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9시에 출근해 6시 혹은 그보다 훨씬 늦게 퇴근하는 일상. 그렇게 쳇바퀴를 돌다 보면 여긴 어딜까? 나는 지금 뭘하고 있지? 혼란이 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각하지요. 내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할 수는 없을까? 브릭스에서 실제로 그런 삶을 추구하는 프리워커 팀 OFO(Out of Office)의 여섯 분을 만났습니다. '프리워커'는 어떤 개념인지, 우리도 시간과 장소를 택하여 사는 삶을 살 수 있을지 지금 확인해 봅니다.

OFO 팀
Q. OFO 팀원 소개를 부탁드려요.
엄지희 안녕하세요, 저는 여행 기자로 시작을 해서 지금은 여행 콘텐츠 에디터 일을 하고 있습니다. OFO에서는 텍스트 기반 콘텐츠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수진 저는 마케팅 기획 일을 하다 지금은 자체 기념일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프리 워커로 살아가고 있고, OFO 기획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김다솔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서 MD와 운영 오퍼레이터 일을 오래 했고, 지금은 프리워커로 생활을 하면서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컨설팅해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OFO에서는 운영 기반을 다지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허강준 저는 통계청에서 데이터 분석 일을 하다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했고, 지금은 그로스(growth)라고 초기 스타트업을 데이터 기반으로 성장시키는 컨설팅 일을 하고 있습니다. OFO에서는 마케팅과 웹사이트 개발, 다솔 님과 운영 전반에 관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권송미 저는 시각 디자인을 전공한 후 주로 2D 콘텐츠나 로고 디자인 일을 해 왔고, OFO에서는 그래픽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안지영 저는 일반적인 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가 5년 전 스타트업으로 넘어와 파이낸셜 기반 데이터로 전략 기획을 세우는 일을 했습니다. 지금은 주로 시스템 빌드나 BM을 구조화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브랜딩 경험이라고 해서 BX 업무도 하고 있고, OFO에서는 수진 님과 기획자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좌측부터 허강준, 권송미, 김다솔, 엄지희, 안지영, 여수진
Q. ‘프리워커’라는 단어를 쓰시는데, 프리랜서와 어떻게 다른가요?
여수진 프리랜서는 프리와 랜서(lancer: 창기병)를 합친 말로 예전에는 일시적인 계약으로 돈을 받고 복무하는 용병을 뜻하는 단어였어요. 현재는 기업에 고용되지 않고 자유 계약 방식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을 프리랜서라고 하는데, 그냥 외주라고 하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지요.
저희가 프리워커라고 이야기를 할 때는 이보다 좀 더 넓은 범위인데, 우선 일과 시간과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조금 더 있고, 시간적, 공간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OFO 제공
Q. OFO라는 팀은 어떻게 만나 결성하게 되었나요?
안지영 누구나 즐거운 일, 내가 하고 싶고, 잘하는 일로 돈을 벌고 싶어 합니다. 저희도 그런 열망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 하는 일은 다르지만 되도록 즐겁게 일하면서 좋은 아웃풋을 낼 수 있는 일을 기획해 보자는 생각으로 결성되었습니다.
사실 고정된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하는 방식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처음부터 다른 방식의 노동 형태를 추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희는 우연히 한 커뮤니티에서 만나게 됐고, 주체적으로 일을 하는 동료를 만나 무언가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서 좋은 결과물을 내 보자는 생각으로 모였습니다.
Q. OFO가 맡은 프로젝트는 어떤 방식으로 협업 혹은 분업이 이루어지나요?
안지영 저희의 첫 프로젝트는 워케이션입니다. 팀원 각자가 가지고 있는 기술,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기능 단위로 일을 나눠서 하는 게 기본이지요. 어떻게 보면 저희도 새로운 노동의 형태를 추구하는 단계인 건데, 함께 협업하며 그 안에서 나도 할 수 있지만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면 같은 시간에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한 프로젝트에 여섯 명이 다 투입될 때도 있고, 일부만 맡아서 할 때도 있습니다.

OFO 제공
Q. OFO에서 구상한 ‘워케이션’ 프로젝트는 어떤 형태인가요?
허강준 제가 판단한 기존 워케이션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워케이션’으로 포장은 되어 있지만 뜯어보면 ‘베케이션’, 휴가가 전부였다는 겁니다. 일과 휴양의 밸런스를 잘 맞춰 사람들이 단순히 호캉스가 아니라 일을 하러 다른 곳에 올 이유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저희는 특정 부류의 사람이 모이는 워케이션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헬스케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워케이션에는 자기 업무와 휴식 말고도 헬스케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의 연결고리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안지영 저희가 워케이션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지만 사실 워케이션에 특별한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아요. 이건 결국 삶의 태도 문제예요. 많은 회사원들이 회사를 벗어나면 직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럴수록 프리워커가 가능한 직무일 수 있어요. 워케이션은 말 그대로 일과 삶의 밸런스 문제일 뿐이에요. 워케이션은 삶 속에서 계속 찾아가야 되는 문제이지 직무와는 크게 상관없어요.

