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교에 가기 싫은 주인공이 기도를 합니다. 제발 내일 하루만이라도 학교 안 가게 해 주세요! 그런데 누군가 그 기도를 들어주겠다고 나타나는군요. “내일 회사 가기 싫다!”고 외치는 우리 직장인들에게도 솔깃한 이야기인데요. 자매인 최소희 작가가 글을 쓰고 최수정 작가가 그림을 그린 『백오봉, 새 학교에 가다』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공감과 재미를 선사하는 동화책입니다. 포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두 작가를 만나 제작 과정은 물론 인간관계에 관한 조언까지 얻어 보았습니다. 인터뷰 첫 번째 편에서는 글을 쓴 최소희 작가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동화 『백오봉, 새 학교에 가다』의 글을 쓴 최소희 작가(좌)와 그림을 그린 최수정 작가(우)
Q. 전작 『선우와 나무군』, 『누가 이무기 신발을 훔쳤을까』에 이어 이번 『백오봉, 새 학교에 가다』도 학교가 배경이네요.
최소희 | 동화는 기본적으로 어린이 독자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어린이들은 일차적으로 가정에 속해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학교라는 공간이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돼요.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계가 학교인 것이지요.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과의 관계와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어린이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작용을 합니다.
제게 학교는 그저 선생님이 있고 무언가를 배우는 공간을 뛰어넘어 어린이들의 세계가 펼쳐지는 곳, 어린이들의 인생이 진행되는 곳이에요. 그래서 학교를 배경으로 한 여러 동화를 쓰게 된 것 같아요.
유쾌한 상상력을 담은 동화 『백오봉, 새 학교에 가다』
Q. 『선우와 나무군』은 학교 폭력과 반성, 사과에 관한 내용이면서 동시에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성, 서사는 어떻게 떠올리셨나요?
최소희 | 어떤 경험을 하거나 사람을 만나거나 책을 읽을 때, 이걸 어떻게 변용해 동화로 만들 수 있을까 늘 그런 생각을 해요. 『백설공주』도 그렇고 『선녀와 나무꾼』도 그렇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어린이라면, 또는 주요 인물이 어린이라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상상하지요.
『선녀와 나무꾼』은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이야기입니다. 저도 동화를 쓰기 전까지는 그냥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동화 작가가 되며 나무꾼이 아닌 선녀의 입장에 서게 되었어요. 문학은 힘없는 자, 소수자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니까요.
최소희 작가가 쓴 『선우와 나무군』
어느 날 낯선 세계에서 옷을 잃어버리고 원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여 아이를 셋 낳을 때까지 살았어요. 그게 선녀에게 얼마나 두렵고 무섭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지 그녀의 속마음을 살펴봤어요. 만약 이 땅에서의 삶이 행복했다면, 나무꾼을 사랑하거나 혹은 동정하기라도 했다면, 그렇게 날개옷을 찾자마자 바로 하늘로 올라가 버리진 않았을 테니까요.
『선우와 나무군』의 주인공은 어른이 아닌 어린이가 되어야 했어요. 노총각이었던 나무꾼의 가장 큰 소망은 결혼이었지요. 이에 대입해 친구가 없는 아이의 가장 큰 소망이 바로 단짝 친구를 사귀는 것으로 설정한 거예요. 사슴 대신 고라니가 나타나 반 친구의 옷을 훔치면 그 친구와 단짝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데서 『선우와 나무군』은 출발해요. 거기에 잘못과 반성, 책임에 관한 메시지가 녹아 들어가고요.
최소희 작가
Q. 혹시 이처럼 잘 알려진 이야기를 재해석하는 다른 작품을 기획하시는 게 있나요?
최소희 | 단군 신화를 새로운 시각에서 본 작품을 쓰고 있어요. 단군 신화에서 호랑이는 참을성이 없어서 동굴을 뛰쳐나갔고 참을성 있는 곰은 100일 후 여자로 변해서 환웅과 혼인해 단군을 낳잖아요.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이 생겼어요. 호랑이는 왜 못 참고 뛰쳐나갔을까? 환웅과 혼인한 동물은 곰인데 왜 우리는 국토가 호랑이를 닮았다고 하거나 국가대표팀이 호랑이를 엠블럼으로 사용할까? 왜 곰이 아닌 호랑이가 민족의 상징이 되어야 했을까?
