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책과 창작물이 펼치는 독창성과 다양성의 축제 - 2026 제주북페어

2026-03-09


봄이 되면 제주에 꽃향기뿐 아니라 책 향기도 가득해 집니다. 매년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제주북페어 덕분이지요. 올해 여섯 번째를 맞이한 제주북페어의 올해 슬로건은 ‘마주보고, 만나는 – 탐험하는 시간’입니다. 독립출판물 제작자, 소규모 출판사, 그리고 독립서점 200팀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를 만나고 독자들을 만나는 2026 제주북페어의 프리뷰. 브릭스 매거진에서 제주북페어를 운영하는 탐라도서관 김은영 담당자를 만나보았습니다.


52bf88c17bdf9.jpg제주북페어를 주최하는 탐라도서관


Q. 제주북페어가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이했습니다. 담당자로서 어떤 북페어가 되길 바라시나요?

제가 올해 1월에 인사 발령을 받아 새로이 제주북페어 담당자가 되었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며 제주북페어 개최일이 다가올수록 걱정도 커지고 있지만, 무탈하게 잘 개최하는 것이 제 나름의 목표입니다.


다행히 북페어, 전시, 세미나 등 기본 구성은 이미 갖춰져 있고, 외부 추진 위원단 분들께서도 많은 도움을 주고 계세요. 탐라도서관은 물론, 외부 추진 위원단에서도 제주북페어만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b7dfb2acf9662.jpg2025 제주북페어 현장 | 탐라도서관 제공


Q. 올해 제주북페어의 모토가 책과 창작물이 펼치는 독창성, 다양성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올해는 제주북페어 참가팀만이 보여주실 수 있는 독창성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어요. 독창성이 확보되면 자연스레 다양성도 갖춰질 거라고 보고요. 특히 올해는 책에서 파생된 제품인 굿즈보다 책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참가 신청서도 참가팀만의 특색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 그러니까 참가팀의 대표 도서(대표작)를 강조하실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했습니다. 실제로 신청서를 받아보니 많은 분들이 저희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써주신 것 같아요.


또, 참가팀의 창의성을 집중적으로 보기 위해 심사위원분들께서 참가팀의 인스타그램 등 SNS 계정을 모두 들어가서 확인하셨어요. 대표작은 물론, 참가팀들의 활동도 심사 기준에 반영하셨습니다. 그만큼 심사위원분들이 수고를 많이 하셨는데요, 확정은 아니지만 내년에는 참가 신청서에서 참가팀의 포트폴리오도 받는 방식으로 변경할지도 고민하고 있어요.


779cdb854b5d2.jpg2025 제주북페어 현장 | 탐라도서관 제공


Q. 지난 제주북페어에서 보신 작품 중 기억에 남으신 게 있으신가요?

첫 제주북페어에서 제주에 거주하시며 동네 이야기를 기록하시는 분들을 만났어요. 동네 이야기라는 게 그분들이 기록하지 않으면 남지 않을 이야기잖아요. 그걸 기록하여 책으로 만드신다는 게 인상 깊었어요.


올해도 참가팀들이 다양한 주제로 기록을 하셨어요. 갑작스레 병을 진단받고 기록을 시작하신 분도 있고, 관계의 변화 때문에 기록을 시작하신 분도 있고, 기록을 시작한 계기도 정말 다양했어요. 인쇄물의 출판 형태도 다양하고요.


글을 읽는 모임으로 출발해서 제작자로 활동 범위를 넓힌 팀들과 번역가가 직접 기획하고 번역과 감수까지 책임지는 프랑스 문학 전문 출판사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러한 팀들의 존재는 책을 통해 독자와 만나는 접점을 넓혀주고 출판문화도 입체적으로 만들어 준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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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주북페어 현장 | 탐라도서관 제공


Q. 올해 참가 신청한 팀의 규모와 지역 비율은 어떤가요? 지난 제주북페어를 보니 외국인 참가팀도 많으시더군요.

제주북페어는 매년 200팀의 참가자가 참여하는데요, 올해는 그 두 배수가 신청하셨어요. 올해는 참가 신청서 지역 구분에서 서울‧경기‧강원권을 하나로 묶었는데, 참가자 지역 비율은 이 세 지역이 절반을 넘게 차지했어요. 그다음으로 많은 지역이 제주이고요.


외국인 참가팀도 꾸준히 늘고 있어요. 그래서 제주북페어 모집 공고를 영문으로도 내고 있고요. 올해는 15팀이 신청하셨는데, 일본 5팀, 중국 5팀으로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습니다. 아무래도 일본, 중국, 대만 쪽은 지리적으로 가까우니까 참여가 가능하신 것 같아요. 독립 창작물을 만드는 팀도 있고, 서점을 하시는 팀도 있으세요.


