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한민국 메탈코어 신을 이끄는 데이 오브 모닝(Day Of Mourning) #2

2022-08-29

메탈코어 밴드 데이 오브 모닝(Day of Mourning)과의 인터뷰 두 번째 편.

멤버와 밴드에 관한 전반적인 소개를 했던 첫 번째 편에 이어, 이제 좀 더 내밀한 밴드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인터뷰 첫 번째 편은 아래 링크에서 읽어보세요!


대한민국 메탈코어 신을 이끄는 데이 오브 모닝 인터뷰 #1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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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리더 최준용 씨의 작업 방식이 완벽주의라고 하셨습니다. 리더가 오랫동안 완벽을 기하는 성향이면, 다른 파트에도 계속 완벽한 걸 요구하실 거 같아요.


최준용(만기) 일단 보컬 면에서는요, 첫 앨범은 2011년도부터 만들었고, 카를로스가 계속 함께 작업해 왔기 때문에 별로 관여를 안 했어요. 멜로디 파트는 카를로스가 거의 다 쓰기도 했고요. 그런데 2021년에 낸 싱글 〈Nord〉에서는 메탈 장르라는 틀에서도 많이 벗어나 하드코어 쪽으로 많이 오다 보니까 카를로스의 보컬이 가능한 리듬 같은 게 조금 안 어울리더라고요.

그래서 〈Nord〉 때는 외계어로 리듬부터 만들자, 그 작업을 한 번 쭉 거친 다음에 거기에 맞춰 카를로스가 가사를 쓰고, 그걸로 다시 녹음하는 방식으로 작업했어요. 물론 느리게 작업하는 밴드답게 기타 리프는 2017년에 나와 있었고요.

곡이 다 만들어지면 강토에게 편곡을 맡겨요. 그러면 거의 피드백은 없는데 ‘컷’ 하나는 확실하게 해 줘요. 이건 좋다, 아니다. 그러고 보니까 강토가 감독님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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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 카를로스


여현준 보통 작곡자들은 드럼 파트를 미리 컴퓨터로 프로그래밍하는 경우가 많아요. 드럼을 치지 않는 분이 그런 작업을 하다 보면 말이 안 되거나, 혹은 인간이 칠 수 없는 드럼 파트가 만들어지기도 하지요.

제가 데이 오브 모닝에 들어와서 가장 좋았던 건 그런 경우가 한 번도 없었다는 거예요. 제가 전부 칠 수 있고, 나도 이렇게 했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드니까 제가 수정할 것도 별로 없고요. 그래도 드럼 치는 사람만 알 수 있는 아이디어나 감각 같은 게 필요하면 저에게 부탁하고, 저도 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그래요.


최준용 제가 곡을 기타로 쓰는 게 아니라 중얼중얼하며 쓰거든요. 그래서 드럼을 어렵게 찍는 경향이 있어요. 제가 칠 게 아니니까. 현준이가 조금 변태적이어서 어렵게 주니까 좋아하더라고요. 자기가 드럼 파트를 만들면 자기 손버릇이 나온다고. 그러면서 그 어려운 걸 다 쳐 내요. 사실 바꿔도 되는 건데.


여현준 매번 공연할 때마다 저 혼자 시험대에 오르는 기분이에요. 컴퓨터가 찍은 거 똑같이 쳐야 하니까.


최준용 처음 현준이가 밴드에 들어왔을 때 카톡 프로필이 “이건 오바야”였어요. 이거 우리 이야기인가, 그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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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 여현준



Q. 이런 강렬한 음악, 격렬한 공연을 하려면 체력이 굉장히 좋아야 할 것 같아요. 


카를로스 공연 전 보컬 연습을 많이 해요. 그리고 술을 엄청 마시고 담배를 엄청 피우죠. 


여현준 저는 그나마 다행인 게, 일단 드럼이 굉장히 어려워서 머리를 흔들거나 뭘 할 틈이 없어요. 그냥 연주에만 집중해야 해서 사실상 체력 소모가 크지는 않은 거 같아요.


