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하면 한옥마을만 떠오르시나요? 사실 전주는 ‘책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5월에는 전주 국제그림책도서전이 열리고, 10월에는 전주 독서대전이 열리지요. 그리고 오는 7월 1일부터 7월 2일까지 전주 ‘연화정도서관’에서 독립출판 북페어 ‘전주책쾌’가 열린다고 합니다. 어떤 북페어인지 ‘물결서사’를 운영하는 임주아 총괄기획자, ‘책만들기실험실’을 운영하는 책 문화 기획자 이승희 프로그래머, 전북 유일의 독립출판 전문 서점 ‘에이커북스토어’를 운영하는 이명규 프로그래머 세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전주책쾌 기획자 이승희, 임주아, 이명규
Q. 북페어 이름이 ‘전주책쾌’입니다. ‘책쾌’란 무슨 뜻인가요?
임주아 총괄기획자
책쾌는 조선 시대 서적 중개상을 말합니다. 쾌는 ‘거간꾼 쾌(會)’ 자인데, 거간꾼은 중개인이라는 뜻이에요. 요즘 말로 부동산 중개인은 ‘가쾌’, 시장에 다니면서 물건 파는 사람은 ‘장쾌’라고 불렀지요. 독립출판물을 제작하는 독립출판인과 소규모 출판사, 독립서점 등 현대판 ‘책쾌’들이 모여 책을 사고파는 행사라는 의미로 ‘전주책쾌’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다른 전국의 북페어는 대부분 이름이 영어인데 전주에서 열리는 책 행사인 만큼 아예 전주의 색으로 확 물들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전주 하면 전통과 역사, 문화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니까요.
강원대 이민희 교수님이 『책쾌 송신용』의 서문에 이런 이야기를 쓰셨어요. 책이 돌지 못하고 동맥경화가 걸린 조선 시대에 유일하게 책이라는 피를 돌게 해준 입지전적인 인물들이 ‘책쾌’라고요. 또, 전주 하면 ‘완판본*’이 유명하기도 하고, ‘서포’라고 해서 그렇게 만든 책을 파는 서점도 있었어요. 어떤 곳은 한글 소설만 팔고 어떤 데는 번역서만 팔고 그 당시에도 각 서점의 특색과 큐레이션이 있었던 것이죠.
또, 이민희 교수님 책을 보면 책쾌들이 서포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나와요. 지금으로 치면 헌책방인데 전국을 돌아다니던 책쾌들이 가게를 차린 것이죠. 그 모든 역사적 사실이 전주에서 열리는 책 행사 ‘전주책쾌’를 통해 퍼즐이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았어요.

회의 중인 전주책쾌 기획자들
Q. ‘전주책쾌’는 어떤 분들이 만들어가는 북페어이고, 행사 일시와 규모는 어떻게 되나요?
이명규 프로그래머
전주시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행사입니다. 임주아 총괄기획과 이승희 프로그래머, 그리고 제가 3월부터 기획을 맡아 지금까지 바쁘게 달려왔습니다. 첫 회인 올해 참가팀은 모두 67팀이고, 7월 1일과 2일 양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연화정도서관에서 진행됩니다.

전주책쾌가 열리는 연화정도서관
Q. 전주는 ‘책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기도 합니다. 책과 관련된 사업이 잘 이루어지는 것도 그 영향일까요?
임주아
전주는 완판본이라는 역사적인 근본이 있어서 그런지 줄곧 책, 도서관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곳 연화정도서관은 작년 6월에 지어진 한옥 도서관이고, 재작년에는 숲 속에 시집도서관이 오픈하기도 했어요. 최근 전주시에 ‘도서관본부’가 신설됐는데, 그 덕분에 도서관이 더욱 확장성을 갖고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Q. 전주책쾌의 콘셉트를 ‘독립출판물’로 정하신 이유가 있나요?
이승희 프로그래머
전주에는 이미 다양한 책 행사가 열리고 있어요. 5월에는 국제그림책도서전, 10월에는 독서대전이 열리지요. 그런데 아직 독립출판물에 집중하는 행사는 없기 때문에 독립출판물에 집중해보자는 의미로 전주책쾌의 콘셉트를 ‘독립출판물 북페어’로 잡았습니다.
