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반려동물 키우시는 분들 많으시죠? '집사'라는 웃픈 단어로 스스로 칭하지만, 실은 더 많이 행복하고 더 많이 사랑 받는 쪽은 우리 인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소중한 반려동물에 특별한 애정을 표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중 하나가 반려동물의 초상화를 그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민화를 바탕으로 반려동물의 초상화를 그리는 작가 '반하라구' 님을 만나, 반려동물 초상화의 세계로 떠나보았습니다. 귀여움에 주의하세요!
반려동물 초상화가 반하라구
Q. 작가님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떻게 반려동물 초상화를 그리게 되셨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반려동물 초상화 작가 '반하라구'입니다. 현재 민화풍 디지털 드로잉으로 다양한 반려동물들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한창 코로나로 외출을 하거나 취미 생활을 하기 어려웠던 시기에 우연히 반려동물 초상화를 접했습니다.
초등학교 이후 미술을 배워본 적은 없지만 예전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즐겼고, 먼저 세상을 떠난 저의 첫 반려동물을 추억하고자 무작정 그려보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오래전에 이별을 해서 사진은 빛이 바라고 핸드폰 사진 역시 화질이 좋지 않았는데, 이미지를 다시 그림으로써 추억을 새롭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제 반려동물을 그리다 지인들의 반려동물들도 그리게 되었고, 점차 다양한 아이들을 그려나가는 재미가 생겨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반하라구
Q. ‘반하라구’라는 작가명은 어떤 의미인가요?
사실 작가명은 조금 우스울 수도 있겠습니다. 처음에는 제 그림에 사람들이 반하면 좋겠다는 단순한 의미로 ‘반하라구’라고 작명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가 그리는 아이들에게 제가 반하고 있어요. 세상에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반려동물들이 많아서 이제는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Q. 많은 회화 장르 중에서도 민화와 반려동물의 초상화를 접목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민화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서양화 역시 다양한 스토리가 있지만,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가진 민화에 나의 반려동물이 등장한다면 너무나 멋진 그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민화는 옛 서민들이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그린 그림이다 보니 그림 속에 그들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습니다. 가족의 번영과 장수를 바라는 마음, 액운을 쫓고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 학문에 힘쓰기는 바라는 마음 등 그 모든 것이 민화 속에서 다양한 상징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동백꽃과 함께 그린 '홍식' ⓒ반하라구
Q. 키우시는 반려동물 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현재 11살, 16살의 ‘몽디’와 ‘강지’라는 아이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강지는 저희 집의 여왕님이에요. 밥도 입맛에 맞지 않으면 절대 먹지 않고, 산책을 워낙 좋아하는데 자신이 사람인 줄 알기 때문에 지나가는 반려동물 친구들에게는 관심이 별로 없는 도도한 여왕님입니다.
몽디는 반대로 혼자만의 시간을 너무나 좋아하는 반면 엄청난 카사노바예요. 원래는 강지와 부부였는데 지인의 강아지들과 몇 시간만 놀아도 새로운 여자친구를 만들더라고요. 그래도 강지는 서운해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도도한 여왕님이기 때문에 몽디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몽디를 고독한 카사노바라고 부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간은 이렇게 재미난 일상이 많아요.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나이가 꽤 많은 노령견들인지라 요즘은 아픈 곳들이 많이 생겼어요. 이별이 시간이 다가올 것을 알기에 하루하루가 굉장히 소중한 요즘입니다.
반하라구 작가의 반려견 강지와 몽디
Q. 실제 반려동물의 사진으로 의뢰를 받아 작업하시는 것 같은데, 작업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제 그림은 아이패드로 그리는 디지털 드로잉입니다. 민화 배경이다 보니 반려동물들의 자세가 많이 중요해요. 민화에서는 동물이 단순하게 표현되지만, 저는 최대한 사진과 비슷하게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민화 느낌을 주기 위해 캔버스에 한지 느낌을 주기도 하고요.
사진을 보내주시면 상담을 통해 어울리는 배경을 정하고 구도를 잡아 사진을 그대로 스케치 하고 있습니다. 캔버스에 한지 느낌을 주다 보니 전체적으로 채색하기보다는 눈부터 시작해서 머리에서 몸으로 채색하고 털을 그려나갑니다. 눈을 먼저 그리면 생동감이 바로 전해져서 왠지 방향을 잡기 쉽더라구요.