워케이션 중에 / OFO 제공
Q. OFO의 로고는 어떤 의미인가요?
권송미 전반적인 형태는 OFO에 들어가는 동그라미 두 개를 이용해 하나는 지구로 보이게 하고 하나는 별로 보이게 하는 것인데요, 지구 모양에는 저희가 여행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는 데다 전 세계 어디서든 우리가 일할 장소와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거기에 별 모양을 겹쳐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느낌을 주려고 했습니다.

OFO 로고와 캐릭터
Q. OFO 팀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인가요?
김다솔 새로운 자극인 것 같아요.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여행지에서, 예를 들어 제주도에서 일을 하면 조금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고, 거기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받는 자극도 있고요.
엄지희 일을 하다 보면 어쨌든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장소만 조금 다르게 만들어 주는 겁니다.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일하는 순간이 좀 더 나은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계속 일을 더 좋은 경험으로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 여행이 바로 그런 시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여수진 저희는 여행도 좋아하지만 사실 일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두 가지가 합쳐지면 큰 시너지가 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OFO 제공
Q. 지속적 수익 모델에 관한 전망도 있으신 건가요?
안지영 저희는 일단 각자의 경력이 있고, 스스로 일을 찾아 생계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OFO를 결성하고 워케이션을 기획할 수 있었던 이유도 저희 모두 현실에 발붙이고 살기 때문입니다. 이미 어느 정도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자기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확실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생계는 유지하면서 OFO를 통해 자기 역량을 새로운 일에 투여해 볼 수 있는 겁니다.
저 같은 경우는 미국에 있는 스타트업에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물리적인 거리상 어쩔 수 없이 100% 리모트 근무를 했습니다. 물론 제 스스로 시간과 직무를 선택해서 일을 할 수는 없었지만 제가 원하는 삶은 사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일하는 삶이었기 때문에 업무 방식을 조금씩 제가 원하는 대로 변화시켜 왔던 거라 할 수 있어요. 저희 여섯 명 모두 생계나 현실에 대한 걱정이 많아요. 다만 그 근거를 일반적인 회사 근무 방식으로 해소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엄지희 회사 다니는 분들이 거기서 오는 안정성을 선택하는 거라면, 저희가 회사를 나온 이유는 제 시간을 제가 쓰고 싶다는 마음과 주체적으로 내 일을 하고 싶은 바람이 그 안정성보다 컸기 때문이에요. 회사를 나오며 기존 수입의 반을 포기했어요. 많이 벌면 좋지만 그래도 제 우선순위는 내 삶, 내 시간이에요. 운 좋게 OFO 팀원들을 만나 같이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요.
OFO 제공
Q. 프리워커로 일하고 싶지만, 직업 성격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아요.
여수진 저희가 IT 직종에 있기 때문에 프리워커가 가능한 거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요리사는 프리워커를 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그렇게 질문하신 분이 계셨어요.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요리를 놓고 싶지는 않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 그래서 베이커리 구독 서비스 운영자 분의 사례를 알려드렸어요. 요즘 공유 주방이 워낙 활성화되어 있어서 그분은 신청자를 받아 한 달에 한 번 공유 주방에서 빵을 만들어 택배로 판매해요. 밀키트, 공유 주방, 주변에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은 충분한 셈이죠. 치위생사에서 병원 컨설팅 업무로 프리워커가 되신 분도 있어요. 직업에 관해서는 스스로 제한을 두지 않는 한 제한은 없다고 생각해요.
엄지희 저는 글을 쓰는 직종이다 보니 회사 밖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았어요. 디자이너도 그런 수요가 많은 것 같고, 마케터들도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더라고요. OFO에 와서 신기했던 게 프리워커로 일할 수 있는 직무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OFO 제공
여수진 워케이션 관련 강의를 가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저 빨리 퇴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해요?” 하는 거예요. 그럴 때마다 지금 하시는 일 진짜 열심히 하시라고 말씀 드려요. 회사에서 일 잘하는 사람이 밖에 나와서도 잘해요. 인정받기도 쉽고요. 그 다음 단계가 적극적으로 자신을 파는 일이에요. OFO 팀 결성 후 제주에서 열린 북페어에 참가했어요. 저희를 많이 알리기 위해서였어요. 그렇게 외부에서 만난 사람들과 뭔가를 같이 구상해 보다 보면 일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있어요.
