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서사가 부족하다 하고, 누구는 한정된 시간 안에 서사보다 음악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합니다. 팝의 동의어, 마이클잭슨. 마이클잭슨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마이클>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더군요. 관객 스스로 느끼게 하지 않고 등장인물이 관객이 무엇을 느꼈으면 좋은지 강요하는 안일한 장치 범벅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그의 음악, 그 퍼포먼스, 어쩌겠습니까. 마이클잭슨, 뭉클하게 반해버렸지요. 영화를 보고 나오며 이 영화를 함께 이야기하면 좋을 한 사람을 떠올렸습니다. 한국에서는 정말 딱 한 사람, 한국 최고의 마이클 잭슨 수집가 유승훈. 서울에서 거제까지, 꽤나 먼 길, 괜찮습니다, 딱 하나뿐인 그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이니까요.

언제부터 거제에 사셨나요?
고향은 부산이고, 부산에 있는 대학에서 요리를 전공했어요. 졸업하고 부산 해운대에 있는 직장에서 일을 하다 서울에서 일을 배우고 싶어서 코엑스에 있는 호텔 레스토랑에 일을 했어요. 그러다 집에 일이 생겨 다시 부산으로 내려와 일을 하다 같이 일하던 선배님이 거제도에 오성호텔이 새로 문을 여는데 지원해 보라 하셔서 오픈 멤버로 합류하게 됐고, 지금까지 계속 일하고 있습니다. 그게 21년 전이네요.
수집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당연히 서울이나 수도권에 산다고 생각해요. 사실 제 주변을 찾아 봐도 뭔가를 수집하는 사람이 없기는 해요. 정보도 한정돼 있고, 물건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아요. 물건이 나와도 직접 보고 결정해야 할 경우 거제에서 서울까지 올라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한편으로 거제에 사는 게 굉장한 이점이 있기도 해요. 서울이나 경기도에 비해 집값이 싸고, 생활비도 적게 들어요. 제가 딸이 둘인데, 한창 교육비가 많이 들어갈 때예요. 만약 거제에 살지 않았다면 수집에 돈을 쓸 여유가 없었을 거예요. 생활비, 교육비 외에 조금 여유를 가질 수 있으니까 지금까지 계속 수집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저한테 거제는 기회의 땅이기도 해요.
거제는 어떤 도시인가요?
거제도에는 원래 양대 조선소가 있어서 도시 재정이 부유했고,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관광으로도 좋은 곳이에요. 물론 제주도만큼 관광할 곳이 많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고,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있고, 함부로 개발을 못하는 곳들이 많아서 자연이 잘 지켜지고 있어요. 생활 만족도가 높은 편이에요. 뉴스에서는 요새 조선 수주가 잘 돼서 조선 경기가 좋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임금도 줄고 예전 같지는 않아요. 저는 호텔 쪽 일을 하다 보니 비즈니스 출장이나 그런 경기에 민감한 편인데, 예전만큼 일이 활발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도 많이 빠져 나갔어요.
관광지로 보자면, 해산물, 회가 당연히 맛있을 수밖에 없고, 겨울 되면 굴 요리가 좋은데, 통영 굴만큼 유명하지가 않은 건 아무래도 거제가 관광보다는 산업도시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다음에 여행으로 거제에 오시게 되면 지세포나 학동 몽돌해변에 가보세요. 지세포는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는 풍경이 좋고, 몽돌해변에 가면 모래가 아닌 자갈이 파도에 부딪치면서 나는 소리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거제도 내에 자그마한 섬들이 몇 개 있는데 그게 다리로 연결돼 있어요. 각 섬마다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 기념관을 꿈꾸는 유승훈 관장
마이클 잭슨 말고도 그 전에 따로 수집하신 게 있으신가요?
초등학교 때 우표 수집 많이 하지 않았습니까? 저도 거기에서 시작했어요. 그 다음에 공중전화 카드도 모으고, 음반이든 뭐든 한꺼번에 사기보다는 꾸준하게 하나씩 사서 모았어요. 그때 모은 것들이 아직 부산 기장에 있는 고향집에 있습니다. 가장 많이 모았던 건 카세트테이프인데, 음악을 좋아했어요. 그때는 주로 가요를, 서태지, 듀스, 공일오비, 조용필 선생님, 좋아하는 가수가 많았습니다. 얼마 전에 부산에서 조용필 선생님 공연을 봤어요. 나이가 있으신데 정말 대단하시더라고요.

마이클잭슨의 팬이 된 건 언제부터였나요?