임주아
전주에는 이명규 대표가 하는 ‘에이커북스토어’를 비롯해 독립서점이 열세 군데 정도 있어요. 인구 대비 책방이 많은 도시이지요. 또, 전주시 도서관에서도 독서대전 같은 큰 행사를 6회째 열고 있다 보니 노하우가 많이 쌓였어요. 실험적이지만 우리도 할 만하다는 자신감으로 여러 자문도 구하시며 독립출판물만을 위한 축제를 열기로 하신 거예요.



전주책쾌 기획자 임주아 총괄기획, 이승희, 이명규 프로그래머
Q. 따로 ‘독립출판물’로 보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이명규
창작자마다, 책방을 하시는 분마다 ‘독립출판’의 정의가 다 달라요. 대체적으로는 본인이 기획부터 시작해 출간, 홍보, 유통까지 여러 일을 다 맡아서 하는 경우를 독립출판이라고 하지요.
이승희
독립출판물은 누구나 다 만들 수 있어요. 출판사의 선택을 받지 않더라도 내 손으로, 좀 부족하거나 서툴러도 내 마음대로 디자인하고 글 쓰고 표지도 앉히고 원하는 대로 책을 만든다는 정신이 기존 상업 출판과 가장 대비가 될 것 같습니다.
Q. 전주책쾌가 열리는 이곳 연화정도서관은 어떤 곳인가요?
임주아
작년 6월에 연 도서관이고, 보시다시피 덕진공원 내 덕진호 가운데 세워진 한옥도서관이에요. 오래된 한옥만 가치 있는 거 아니냐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새로 지은 현대식 한옥도 이렇게 풍경과 어우러지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어요. 상징적으로 전주라는 도시의 어떤 핵심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연화정도서관에서
전주책쾌를 한여름에 개최하기로 한 것도 여기 덕진호에 연꽃이 피는 압도적인 풍경을 보여 드리고 싶어서예요. 전주 하면 많은 분들이 ‘한옥마을’이나 ‘남부시장’만 생각하시는데, 여기 덕진공원도 전주만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에요. 전주 시민들에게 덕진공원은 추억의 장소거든요. 전주에 살며 자기 몸에 스며드는 되는 그런 장소로 여겨지는 것 같아요. 오시면서 보셨겠지만, 오늘은 마침 ‘전주 단오제’도 열리고 있네요.
연화정도서관이 있는 덕진호에 피기 시작한 연꽃
Q. ‘힙선비’라는 별명도 붙은, 전주책쾌 SNS의 톤앤매너도 흥미롭습니다.
임주아
캐릭터, 그러니까 책쾌의 이미지를 디자이너분에게 부탁할 때 너무 옛날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여기 오시는 분들은 현대판 책쾌인 셈이고, 책쾌는 스토리텔러예요. 항상 자기 책을 설명해야 하고 책을 팔아야 하니까 말도 많이 했다고 해요. 그러면서 책을 구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알아야 하니까 구매자의 말도 잘 들어줬고요. 그래서 약간 깨발랄한 이미지를 주고 싶었어요.
책쾌의 뒷모습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매일 무거운 책을 메고 전국 방방곡곡을 뛰어다녔으니 무척 고되고 또 쓸쓸한 모습도 표현이 됐으면 했어요. 결국 디자이너께서 아주 찰떡인 캐릭터를 만들어 주셨어요. SNS에 올리는 글은 전부 이승희 프로그래머가 쓰고 있습니다.
이승희
아무래도 선비 옷을 입었으니 그 시대에 맞는 언어를 구사하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또, 동영상을 제작할 때 음악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을 주도록 선정했고요. 처음에는 사물놀이로 시작했고, 사람들이 그것도 익숙하다고 여겨질 즈음 댄스, 일렉트로닉 같은 신 나는 음악으로 바꾸었어요. 그러니 반응이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전주책쾌 인스타그램에서
Q. 전주책쾌의 부대행사는 무엇이 있나요?
이명규
정명섭 작가의 책쾌 이야기, 스토리지북앤필름 강영규 대표의 독립출판 강의, 영화 매거진 《프리즘 오브》 유진선 대표의 콘텐츠 탐구 등 세 가지 강연을 준비했어요. ‘책쾌버스’라고, 개조한 45인승 버스에서 열리는 강연입니다.
