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정과 사람들] 와플이 주는 행복, 뉴저지 '조이풀 버블 와플(JoyFul Bubble Waffle)'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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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은정과 사람들 #7


이역만리 미국 땅에서 멋지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교포들의 삶을 엿보는 시간. 일곱 번째로 소개해 드릴 분은, 여러 개의 직업을 갖고 고군분투하며 하루하루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 정은경 & 배윤식 부부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92be03a4de3fd.jpg정은경, 배윤식 부부와 가족들 | 정은경 제공


Q.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정은경, 배윤식 부부입니다. 1976년생, 1977년생이니 한 살 연상연하 커플입니다. 지금 저는 미국 뉴저지주의 해캔색(Hackensack) 시청의 Tax Assessor’s Office(집에 대한 세금을 정하고 조사하는 부서)에서 일을 하고 있는 공무원입니다. 이 외에도 부동산 중개업과 꽃 풍선을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고, 주말이면 뉴저지주의 각종 이벤트나 페스티벌에서 버블 와플과 버블티를 판매하는 푸드 벤더를 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현재 미국 뉴저지주의 화장품 회사에서 기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엔지니어입니다. 전공이 전기 분야여서 짬이 날 때면 프리랜서로 전기 관련 일을 하기도 하고, 주말에는 저와 함께 푸드 벤더 일을 하고 있습니다.


33b261b219495.jpg0c0a2f7217af9.jpg정은경 씨가 만든 꽃 풍선 | 정은경 제공

 

Q. 어떻게 해서 뉴저지에 정착해 살게 됐나요?

중2 때까지는 한국에서 살다가 아버지를 미국 뉴욕주의 브롱크스(Bronx)란 곳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고등학교까지는 펜실베이니아(Pennsylvania)주에서 다녔고, 대학은 뉴욕에서 다니다가 22살 무렵 지금 사는 뉴저지로 이주했습니다. 2003년도에 한국으로 한 달 살기를 하러 갔다가 영어 강사 제안을 받고 한국에 아예 정착해 지내다가 2009년도에 남편을 만나 결혼했습니다. 2011년도에 평생 한국에만 살던 남편과 함께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아들 둘을 낳고 살고 있습니다. 


Q. 주 5일을 일하는 직장인이 주말에 아이스크림 와플을 파는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지금 시청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먼저 주말에 엠빠나다스(튀긴 만두 같은 남미의 인기 간식) 푸드 벤더를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제가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 음식 푸드 벤더를 해보면 어떻겠느냐 제안해 주었어요. 한국 음식이 손이 많이 가고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요. 제가 풀타임 근무를 하는 처지라 그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음 메뉴로 크레페에 도전을 했습니다. 기계를 사고 집에서 매일 만드는 연습을 하다 보니, 기계가 무거워 야외 부스를 옮겨 다니면서 일을 해야 하는 푸드 벤더의 특성상 어려울 것 같더라고요. 한국식 치킨에 도전을 해볼까 해서 ‘스윗 앤 스파이시(Sweet & Spicy)’란 이름으로 치킨을 판매해 보기도 했지만 미국 시골 동네의 경우 매운맛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상업적으로 성공하긴 어려울 것 같았어요. 


6043c1857bceb.jpg정은경, 배윤식 부부가 운영하는 조이풀 버블 와플


어떤 음식이 좋을지 열심히 자료를 찾고 공부를 하다가 ‘버블 와플’이라는 걸 알게 됐는데, 원조가 홍콩이라고 해요. 유튜브에서 본 레시피로 연습을 하니 별로 맛이 나지 않아서 한국식 붕어빵 반죽으로 바꿔 봤어요. 붕어빵의 쫄깃하고 찰진 식감을 버블 와플에 적용해 본 거예요.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게 ‘조이풀 버블 와플(Joyful Bubble Waffle)’입니다. 지금 판매 중인 메뉴는 ‘베리 베리 스트로베리(Very Very Strawberry)’, ‘초콜릿 월드(Chocolate World)’, ‘쿠키 몬스터(Cookie Monster)’ 세 가지인데, 저희 와플을 맛본 미국인들의 경우 원래 자신들이 알던 와플이라고 생각했다가 제대로 된 ’겉바속촉‘ 와플과 아이스크림의 조화를 맛보게 되는 거지요. 그래서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맛본 사람은 없다는 소문이 나 있답니다. 


0deb0031c3f9a.jpg생딸기가 올라가는 베리 베리 스트로베리 | 정은경 제공


Q. 직장 일과 와플 벤더를 병행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와플 반죽을 만들다 보면 시간은 새벽이 돼요. 둘 다 퇴근하고 저녁 먹고 치우고 나야 일을 시작하게 되니까, 한번은 피곤해서 와플 반죽에 물을 덜 넣는 바람에 꾸덕꾸덕하게 떡처럼 되어 버려 재료를 모두 버린 적도 있어요. 자그마치 50인분을. 


Q.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나요?

뉴저지주의 인기 야외 행사인 르네상스 페어(New Jersey Renaissance Faire)에 참여했을 때 일인데요, 매일 아침 손님들이 들어오기 전, 베리 베리 스트로베리 와플(생딸기와 아이스크림이 잔뜩 들어간 조이풀 와플의 대표 인기 메뉴 중 하나)을 사서 행복한 표정으로 먹던 이웃 벤더 직원이 기억나네요. 한국인이라면 이른 아침 첫 끼부터 딸기와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와플을 먹진 않을 텐데 말이지요.