1997년, 고등학교 다닐 때예요. 제가 자주 다니던 단골 레코드 가게가 있는데, 마이클 잭슨 신보 포스터가 붙어 있었어요. 한번 사서 들어봐야겠다, 그랬어요. <블러드 온 더 댄스 플로어Blood on the Dance Floor: HIStory in the Mix>라고 리믹스 앨범이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HIStory: Past, Present and Future, Book I>의 곡들의 리믹스 버전과 신곡이 들어 있는 앨범인데, 그 전까지는 마이클 잭슨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당연히 누군지 알고는 있었지만 깊이 들어 본 적이 없었는데, 충격을 받았어요. 그전에 들었던 음악들하고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한국, 일본, 미국, 유럽 여러 나라에서 발매된 음반 컬렉션
기존에 제가 듣던 음악들과 너무 차이가 나니까, 이게 몇 십 년은 앞서가는 느낌이었어요.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듣고 나니 다른 음악들은 귀가 심심하다, 그런 느낌도 들더라고요. 마이클 잭슨의 음악 안에는 최대한 집어넣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다 압축되어 있어서 여기에서 더 만족할 수 없게끔 만들어 버려요. 사운드도 가득 차 있지만, 목소리도 여자 아닌가 싶게 독특하고, 노래를 정말 잘 하잖아요. 그때 빠져들어서 지금까지 계속 충성하고 있습니다.

처음 구입했던 카세트테이프
그래도 마이클 잭슨인데 소리만으로 만족이 안 되는 부분이 있지 않았나요?
저는 음반으로 먼저 접하기도 했고,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가 아니었잖아요. 마이클 잭슨 뮤직비디오가 비디오테이프로 출시된 게 있다는 걸 알고, 그걸 사서 수백 번은 본 것 같아요. 마이클 잭슨은 듣는 것도 있지만 보는 부분도 정말 크지요. 비디오를 보면서 혼자 춤 연습도 하고 그랬어요. 춤을 잘 못 추는데, 하도 따라 하니까 어디 가서 장기자랑 할 정도는 되더라고요.

첫 음반부터 바로 수집이 시작된 거군요.
네, 그렇지요. 당시는 테이프였던 과거 앨범을 하나둘 사게 되고, 그 다음에 CD를 사고 그 다음에는 레코드판을 사고, 그러다가 다른 버전들이나 다른 나라에서 발매된 음반들도 사서 모았어요. 싱글 레코드, 백판이라고 아시지요? 한국에서는 정식 음반이 아니라고 해서 백판의 가치를 안 쳐주는데 저는 단색으로 인쇄된 것도 예쁘더라고요. 그것들도 색깔별로 모았어요.

그 많은 앨범들 중에서 특히 마음에 들거나 아끼는 음반이 있나요?
저한테 최고는 97년도에 처음 들었던 <블러드 온 더 댄스 플로어> 리믹스 앨범이에요. <스릴러Thriller>나 <배드Bad>, <댄저러스Dangerous> 앨범도 정말 대단하지만 저한테는 제가 가장 처음 들었던 음반이 가장 애착이 갈 수밖에 없지요.

마이클 잭슨의 희귀 앨범 <스마일>
구하는 게 정말 힘들어서 아끼는 음반이 있는데, <스마일Smile> 싱글 LP예요. 원래는 <HIStory: Past, Present and Future, Book I>에 들어 있는 노래인데, 정식 발매를 하려다 취소되었습니다. 아주 잠깐 판매했다가 홍보사에서 전량 수거하고 폐기 처분했는데, 그 잠깐 판매하던 당시에 사서 소장하는 일부 팬들만 이 앨범의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 앨범 중에서 가장 희귀한 겁니다. 가격도 정말 고가입니다. <스마일>은 찰리 채플린이 만든 노래인데 영화 <모던 타임즈> 주제곡이에요. 마이클 잭슨이 이 노래를 워낙 좋아해서, 이번 <마이클> 영화에도 마이클 잭슨이 이 영화를 보는 장면이 나와요. 정말 어렵게 구했고, 구한다고 구해지는 음반도 아니라, 가장 아끼는 음반이라면 이거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어떤 걸 수집해야 하는지 정보는 어디서 알 수 있는 건가요?
지금은 해외수집가들과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고, 한국에는 없는 어떤 물건이 있다 하면 이베이에 검색해 봐도 돼요. 예전에는 네이버의 ‘문워커’ 등 주로 팬카페에서 정보를 얻었어요. 요즘은 인스타그램으로 해외 수집가들하고 소통하는데 웬만한 건 그 친구들이 다 알려줘요. 요새는 한국에 있는 물건들을 물어보는 다른 나라 수집가들도 많아요. 한국에서 만든 포스터나 앨범, 공연 티켓 같은 것들은 여기 아니면 구하지 못하니까요. 판매를 하지는 않고요, 서로 교환을 하는 식이에요.