김다솔 저는 회사를 다닐 때 MD 업무를 했는데, 밖에서는 이 일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도 제 전문성은 살려야 하니까 제가 일하면서 좋았던 포인트를 생각해 봤어요. 저는 단순히 상품을 소싱해서 파는 게 아니라 제가 브랜딩하고, 상세 페이지를 만들어 무언가를 더 가치 있게 만드는 일을 좋아하더라고요. 그러면 이걸 좀 다른 방향으로 풀어서 지금 성장할 수 있는 회사들에 조언을 해 주는 일을 해 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제 일에서 가치를 뽑아 직무를 조금 바꿔 본 거지요. 자기 직군에서 어떤 요소를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서 일의 범위를 넓혀보면 프리워커로 살 수 있는 기회가 더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OFO 제공
Q. OFO가 일반적인 협업 팀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허강준 OFO를 한 줄로 정의할 말을 고민해 봤어요. 유저 사용자의 경험은 UX, 고객의 경험은 CX라고 하지요. 저희는 일의 경험을 바꾼다는 의미로 WX라는 말을 쓰기로 했어요. 기업의 일반적인 TF는 바꾸려고 하는 것에 답이 정해져 있고 어떻게 효율을 높여 달려갈 것인가가 주된 아젠다잖아요. WX는 일을 선택한다는 차별점이 있어요. 그리고 우리 스타일로 주어진 블록들을 채워가지요. OFO는 프리워커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OFO 자체도 프리워커이고, 팀원 개인과 별도로 OFO가 원하는 일이 따로 있을 거라 생각해요.
Q. 앞으로 OFO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허강준 단기적으로는 워케이션 상품을 많은 분들에게 공급하고 싶습니다. OFO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저희와 삶의 방식을 공유하는 분들이 늘어났으면 하는데, 지금으로선 가장 현실적인 방식이 워케이션인 것 같아요. 사무실 안에서는 한정적인 선택밖에 할 수 없어요. 그런데 사무실 밖에서는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혹은 우리가 하는 생각에 따라 일을 선택할 수 있고, 그것을 우리 스타일이나 혹은 각자의 스타일로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인터뷰 이주호, 신태진
사진 신태진
매일 9시에 출근해 6시 혹은 그보다 훨씬 늦게 퇴근하는 일상. 그렇게 쳇바퀴를 돌다 보면 여긴 어딜까? 나는 지금 뭘하고 있지? 혼란이 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각하지요. 내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할 수는 없을까? 브릭스에서 실제로 그런 삶을 추구하는 프리워커 팀 OFO(Out of Office)의 여섯 분을 만났습니다. '프리워커'는 어떤 개념인지, 우리도 시간과 장소를 택하여 사는 삶을 살 수 있을지 지금 확인해 봅니다.
OFO 팀
Q. OFO 팀원 소개를 부탁드려요.
엄지희 안녕하세요, 저는 여행 기자로 시작을 해서 지금은 여행 콘텐츠 에디터 일을 하고 있습니다. OFO에서는 텍스트 기반 콘텐츠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수진 저는 마케팅 기획 일을 하다 지금은 자체 기념일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프리 워커로 살아가고 있고, OFO 기획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김다솔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서 MD와 운영 오퍼레이터 일을 오래 했고, 지금은 프리워커로 생활을 하면서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컨설팅해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OFO에서는 운영 기반을 다지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허강준 저는 통계청에서 데이터 분석 일을 하다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했고, 지금은 그로스(growth)라고 초기 스타트업을 데이터 기반으로 성장시키는 컨설팅 일을 하고 있습니다. OFO에서는 마케팅과 웹사이트 개발, 다솔 님과 운영 전반에 관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권송미 저는 시각 디자인을 전공한 후 주로 2D 콘텐츠나 로고 디자인 일을 해 왔고, OFO에서는 그래픽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안지영 저는 일반적인 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가 5년 전 스타트업으로 넘어와 파이낸셜 기반 데이터로 전략 기획을 세우는 일을 했습니다. 지금은 주로 시스템 빌드나 BM을 구조화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브랜딩 경험이라고 해서 BX 업무도 하고 있고, OFO에서는 수진 님과 기획자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프리워커’라는 단어를 쓰시는데, 프리랜서와 어떻게 다른가요?