이강토 저도 딱히 따로 하는 건 없고요, 담배 많이 피우고, 일 열심히 하고. 공연은 길어야 삼십 분에서 한 시간이니까 죽어라 공연한 뒤 사흘 동안 드러누워 있는 게 체력 관리 비결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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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이강토


조하영 저에겐 오히려 공연이 뭐랄까 제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운동이 아닌가 생각해요. 공연 끝나면 저도 하루를 드러눕는데, 이 생활을 10년 넘게 하다 보니까 앓아눕는 기간이 점점 하루, 이틀 늘어나고 있어요.


최준용 공연하면서 액션을 많이 하려고 생각은 하는데, 노래가 어려우니까 다들 한 사람이라도 정확하게 치자, 그런 식으로 연주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옛날에는 공연이 한 주에 두세 번씩 잡혀 있어서 공연하고 앓아눕고, 다시 일어나 공연하고 그랬거든요. 코로나 이후로는 공연이 많이 줄어서 오히려 공연을 하고 하면 뭉친 근육이 풀리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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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최준용 / 베이스 조하영



Q. 곡을 정말 어렵게 쓰시는가 봐요.


최준용 연주자를 생각하지 않아요.


조하영 현준이 들어오기 전에는, 드러머들이 다들 너무 어려워하니까 드럼한테 맞춰가야 하는 다른 악기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안했어요. 합주할 때나 공연할 때나 그게 너무 무서워서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었는데, 현준이 들어오고 나서 정말 기계처럼 딱 맞춰주니까 저희에게 믿는 구석이 생겼지요. 이제는 공연할 때 우리만 잘하면 된다, 믿을 데라고는 드럼밖에 없다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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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데이 오브 모닝 음악에는 수학적인 면이 있다고 하던데, 그건 무슨 뜻인가요?


최준용 폴리리듬이라고, 재즈에서 많이 쓰거든요. 4/4박자에서 다른 7박이나 이렇게 맞춰서 가는 건데, 예를 들어 메슈가(Meshuggah)라는 스웨덴 밴드가 이걸 수학적으로 기가 막히게 해요. 저희도 저희 합을 딱딱딱 보여줄 수 있는 음악으로 폴리리듬을 쓰는데, 이런 면이 수학적이라고 생각해요. 현준 씨가 또 기계처럼 드럼을 치기 때문에 가능하지요.


데이 오브 모닝의 〈Fear&Valiance〉 / 네이버 온스테이지



Q. 해외 메탈 밴드의 공연을 보면 관객들이 몸싸움을 하기도 하는데요, 이건 어떤 건가요?


최준용 모싱(Moshing)이라고 해요. 관객석에 모시 핏(Mosh Pit)을 만들어 그 안에서 음악에 맞춰 팔을 휘두르거나 돌려차기를 하거나 하죠. 메탈이라는 장르가 춤을 출 수 없는 음악이잖아요. 그래서 이런 모싱이 나온 게 아닌가 싶어요.


이강토 살면서 분노가 많이 생기니까, 스트레스도 풀고요. 그런데 단순히 폭력을 원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오지 마!


최준용 카를로스도 하는 걸 보면 미국에서는 모싱을 많이 하는 거 같아요.


여현준 저는 카를로스에게 맞은 적도 있어요. 저희 공연 전이었나, 후였나. 제가 다른 밴드 공연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뒷걸음질치다가 모시 핏에 들어갔나 봐요. 갑자기 인중으로 주먹이 훅 들어와서 쓰러졌어요. 카를로스가 괜찮냐며 절 일으켜 세우더라고요. 누가 때린 거냐 했더니 자기라고, 화장실 가서 보니까 코피가 나더라고요. 이후로 모시 핏이 보이면 아주 멀리 돌아가요.


최준용 펑크, 하드코어 신부터 모싱이 있었는데, 모싱이 나올 만한 리듬 파트가 따로 있어요. 어떤 밴드들은 일부러 모싱을 할 수 있는 파트를 곡에 넣어서 공연 때 연주하기도 하고요. 주로 브레이크다운(Breakdown) 파트 때 많이 발생합니다.