한국에서 <마이클> 개봉 프로모션으로 응원봉을 제작해서 선착순으로 나눠 줬는데, 그건 정말 한국에서만 가능한 일이잖아요. 그게 해외에서 뭐랄까, 난리가 나서 연락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저도 하나 있긴 한데, 다른 걸 구해줘야 하니까 판매 사이트에 올라온 걸 사서 보내줬어요. 워낙 소량이고 이런 굿즈들은 갈수록 값어치가 오르지요.

새로운 굿즈 같은 것들도 모으시는군요.
마이클 잭슨이 살아있을 때 만들어진 것들과 비교하면 가치에 차이가 있긴 해요. 하지만 저는 그런 가치를 모은다기보다 마이클 잭슨이 어떤 사람이다, 이런 물건들도 있다, 그런 걸 알리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새로 만들어진 물건도 좋아합니다. 수집이라는 게 누구나 가치를 알고 있는 것만 모으면 재미가 없어요. 그때그때 만들어진 것들을 수집하고 사람들하고 나누고, 또 이런 것도 만들어졌다는 걸 알리고. 가치에 대해서는 그렇게 따지지 않습니다.

내한 공연 포스터와 부산의 레코드점 창문에 붙어 있던 앨범 홍보 포스터
그래도 이건 정말 갖고 싶다, 그런 건 없나요?
지금 아내와 이야기 나누고 있는 게 있는데, <마이클> 영화를 보고 나서 아내가 마이클의 의상을 하나 사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마이클 잭슨 팬들이 가장 원하는 건 물론 마이클 잭슨이 입었던 의상이나 장갑, 모자 그런 것들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진짜 마이클 잭슨이 썼던 것은 최소 몇 천만 원에서 수십 억 하겠지요. 그렇다고 인터넷 검색으로 나오는 것들은 조잡해서 살 수는 없고요. 그래서 생각한 게 앙드레 김 의상실에서 마이클 잭슨의 옷을 제작한 적이 있는데 당시 그 옷을 디자인한 분이 아직 일을 하고 계신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앙드레 김 의상실은 아드님이 운영하고 계신데 거기와 연락해서 영화에서 나왔던 파란 재킷을 하나 제작하려고 하고 있어요. 100%는 아니겠지만 90% 정도는 흡사할 거라고 하셔서 6월 초 서울에서 뵙기로 했습니다.
아내 분도 마이클 잭슨 팬이셨나요?
제가 마이크 잭슨 팬카페에 제가 모은 <History> 음반을 올리면서 한국반이 빠졌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그때 어떤 회원 분이 제가 없는 앨범을 가지고 계시다고, 그걸 보내주겠다고 댓글을 남기셨어요. 그리고 도착한 음반은 미개봉 미국반이었습니다. 그걸 시작으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마이클 잭슨의 생일인 8월 29일 마이클 잭슨이 공연을 했던 서울 잠실 주경기장 앞에서 팬카페 모임을 했는데, 그 모임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보게 되고, 지금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고 살고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이 맺어 준 국내 공식 1호 부부
마이클 잭슨 덕분에 결혼까지 하게 되셨군요.
그렇기 때문에 마이클 잭슨을 더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아내를 만난 일 말고도 마이클 잭슨과 관련된 이야기가 또 있어요. 학교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호텔에 처음 취직하고 얼마 안 됐을 때입니다. 칼도 못 잡던 시절이에요. 회사 회식에서 장기자랑을 했는데, 제가 <빌리 진> 춤을 췄어요. 총괄 셰프님이 프랑스 분이셨는데, 마이클 잭슨 노래를 좋아하셨나 봐요. 거기에 춤까지 추니까 정말 좋아하시면서 다음 날 바로 다른 레스토랑으로 발령을 내고 요리를 하게 해 주셨어요. 마이클 잭슨은 제 인생을 진짜 180도 바꿔준 사람입니다.

내한 공연 당시 호텔에서 그의 아내가 직접 찍은 사진과 공연 관계자들에게만 나눠 준 간식 캔.
영화 <마이클>은 개봉날 보셨겠지요? 어떠셨어요?
개봉 첫날 바로 봤습니다. 시사회에 초대되긴 했는데, 서울이라서 직장 때문에 못 갔습니다. 전기 스토리가 약하다 그런 이야기가 있지만 저는 생각보다 잘 만든 것 같아요. 저야 어차피 스토리는 다 알고 있어서 스토리에 치중하면 재미가 없었을 것 같아요. 영화라는 게 마이클 잭슨을 모르는 사람들도 두 시간 안에 마이클 잭슨이 어떤 인물인지 알 수도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그 정도로 다룬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중간 중간 마이클 잭슨이 공연이 나오는데, 감독도 러닝타임 안에 보여 줄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주려고 다 쏟아내지 않았나 싶어요.