여수진 프리랜서는 프리와 랜서(lancer: 창기병)를 합친 말로 예전에는 일시적인 계약으로 돈을 받고 복무하는 용병을 뜻하는 단어였어요. 현재는 기업에 고용되지 않고 자유 계약 방식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을 프리랜서라고 하는데, 그냥 외주라고 하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지요.
저희가 프리워커라고 이야기를 할 때는 이보다 좀 더 넓은 범위인데, 우선 일과 시간과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조금 더 있고, 시간적, 공간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Q. OFO라는 팀은 어떻게 만나 결성하게 되었나요?
안지영 누구나 즐거운 일, 내가 하고 싶고, 잘하는 일로 돈을 벌고 싶어 합니다. 저희도 그런 열망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 하는 일은 다르지만 되도록 즐겁게 일하면서 좋은 아웃풋을 낼 수 있는 일을 기획해 보자는 생각으로 결성되었습니다.
사실 고정된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하는 방식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처음부터 다른 방식의 노동 형태를 추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희는 우연히 한 커뮤니티에서 만나게 됐고, 주체적으로 일을 하는 동료를 만나 무언가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서 좋은 결과물을 내 보자는 생각으로 모였습니다.
Q. OFO가 맡은 프로젝트는 어떤 방식으로 협업 혹은 분업이 이루어지나요?
안지영 저희의 첫 프로젝트는 워케이션입니다. 팀원 각자가 가지고 있는 기술,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기능 단위로 일을 나눠서 하는 게 기본이지요. 어떻게 보면 저희도 새로운 노동의 형태를 추구하는 단계인 건데, 함께 협업하며 그 안에서 나도 할 수 있지만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면 같은 시간에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한 프로젝트에 여섯 명이 다 투입될 때도 있고, 일부만 맡아서 할 때도 있습니다.
OFO 제공
Q. OFO에서 구상한 ‘워케이션’ 프로젝트는 어떤 형태인가요?
허강준 제가 판단한 기존 워케이션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워케이션’으로 포장은 되어 있지만 뜯어보면 ‘베케이션’, 휴가가 전부였다는 겁니다. 일과 휴양의 밸런스를 잘 맞춰 사람들이 단순히 호캉스가 아니라 일을 하러 다른 곳에 올 이유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저희는 특정 부류의 사람이 모이는 워케이션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헬스케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워케이션에는 자기 업무와 휴식 말고도 헬스케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의 연결고리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안지영 저희가 워케이션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지만 사실 워케이션에 특별한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아요. 이건 결국 삶의 태도 문제예요. 많은 회사원들이 회사를 벗어나면 직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럴수록 프리워커가 가능한 직무일 수 있어요. 워케이션은 말 그대로 일과 삶의 밸런스 문제일 뿐이에요. 워케이션은 삶 속에서 계속 찾아가야 되는 문제이지 직무와는 크게 상관없어요.
워케이션 중에 / OFO 제공
Q. OFO의 로고는 어떤 의미인가요?
권송미 전반적인 형태는 OFO에 들어가는 동그라미 두 개를 이용해 하나는 지구로 보이게 하고 하나는 별로 보이게 하는 것인데요, 지구 모양에는 저희가 여행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는 데다 전 세계 어디서든 우리가 일할 장소와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거기에 별 모양을 겹쳐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느낌을 주려고 했습니다.
OFO 로고와 캐릭터
Q. OFO 팀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인가요?
김다솔 새로운 자극인 것 같아요.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여행지에서, 예를 들어 제주도에서 일을 하면 조금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고, 거기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받는 자극도 있고요.
엄지희 일을 하다 보면 어쨌든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장소만 조금 다르게 만들어 주는 겁니다.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일하는 순간이 좀 더 나은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계속 일을 더 좋은 경험으로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 여행이 바로 그런 시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여수진 저희는 여행도 좋아하지만 사실 일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두 가지가 합쳐지면 큰 시너지가 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Q. 지속적 수익 모델에 관한 전망도 있으신 건가요?
안지영 저희는 일단 각자의 경력이 있고, 스스로 일을 찾아 생계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OFO를 결성하고 워케이션을 기획할 수 있었던 이유도 저희 모두 현실에 발붙이고 살기 때문입니다. 이미 어느 정도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자기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확실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생계는 유지하면서 OFO를 통해 자기 역량을 새로운 일에 투여해 볼 수 있는 겁니다.
