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춤밖에 모르지만, 춤을 정말 잘 아는, 저스트 절크 제이 호(J-HO) 인터뷰 #1

2026-01-30


빨간색 도복이 다 있군요. 머리와 허리에는 검은 띠를 둘렀고, 무술을 보여주려는 걸까요? 신경을 긁는 기계음이 울리면 뭉쳐져 있던 무리, 춤 기계에 전력이 들어가고, 처음 전기에 닿은 전율과 함께 조금의 오차도 없는 기계가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보고 있기만 하는데 척추에 힘이 들어가고 어깨가 경직됩니다. 이 사람들 대체 어떤 시간을 보내왔기에 이런 춤을 만들어 낸 걸까요. 저스트 절크. <아메리칸 갓 탤런트>를 떠올리시는 분도 계실 거고, <스트리트 맨 파이터>를 떠올리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어떤 퍼포먼스를 떠올려도 '국뽕'의 밈과 함께 가슴이 벅차고 동공에 흥분이 가득하게 하는 그들의 춤 이야기를 부 리더 제이 호, 최준호 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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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절크, 제이 호


Q. 저스트 절크 크루 분들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팀 동생들에게 휴식이 필요할 것 같아서 1월 한 달은 연습이나 활동을 쉬기로 했어요. 계속 열심히 달려오기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휴가이긴 하지만 부족했던 부분들을 더 배우고 싶은 친구들은 해외로 춤을 배우러 갔고, 저와 리더 영제이는 아카데미 관리하면서 평소와 똑같이 지내고 있어요.


Q. 저스트 절크가 결성 15주년이 되었네요. 

영제이랑 팀을 결성을 하고 나서 사실 이렇게까지 오래 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그냥 춤을 재미있게 추고 싶어서 시작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춤추는 친구들이 점점 모여 들었는데, 15년을 생각해 보니 정말 쉴 틈 없이 달려온 것 같아요. 세계 대회에 다섯 번 도전하고, 감사하게 올림픽에도 나가고, 다양한 무대를 준비하고 <스맨파>라는 방송도 하고, 좋은 기회들이 계속 생기다 보니까 여유 있게 지냈던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우리가 진짜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해요.


Q. 15년이 흐르며 가장 크게 변한 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둘이서 시작해서 5명으로 팀을 만들어 활동하던 때는 워낙 인원도 적고 서로가 다 가까운 사이다 보니까 소통하는 데 오류가 없었어요. 뭔가 의견이 엇갈리더라도 그 자리에서 빠르게 풀고 그랬는데, 팀이 커지고 인원도 많아지다 보니까 소통이 힘들어지더라고요. 그런 오류를 풀어나가는 일이 부 리더로서 제가 해야 하는 역할이겠다 싶었는데, 여태까지 그 역할을 잘 해 온 건가 하는 생각이 요즘 좀 많이 들어요. 다들 나이도 들고 하다 보니 편해지기도 해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을 덜 챙기는 면도 있어요. 오히려 신경을 많이 쓰면 서운함, 섭섭함이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서로 각자 열심히 하자고 생각하면서, 그냥 알아서 잘 하라고 놔두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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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언제부터 춤을 추게 된 건가요?

스무 살 때 꿈은 댄서가 아니었어요. 가수가 되고 싶어서 춤을 접했던 거예요. 춤을 추다 보니까 너무 재미있고, 더 궁금해지고, 그러면서 실력이 늘고 싶고, 욕심이 났어요. 그때 영제이가 저한테 같이 팀을 하자고 제안했어요. 사실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가수의 꿈을 내려놓고 댄서의 인생을 살게 되면 과연 어떤 삶을 살게 될까, 근데 생각해 보니까 제가 가수가 되기 위해 미치도록 열심히 하고 그랬던 적이 없더라고요.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노래를 배우고 했던 게 아니라 막연하게 가수가 되고 싶다, 그러니까 춤도 출 줄 알아야지, 했던 거예요. 영제이 말을 듣고 댄서로서 한번 진지하게 노력해 보자 마음 먹었던 것 같아요. 내가 진짜 제대로 노력을 해볼게, 그런 마음이었어요. 


Q. 혹시 어렸을 때 좋아하던 댄서가 있으신가요?

비 형님과 태양, 장우혁 님을 좋아했어요. 정말 감사하게도 춤을 추며 그 분들을 다 뵙게 됐어요. 비 형님은 <스맨파> 하면서 뵀고, 태양 님과는 뮤직비디오를 촬영했고, 장우혁 형님은 우연히 뵙고 인사를 드렸어요. 어릴 때 보고 자랐던 분들을 만나니까 되게 신기하긴 하더라고요.