지금까지 8번 봤고 10번은 넘게 보게 되겠지요. 그렇게 많이 봐도 지루하지 않은 게 <마이클>은 영화를 본다기보다 영화관이라는 좋은 사운드에서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듣는 거라 집이나 차에서 듣는 것과 달라요. 공연을 본다는 느낌도 있어서 퇴근하고 시간 나면 보러가고는 합니다. 하루에 연속으로 두 번 본 적도 있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던데요. 마이클 잭슨의 이야기가 영화로 나왔는데, 그걸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살면서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상영하고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봐야지요.
아이들도 같이 간 적이 있나요?
둘째는 한 번 갔고요, 큰 아이는 지금 사춘기라, 몰라, 하고 방으로 들어가 버려서 같이 못 갔습니다. 어려서부터 얼마나 많이 듣고 보고 했겠어요. 지겨울 만도 하지요. 제가 새로운 수집품을 들여오거나 하면, 아이고 또 저러는구나, 하고 봐요. 와이프하고는 한 번 같이 갔는데, 가장 가까운 아이맥스 영화관이 창원에 있어서 거기 가서 영화 보고 밥 먹고 그랬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 때는 이 정도의 혹평은 없었는데 유독 마이클 잭슨의 이야기라 이렇게 반응하나 안타까운 마음도 있어요. 저메인 잭슨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영화를 볼 마음이 안 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마이클 잭슨의 무고한 혐의들이 다 무죄 판결 날 때 형들이 다 같이 지지해 주었고, 다 지나 간 과거라 저는 그런 외적인 일에 개의치 않습니다.
2편이 예고가 된 것 같더라고요.
네 맞습니다. 제가 1997년부터 마이클 잭슨을 좋아했으니까 백반증에 걸렸다, 피부 탈색을 했다, 성형 부작용이다, 아동 성추행을 했다, 너무나 훌륭한 뮤지션이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에 휘말려 가지고 완전히 바닥으로 내려갔던 시기였습니다. 아마 2편에서 아동 성추행 이야기를 안 담을 수는 없을 거예요. 1편보다는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이 실릴 것 같고, 또 <배드> 음반 이후로 마이클 잭슨이 외모도 완전히 바뀌어 가기 때문에 주인공 자파 잭슨이 과연 그 모습을 어떻게 재현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공연을 재연하는 것도 <댄저러스> 이후로는 무대 규모가 엄청나게 커지고 장비 스케일도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과연 얼마만큼 완벽하게 재연할 수 있을까, 그게 관건인 것 같습니다.
영화 <마이클>로 마이클 잭슨을 알게 된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저도 <블러드> 음반을 듣기 전까지는 마이클 잭슨의 이미지가 안 좋았습니다. 이런 저런 소문도 많고, 외모도 이상하고. 그런데 음악을 들으니까 그런 게 진짜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저 소문일 뿐이고, 정말 멋진 음악가에 인격도 아주 훌륭한 사람이었어요.
마이클 잭슨은 참 모범생이었지요. 본인은 가수 활동을 하느라 학교를 다닐 시간이 없었지만 욕을 하지도 않았고, 술도 마시지 않았고, 책을 많이 읽고 늘 주변을 도와주려 했어요. 어느 해외 공연을 가도 항상 아이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가서 선물해 주고, 그 나라에 필요한 부분들을 직접 도와주고, 자선 단체에 기부도 많이 했어요. 가수 이전에 인성이 완성된 사람이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음악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마이클 잭슨을 알려면 일단 앨범을 사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 번에 다 사니는 게 어려우니 일단 베스트 앨범부터 한 개 사고 음악이 마음에 들면 <Off the wall>, <Thriller>, <Bad>, <Dangerous>, <History>, <Invincible>, 앨범을 차례대로 한 장씩 들어 보면 마이클 잭슨의 음악에 좀 더 깊이 빠져들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많은 수집품들을 밖으로 보여주실 계획은 없으신가요?
그게 참 아쉽더라고요. 9월 달에 마이크 잭슨 한국 공연 30주년 기념으로 미국에서 추모 공연팀이 온다고 하는데 그때 서울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자료들을 전시하면 좋겠다는 제안이 왔어요. 정말 아쉽게도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제가 전시할 만한 자료를 골라서 서울로 가져가야 하고 자료 설명도 해야 하는데, 서울까지 가는 것도 그렇고, 직장도 나가야 하니까 불가능하겠더라고요.

