The Weather Project> 등을 선보이며 현대미술사에 기록될 만한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한편 테이트 모던은 런던의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템스강 건너편으로 세인트폴 대성당이 보이고, 강 위로는 보행자 전용 다리인 밀레니엄 브리지가 놓여 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축물과 현대 미술관 사이에 다리를 놓으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런던'이라는 도시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테이트 모던의 터빈 홀
한편 여전히 실험적인 전시를 이어가는 테이트 모던은 거꾸로 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다. 특히 테이트 모던에서 한국 작가의 전시를 본다는 사실만으로 가슴 벅차는 일 아닐까? 한국의 이미래 작가는 과거 발전소였던 테이트 모던에서 모티브를 얻어 <오픈 운드(Open Wound)>라는 전시를 계획했다. <오픈 운드> 전시는 터빈 홀을 장엄한 초대형 조각으로 만들고 기계적 설치 작품을 서사적으로 배치하여 살아 숨 쉬는 공장으로 재창조했다. 실리콘과 체인 같은 독특한 소재의 결합이 공장을 재현한 작품들에 생명을 불어넣는 듯하며, 기존의 아름다움, 일탈, 도발, 욕망이라는 관념에 회의적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도 같다.
테이트 모던의 <오픈 운드(Open Wound)>
작가는 메탈 체인에 천 조각을 걸쳐 놓는 것으로 터빈 홀에 ‘피부’를 덧붙였다. 천장 크레인에 매달린 터빈은 모터로 천천히 회전하며, 실리콘 촉수에서 점액질 액체를 방출한다. 공장이 가동하면서 '피부'들은 터빈 밑에서 액체에 잠기고, 기술자들에 의해 근처 선반에서 굳어진 후 공중에 매달린다. 시간이 지나며 축적되는 이 천들은 건물이라는 몸에서 ‘태어나는’ 동시에 천장에서 ‘벗겨지는’ 모습으로 기계와 인간의 손길이 만들어 낸 생산과 소멸의 과정을 보여준다. 압도적인 규모와 때로는 불편할 정도로 그로테스크한 표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미래 작가는 “결국 저는 모든 인간의 행동 뒤에 진정성, 희망, 연민, 사랑, 그리고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과 같은 부드럽고 연약한 무언가가 어떻게 존재하는가에 관심이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현대미술의 성지이자 테이트 모던의 상징과도 같은 터빈 홀에서 전시한 역대 최연소 작가이자 첫 한국 작가, 이미래의 전시는 내년 3월 16일까지 이어진다. 입장료는 무료다.

테이트 모던의 <오픈 운드(Open Wound)>
테이트 모던(Tate Modern)
Bankside, London
운영시간: 10:00~18:00
https://travel.naver.com/overseas/GBLON187677/poi/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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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FI 사우스뱅크 - <Echoes in Time: Korean Films of the Golden Age and New Cinema> ::

BFI 사우스뱅크
BFI 사우스뱅크는 1951년부터 2007년까지 내셔널 필름 시어터(National Film Theatre)로 사용되던 영국의 국립 영화관으로, 주로 고전 영화와 독립 영화, 비영어권 영화 등 특별 기획 상영을 위한 공간이다. 현재 영국영화협회(British Film Institute)가 운영하고 있으며, 세 개의 상영관과 스튜디오, 미디어테크, BFI 갤러리, 서점 및 상점, 그리고 바와 레스토랑 등으로 이루어진다. 퀴어 영화제인 <BFI 플레어: 런던 LGBTQIA+ 영화제>는 물론, 주영한국문화원과 한국영상자료원이 기획하는 <런던한국영화제(London Korean Film Festival)>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올해는 영국영화협회(BFI)와 한국영상자료원(KOFA)가 공동 기획한 한국영화 특별전이 12월 31일까지 열린다. <시간의 메아리: 한국영화의 황금기와 뉴시네마>는 한국영화사에서 기술적인 면이나, 스타일, 그리고 주제에 있어서의 혁신이 이루어진 시기들을 주목해 다룬다. 한국 영화 황금기라고도 불리는 1960년대 대표작인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 등 13편, 뉴 코리안 시네마 시기라 불리는 199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의 대표작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 등 17편을 상영한다.

한국영화 특별전 포스터 | 출처: BFI 사우스뱅크 홈페이지
내가 꼽은 꼭 봐야할 리스트로는 디지털 복원 작업을 거친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디지털 리마스터판, <쉬리>와 <접속>의 4K 복원판이다. 1960년대 한국 영화 황금기를 대표하는 고 김수용 감독의 작품이 영국에서 최초로 상영되는데, 이 섹션도 놓칠 수 없다. 한국 고전 영화의 성취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대형 회고전이 될 것이다. 부대 행사로 장준환 감독의 GV와 프로그래머 최영진과 고란 토발로빅(Goran Topalovic)의 대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열린다.