저 같은 경우는 미국에 있는 스타트업에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물리적인 거리상 어쩔 수 없이 100% 리모트 근무를 했습니다. 물론 제 스스로 시간과 직무를 선택해서 일을 할 수는 없었지만 제가 원하는 삶은 사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일하는 삶이었기 때문에 업무 방식을 조금씩 제가 원하는 대로 변화시켜 왔던 거라 할 수 있어요. 저희 여섯 명 모두 생계나 현실에 대한 걱정이 많아요. 다만 그 근거를 일반적인 회사 근무 방식으로 해소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엄지희 회사 다니는 분들이 거기서 오는 안정성을 선택하는 거라면, 저희가 회사를 나온 이유는 제 시간을 제가 쓰고 싶다는 마음과 주체적으로 내 일을 하고 싶은 바람이 그 안정성보다 컸기 때문이에요. 회사를 나오며 기존 수입의 반을 포기했어요. 많이 벌면 좋지만 그래도 제 우선순위는 내 삶, 내 시간이에요. 운 좋게 OFO 팀원들을 만나 같이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요.
Q. 프리워커로 일하고 싶지만, 직업 성격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아요.
여수진 저희가 IT 직종에 있기 때문에 프리워커가 가능한 거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요리사는 프리워커를 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그렇게 질문하신 분이 계셨어요.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요리를 놓고 싶지는 않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 그래서 베이커리 구독 서비스 운영자 분의 사례를 알려드렸어요. 요즘 공유 주방이 워낙 활성화되어 있어서 그분은 신청자를 받아 한 달에 한 번 공유 주방에서 빵을 만들어 택배로 판매해요. 밀키트, 공유 주방, 주변에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은 충분한 셈이죠. 치위생사에서 병원 컨설팅 업무로 프리워커가 되신 분도 있어요. 직업에 관해서는 스스로 제한을 두지 않는 한 제한은 없다고 생각해요.
엄지희 저는 글을 쓰는 직종이다 보니 회사 밖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았어요. 디자이너도 그런 수요가 많은 것 같고, 마케터들도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더라고요. OFO에 와서 신기했던 게 프리워커로 일할 수 있는 직무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여수진 워케이션 관련 강의를 가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저 빨리 퇴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해요?” 하는 거예요. 그럴 때마다 지금 하시는 일 진짜 열심히 하시라고 말씀 드려요. 회사에서 일 잘하는 사람이 밖에 나와서도 잘해요. 인정받기도 쉽고요. 그 다음 단계가 적극적으로 자신을 파는 일이에요. OFO 팀 결성 후 제주에서 열린 북페어에 참가했어요. 저희를 많이 알리기 위해서였어요. 그렇게 외부에서 만난 사람들과 뭔가를 같이 구상해 보다 보면 일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있어요.
김다솔 저는 회사를 다닐 때 MD 업무를 했는데, 밖에서는 이 일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도 제 전문성은 살려야 하니까 제가 일하면서 좋았던 포인트를 생각해 봤어요. 저는 단순히 상품을 소싱해서 파는 게 아니라 제가 브랜딩하고, 상세 페이지를 만들어 무언가를 더 가치 있게 만드는 일을 좋아하더라고요. 그러면 이걸 좀 다른 방향으로 풀어서 지금 성장할 수 있는 회사들에 조언을 해 주는 일을 해 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제 일에서 가치를 뽑아 직무를 조금 바꿔 본 거지요. 자기 직군에서 어떤 요소를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서 일의 범위를 넓혀보면 프리워커로 살 수 있는 기회가 더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Q. OFO가 일반적인 협업 팀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허강준 OFO를 한 줄로 정의할 말을 고민해 봤어요. 유저 사용자의 경험은 UX, 고객의 경험은 CX라고 하지요. 저희는 일의 경험을 바꾼다는 의미로 WX라는 말을 쓰기로 했어요. 기업의 일반적인 TF는 바꾸려고 하는 것에 답이 정해져 있고 어떻게 효율을 높여 달려갈 것인가가 주된 아젠다잖아요. WX는 일을 선택한다는 차별점이 있어요. 그리고 우리 스타일로 주어진 블록들을 채워가지요. OFO는 프리워커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OFO 자체도 프리워커이고, 팀원 개인과 별도로 OFO가 원하는 일이 따로 있을 거라 생각해요.
Q. 앞으로 OFO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허강준 단기적으로는 워케이션 상품을 많은 분들에게 공급하고 싶습니다. OFO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저희와 삶의 방식을 공유하는 분들이 늘어났으면 하는데, 지금으로선 가장 현실적인 방식이 워케이션인 것 같아요. 사무실 안에서는 한정적인 선택밖에 할 수 없어요. 그런데 사무실 밖에서는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혹은 우리가 하는 생각에 따라 일을 선택할 수 있고, 그것을 우리 스타일이나 혹은 각자의 스타일로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인터뷰 이주호, 신태진
사진 신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