마이클 잭슨의 역사를 저 혼자 간직하고 보는 게 아쉽기는 합니다. 나중에 테마 카페를 차릴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직장을 그만두고 가게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아이들이 독립을 할 때쯤에는 부산에 있는 자료들과 다 함께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날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은 저 혼자 마이클 잭슨 기념관이라 부르는 장소지만, 마이클 잭슨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진짜 기념관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인터뷰 | 이주호 에디터
누구는 서사가 부족하다 하고, 누구는 한정된 시간 안에 서사보다 음악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합니다. 팝의 동의어, 마이클잭슨. 마이클잭슨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마이클>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더군요. 관객 스스로 느끼게 하지 않고 등장인물이 관객이 무엇을 느꼈으면 좋은지 강요하는 안일한 장치 범벅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그의 음악, 그 퍼포먼스, 어쩌겠습니까. 마이클잭슨, 뭉클하게 반해버렸지요. 영화를 보고 나오며 이 영화를 함께 이야기하면 좋을 한 사람을 떠올렸습니다. 한국에서는 정말 딱 한 사람, 한국 최고의 마이클 잭슨 수집가 유승훈. 서울에서 거제까지, 꽤나 먼 길, 괜찮습니다, 딱 하나뿐인 그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이니까요.
언제부터 거제에 사셨나요?
고향은 부산이고, 부산에 있는 대학에서 요리를 전공했어요. 졸업하고 부산 해운대에 있는 직장에서 일을 하다 서울에서 일을 배우고 싶어서 코엑스에 있는 호텔 레스토랑에 일을 했어요. 그러다 집에 일이 생겨 다시 부산으로 내려와 일을 하다 같이 일하던 선배님이 거제도에 오성호텔이 새로 문을 여는데 지원해 보라 하셔서 오픈 멤버로 합류하게 됐고, 지금까지 계속 일하고 있습니다. 그게 21년 전이네요.
수집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당연히 서울이나 수도권에 산다고 생각해요. 사실 제 주변을 찾아 봐도 뭔가를 수집하는 사람이 없기는 해요. 정보도 한정돼 있고, 물건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아요. 물건이 나와도 직접 보고 결정해야 할 경우 거제에서 서울까지 올라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한편으로 거제에 사는 게 굉장한 이점이 있기도 해요. 서울이나 경기도에 비해 집값이 싸고, 생활비도 적게 들어요. 제가 딸이 둘인데, 한창 교육비가 많이 들어갈 때예요. 만약 거제에 살지 않았다면 수집에 돈을 쓸 여유가 없었을 거예요. 생활비, 교육비 외에 조금 여유를 가질 수 있으니까 지금까지 계속 수집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저한테 거제는 기회의 땅이기도 해요.
거제는 어떤 도시인가요?
거제도에는 원래 양대 조선소가 있어서 도시 재정이 부유했고,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관광으로도 좋은 곳이에요. 물론 제주도만큼 관광할 곳이 많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고,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있고, 함부로 개발을 못하는 곳들이 많아서 자연이 잘 지켜지고 있어요. 생활 만족도가 높은 편이에요. 뉴스에서는 요새 조선 수주가 잘 돼서 조선 경기가 좋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임금도 줄고 예전 같지는 않아요. 저는 호텔 쪽 일을 하다 보니 비즈니스 출장이나 그런 경기에 민감한 편인데, 예전만큼 일이 활발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도 많이 빠져 나갔어요.
관광지로 보자면, 해산물, 회가 당연히 맛있을 수밖에 없고, 겨울 되면 굴 요리가 좋은데, 통영 굴만큼 유명하지가 않은 건 아무래도 거제가 관광보다는 산업도시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다음에 여행으로 거제에 오시게 되면 지세포나 학동 몽돌해변에 가보세요. 지세포는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는 풍경이 좋고, 몽돌해변에 가면 모래가 아닌 자갈이 파도에 부딪치면서 나는 소리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거제도 내에 자그마한 섬들이 몇 개 있는데 그게 다리로 연결돼 있어요. 각 섬마다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 기념관을 꿈꾸는 유승훈 관장
마이클 잭슨 말고도 그 전에 따로 수집하신 게 있으신가요?
초등학교 때 우표 수집 많이 하지 않았습니까? 저도 거기에서 시작했어요. 그 다음에 공중전화 카드도 모으고, 음반이든 뭐든 한꺼번에 사기보다는 꾸준하게 하나씩 사서 모았어요. 그때 모은 것들이 아직 부산 기장에 있는 고향집에 있습니다. 가장 많이 모았던 건 카세트테이프인데, 음악을 좋아했어요. 그때는 주로 가요를, 서태지, 듀스, 공일오비, 조용필 선생님, 좋아하는 가수가 많았습니다. 얼마 전에 부산에서 조용필 선생님 공연을 봤어요. 나이가 있으신데 정말 대단하시더라고요.
마이클잭슨의 팬이 된 건 언제부터였나요?
