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보통의 날들을 단단하게 걸어가는 뮤지션 '프롬' #1

2012년 싱글 〈사랑 아니었나〉로 데뷔한 뮤지션 프롬. 여러 싱글과 EP는 물론 드라마 OST로도 우리에게 익숙한 그는 작년, 데뷔 10주년에 맞추어 세 번째 정규앨범 《Mood, Sunday》 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뮤지션 프롬을 만나 그의 음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프롬, Maxine 제공


Q. 《MOONBOW》 이후 7년 만에 새 정규 앨범 《Mood, Sunday》를 내셨어요.

그간 EP 위주로 작업을 해 왔어요. 계속 음악을 만들고 공연을 하고 페스티벌도 서고, 약간 공백이 생기면 다시 새로운 곡들을 작업하는 루틴으로 살았어요. 음악이 내 본업이 되었구나 느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지요. 정규앨범은 긴 호흡을 가지고 해야 하는 작업이니 만큼 제작비나 제작 기간, 작업량도 그만큼 늘어나요. 엄두가 잘 나지 않더라고요. 언젠가 정규앨범에 알맞은 곡들이 모아지면 작업해야겠다 하는 마음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오래 쉬다 보니 어쩐지 작업을 하던 감도 조금씩 무뎌지는 기분이 들더군요. 그래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22년은 넘기지 말자고 다짐하며 정규앨범을 작업했어요.

 

프롬의 새 정규 앨범, 《Mood, Sunday》



Q. 올해 아이슬란드에서 여름을 보내신 것 같습니다. 어떻게 가게 되었고 어떻게 지내셨나요?

몇 년 전 아이슬란드에 다녀왔는데, 그 풍경을 잊을 수가 없었어요. 길지 않은 며칠의 시간이 이토록 강렬한 기억으로 ‘인생 기억’에 넓은 지분을 차지할 수 있다니! 여행이란 원래 그런 것이긴 하지만 언젠가 꼭 다시 가고 싶었어요. 저에게 여행가이자 화가인 친구가 있어요. 쿠바와 호주 로드 트립도 함께한 적 있는 김물길 작가예요. 그 친구가 아이슬란드를 가 본 적이 없어서 언젠가 부부 동반으로 모두 함께 떠나보자 하고 기약하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이번 여행이었지요.

 

마침 저도 1년 전쯤 정규 앨범을 처음 구상하고, 제가 가장 작게 느껴질 만한 거대한 자연이나 압도적인 주말의 풍경이 있는 곳으로 떠나 보고 싶었던 차였어요. 앨범 아트도 연출된 느낌보다는 자연스레 제가 보고 느낀 장면들이 담기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이슬란드는 워낙 압도적인 풍경이 현실과 환상의 경계 속에 끝없이 펼쳐지는 곳이라 반쯤은 꿈처럼 느껴지는 시간이었어요. 지독한 감기까지 걸려서 약 기운에 더 몽롱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저 행복한, 아껴 쓰고 싶은 시간들이었어요.


아이슬란드에서 / 아티스트 제공

 


Q. 그곳에서 음악 작업도 하셨나요?

현장에서 곡을 쓰기도 하고 스케치도 했지만 그 곡들이 앨범에 들어가지는 않았어요. 대신 이미지가 더 없이 강렬한 곳이다 보니 여행을 다녀온 이후에도 그 풍경들 속에 한동안 잠겨 살았고, 앨범 곳곳에 묻어나게 된 것 같아요. 가사를 쓰거나 곡을 스케치할 때도 한껏 충전해 두었던 그때의 풍경을 많이 떠올렸어요.


 

Q. 이번 앨범에도 봄밤, 미풍의 여름, 슬픈 캐롤의 겨울 같은 계절 배경이 등장하네요.

저는 뭔가 열심히 도전하지도, 새로운 걸 찾는 부지런함도 없는, 꽤나 단조로운 삶을 살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매일 달라지는 날씨, 기온, 빛 같은 것들을 가만히 관찰하고 느끼는 시간이 많아요. 그게 그날의 기분에도 큰 영향을 주고요. 딱 어떤 계절에 따라 감정이 달라진다기보다 지난 시간의 잔상이 제 안 깊숙한 저장될 때, 그때의 기분이 어떤 계절에 묻어 나오는 게 아닐까 해요.

 

프롬, Maxine 제공



Q. 앨범 표지에도 아이슬란드 풍경을 담으셨어요.

아트워크도 음악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음악의 질감을 앨범 아트워크에서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어요. 그래서 어떤 앨범이든 아트워크에 애정을 쏟고 심혈을 기울여요. 하지만 더 잘하고 싶은 마음과 달리 늘 시간이 쫓기다 보니 욕심 낸 만큼은 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늘 크게 남아 있었어요. 이번 앨범은 심플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꾸밈없이 자연스러운 느낌을 담으려고 했어요. 종이 질감까지 까다롭게 신경 쓰면서 공을 많이 들였어요.


 

Q. 이번 앨범은 데뷔 10년에 맞춰 내신 앨범이기도 합니다.

맞아요, 첫 앨범을 내고 10년이 흘렀네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음악을 만들었던 때, 운 좋게도 첫 앨범이 주목을 많이 받았고, 그 덕분에 아직까지 무대에 설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어쩌면 그때그때 하고 싶었던 것들을 주저 없이 시도하면서 흘러왔던 게, 지금 와서 보면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래도 저를 그 다음으로 계속 흘러가게 해 주었어요. 예전 활동하던 시기와 지금은 시장이 많이 달라졌다는 걸 매일 실감하는데도 많은 분들이 아직 제 음악을 들어주셔서 늘 고마움을 느껴요.


프롬, Maxine 제공


뮤지션 프롬과의 두 번째 인터뷰도 읽어보세요.




인터뷰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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