80a666dc2bf15.jpg버블 와플을 즐기는 손님들 | 정은경 제공


Q. 트레일러에 얽힌 특별한 추억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와플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 가면서, 좀 더 안정적인 부스 운영을 위해 트레일러 차를 구입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미국 전역을 뒤졌습니다. 중고의 경우 대부분 내부가 많이 지저분하고 가격은 2만 달러 이상부터 시작하더군요. 결국 조지아주의 끝, 플로리다주의 바로 위에 있는 푸드 트레일러 공장을 찾아서 깡통 트레일러(내부가 비어 있는 것)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배송비만 2,000달러(현재 환율로 대략 270만 원)가 넘어서, 저희 둘이 함께 출동해 직접 푸드 트럭을 가지고 왔습니다. 쉬지 않고 운전해도 14시간이 걸리는 거리여서 기왕 이렇게 된 것, 이왕이면 경치 좋은 바닷가에서 바다 보며 1박을 하자 싶어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머틀 비치(Myrtle Beach)에서 여행 아닌 여행(?)을 즐기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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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90e315c283de.jpg직접 싣고 왔던 트레일러 | 정은경 제공


Q. 자녀도 둘이나 있는데, 두 분이 어떤 식으로 시간 배분을 하고 분업을 하시나요?

남편의 경우 주중에 근무하는 회사에서 하루 11시간씩 꼬박 서서 일하고, 주말엔 또 파트타임으로 전기 관련 일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집안일은 제가 안 시킵니다. 저 역시 회사에 다니고 부동산 중개업을 하며, 와플 판매에 필요한 각종 재료를 준비하지만, 남편은 아무래도 주말 현장에서 힘을 많이 쓰는 궂은일을 도맡아 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힘을 비축해 두어야 해요. 우리 집 가장이 쓰러지면 안 되지요.

 

Q. 주말에 와플 판매에 가족이 총출동하는 사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처음 와플 부스에 데리고 갔을 때가 13살, 11살이었어요. 아이들을 그곳에 데려간 이유는, 엄마 아빠가 힘들게 일하는 건 가족을 위해서라는 걸 자연스럽게 느끼길 원해서였어요. 일터에서 서로 도우면서 일을 해 나가다 보면 가족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이라고도 생각했고요.


엄마, 아빠가 주중 직장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제 아이들이 볼 수는 없지만, 와플 파는 일은 현장서 보고 느낄 수 있으니까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요. 돈 버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알았으면 하고요. 3년이 지난 지금 제 아들들을 보니, 또래 친구들에 비해 조금 더 성숙한 것 같고, 돈의 가치를 확실히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반면에 자신들이 와플을 팔아서 쓴 만큼 다시 벌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본인들이 원하는 건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사더라고요. 뭐 이 또한 돈과 인생에 친구들보다 조금 더 빨리 깨달은 거라 여기고 있습니다.


94a807abc4529.jpg계산대를 담당한 정은경 씨의 아들 | 정은경 제공

 

Q. 아들들은 어떤 일을 담당하나요?

집에서 메뉴 개발을 위해 수없이 테스트를 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먹어보고 평가하는 모니터링 요원이 되어야 하고요, 현장에 나오면 주로 주문을 받고 계산을 하고, 버블티 같은 음료를 제조합니다. 


282ed474eb110.jpg조이풀 버블 와플의 음료 | 정은경 제공


Q. 두 분이 이 미국 땅에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다면요? 

아이들 대학 교육을 시키려면 돈을 많이 모아 두어야 하지만, 사실 저희 부부는 큰 욕심이 없어요. 남들처럼 대저택에도 관심이 없고요. 저희 부부는 낚시와 캠핑을 좋아하는데, 은퇴하고 나면 캠핑카를 타고 미국을 일주하고, 그다음에는 세계 일주를 하고 싶어요. 바닷가 근처에 작은 집을 지어서 낚시를 하며 살면 더 좋겠고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짐은 되고 싶지 않으니 노후는 저희 힘으로 해결하고 싶습니다. 


ba3a0ee8235e1.jpgfb3564d245fa1.jpg인기 있는 조이풀 버블 와플


Q. 한국 그리고 해외에서 이 글을 보실 많은 분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매거진 브릭스」에 나온 저희 이야기를 보시고 저희 부스를 찾아주신다면 꼭 인사해 주세요.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는 ‘조이풀 와플’을 맛보여 드릴게요. 제가 정성껏 만든 와플을 받아 들고 기뻐하며 인증 샷을 남기는 고객들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제가 남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게 이 일을 지탱할 수 있는 큰 이유입니다. 저희 브랜드 이름이 그래서 ‘조이풀 와플(JoyFul Waffle)’이에요.


저희는 와플을 만들어 판매한 지 이제 3년 차입니다. 여전히 저희 부부에게 잘 맞는 아이템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 일을 시작하고 단 하루도 머릿속에서 메뉴 개발을 게을리 한 적이 없어요. 앞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좀 더 자주 소통할 테니 이곳에서 만나요!


709b95bb742fa.jpg초콜릿 월드와 쿠키 몬스터 | 정은경 제공


:: 조이풀 와플: @joyfulbubblewaffle88




인터뷰·사진 | 조은정
사진 | 정은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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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2개월에 한 번은 비행기를 타줘야 제대로 된 행복한 인생이라고 믿는 여행교 교주.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뉴욕 셀프트래블> 외 여러 권의 저서가 있는 베스트셀러 직딩 여행작가. 현재 뉴욕에서 지내고 있다.
https://eiffel.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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