1997년, 고등학교 다닐 때예요. 제가 자주 다니던 단골 레코드 가게가 있는데, 마이클 잭슨 신보 포스터가 붙어 있었어요. 한번 사서 들어봐야겠다, 그랬어요. <블러드 온 더 댄스 플로어Blood on the Dance Floor: HIStory in the Mix>라고 리믹스 앨범이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HIStory: Past, Present and Future, Book I>의 곡들의 리믹스 버전과 신곡이 들어 있는 앨범인데, 그 전까지는 마이클 잭슨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당연히 누군지 알고는 있었지만 깊이 들어 본 적이 없었는데, 충격을 받았어요. 그전에 들었던 음악들하고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한국, 일본, 미국, 유럽 여러 나라에서 발매된 음반 컬렉션
기존에 제가 듣던 음악들과 너무 차이가 나니까, 이게 몇 십 년은 앞서가는 느낌이었어요.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듣고 나니 다른 음악들은 귀가 심심하다, 그런 느낌도 들더라고요. 마이클 잭슨의 음악 안에는 최대한 집어넣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다 압축되어 있어서 여기에서 더 만족할 수 없게끔 만들어 버려요. 사운드도 가득 차 있지만, 목소리도 여자 아닌가 싶게 독특하고, 노래를 정말 잘 하잖아요. 그때 빠져들어서 지금까지 계속 충성하고 있습니다.
처음 구입했던 카세트테이프
그래도 마이클 잭슨인데 소리만으로 만족이 안 되는 부분이 있지 않았나요?
저는 음반으로 먼저 접하기도 했고,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가 아니었잖아요. 마이클 잭슨 뮤직비디오가 비디오테이프로 출시된 게 있다는 걸 알고, 그걸 사서 수백 번은 본 것 같아요. 마이클 잭슨은 듣는 것도 있지만 보는 부분도 정말 크지요. 비디오를 보면서 혼자 춤 연습도 하고 그랬어요. 춤을 잘 못 추는데, 하도 따라 하니까 어디 가서 장기자랑 할 정도는 되더라고요.
첫 음반부터 바로 수집이 시작된 거군요.
네, 그렇지요. 당시는 테이프였던 과거 앨범을 하나둘 사게 되고, 그 다음에 CD를 사고 그 다음에는 레코드판을 사고, 그러다가 다른 버전들이나 다른 나라에서 발매된 음반들도 사서 모았어요. 싱글 레코드, 백판이라고 아시지요? 한국에서는 정식 음반이 아니라고 해서 백판의 가치를 안 쳐주는데 저는 단색으로 인쇄된 것도 예쁘더라고요. 그것들도 색깔별로 모았어요.
그 많은 앨범들 중에서 특히 마음에 들거나 아끼는 음반이 있나요?
저한테 최고는 97년도에 처음 들었던 <블러드 온 더 댄스 플로어> 리믹스 앨범이에요. <스릴러Thriller>나 <배드Bad>, <댄저러스Dangerous> 앨범도 정말 대단하지만 저한테는 제가 가장 처음 들었던 음반이 가장 애착이 갈 수밖에 없지요.
마이클 잭슨의 희귀 앨범 <스마일>
구하는 게 정말 힘들어서 아끼는 음반이 있는데, <스마일Smile> 싱글 LP예요. 원래는 <HIStory: Past, Present and Future, Book I>에 들어 있는 노래인데, 정식 발매를 하려다 취소되었습니다. 아주 잠깐 판매했다가 홍보사에서 전량 수거하고 폐기 처분했는데, 그 잠깐 판매하던 당시에 사서 소장하는 일부 팬들만 이 앨범의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 앨범 중에서 가장 희귀한 겁니다. 가격도 정말 고가입니다. <스마일>은 찰리 채플린이 만든 노래인데 영화 <모던 타임즈> 주제곡이에요. 마이클 잭슨이 이 노래를 워낙 좋아해서, 이번 <마이클> 영화에도 마이클 잭슨이 이 영화를 보는 장면이 나와요. 정말 어렵게 구했고, 구한다고 구해지는 음반도 아니라, 가장 아끼는 음반이라면 이거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어떤 걸 수집해야 하는지 정보는 어디서 알 수 있는 건가요?
지금은 해외수집가들과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고, 한국에는 없는 어떤 물건이 있다 하면 이베이에 검색해 봐도 돼요. 예전에는 네이버의 ‘문워커’ 등 주로 팬카페에서 정보를 얻었어요. 요즘은 인스타그램으로 해외 수집가들하고 소통하는데 웬만한 건 그 친구들이 다 알려줘요. 요새는 한국에 있는 물건들을 물어보는 다른 나라 수집가들도 많아요. 한국에서 만든 포스터나 앨범, 공연 티켓 같은 것들은 여기 아니면 구하지 못하니까요. 판매를 하지는 않고요, 서로 교환을 하는 식이에요.
