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서울숲 갤러리에서 만나는 여행하는 동물들

2023-09-12

요즘 성수동의 서울숲은 인파로 북적입니다. 숲속에서 즐기는 산책과 피크닉, 수많은 레스토랑, 카페, 공방이 들어선 오래된 골목이 인기이지요. 여기에 더해 서울숲에서 흥미로운 전시를 관람하시는 건 어떨까요? 오랫동안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는 서울숲의 갤러리 ‘아뜰리에 아키’를 찾아 그 히스토리와 현재 열리고 있는 전시에 관해 들어보았습니다. 


Q. 아뜰리에 아키를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2010년 4월 설립된 아뜰리에 아키는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파악하고, 한국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유망한 컨템포러리 작가들을 국내외 아트신에 소개하는 허브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매년 다양한 기획 전시를 비롯하여 해외 주요 아트페어에 국내외 역량 있는 작가들을 선보임으로써 한국미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알려왔습니다. 앞으로도 아뜰리에 아키는 현대미술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다양한 조형 세계를 선보이는 동시대 작가를 소개하며 미술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미술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지속하고자 합니다.


d8cc6aa4f74f5.jpg아뜰리에 아키



Q. ‘아뜰리에 아키’라는 이름의 유래는 무엇인가요?

아뜰리에 아키는 예술가의 작업실을 뜻하는 프랑스어인 'ATELIER'와 'Korea International Art Project'를 의미하는 'AKI'가 조합된 단어입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서 존재함과 동시에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유망한 컨템포러리 작가들을 국내외 아트 신에 소개하는 허브로서의 역할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Q. 처음 서울숲에 자리를 잡으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종로구 혜화동에서 출발한 아뜰리에 아키는 사업 규모가 점차 성장함에 따라 새로운 자리를 찾던 차에 서울숲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96fa577f7ac6a.jpg8c986c5e8ff8a.jpgd732eae2aaab8.jpg

아뜰리에 아키 전시장



Q. 주로 어떤 전시를 기획, 운영하고 계신가요?

동시대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동시대 미술의 최전선에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자 전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권기수(b. 1972), 이연미(b. 1981), 이효성(b. 1969) 작가 등 한국 현대미술을 선두하고 있는 작가들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사적 의미와 철학을 담을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는 것은 물론, 권능(b. 1990), 콰야(b. 1991), 남다현(b. 1995), 등 진취적이며 창의적인 작품을 소개하는 90년 대생 전도유망한 작가들의 활동을 지원하며 함께 성장하고자 합니다. 


기획전과 더불어 국내외 주요 아트페어를 통해 동시대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며 작가들의 국제적인 활동 역시 협력하고 있습니다. 



Q. 1층 갤러리에 이어 지하 1층 갤러리도 추가로 신설하여 운영하고 계십니다. 그곳은 어떤 공간인가요?

기획전이 개최되는 P1 공간과 별도로 운영되는 P2 공간은 프라이빗 뷰잉룸과 스페셜 전시로 운영됩니다.


e2859413242e0.jpg현재 전시 중인 장성준 작가의 작품



Q. 기업의 의뢰 등으로 외부 전시 공간을 기획하시고 컨설팅도 하시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외부 기획 사례를 알려주시겠어요?

2013년 제주 ‘다음 스페이스 원 갤러리’에서 아뜰리에 아키의 작가 권기수(b. 1972)와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협업으로 작품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해당 전시는 다음 임직원을 비롯하여 다음의 고객들에게 자연친화적 접근과 더불어 창조적 커뮤니케이션의 형성을 위한 문화적 공간을 제공하고자 아뜰리에 아키가 기획한 전시 콜라보레이션입니다.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현대미술작가 중 한 명으로 이미 한국미술계에서 정점을 찍은 권기수의 페인팅,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며 유기적인 공간에서 문화와 기술, 놀이가 융합된 경험을 제공하였습니다.