BFI 사우스뱅크에서
BFI 사우스뱅크(BFI Southbank)
Belvedere Rd, London
자세한 상영 시간은 홈페이지 참조: https://www.bfi.org.uk/
https://travel.naver.com/overseas/GBLON522907/poi/summary
글·사진 | 진나래
프랑스 파리에서 영화와 문화 기획을 공부했다. 광고와 패션 컨설팅 분야에서 일하며 2015년부터 해외 통신원으로 여행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기고를 이어왔다. 현재는 파리와 런던을 오가면서 독립출판사 도시프레스(Dosi.press)를 운영하고 있다.
편집 | 이주호·신태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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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휩쓴 한류의 물결은 이제 K-ART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 작가들의 독창성과 예술적 저력은 이제 런던의 대표적인 미술관, 갤러리, 영화관 등 다양한 무대를 통해 영국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런던을 여행 계획이 잡힌 분들도 유럽에서 한국 미술의 위상이 어디까지 높아졌는지 꼭 한번 확인하고 가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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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이워드 갤러리 - <양혜규: Leap Year> ::
헤이워드 갤러리
런던 사우스뱅크 센터 내에 위치한 헤이워드 갤러리는 런던 템스강 남변에 자리한 종합문화공간 사우스뱅크 센터의 현대미술관으로, 로열 페스티벌 홀과 같은 음악홀과 국립 극장 내셔널 시어터 등과 인접해 있다. 1968년에 개관한 헤이워드 갤러리는 브루탈리즘 건축 양식을 대표하는 주변 건물과 마찬가지로 노출 콘크리트를 광범위하게 사용한 구조와 대담한 형태가 인상적이다. 내부에는 5개의 전시 공간이 있으며, 두 층의 실내 갤러리와 3개의 야외 조각 공원으로 구성된다. 주로 건물의 콘크리트 공간을 강조하는 현대미술 중심의 전시를 선보이며, 상설 컬렉션을 보유하지 않고 매년 3~4개의 대규모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헤이워드 갤러리를 포함한 사우스뱅크 센터에 접근하려면 코번트 가든을 둘러보고 워털루 브리지를 통해 템스강을 건너와도 좋고, 워털루역에 내려 템스강 쪽으로 걸어 올라와도 좋다. 갤러리에서 전시를 본 후 템스강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런더너들 사이에 끼어 오후 시간을 보내면 런던에서의 더할 나위 없는 하루가 될 것이다.
한편 헤어워드 갤러리는 내년 1월 5일까지 한국 설치미술가 양혜규의 전시 <윤년(Leap Year)>을 개최한다. 양혜규 작가의 <윤년>은 <타임아웃>, <포브스> 등에서 ‘올해 놓쳐서는 안 될 전시’로 선정되었는데, 우리 나라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양혜규 작가의 첫 번째 영국 대규모 회고전이다.
양혜규의 전시 <윤년(Leap Year)>
양혜규 작가는 현재 서울과 베를린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번 <윤년> 전시는 2000년 초부터 현재까지의 작업을 포괄적으로 조명한다. <광원 조각Light Sculptures>, <소리 나는 조각Sonic Sculptures>과 같은 대표적인 시리즈를 비롯해 세 개의 대형 커미션 작품과 다수의 신작이 전시되고 있다. 동아시아 전통과 민속, 모더니즘, 현대미술사와 자연 등 다양한 역사와 관습에서 영감을 얻은 그는 빨래 건조대, 뜨개실, 한지 등 일상적이거나 산업적인 소재들을 오브제로 등장시킨다. 설치, 조각, 콜라주, 영상, 사운드 등 다양한 형식으로 노동과 이주, 추방 등 국제적인 인권 이슈를 다룬다. 영국인들이 남긴 전시평을 보면 새로운 시각적, 감각적 경험이라는 반응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양혜규의 전시 <윤년(Leap Year)>
헤이워드 갤러리는 전시마다 입장료가 다르니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면 좋다. 현재 <윤년(Leap Year)>의 입장료는 15파운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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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트 모던 - <이미래: Open Wound> ::
테이트 모던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현대미술관 중 하나로, 철거될 예정이었던 옛 뱅크사이드 발전소(Bankside Power Station)를 개조해 2000년 개관했다. 발전소 중앙에 위치했던 터빈 홀은 현재 테이트 모던을 대표하는 공간이자 초대형 전시관으로, 예술가들이 이 거대한 산업 공간을 해석하는 방식을 통해 21세기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2000년 첫 커미션 작가였던 프랑스 설치미술가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의 전시 <Maman>를 비롯해 2002년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Marsyas>, 2003년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The Weather Project> 등을 선보이며 현대미술사에 기록될 만한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한편 테이트 모던은 런던의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템스강 건너편으로 세인트폴 대성당이 보이고, 강 위로는 보행자 전용 다리인 밀레니엄 브리지가 놓여 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축물과 현대 미술관 사이에 다리를 놓으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런던'이라는 도시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한편 여전히 실험적인 전시를 이어가는 테이트 모던은 거꾸로 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다. 특히 테이트 모던에서 한국 작가의 전시를 본다는 사실만으로 가슴 벅차는 일 아닐까? 한국의 이미래 작가는 과거 발전소였던 테이트 모던에서 모티브를 얻어 <오픈 운드(Open Wound)>라는 전시를 계획했다. <오픈 운드> 전시는 터빈 홀을 장엄한 초대형 조각으로 만들고 기계적 설치 작품을 서사적으로 배치하여 살아 숨 쉬는 공장으로 재창조했다. 실리콘과 체인 같은 독특한 소재의 결합이 공장을 재현한 작품들에 생명을 불어넣는 듯하며, 기존의 아름다움, 일탈, 도발, 욕망이라는 관념에 회의적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도 같다.
