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드럼, 피아노, 바이올린? 음악의 재료가 꼭 악기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바디뮤직’을 선보이는 바디퍼커션그룹 ‘녹녹’에게는 내 몸이 곧 악기입니다. 신체 부위마다, 같은 신체라도 사람마다 서로 다른 소리와 울림이 나는 것은 물론, 그것이 곧 음악이 됩니다. 바디퍼커션 그룹의 ‘어리’ 님을 만나 생소하면서도 익숙한 음악을 선보이는 ‘녹녹’에 관하여, 바디뮤직에 관하여 들어보았습니다.
바디퍼커션 그룹 '녹녹'
바디퍼커션 그룹 녹녹
팀을 결성한 건 2017년도였어요. 열린 공간에서 관객들과 바디퍼커션 이벤트를 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같이 공연한 멤버들은 전부터 함께 음악 작업을 해 오던 동료들이었는데, 각자 오랫동안 바디퍼커션에 관심을 갖고 연습을 해 오고 있었어요. 이벤트를 통해 같이 해 보니 더 재미있고, 합주를 통해 할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더 많아지더라고요. 일회성 공연이 아니고 주기적으로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이 공연을 시민 참여나 예술 교육 측면뿐 아니라 공연 예술로도 재미나게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런 생각들이 맞아서 녹녹이라는 팀을 결성했습니다.
바디퍼션그룹 '녹녹'의 멤버, 어리
바디퍼커션
바디는 우리 몸이고 퍼커션은 타악기지요. 그래서 바디퍼커션은 몸을 두드려 연주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저희 팀은 몸의 소리로 연주하는 음악이라고 정의합니다. 행위 자체를 넘어선 바디뮤직, 두드려서 연주하는 것뿐만 아니라 몸에서 날 수 있는 모든 소리들이 음악을 만들어 내는 형태까지 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디퍼커션이 아직 국내에 생소한 장르인 데다, 예술 교육이나 예술 치유 쪽으로 치우친 경향이 있고 공연 예술로 뚜렷한 활동을 하는 팀이 드뭅니다. 저희는 대중들에게 예술로서 다가가려 합니다.
해외에서는 바디퍼커션이 나름 대중화되기도 했는데, 미국에서는 스태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꽤 오래전 영국에서도 스텀프라는 공연이 있었는데 거기서 바디퍼커션이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은 브라질의 바르바투퀴즈라는 팀입니다. 퍼포먼스보다 몸의 소리와 합주에 굉장히 신경을 쓰는데, 해외 뮤직 마켓이나 페스티벌에서 15년 이상 활동해 온 것으로 알고 있어요.
바르바투퀴즈
소리 찾기
우리 몸에서 나는 소리는 정말 너무 다양해요. 사람들 몸도 다 다르게 생겼잖아요. 그래서 사람마다 잘 낼 수 있는 소리가 다르고 똑같은 가슴 소리를 낸다고 해도 저마다 차이가 있어요. 몸의 소리를 찾는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저희도 작업을 하며, 또 새로운 사람과 함께할 때마다 계속 새로운 소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올해 장애인 분들과 작업을 했는데, 이분들이 내실 수 있는 소리가 또 달랐어요. 한 몸처럼 사용하시는 휠체어에서 나는 소리도 음악이 되었어요. 결국 자신의 몸이 악기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저마다 몸의 특징을 살리면 새로운 소리를 찾아내게 됩니다.
리듬 찾기
리듬감이 중요하긴 하지만, 신기한 게 내 몸을 연주하면 할수록 점점 더 자연스러워지고 그 자연스러움 안에서 연주가 편안해져요. 아무래도 몸을 두들기다 보니 아픈 면도 있는데, 내 몸에 맞는 연주법을 터득하게 되면 아프지 않게 소리를 낼 수 있게 됩니다.