Q. 향후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혹은 앞으로 어떤 전시를 운영하실 계획이신가요?

2023년 올해 10월에는 윤상윤(b. 1978) 작가의 개인전을, 11월에는 정수영(b. 1987)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하반기 주요 해외 페어인 Art021, Art Jakarta, Art Miami에 참가 예정입니다. 전 세계의 영향력 있는 아트 컬렉터들과 유수 기관의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해외 아트페어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동시대 미술의 최전선에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54ab4dabbb721.jpg446111a55510a.jpg9bf5ed02cc603.jpg


*   *   *


현재 아뜰리에 아키에서는 정성준 작가의 개인전 《나의 지구에게; What a Wonderful World!》가 열리고 있습니다.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정성준 작가의 작품은 이국적이고 강렬하면서 한편으로는 귀엽기도 합니다. 리스본의 트램, 영국의 빨간 버스, 뉴욕의 브로드웨이, 시애틀의 스타벅스 1호점을 배경으로 북극곰, 황제펭귄, 사막여우, 너구리 등 귀여운 동물들이 보이거든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벼운 메시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정성준 작가는 작업 초기부터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주제 아래 대기오염, 기후위기, 과도한 소비문화, 환경문제 등 현대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사회·정치적 논제를 진지하되 해학적인 시각으로 기록해 왔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구가 겪고 있는 심각한 환경 위기에 집중했다고 합니다. 인류에게 자연과의 공생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3282d156fd76b.jpg8월의 크리스마스 Christmas in August, 53.0x53.0cm Oil on canvas 2023


22a56cb0473d5.jpg100만불짜리 얼음 Million Dollar Ice, 53.0x53.0cmOil on canvas 2023


01db59b6f981f.jpgCash Only, 53.0x53.0cm Oil on canvas 2023


정성준 작가는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작품의 주요 모티브로 등장시킴과 동시에 눈앞에 닥친 환경문제를 외면하는 현대인의 냉담함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환경에 대한 현 인류의 무관심을 그만의 유쾌한 방식으로 꼬집고 있습니다. 정성준 작가는 2014년부터 연작 <동물들의 도시여행>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리얼리즘이나, 보통의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추상적 표현 방법보다는 은유적인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해학적인 작품을 제작하고 싶었다.”라고 합니다.


특히 이번 아뜰리에 아키를 통해 선보이는 신작에서는 동물들이 단순히 여정을 떠나는 것을 넘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습니다. <No Ice Coffee (2023)>, <나무 심기 좋은 날(2023)>에서 동물들은 직접 환경운동 시위에 나서거나 기후변화나 무분별한 개발로 사막이 된 지역을 가꾸려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 자체를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시키고자 한 것입니다.


d256718057558.jpg기우제가 필요해! We Need a Rainmaker!, 2023, Oil on canvas, 72.7x72.7cm


5786f35751709.jpg나무 심기 좋은 날 A Good Day to Plant Trees, 2023, Oil on canvas, 72.7x72.7cm


현존하는 도시의 이미지는 무채색으로 담아내고, 동물이나 트램, 버스 등 주요 요소는 원색, 즉 '본연의 색'으로 표현하는 정성준 작가의 작품은 회화적인 면에서도, 주제 면에서도 모두 강렬합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지만 위트와 희망, 용기를 잃지 않은 정성준 작가의 동물들과 세계 곳곳의 풍경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거리감이 다시 가까워지길 바랍니다. 아니, 인간으로서의 시선뿐만 아니라 자연 혹은 동물의 시선으로 우리의 환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deb63e237e46.jpg우리의 소중한 식량 Our precious food, 2023, Oil on canvas, 107x160cm


b5ea4305707b3.jpgNo Ice Coffee, 2023, Oil on canvas, 53.0x72.7cm


e0f9d2b3d0add.jpg채워지지 않는 수레 The wheelbarrow that never fills, 2023, Oil on canvas, 60.6x90.9cm


작가 소개

정성준은 러시아 국립 상트페테르부르크 미술대학(SPBU: St Petersburg University)에서 연수했으며, 중국 미술교육의 최고학부인 중국 중앙미술대학(CAFA: Central Academy of Fine Arts)에서 창립 100년 이래 최초의 외국인 수석  졸업자로 석사학위를 마치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세계적인 아트 컬렉터인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 LVMH 그룹 회장)이 설립한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Fondation Louis Vuitton, Paris)을 비롯하여 국제적 학술재단인 ANNA PAO SOHMEN FOUNDATION에 소장되며 국내 미술 현장을 넘어 국제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시 소개

전시제목: 나의 지구에게; What a Wonderful World!
참여작가: 정성준
전시일정: 2023년 8월 24일 – 2023년 9월 23일
전시관람: 무료 / 월요일 - 토요일 10:00 - 19:00 (일요일, 공휴일 휴관)
전시장소: 아뜰리에 아키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2길 32-14 갤러리아 포레 1층)




인터뷰/사진 신태진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