Q. 제주북페어를 관람하시는 분들은 주로 어느 지역 분들이신가요?

작년 응답률을 봤을 때 관람객의 80%는 제주 도민이고요, 20%가 도외에서 오신 분들이었어요. 이런 비율을 봤을 때, 제주도분들이 가장 많이 오시기는 하지만, 제주북페어가 제주도 자체만의 행사는 아닌 것 같긴 해요.


86d61e93c7928.jpg2025 제주북페어 현장 | 탐라도서관 제공


Q. 올해는 작년보다 한 시간 일찍, 오후 5시에 제주북페어 마감합니다. 운영 시간이 짧아진 이유가 있나요?

작년부터 참가자분들이 행사 후 남은 짐을 다시 가져가시는 택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그런데 작년에 6시에 끝나고 택배를 모으다 보니 그날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야 하시는 참가자분들이 시간이 많이 부족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는 폐장 시간을 조금 앞당겼습니다.


Q. 2026 제주북페어에서 예정된 전시와 세미나, 체험 코너는 무엇이 있나요?

올해도 해외 참가팀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분들을 섭외하여 세미나를 열려고 하고 있어요. 그분들 입장에서 봤을 때 제주북페어는 해외 페어이잖아요. 저희 참가자분들께서도 해외 페어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이 계실 것 같아 해외 참가팀의 경험을 함께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해 보려고 하고 있어요.


참가가 확정된 팀들에게 대표작 소개와 이미지를 받고 대표작을 구매하여 그 책들을 별도의 코너를 마련하여 전시하고자 해요. 관람객들이 그 책을 읽고 부스를 찾아갈 수 있도록요. 그리고 참가자분들 모두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던 4.3 전시 또한 올해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 저희 제주북페어를 찾으시는 관람객의 연령대가 많이 젊다 보니 데리고 오시는 어린 자녀분들이 할 수 있는 체험도 필요해서 올해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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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제주북페어가 지금처럼 성장하고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주북페어가 계속 이 형태에 이 정도 규모로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제주북페어에 가면 뭔가 좀 다른 게 있다는 걸 보여드렸기 때문 아닐까 싶어요. 제주북페어는 참가팀에 차등을 두거나 하지 않고 모든 분들이 똑같은 크기의 부스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동등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있어요. 120cm라는 책상 안에 본인만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서 정말 노력을 많이 하시지요. 그런 데서 창의성이 나오기도 하고요. 이러한 수평 문화의 흐름 속에서 지방임에도 자유롭게 책으로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이 제주북페어의 원동력 아닐까 싶어요.


제주에 거주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도 수도권으로 가야만 볼 수 있는 북페어를 지역 안에서 경험하시고 체험하실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고요.

 

Q. 제주북페어를 개최하는 탐라도서관에 관해서도 소개해 주세요.

탐라도서관은 1989년 개관한 시립 공공도서관입니다. 이곳에는 제주시 서부 지역의 도서관 세 곳인 탐라, 한경, 애월 도서관을 운영하는 행정부서도 있어요.


설립된 지 오래된 도서관이지만, 작년에 어린이 친화 공간 조성 리모델링을 했어요. 어린이 도서관이 두 배 정도 확대됐고, 막혀 있던 열람실도 벽을 허물어 개방성을 두었어요. 또, 3층에 책을 읽는 공간도 넓게 확보했고요, 보존 서고에 있던 서적들도 자료실로 나오면서 도서관을 찾아오시는 분들의 자료 접근성이 좋아졌어요. 독립출판 특화사업의 일환으로 1층에는 독립출판물 코너를 따로 운영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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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도서관 어린이도서관과 독립출판물 코너

 

Q. 제주에는 특색 있는 도서관도 많습니다. 혹시 탐라도서관 외에도 가보길 추천하는 도서관이 있으신가요?

모르시는 분이 많은데, 저도 근무했던 애월도서관이 2층에서 바다가 보여요. 바다를 보며 독서를 할 수 있는 공간이지요. 이제 공사를 시작했는데, 공사하고 나면 더 멋져질 테니까 애월도서관을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또, 공공도서관은 아니지만 김영수도서관도 가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주북초의 도서관, 창고, 관사를 도서관으로 바꾼 곳인데 한옥 같은 내외부가 굉장히 독특해요. 외부 사업에서도 김영수도서관이란 이름을 자주 볼 수 있을 만큼 열심히 활동하시고요.


제주북페어가 봄꽃이 피는 시기에 개최되니 관람 후에 벚꽃 구경을 가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주시 우당도서관도 추천해 드려요. 도서관 옆에 사라봉과 별도봉이 있는데요, 별도봉 산책 코스를 따라가면 바다를 끼고 걸으며 벚꽃도 구경하실 수 있고 그늘엔 동백도 남아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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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탐라도서관
인터뷰 | 신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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