그 외에 ‘책쾌 역사 만들기’라는 체험 행사도 있고, 책쾌분들의 책을 여러 권 사신 분들에게 본부에서 기념품을 드리기도 할 예정입니다. 또, ‘책쾌가 나타났다’라는 이벤트도 준비 중인데, 그건 전주책쾌에 오시면 직접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임주아
‘여는 마당’이라고 북페어를 시작하는 ‘개막식’도 해요. 그것도 전형적인 행사는 싫어서 사회자로 연극배우 한 분을 섭외했어요. 그분이 책 보부상으로 분해 사투리도 쓰시며 선언문도 읽으실 예정입니다. 67개 참가팀의 명단이 적힌 소개판 제막식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Q. 전주책쾌만의 매력, 다른 북페어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일까요?
이승희
이번 북페어에는 신간을 가지고 오는 참가자분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전주책쾌를 위해 한정판 느낌으로 딱 10부만 책을 제작해서 가지고 오겠다는 분의 소식도 들었고요. 그분의 신간은 꼭 현장에서만 확인할 수 있고, 그런 면이 독립출판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전주책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시나요?
임주아
전주시 도서관에서는 현재 서점 학교와 출판 학교 같은 사업을 열고 있어요. 이제 전주책쾌라는 독립출판 북페어를 만들었으니, 앞으로는 전주에서 이 북페어에 나갈 수 있는 창작자들을 양성하는 것이 도서관의 목표이고, 그 행보로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전주책쾌가 전주에 독립출판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기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게 저희 기획자들의 바람입니다.

이명규
북페어의 목적이나 의미가 물론 책을 사고파는 것도 있지만, 와서 직접 보고 작가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책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해요. 독립출판을 잘 모르던 사람들도 “나도 책을 만들어 볼까?”라는 마인드를 가질 수 있는 것이지요. 그분들이 책을 만들어 다시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되는 순환 과정이 이루어진다면 좋겠어요.

* 완판본: 조선 후기, 전주에서 간행된 목판본의 고대 소설을 통틀어 이르는 말. 전주의 옛 명칭이 ‘완산(完山)’이라 전주에서 출판된 옛 책을 ‘완판본(完板本)’이라 한다.
인터뷰 이주호, 신태진
‘전주’하면 한옥마을만 떠오르시나요? 사실 전주는 ‘책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5월에는 전주 국제그림책도서전이 열리고, 10월에는 전주 독서대전이 열리지요. 그리고 오는 7월 1일부터 7월 2일까지 전주 ‘연화정도서관’에서 독립출판 북페어 ‘전주책쾌’가 열린다고 합니다. 어떤 북페어인지 ‘물결서사’를 운영하는 임주아 총괄기획자, ‘책만들기실험실’을 운영하는 책 문화 기획자 이승희 프로그래머, 전북 유일의 독립출판 전문 서점 ‘에이커북스토어’를 운영하는 이명규 프로그래머 세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북페어 이름이 ‘전주책쾌’입니다. ‘책쾌’란 무슨 뜻인가요?
임주아 총괄기획자
책쾌는 조선 시대 서적 중개상을 말합니다. 쾌는 ‘거간꾼 쾌(會)’ 자인데, 거간꾼은 중개인이라는 뜻이에요. 요즘 말로 부동산 중개인은 ‘가쾌’, 시장에 다니면서 물건 파는 사람은 ‘장쾌’라고 불렀지요. 독립출판물을 제작하는 독립출판인과 소규모 출판사, 독립서점 등 현대판 ‘책쾌’들이 모여 책을 사고파는 행사라는 의미로 ‘전주책쾌’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다른 전국의 북페어는 대부분 이름이 영어인데 전주에서 열리는 책 행사인 만큼 아예 전주의 색으로 확 물들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전주 하면 전통과 역사, 문화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니까요.
강원대 이민희 교수님이 『책쾌 송신용』의 서문에 이런 이야기를 쓰셨어요. 책이 돌지 못하고 동맥경화가 걸린 조선 시대에 유일하게 책이라는 피를 돌게 해준 입지전적인 인물들이 ‘책쾌’라고요. 또, 전주 하면 ‘완판본*’이 유명하기도 하고, ‘서포’라고 해서 그렇게 만든 책을 파는 서점도 있었어요. 어떤 곳은 한글 소설만 팔고 어떤 데는 번역서만 팔고 그 당시에도 각 서점의 특색과 큐레이션이 있었던 것이죠.