제 그림의 포인트는 털 표현입니다. 초반에는 스케치에 털 방향을 화살표로 표시해서 그릴 정도였습니다. 털을 그릴 때에는 요령을 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겹겹이 하나하나 그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지만 그만큼 잘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


반려동물 초상화 작업 과정 ⓒ반하라구
Q. 현재는 디지털드로잉으로 작업하시는데, 실제 민화도 배우고 계시지요. 당연히 두 작업 간의 차이가 꽤 클 것 같은데 어떤가요?
아무래도 저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다 보니 늘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욕구가 항상 있었어요. 특히 민화풍 초상화를 그리는데 민화를 모른다면 조금 부끄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민화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실제 민화에서도 제 그림체가 표현될지도 많이 궁금했고요. 그런데 배우다 보니 생각보다 제 디지털 드로잉 작업 방식이 민화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본을 뜨고 밑 채색을 하고 바림, 먹선으로 마무리하기까지 상당히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차이점도 커요. 실제 민화에서는 더 깊은 색감을 표현할 수 있고, 무엇보다 민화가 디지털 드로잉보다 훨씬 정밀한 묘사가 가능합니다. 디지털 드로잉은 아무리 브러시를 얇게 조절하더라도 어느 정도 픽셀의 영향을 받는데, 민화에서는 온전히 제 손과 붓끝의 힘 조절로 털을 세세하게 표현 할 수 있어 생동감 넘치게 표현됩니다. 그리고 순지의 느낌이 너무 좋아요. 붓으로 그릴 때 작게 들리는 붓질 소리와 표면이 까칠한 순지에 깊게 스며드는 물감이 정말 매력 있습니다.
작가의 실제 민화 작품 - 〈중전고양이와 나비〉 ⓒ반하라구
Q. 민화의 소재들은 각각 의미를 지니고 있지요. 작업을 하시며 주로 택하시는 소재의 의미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반려동물과 함께 하시는 분들이 가장 염원하시는 것 위주로 소재를 택합니다. 특히 복숭아는 건강과 장수의 상징이라 많이들 선호하시는 것 같아요. 동백꽃은 고귀함과 사랑을 상징합니다. 반려동물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고 싶어 빨간 동백꽃을 소재로 택하기도 하지요. 제 그림에는 늘 나비도 등장합니다. 나비 역시도 장수를 의미하니 빠질 수가 없는 소재이거든요. 그 외에도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 학문과 선비의 정신을 담은 책가도도 대표적인 민화의 소재입니다.
대부분의 민화에서 중요한 주제는 가족의 안녕을 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려동물 역시 우리의 가족이기에 모든 민화의 소재와 부합하는 것 같아요.


차례로 복숭아나무, 모란, 책가도를 소재로 한 작품 ⓒ반하라구
Q. 의뢰하시는 고객들이 간단한 사연도 함께 보내시는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사연이 있으신 가요?
너무나 다양한 사연과 이야기가 있어요. 가장 최근에는 16살을 앞둔 고양이 친구를 의뢰 받았어요. 책가도 배경으로 의뢰해 주셨는데, 그림을 기다리는 동안 안타깝게도 그 아이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소식을 전해 듣고 너무 놀라고 안타까운 마음에 작업을 하면서도 정말 수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마음이 너무 쓰여서 원래 있던 책가도 배경을 조금 변경해 탁자를 그렸습니다.
그림이 완성된 후 시안을 보내 드렸는데 의뢰해 주신 분께서 책가도와 변경된 탁자 그림 앞에 있는 아이의 꿈을 꾸고 일어났는데 제가 드린 시안의 탁자와 닮아서 놀라셨다고 하셨어요. 어쩌면 그 고양이 친구도 이 그림을 기다리고 있진 않았을까, 순간 눈물이 맺혔습니다. 그래도 갑작스러운 이별에 슬퍼하는 의뢰인에게 작게나마 위로를 드릴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반려동물 초상화 외에 다른 작업도 계획하고 계신가요?
초상화 작업을 하며 주말에 틈틈이 민화 작업을 하고 있어요. 민화 작업이 제 디지털 드로잉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민화의 매력에 푹 빠져 당분간 민화 작업을 열심히 할 것 같습니다.