바디퍼션그룹 '녹녹'의 소개 영상
관객 역할 찾기
바디퍼커션이 특별한 도구나 악기 없이 자신의 몸을 두드려서 연주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손뼉 치기, 쎄쎄쎄같이 아주 간단한 동작들을 단순한 리듬에서 시작해서 음악이 되어 가는 과정까지 폭넓게 시도해 볼 수 있어요. 처음에는 진짜 박수 한 번 치는 것부터 출발하는데 나중에는 내가 이미 어떤 리듬을 연주하고 있고, 옆 사람과 합을 맞추면서 자연스럽게 공연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거예요.
저희는 세대와 문화를 넘어서는 예술 경험을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공연에 따라, 대상에 따라 약간씩 조정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가족 대상인지, 청소년 대상인지, 어르신 대상인지에 따라 그분들이 익숙한 리듬부터 시작하는 거지요. 하지만 콘서트라는 게 사실 불특정 관객들이 찾아오는 공연이라 기본적인 관객 참여 부분과 특정한 한 분의 관객이 참여하는 부분을 구분해 놓고 있습니다.
어울리는 악기 찾기
저희는 아코디언, 바이올린, 리코더, 실로폰, 칼림바 같은 멜로디 악기들을 연주하며 공연하기도 해요. 대중적으로 편안하게 잘 전달되는 멜로디를 통해 낯선 장르의 음악을 조금이라도 친숙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몸으로 내는 소리는 크지 않고 굉장히 원초적이라 어쿠스틱 악기가 더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느낌도 있어요.
저희는 공동 창작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함께 길을 찾아가면서 음악을 만듭니다. 누군가 모티브나 어느 정도의 구상을 해 오면 합주하면서 다른 시도를 가미하며 재미난 발견을 해 나갑니다. 물론 저희가 다룰 수 있는 악기 안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지만, 나중에는 그런 한계를 넘어서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새 음악 찾기
1년에 한두 곡 내지 세 곡 정도 신곡을 만들려고 해요. 1년에 한 번은 큰 공연을 하게 돼서 보통은 그때 맞춰서 준비를 하지요. 그런데 어떤 음악이든 들려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보여질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합니다. 영상이라든가 공간이 주는 느낌, 혹은 조명 등 퍼포먼스가 더 잘 전달되려면 그런 효과들을 많이 활용해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내 몸 찾기
여러 매체에서 몸에 대한 이분법적인 편견들을 만들어 내고, 그러다 보면 내 몸을 내 몸 그대로 바라보기보다 사회에서 만들어 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내 몸을 내 몸 그대로 바라보게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되면 그걸 통해 자연스럽게 내 몸을 사랑하게 돼요. 편견 없이 내 몸을 바라보게 되면 거기서 오는 자기 긍정성이 있어요. 몸이 악기라고 생각하면 악기인 내 몸을 소중하게 다룰 수밖에 없고요.
저희 공연을 보신 분들의 피드백 중에 아주 오랫동안 맨몸으로 노는 법을 잊고 있었는데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공연이었다, 몸으로 만드는 음악은 사람을 위협하거나 우렁차거나 요란하지 않고 따스하게 마음을 전하는 울림이 있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어요. 저희가 전달하고 싶은 것이 바로 자연스러운 따뜻함이에요. ‘요란하지 않게’라는 말이 저는 정말 좋았어요. 건강하고 따뜻한 예술 하고 싶어요.
11월 11일 서울시청에서 녹녹을 만나요
11월 11일 공연이 있습니다.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공연을 하고, 9곡 정도 연주하게 될 것 같아요. 바디퍼커션을 처음 접하시는 관객분들을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아서 정말 다양한 바디퍼커션을 경험하실 수 있게끔 정말 여러 형식의 곡과 퍼포먼스를 준비했습니다.
관객 참여 구간들을 공연 중간중간, 곡과 곡 사이에 배치했는데, 관객분들이 처음에는 관객으로 참여하지만 점점 자연스럽게 공연자의 일부로 참여하시게 되는 경험을 하시게 될 거예요.