또, 이민희 교수님 책을 보면 책쾌들이 서포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나와요. 지금으로 치면 헌책방인데 전국을 돌아다니던 책쾌들이 가게를 차린 것이죠. 그 모든 역사적 사실이 전주에서 열리는 책 행사 ‘전주책쾌’를 통해 퍼즐이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았어요.
회의 중인 전주책쾌 기획자들
Q. ‘전주책쾌’는 어떤 분들이 만들어가는 북페어이고, 행사 일시와 규모는 어떻게 되나요?
이명규 프로그래머
전주시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행사입니다. 임주아 총괄기획과 이승희 프로그래머, 그리고 제가 3월부터 기획을 맡아 지금까지 바쁘게 달려왔습니다. 첫 회인 올해 참가팀은 모두 67팀이고, 7월 1일과 2일 양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연화정도서관에서 진행됩니다.
Q. 전주는 ‘책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기도 합니다. 책과 관련된 사업이 잘 이루어지는 것도 그 영향일까요?
임주아
전주는 완판본이라는 역사적인 근본이 있어서 그런지 줄곧 책, 도서관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곳 연화정도서관은 작년 6월에 지어진 한옥 도서관이고, 재작년에는 숲 속에 시집도서관이 오픈하기도 했어요. 최근 전주시에 ‘도서관본부’가 신설됐는데, 그 덕분에 도서관이 더욱 확장성을 갖고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Q. 전주책쾌의 콘셉트를 ‘독립출판물’로 정하신 이유가 있나요?
이승희 프로그래머
전주에는 이미 다양한 책 행사가 열리고 있어요. 5월에는 국제그림책도서전, 10월에는 독서대전이 열리지요. 그런데 아직 독립출판물에 집중하는 행사는 없기 때문에 독립출판물에 집중해보자는 의미로 전주책쾌의 콘셉트를 ‘독립출판물 북페어’로 잡았습니다.
임주아
전주에는 이명규 대표가 하는 ‘에이커북스토어’를 비롯해 독립서점이 열세 군데 정도 있어요. 인구 대비 책방이 많은 도시이지요. 또, 전주시 도서관에서도 독서대전 같은 큰 행사를 6회째 열고 있다 보니 노하우가 많이 쌓였어요. 실험적이지만 우리도 할 만하다는 자신감으로 여러 자문도 구하시며 독립출판물만을 위한 축제를 열기로 하신 거예요.
전주책쾌 기획자 임주아 총괄기획, 이승희, 이명규 프로그래머
Q. 따로 ‘독립출판물’로 보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이명규
창작자마다, 책방을 하시는 분마다 ‘독립출판’의 정의가 다 달라요. 대체적으로는 본인이 기획부터 시작해 출간, 홍보, 유통까지 여러 일을 다 맡아서 하는 경우를 독립출판이라고 하지요.
이승희
독립출판물은 누구나 다 만들 수 있어요. 출판사의 선택을 받지 않더라도 내 손으로, 좀 부족하거나 서툴러도 내 마음대로 디자인하고 글 쓰고 표지도 앉히고 원하는 대로 책을 만든다는 정신이 기존 상업 출판과 가장 대비가 될 것 같습니다.
Q. 전주책쾌가 열리는 이곳 연화정도서관은 어떤 곳인가요?
임주아
작년 6월에 연 도서관이고, 보시다시피 덕진공원 내 덕진호 가운데 세워진 한옥도서관이에요. 오래된 한옥만 가치 있는 거 아니냐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새로 지은 현대식 한옥도 이렇게 풍경과 어우러지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어요. 상징적으로 전주라는 도시의 어떤 핵심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전주책쾌를 한여름에 개최하기로 한 것도 여기 덕진호에 연꽃이 피는 압도적인 풍경을 보여 드리고 싶어서예요. 전주 하면 많은 분들이 ‘한옥마을’이나 ‘남부시장’만 생각하시는데, 여기 덕진공원도 전주만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에요. 전주 시민들에게 덕진공원은 추억의 장소거든요. 전주에 살며 자기 몸에 스며드는 되는 그런 장소로 여겨지는 것 같아요. 오시면서 보셨겠지만, 오늘은 마침 ‘전주 단오제’도 열리고 있네요.