현재 계획하고 있는 ‘냥이 궁중전’ 시리즈로 민화 연작을 내고 싶습니다. 이제 시작한 민화이지만, 훌륭한 화실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아 오래 걸리더라도 제대로 천천히 배워 나갈 생각입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전시회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낮잠 자는 시간 ⓒ반하라구
인터뷰 신태진
요즘 반려동물 키우시는 분들 많으시죠? '집사'라는 웃픈 단어로 스스로 칭하지만, 실은 더 많이 행복하고 더 많이 사랑 받는 쪽은 우리 인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소중한 반려동물에 특별한 애정을 표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중 하나가 반려동물의 초상화를 그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민화를 바탕으로 반려동물의 초상화를 그리는 작가 '반하라구' 님을 만나, 반려동물 초상화의 세계로 떠나보았습니다. 귀여움에 주의하세요!
Q. 작가님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떻게 반려동물 초상화를 그리게 되셨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반려동물 초상화 작가 '반하라구'입니다. 현재 민화풍 디지털 드로잉으로 다양한 반려동물들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한창 코로나로 외출을 하거나 취미 생활을 하기 어려웠던 시기에 우연히 반려동물 초상화를 접했습니다.
초등학교 이후 미술을 배워본 적은 없지만 예전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즐겼고, 먼저 세상을 떠난 저의 첫 반려동물을 추억하고자 무작정 그려보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오래전에 이별을 해서 사진은 빛이 바라고 핸드폰 사진 역시 화질이 좋지 않았는데, 이미지를 다시 그림으로써 추억을 새롭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제 반려동물을 그리다 지인들의 반려동물들도 그리게 되었고, 점차 다양한 아이들을 그려나가는 재미가 생겨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Q. ‘반하라구’라는 작가명은 어떤 의미인가요?
사실 작가명은 조금 우스울 수도 있겠습니다. 처음에는 제 그림에 사람들이 반하면 좋겠다는 단순한 의미로 ‘반하라구’라고 작명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가 그리는 아이들에게 제가 반하고 있어요. 세상에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반려동물들이 많아서 이제는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Q. 많은 회화 장르 중에서도 민화와 반려동물의 초상화를 접목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민화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서양화 역시 다양한 스토리가 있지만,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가진 민화에 나의 반려동물이 등장한다면 너무나 멋진 그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민화는 옛 서민들이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그린 그림이다 보니 그림 속에 그들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습니다. 가족의 번영과 장수를 바라는 마음, 액운을 쫓고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 학문에 힘쓰기는 바라는 마음 등 그 모든 것이 민화 속에서 다양한 상징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동백꽃과 함께 그린 '홍식' ⓒ반하라구
Q. 키우시는 반려동물 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현재 11살, 16살의 ‘몽디’와 ‘강지’라는 아이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강지는 저희 집의 여왕님이에요. 밥도 입맛에 맞지 않으면 절대 먹지 않고, 산책을 워낙 좋아하는데 자신이 사람인 줄 알기 때문에 지나가는 반려동물 친구들에게는 관심이 별로 없는 도도한 여왕님입니다.
몽디는 반대로 혼자만의 시간을 너무나 좋아하는 반면 엄청난 카사노바예요. 원래는 강지와 부부였는데 지인의 강아지들과 몇 시간만 놀아도 새로운 여자친구를 만들더라고요. 그래도 강지는 서운해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도도한 여왕님이기 때문에 몽디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몽디를 고독한 카사노바라고 부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간은 이렇게 재미난 일상이 많아요.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나이가 꽤 많은 노령견들인지라 요즘은 아픈 곳들이 많이 생겼어요. 이별이 시간이 다가올 것을 알기에 하루하루가 굉장히 소중한 요즘입니다.
Q. 실제 반려동물의 사진으로 의뢰를 받아 작업하시는 것 같은데, 작업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제 그림은 아이패드로 그리는 디지털 드로잉입니다. 민화 배경이다 보니 반려동물들의 자세가 많이 중요해요. 민화에서는 동물이 단순하게 표현되지만, 저는 최대한 사진과 비슷하게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민화 느낌을 주기 위해 캔버스에 한지 느낌을 주기도 하고요.
사진을 보내주시면 상담을 통해 어울리는 배경을 정하고 구도를 잡아 사진을 그대로 스케치 하고 있습니다. 캔버스에 한지 느낌을 주다 보니 전체적으로 채색하기보다는 눈부터 시작해서 머리에서 몸으로 채색하고 털을 그려나갑니다. 눈을 먼저 그리면 생동감이 바로 전해져서 왠지 방향을 잡기 쉽더라구요.