기타, 드럼, 피아노, 바이올린? 음악의 재료가 꼭 악기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바디뮤직’을 선보이는 바디퍼커션그룹 ‘녹녹’에게는 내 몸이 곧 악기입니다. 신체 부위마다, 같은 신체라도 사람마다 서로 다른 소리와 울림이 나는 것은 물론, 그것이 곧 음악이 됩니다. 바디퍼커션 그룹의 ‘어리’ 님을 만나 생소하면서도 익숙한 음악을 선보이는 ‘녹녹’에 관하여, 바디뮤직에 관하여 들어보았습니다.
바디퍼커션 그룹 녹녹
팀을 결성한 건 2017년도였어요. 열린 공간에서 관객들과 바디퍼커션 이벤트를 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같이 공연한 멤버들은 전부터 함께 음악 작업을 해 오던 동료들이었는데, 각자 오랫동안 바디퍼커션에 관심을 갖고 연습을 해 오고 있었어요. 이벤트를 통해 같이 해 보니 더 재미있고, 합주를 통해 할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더 많아지더라고요. 일회성 공연이 아니고 주기적으로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이 공연을 시민 참여나 예술 교육 측면뿐 아니라 공연 예술로도 재미나게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런 생각들이 맞아서 녹녹이라는 팀을 결성했습니다.
바디퍼커션
바디는 우리 몸이고 퍼커션은 타악기지요. 그래서 바디퍼커션은 몸을 두드려 연주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저희 팀은 몸의 소리로 연주하는 음악이라고 정의합니다. 행위 자체를 넘어선 바디뮤직, 두드려서 연주하는 것뿐만 아니라 몸에서 날 수 있는 모든 소리들이 음악을 만들어 내는 형태까지 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디퍼커션이 아직 국내에 생소한 장르인 데다, 예술 교육이나 예술 치유 쪽으로 치우친 경향이 있고 공연 예술로 뚜렷한 활동을 하는 팀이 드뭅니다. 저희는 대중들에게 예술로서 다가가려 합니다.
해외에서는 바디퍼커션이 나름 대중화되기도 했는데, 미국에서는 스태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꽤 오래전 영국에서도 스텀프라는 공연이 있었는데 거기서 바디퍼커션이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은 브라질의 바르바투퀴즈라는 팀입니다. 퍼포먼스보다 몸의 소리와 합주에 굉장히 신경을 쓰는데, 해외 뮤직 마켓이나 페스티벌에서 15년 이상 활동해 온 것으로 알고 있어요.
바르바투퀴즈
소리 찾기
우리 몸에서 나는 소리는 정말 너무 다양해요. 사람들 몸도 다 다르게 생겼잖아요. 그래서 사람마다 잘 낼 수 있는 소리가 다르고 똑같은 가슴 소리를 낸다고 해도 저마다 차이가 있어요. 몸의 소리를 찾는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저희도 작업을 하며, 또 새로운 사람과 함께할 때마다 계속 새로운 소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올해 장애인 분들과 작업을 했는데, 이분들이 내실 수 있는 소리가 또 달랐어요. 한 몸처럼 사용하시는 휠체어에서 나는 소리도 음악이 되었어요. 결국 자신의 몸이 악기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저마다 몸의 특징을 살리면 새로운 소리를 찾아내게 됩니다.
리듬 찾기
리듬감이 중요하긴 하지만, 신기한 게 내 몸을 연주하면 할수록 점점 더 자연스러워지고 그 자연스러움 안에서 연주가 편안해져요. 아무래도 몸을 두들기다 보니 아픈 면도 있는데, 내 몸에 맞는 연주법을 터득하게 되면 아프지 않게 소리를 낼 수 있게 됩니다.