한국에서 <마이클> 개봉 프로모션으로 응원봉을 제작해서 선착순으로 나눠 줬는데, 그건 정말 한국에서만 가능한 일이잖아요. 그게 해외에서 뭐랄까, 난리가 나서 연락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저도 하나 있긴 한데, 다른 걸 구해줘야 하니까 판매 사이트에 올라온 걸 사서 보내줬어요. 워낙 소량이고 이런 굿즈들은 갈수록 값어치가 오르지요.
새로운 굿즈 같은 것들도 모으시는군요.
마이클 잭슨이 살아있을 때 만들어진 것들과 비교하면 가치에 차이가 있긴 해요. 하지만 저는 그런 가치를 모은다기보다 마이클 잭슨이 어떤 사람이다, 이런 물건들도 있다, 그런 걸 알리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새로 만들어진 물건도 좋아합니다. 수집이라는 게 누구나 가치를 알고 있는 것만 모으면 재미가 없어요. 그때그때 만들어진 것들을 수집하고 사람들하고 나누고, 또 이런 것도 만들어졌다는 걸 알리고. 가치에 대해서는 그렇게 따지지 않습니다.
내한 공연 포스터와 부산의 레코드점 창문에 붙어 있던 앨범 홍보 포스터
그래도 이건 정말 갖고 싶다, 그런 건 없나요?
지금 아내와 이야기 나누고 있는 게 있는데, <마이클> 영화를 보고 나서 아내가 마이클의 의상을 하나 사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마이클 잭슨 팬들이 가장 원하는 건 물론 마이클 잭슨이 입었던 의상이나 장갑, 모자 그런 것들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진짜 마이클 잭슨이 썼던 것은 최소 몇 천만 원에서 수십 억 하겠지요. 그렇다고 인터넷 검색으로 나오는 것들은 조잡해서 살 수는 없고요. 그래서 생각한 게 앙드레 김 의상실에서 마이클 잭슨의 옷을 제작한 적이 있는데 당시 그 옷을 디자인한 분이 아직 일을 하고 계신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앙드레 김 의상실은 아드님이 운영하고 계신데 거기와 연락해서 영화에서 나왔던 파란 재킷을 하나 제작하려고 하고 있어요. 100%는 아니겠지만 90% 정도는 흡사할 거라고 하셔서 6월 초 서울에서 뵙기로 했습니다.
아내 분도 마이클 잭슨 팬이셨나요?
제가 마이크 잭슨 팬카페에 제가 모은 <History> 음반을 올리면서 한국반이 빠졌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그때 어떤 회원 분이 제가 없는 앨범을 가지고 계시다고, 그걸 보내주겠다고 댓글을 남기셨어요. 그리고 도착한 음반은 미개봉 미국반이었습니다. 그걸 시작으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마이클 잭슨의 생일인 8월 29일 마이클 잭슨이 공연을 했던 서울 잠실 주경기장 앞에서 팬카페 모임을 했는데, 그 모임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보게 되고, 지금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고 살고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이 맺어 준 국내 공식 1호 부부
마이클 잭슨 덕분에 결혼까지 하게 되셨군요.
그렇기 때문에 마이클 잭슨을 더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아내를 만난 일 말고도 마이클 잭슨과 관련된 이야기가 또 있어요. 학교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호텔에 처음 취직하고 얼마 안 됐을 때입니다. 칼도 못 잡던 시절이에요. 회사 회식에서 장기자랑을 했는데, 제가 <빌리 진> 춤을 췄어요. 총괄 셰프님이 프랑스 분이셨는데, 마이클 잭슨 노래를 좋아하셨나 봐요. 거기에 춤까지 추니까 정말 좋아하시면서 다음 날 바로 다른 레스토랑으로 발령을 내고 요리를 하게 해 주셨어요. 마이클 잭슨은 제 인생을 진짜 180도 바꿔준 사람입니다.
내한 공연 당시 호텔에서 그의 아내가 직접 찍은 사진과 공연 관계자들에게만 나눠 준 간식 캔.
영화 <마이클>은 개봉날 보셨겠지요? 어떠셨어요?
개봉 첫날 바로 봤습니다. 시사회에 초대되긴 했는데, 서울이라서 직장 때문에 못 갔습니다. 전기 스토리가 약하다 그런 이야기가 있지만 저는 생각보다 잘 만든 것 같아요. 저야 어차피 스토리는 다 알고 있어서 스토리에 치중하면 재미가 없었을 것 같아요. 영화라는 게 마이클 잭슨을 모르는 사람들도 두 시간 안에 마이클 잭슨이 어떤 인물인지 알 수도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그 정도로 다룬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중간 중간 마이클 잭슨이 공연이 나오는데, 감독도 러닝타임 안에 보여 줄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주려고 다 쏟아내지 않았나 싶어요.