작가는 메탈 체인에 천 조각을 걸쳐 놓는 것으로 터빈 홀에 ‘피부’를 덧붙였다. 천장 크레인에 매달린 터빈은 모터로 천천히 회전하며, 실리콘 촉수에서 점액질 액체를 방출한다. 공장이 가동하면서 '피부'들은 터빈 밑에서 액체에 잠기고, 기술자들에 의해 근처 선반에서 굳어진 후 공중에 매달린다. 시간이 지나며 축적되는 이 천들은 건물이라는 몸에서 ‘태어나는’ 동시에 천장에서 ‘벗겨지는’ 모습으로 기계와 인간의 손길이 만들어 낸 생산과 소멸의 과정을 보여준다. 압도적인 규모와 때로는 불편할 정도로 그로테스크한 표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미래 작가는 “결국 저는 모든 인간의 행동 뒤에 진정성, 희망, 연민, 사랑, 그리고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과 같은 부드럽고 연약한 무언가가 어떻게 존재하는가에 관심이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현대미술의 성지이자 테이트 모던의 상징과도 같은 터빈 홀에서 전시한 역대 최연소 작가이자 첫 한국 작가, 이미래의 전시는 내년 3월 16일까지 이어진다. 입장료는 무료다.
테이트 모던의 <오픈 운드(Open W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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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FI 사우스뱅크 - <Echoes in Time: Korean Films of the Golden Age and New Cinema> ::
BFI 사우스뱅크
BFI 사우스뱅크는 1951년부터 2007년까지 내셔널 필름 시어터(National Film Theatre)로 사용되던 영국의 국립 영화관으로, 주로 고전 영화와 독립 영화, 비영어권 영화 등 특별 기획 상영을 위한 공간이다. 현재 영국영화협회(British Film Institute)가 운영하고 있으며, 세 개의 상영관과 스튜디오, 미디어테크, BFI 갤러리, 서점 및 상점, 그리고 바와 레스토랑 등으로 이루어진다. 퀴어 영화제인 <BFI 플레어: 런던 LGBTQIA+ 영화제>는 물론, 주영한국문화원과 한국영상자료원이 기획하는 <런던한국영화제(London Korean Film Festival)>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올해는 영국영화협회(BFI)와 한국영상자료원(KOFA)가 공동 기획한 한국영화 특별전이 12월 31일까지 열린다. <시간의 메아리: 한국영화의 황금기와 뉴시네마>는 한국영화사에서 기술적인 면이나, 스타일, 그리고 주제에 있어서의 혁신이 이루어진 시기들을 주목해 다룬다. 한국 영화 황금기라고도 불리는 1960년대 대표작인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 등 13편, 뉴 코리안 시네마 시기라 불리는 199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의 대표작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 등 17편을 상영한다.
한국영화 특별전 포스터 | 출처: BFI 사우스뱅크 홈페이지
내가 꼽은 꼭 봐야할 리스트로는 디지털 복원 작업을 거친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디지털 리마스터판, <쉬리>와 <접속>의 4K 복원판이다. 1960년대 한국 영화 황금기를 대표하는 고 김수용 감독의 작품이 영국에서 최초로 상영되는데, 이 섹션도 놓칠 수 없다. 한국 고전 영화의 성취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대형 회고전이 될 것이다. 부대 행사로 장준환 감독의 GV와 프로그래머 최영진과 고란 토발로빅(Goran Topalovic)의 대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열린다.
BFI 사우스뱅크에서
글·사진 | 진나래
프랑스 파리에서 영화와 문화 기획을 공부했다. 광고와 패션 컨설팅 분야에서 일하며 2015년부터 해외 통신원으로 여행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기고를 이어왔다. 현재는 파리와 런던을 오가면서 독립출판사 도시프레스(Dosi.press)를 운영하고 있다.
편집 | 이주호·신태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