Q. 데뷔 후 7년 만에 첫 정규 앨범이 나왔어요. 


최준용 사실 첫 앨범 〈This Too Will Pass〉는 2012년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2012년도쯤 기존 드럼 멤버가 공연을 앞두고 무단으로 이탈하면서 밴드에서 빠지게 됐죠. 2014년에 현준이가 들어왔으니까 2년 동안 드럼 파트에 공백이 있었어요. 말씀드렸듯 제가 드럼 파트를 워낙 어렵게 해 놔서 현준이 이전에는 대안이 없었지요. 

이제 다 모였다 싶었는데 이번엔 강토가 병에 걸렸어요. ‘국소성 이긴장증(Focal Dystonia)’이라고, 장기하 씨도 앓았던 병이에요. 연습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손의 신경과 뇌의 신호가 서로 묶이며 손가락이 따로 움직이지 않는 거예요. 원래 오른손 기타였는데 지미 헨드릭스처럼 왼손 기타로 바꾸기도 했지요. 치료를 받으며 2018년까지 기다리다가 더는 안 되겠다 싶어 앨범을 내게 되었어요.


이강토 디아블로3 얘기도 해야지.


최준용 저희가 2012년에 디아블로3에 빠져서…. 클랜 이름이 ‘데이 오브 모닝’이었고, 클랜 메시지는 ‘앨범 내야 되는데’였나.


이강토 게임도 병(국소성 이긴장증)에 걸려서 그만뒀어요. 시프트 버튼이 안 눌러져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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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성 초기 데이 오브 모닝


조하영 처음 세션의 입장에서 지켜봤을 때 되게 안타까운 밴드라고 생각했어요. 뭔가 더 열심히 해서 확 치고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주변 상황이 안 따라주는 경우가 많았어요. 2011년에 일본의 유명한 메탈 페스티벌인 ‘BLOODAXE FEST’에 초대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치나 했는데 그때 멤버 문제가 터졌던 거죠.

2018년에 첫 앨범을 내고, 2019년까지는 일본, 베트남 등에서 해외 공연도 많이 했어요. 사실 메탈이라는 장르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인기가 좋으니까 저희가 해외 인지도로 밴드 명맥을 이어갔어요. 그러다가 2020년에 대만에서 열리는 큰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코로나가 터져버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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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BLOODAXE FEST'


이강토 대만 페스티벌 ‘Heartown Fest’를 시작으로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를 쭉 돌면서 투어를 할 예정이었어요. 그 시작이었던 페스티벌부터 라인업이 하나둘 취소되더니, 아예 공연 자체가 날아가 버렸죠. 저희 아시아 투어도 모두 취소되었고요. 밴드 이름 때문인가? 


조하영 데이 오브 럭키로 바꾸면 잘 되는 건가?



Q. 이제 새 싱글이 발매되지요?


최준용 곡은 완성됐고 앨범 재킷 작업이 남아 있어요. 9월에 발매할 예정이고요, 제목은 〈Coming Home〉이에요. 가사는 역시 카를로스가 썼는데 한국에서 보낸 12년에 대한 작별 인사 아닌가 싶어요. 여행이 끝났다는 내용이거든요. 그래도 이제 새롭게 불을 피워보자! 그런 가사로 마무리를 짓기는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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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보컬인 카를로스 씨가 베트남에 계시는데, 곡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최준용 다행히 다음 싱글 보컬은 카를로스가 모두 녹음을 마친 상태예요. 새로운 곡 작업은 카를로스가 베트남에서 녹음을 해서 파일을 주고받으며 작업을 할 예정이에요. 보컬이 없다 보니 아무래도 당분간 국내 공연은 없을 것 같고요, 해외 공연이 잡히면 거기서 합류해 공연할 수 있을 것 같다 생각하고 있어요.

코로나도 끝나가고 뮤직 페스티벌도 다시 열리고 있어요. 해외 투어를 떠나고 싶은데 새 음악이 있어야 하니까 내년에는 2집을 내야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베트남에 있는 카를로스도 같은 생각이고요. 확 치고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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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 오브 모닝과의 인터뷰 중




인터뷰 신태진 / 편집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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