지금까지 8번 봤고 10번은 넘게 보게 되겠지요. 그렇게 많이 봐도 지루하지 않은 게 <마이클>은 영화를 본다기보다 영화관이라는 좋은 사운드에서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듣는 거라 집이나 차에서 듣는 것과 달라요. 공연을 본다는 느낌도 있어서 퇴근하고 시간 나면 보러가고는 합니다. 하루에 연속으로 두 번 본 적도 있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던데요. 마이클 잭슨의 이야기가 영화로 나왔는데, 그걸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살면서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상영하고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봐야지요.
아이들도 같이 간 적이 있나요?
둘째는 한 번 갔고요, 큰 아이는 지금 사춘기라, 몰라, 하고 방으로 들어가 버려서 같이 못 갔습니다. 어려서부터 얼마나 많이 듣고 보고 했겠어요. 지겨울 만도 하지요. 제가 새로운 수집품을 들여오거나 하면, 아이고 또 저러는구나, 하고 봐요. 와이프하고는 한 번 같이 갔는데, 가장 가까운 아이맥스 영화관이 창원에 있어서 거기 가서 영화 보고 밥 먹고 그랬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 때는 이 정도의 혹평은 없었는데 유독 마이클 잭슨의 이야기라 이렇게 반응하나 안타까운 마음도 있어요. 저메인 잭슨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영화를 볼 마음이 안 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마이클 잭슨의 무고한 혐의들이 다 무죄 판결 날 때 형들이 다 같이 지지해 주었고, 다 지나 간 과거라 저는 그런 외적인 일에 개의치 않습니다.
2편이 예고가 된 것 같더라고요.
네 맞습니다. 제가 1997년부터 마이클 잭슨을 좋아했으니까 백반증에 걸렸다, 피부 탈색을 했다, 성형 부작용이다, 아동 성추행을 했다, 너무나 훌륭한 뮤지션이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에 휘말려 가지고 완전히 바닥으로 내려갔던 시기였습니다. 아마 2편에서 아동 성추행 이야기를 안 담을 수는 없을 거예요. 1편보다는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이 실릴 것 같고, 또 <배드> 음반 이후로 마이클 잭슨이 외모도 완전히 바뀌어 가기 때문에 주인공 자파 잭슨이 과연 그 모습을 어떻게 재현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공연을 재연하는 것도 <댄저러스> 이후로는 무대 규모가 엄청나게 커지고 장비 스케일도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과연 얼마만큼 완벽하게 재연할 수 있을까, 그게 관건인 것 같습니다.
영화 <마이클>로 마이클 잭슨을 알게 된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저도 <블러드> 음반을 듣기 전까지는 마이클 잭슨의 이미지가 안 좋았습니다. 이런 저런 소문도 많고, 외모도 이상하고. 그런데 음악을 들으니까 그런 게 진짜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저 소문일 뿐이고, 정말 멋진 음악가에 인격도 아주 훌륭한 사람이었어요.
마이클 잭슨은 참 모범생이었지요. 본인은 가수 활동을 하느라 학교를 다닐 시간이 없었지만 욕을 하지도 않았고, 술도 마시지 않았고, 책을 많이 읽고 늘 주변을 도와주려 했어요. 어느 해외 공연을 가도 항상 아이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가서 선물해 주고, 그 나라에 필요한 부분들을 직접 도와주고, 자선 단체에 기부도 많이 했어요. 가수 이전에 인성이 완성된 사람이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음악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마이클 잭슨을 알려면 일단 앨범을 사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 번에 다 사니는 게 어려우니 일단 베스트 앨범부터 한 개 사고 음악이 마음에 들면 <Off the wall>, <Thriller>, <Bad>, <Dangerous>, <History>, <Invincible>, 앨범을 차례대로 한 장씩 들어 보면 마이클 잭슨의 음악에 좀 더 깊이 빠져들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많은 수집품들을 밖으로 보여주실 계획은 없으신가요?
그게 참 아쉽더라고요. 9월 달에 마이크 잭슨 한국 공연 30주년 기념으로 미국에서 추모 공연팀이 온다고 하는데 그때 서울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자료들을 전시하면 좋겠다는 제안이 왔어요. 정말 아쉽게도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제가 전시할 만한 자료를 골라서 서울로 가져가야 하고 자료 설명도 해야 하는데, 서울까지 가는 것도 그렇고, 직장도 나가야 하니까 불가능하겠더라고요.
마이클 잭슨의 역사를 저 혼자 간직하고 보는 게 아쉽기는 합니다. 나중에 테마 카페를 차릴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직장을 그만두고 가게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아이들이 독립을 할 때쯤에는 부산에 있는 자료들과 다 함께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날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은 저 혼자 마이클 잭슨 기념관이라 부르는 장소지만, 마이클 잭슨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진짜 기념관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인터뷰 | 이주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