Q. ‘힙선비’라는 별명도 붙은, 전주책쾌 SNS의 톤앤매너도 흥미롭습니다.
임주아
캐릭터, 그러니까 책쾌의 이미지를 디자이너분에게 부탁할 때 너무 옛날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여기 오시는 분들은 현대판 책쾌인 셈이고, 책쾌는 스토리텔러예요. 항상 자기 책을 설명해야 하고 책을 팔아야 하니까 말도 많이 했다고 해요. 그러면서 책을 구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알아야 하니까 구매자의 말도 잘 들어줬고요. 그래서 약간 깨발랄한 이미지를 주고 싶었어요.
책쾌의 뒷모습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매일 무거운 책을 메고 전국 방방곡곡을 뛰어다녔으니 무척 고되고 또 쓸쓸한 모습도 표현이 됐으면 했어요. 결국 디자이너께서 아주 찰떡인 캐릭터를 만들어 주셨어요. SNS에 올리는 글은 전부 이승희 프로그래머가 쓰고 있습니다.
이승희
아무래도 선비 옷을 입었으니 그 시대에 맞는 언어를 구사하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또, 동영상을 제작할 때 음악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을 주도록 선정했고요. 처음에는 사물놀이로 시작했고, 사람들이 그것도 익숙하다고 여겨질 즈음 댄스, 일렉트로닉 같은 신 나는 음악으로 바꾸었어요. 그러니 반응이 더 좋아진 것 같아요.
Q. 전주책쾌의 부대행사는 무엇이 있나요?
이명규
정명섭 작가의 책쾌 이야기, 스토리지북앤필름 강영규 대표의 독립출판 강의, 영화 매거진 《프리즘 오브》 유진선 대표의 콘텐츠 탐구 등 세 가지 강연을 준비했어요. ‘책쾌버스’라고, 개조한 45인승 버스에서 열리는 강연입니다.
그 외에 ‘책쾌 역사 만들기’라는 체험 행사도 있고, 책쾌분들의 책을 여러 권 사신 분들에게 본부에서 기념품을 드리기도 할 예정입니다. 또, ‘책쾌가 나타났다’라는 이벤트도 준비 중인데, 그건 전주책쾌에 오시면 직접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임주아
‘여는 마당’이라고 북페어를 시작하는 ‘개막식’도 해요. 그것도 전형적인 행사는 싫어서 사회자로 연극배우 한 분을 섭외했어요. 그분이 책 보부상으로 분해 사투리도 쓰시며 선언문도 읽으실 예정입니다. 67개 참가팀의 명단이 적힌 소개판 제막식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Q. 전주책쾌만의 매력, 다른 북페어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일까요?
이승희
이번 북페어에는 신간을 가지고 오는 참가자분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전주책쾌를 위해 한정판 느낌으로 딱 10부만 책을 제작해서 가지고 오겠다는 분의 소식도 들었고요. 그분의 신간은 꼭 현장에서만 확인할 수 있고, 그런 면이 독립출판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전주책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시나요?
임주아
전주시 도서관에서는 현재 서점 학교와 출판 학교 같은 사업을 열고 있어요. 이제 전주책쾌라는 독립출판 북페어를 만들었으니, 앞으로는 전주에서 이 북페어에 나갈 수 있는 창작자들을 양성하는 것이 도서관의 목표이고, 그 행보로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전주책쾌가 전주에 독립출판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기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게 저희 기획자들의 바람입니다.
이명규
북페어의 목적이나 의미가 물론 책을 사고파는 것도 있지만, 와서 직접 보고 작가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책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해요. 독립출판을 잘 모르던 사람들도 “나도 책을 만들어 볼까?”라는 마인드를 가질 수 있는 것이지요. 그분들이 책을 만들어 다시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되는 순환 과정이 이루어진다면 좋겠어요.
* 완판본: 조선 후기, 전주에서 간행된 목판본의 고대 소설을 통틀어 이르는 말. 전주의 옛 명칭이 ‘완산(完山)’이라 전주에서 출판된 옛 책을 ‘완판본(完板本)’이라 한다.
인터뷰 이주호, 신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