제 그림의 포인트는 털 표현입니다. 초반에는 스케치에 털 방향을 화살표로 표시해서 그릴 정도였습니다. 털을 그릴 때에는 요령을 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겹겹이 하나하나 그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지만 그만큼 잘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
Q. 현재는 디지털드로잉으로 작업하시는데, 실제 민화도 배우고 계시지요. 당연히 두 작업 간의 차이가 꽤 클 것 같은데 어떤가요?
아무래도 저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다 보니 늘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욕구가 항상 있었어요. 특히 민화풍 초상화를 그리는데 민화를 모른다면 조금 부끄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민화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실제 민화에서도 제 그림체가 표현될지도 많이 궁금했고요. 그런데 배우다 보니 생각보다 제 디지털 드로잉 작업 방식이 민화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본을 뜨고 밑 채색을 하고 바림, 먹선으로 마무리하기까지 상당히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차이점도 커요. 실제 민화에서는 더 깊은 색감을 표현할 수 있고, 무엇보다 민화가 디지털 드로잉보다 훨씬 정밀한 묘사가 가능합니다. 디지털 드로잉은 아무리 브러시를 얇게 조절하더라도 어느 정도 픽셀의 영향을 받는데, 민화에서는 온전히 제 손과 붓끝의 힘 조절로 털을 세세하게 표현 할 수 있어 생동감 넘치게 표현됩니다. 그리고 순지의 느낌이 너무 좋아요. 붓으로 그릴 때 작게 들리는 붓질 소리와 표면이 까칠한 순지에 깊게 스며드는 물감이 정말 매력 있습니다.
Q. 민화의 소재들은 각각 의미를 지니고 있지요. 작업을 하시며 주로 택하시는 소재의 의미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반려동물과 함께 하시는 분들이 가장 염원하시는 것 위주로 소재를 택합니다. 특히 복숭아는 건강과 장수의 상징이라 많이들 선호하시는 것 같아요. 동백꽃은 고귀함과 사랑을 상징합니다. 반려동물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고 싶어 빨간 동백꽃을 소재로 택하기도 하지요. 제 그림에는 늘 나비도 등장합니다. 나비 역시도 장수를 의미하니 빠질 수가 없는 소재이거든요. 그 외에도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 학문과 선비의 정신을 담은 책가도도 대표적인 민화의 소재입니다.
대부분의 민화에서 중요한 주제는 가족의 안녕을 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려동물 역시 우리의 가족이기에 모든 민화의 소재와 부합하는 것 같아요.
Q. 의뢰하시는 고객들이 간단한 사연도 함께 보내시는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사연이 있으신 가요?
너무나 다양한 사연과 이야기가 있어요. 가장 최근에는 16살을 앞둔 고양이 친구를 의뢰 받았어요. 책가도 배경으로 의뢰해 주셨는데, 그림을 기다리는 동안 안타깝게도 그 아이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소식을 전해 듣고 너무 놀라고 안타까운 마음에 작업을 하면서도 정말 수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마음이 너무 쓰여서 원래 있던 책가도 배경을 조금 변경해 탁자를 그렸습니다.
그림이 완성된 후 시안을 보내 드렸는데 의뢰해 주신 분께서 책가도와 변경된 탁자 그림 앞에 있는 아이의 꿈을 꾸고 일어났는데 제가 드린 시안의 탁자와 닮아서 놀라셨다고 하셨어요. 어쩌면 그 고양이 친구도 이 그림을 기다리고 있진 않았을까, 순간 눈물이 맺혔습니다. 그래도 갑작스러운 이별에 슬퍼하는 의뢰인에게 작게나마 위로를 드릴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반려동물 초상화 외에 다른 작업도 계획하고 계신가요?
초상화 작업을 하며 주말에 틈틈이 민화 작업을 하고 있어요. 민화 작업이 제 디지털 드로잉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민화의 매력에 푹 빠져 당분간 민화 작업을 열심히 할 것 같습니다.
현재 계획하고 있는 ‘냥이 궁중전’ 시리즈로 민화 연작을 내고 싶습니다. 이제 시작한 민화이지만, 훌륭한 화실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아 오래 걸리더라도 제대로 천천히 배워 나갈 생각입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전시회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인터뷰 신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