Q. 15년간 쉬지 않고 달려오며 회의감이 든 적은 없었나요?

너무 많지요. 사실 15년간 쉬지 못했었던 이유가 뭐냐면 춤으로 계속 증명을 하고 싶었어요. 한국에도 이런 팀이 있고, 이런 팀이 세계 대회에 나가서 꿀리지 않는 실력을 갖고 있고, 그런 것들을 증명하고 싶었어요. 그 와중에 슬럼프도 굉장히 많이 겪었고, 어느 순간 춤이 재미없어질 때도 있었어요. 댄서라는 직업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지금도 하고 있긴 해요.

춤이라는 게 정답이 없다 보니까, 정해진 게 없다 보니까, 욕심은 계속 늘어나는데 만족은 안 되고, 팀 퍼포먼스를 준비할 때도 만족이 안 되니까 몸을 계속 굴리고 써가다 보면 그 과정이 많이 괴롭고 힘들어요. 그 순간들 때문에 계속 춤을 출 수 있었다는 건 알고 있어요. 재미만 좇았다면 금방 그만뒀을 것 같아요. 재미없네, 그만해야지,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요? 요즘 생각은 제가 정말 춤을 좋아하는구나 싶어요. 전보다 춤이 조금 더 좋습니다.



Q. <아메리칸 갓 탤런트>에는 어떻게 출연하셨던 건가요?

'바디 락'이라는 세계적인 댄스 경연대회가 있어요. 미국에서 열리는 굉장히 큰 댄스 퍼포먼스 대회인데 그게 어릴 적부터 꿈이었어요. 2014년부터 3년 연속으로 도전을 했고, 2016년도에 저희가 이 대회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그때 관객 중에 <아메리칸 갓 탤런트> 관계자 분이 계셨어요. 그 분이 저희 무대를 보고 섭외를 한 거지요. 팀 내에서 나갈지 말지 수없이 회의를 했고, 끝내 나가기로 결정했지요.


Q. 당시 안무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무엇을 보여주고 싶으셨나요?

저희가 가장 표현하고 싶었던 건 정말 한국적인 느낌이었고, 그걸 우리의 칼군무로 보여주자 싶었어요. 한국 하면 또 칼군무잖아요. 한국적인 색깔을 갖고 가면서 칼군무를 정확하게 보여주면, 세계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그림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방송 프로그램이다 보니 제약이 굉장히 많았어요. 저작권 때문에 음악 선택도 어려웠고, 의상도 그랬고, 퍼포먼스에서도 안 되는 부분들이 많았어요. 방송 관계자 분들의 개입도 당연히 있었고요. 그래서 퍼포먼스를 100% 편안하게 준비하지는 못했다는 게 아쉬워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특히 한국 분들이 국뽕으로 칭찬해 주셨지요.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생각뿐이에요.


Q. 요즘 저스트 절크가 보여주려고 하는 안무의 선, 색깔은 무엇인가요?

예전에는 저스트 절크의 색깔이 정말 또렷했어요. 정말 한국적인, 그리고 칼군무. 그런 이미지가 워낙 강하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저희에게 다양한 춤 스타일이 있다는 생각을 못 하시더라고요. 저희는 힙합을 굉장히 좋아하고 그래서 춤을 시작했는데, 힙합적인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그래서 더 다양한 구성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크루 중에서 어떤 친구는 재즈틱한 스타일로 춤을 추고, 어떤 친구는 굉장히 걸리시한 스타일로 춤을 추고, 팝핀 프리스타일을 굉장히 잘하는 친구도 있고, 비보잉을 잘하는 친구도 있고, 다양한 멤버들의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이것저것 많이 구상하고 있어요.

저희는 퍼포먼스를 만들기 전에 콘셉트를 먼저 정해요. 이번에는 힙합 퍼포먼스로 하자, 이번에는 사이버틱한 느낌으로 하자. 그러면 그때그때 그 부분을 잘하는 친구에게 한 파트 안무를 맡겨요. 그리고 그것을 수정해서 퍼포먼스를 만들지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퍼포먼스에 개입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저희에게 중요해요. 예전에는 리더 영제이, 저, S.ONE 이렇게 셋이서 퍼포먼스에 많이 개입하고 안무를 창작했다면, 요즘에는 셋뿐만 아니라 동생들도 다양하게 섞일 수 있게끔 하고 있어요. 워낙 다들 머릿속에 있는 추구미와 취향이 다르다 보니 그런 것들을 한 번에 섞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 제이 호와의 인터뷰 두 번째 편 이어서 읽기



인터뷰  | 신태진
사진 제공 | 최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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