바디퍼션그룹 '녹녹'의 소개 영상
관객 역할 찾기
바디퍼커션이 특별한 도구나 악기 없이 자신의 몸을 두드려서 연주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손뼉 치기, 쎄쎄쎄같이 아주 간단한 동작들을 단순한 리듬에서 시작해서 음악이 되어 가는 과정까지 폭넓게 시도해 볼 수 있어요. 처음에는 진짜 박수 한 번 치는 것부터 출발하는데 나중에는 내가 이미 어떤 리듬을 연주하고 있고, 옆 사람과 합을 맞추면서 자연스럽게 공연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거예요.
저희는 세대와 문화를 넘어서는 예술 경험을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공연에 따라, 대상에 따라 약간씩 조정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가족 대상인지, 청소년 대상인지, 어르신 대상인지에 따라 그분들이 익숙한 리듬부터 시작하는 거지요. 하지만 콘서트라는 게 사실 불특정 관객들이 찾아오는 공연이라 기본적인 관객 참여 부분과 특정한 한 분의 관객이 참여하는 부분을 구분해 놓고 있습니다.
어울리는 악기 찾기
저희는 아코디언, 바이올린, 리코더, 실로폰, 칼림바 같은 멜로디 악기들을 연주하며 공연하기도 해요. 대중적으로 편안하게 잘 전달되는 멜로디를 통해 낯선 장르의 음악을 조금이라도 친숙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몸으로 내는 소리는 크지 않고 굉장히 원초적이라 어쿠스틱 악기가 더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느낌도 있어요.
저희는 공동 창작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함께 길을 찾아가면서 음악을 만듭니다. 누군가 모티브나 어느 정도의 구상을 해 오면 합주하면서 다른 시도를 가미하며 재미난 발견을 해 나갑니다. 물론 저희가 다룰 수 있는 악기 안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지만, 나중에는 그런 한계를 넘어서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새 음악 찾기
1년에 한두 곡 내지 세 곡 정도 신곡을 만들려고 해요. 1년에 한 번은 큰 공연을 하게 돼서 보통은 그때 맞춰서 준비를 하지요. 그런데 어떤 음악이든 들려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보여질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합니다. 영상이라든가 공간이 주는 느낌, 혹은 조명 등 퍼포먼스가 더 잘 전달되려면 그런 효과들을 많이 활용해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내 몸 찾기
여러 매체에서 몸에 대한 이분법적인 편견들을 만들어 내고, 그러다 보면 내 몸을 내 몸 그대로 바라보기보다 사회에서 만들어 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내 몸을 내 몸 그대로 바라보게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되면 그걸 통해 자연스럽게 내 몸을 사랑하게 돼요. 편견 없이 내 몸을 바라보게 되면 거기서 오는 자기 긍정성이 있어요. 몸이 악기라고 생각하면 악기인 내 몸을 소중하게 다룰 수밖에 없고요.
저희 공연을 보신 분들의 피드백 중에 아주 오랫동안 맨몸으로 노는 법을 잊고 있었는데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공연이었다, 몸으로 만드는 음악은 사람을 위협하거나 우렁차거나 요란하지 않고 따스하게 마음을 전하는 울림이 있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어요. 저희가 전달하고 싶은 것이 바로 자연스러운 따뜻함이에요. ‘요란하지 않게’라는 말이 저는 정말 좋았어요. 건강하고 따뜻한 예술 하고 싶어요.
11월 11일 서울시청에서 녹녹을 만나요
11월 11일 공연이 있습니다.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공연을 하고, 9곡 정도 연주하게 될 것 같아요. 바디퍼커션을 처음 접하시는 관객분들을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아서 정말 다양한 바디퍼커션을 경험하실 수 있게끔 정말 여러 형식의 곡과 퍼포먼스를 준비했습니다.
관객 참여 구간들을 공연 중간중간, 곡과 곡 사이에 배치했는데, 관객분들이 처음에는 관객으로 참여하지만 점점 자연스럽게 공연자의 일부로 참여하시게 되는 경험을 하시게 될 거예요.
인터뷰/사진 신태진,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