그래서 동굴에서 나온 호랑이는 어디로 가서 무엇이 되었는지, 참을성 없이 도망친 호랑이를 우리 민족은 왜 영물로 삼았는지 전부 연결해서 집필하고 있어요. 본래는 청소년 소설로 원고지 660매 분량을 썼지만,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 내기 위해 2/3를 줄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 신작 『백오봉, 새 학교에 가다』는 새 학교로 가게 된 주인공이 개학 전날, 학교에 가지 않게 해 달라고 비는 내용이에요. 이 이야기는 어떻게 쓰시게 되었나요?
최소희 | 우리나라 동화가 한동안 씩씩하고 용감한 아이가 주인공을 맞는 경향을 보였어요. 특히 아이들에게 마음껏 뛰어 놀고, 하고 싶은 일과 하고 싶은 말 다 하라고 격려하는 동화가 추세였지요. 그런데 저는 그런 격려가 그렇게 못하는 내성형 아이, 요즘 유행하는 MBTI로 보자면 I형 아이들에게 오히려 폭력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낯가림 심하고 큰소리도 못 내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동화를 쓴 거예요.
백오봉이 학교에 가지 않게 해 달라고 비는 것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제 둘째 아이가 수능을 치기 전날 시험이 딱 일주일만 미뤄지면 완벽하게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장난삼아 기도를 했어요. 그런데 그날 지진이 난 거예요. 2017년 포항 지진 기억하시죠? 정말 수능이 일주일 미뤄졌잖아요. 그때, 기도가 공짜가 아니구나, 나의 간절함이 이루어질 때 다른 사람은 다른 걸 내놓아야 할 수도 있구나 생각했어요. 그런 경험에 동화 작가로서의 상상력을 가미해서 『백오봉, 새 학교에 가다』를 구상했어요.
『백오봉, 새 학교에 가다』의 줄거리
Q. 『백오봉, 새 학교에 가다』도 그렇고 이전 작품들도 추리 소설 같은 면이 있습니다.
최소희 | 동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제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주제만 너무 강조하면 아이들이 재미없다고 읽지를 않지요. 일단 읽어야 어린이들이 주제를 받아들일 기회도 생기니까 동화를 쓸 때 무조건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서사를 흥미진진하게 전개하려고 하고 복선도 깔면서 어린이들이 동화를 끝까지 읽을 수 있게 하려고 고심해요. 『누가 이무기 신발을 훔쳤을까』는 독자들이 추리 소설 같았다는 평을 남겨서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추리 소설을 써야겠다고 장르적으로 접근하지는 않지만, 모든 동화가 판타지라는 생각은 갖고 있어요.
Q. 학교에 가기 싫어하고, 새로운 관계를 두려워하는 백오봉의 모습은 어른 독자들이 봐도 공감할 여지가 많습니다.
최소희 | 사실 제가 낯가림이 굉장히 심해요. 요즘 초등학교에 강연도 가고 인터뷰할 자리도 자주 생기는데 전날부터 긴장을 많이 합니다. 커피나 차를 마시면 흥분할까봐 일부러 물만 마셔요. 처음에는 질문지를 미리 받아 답변을 연습하기도 했는데, 막상 인터뷰 자리에선 준비한 대답을 하나도 안 보고 그냥 말하게 되더라고요. 직장생활을 하는 주변 분들께 회사 다니는 게 재미있냐고, 일은 어렵지 않느냐고 물어보고는 해요. 본인이 선택한 직업이라 일은 할 만한데 사람 대하는 게 가장 어렵다고들 해요. 사람을 사귀는 문제는 외향형이든 내향형이든 관계없이 현대인 모두에게 어렵고 힘든 문제인 것 같아요.
학교에서도 비슷한 주제로 강연을 많이 했어요. 제 해결책은 우선 친구나 동료들과 어떻게든지 잘 지내보려고 노력하라는 거예요. 나를 조금 뒤로 미루고 상대방을 생각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방도 좋아하는지 살피며 배려하는 것이지요. 물론 그렇게 양보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지요. 그러면 혼자 있는 시간을 선택해야 해요.
최소희 작가와 최수정 작가
학교 선생님들께서는 대체로 아이들이 어떻게 해서든 또래 안에서 사회성을 익혀가길 바라세요. 그런데 저를 비롯해 많은 어린이가 그게 안 되지요. 그러면 차라리 혼자 있으며 자기 자신에 집중하는 게 최선의 해결책, 어쩌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면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 있을 수도 있고요.
저도 어렸을 때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능숙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저는 도서관 가는 걸 좋아하는데 친구들은 안 좋아했어요. 그럼 혼자 도서관에 가서 해 질 때까지 책을 읽었어요. 그런 시간 덕분에 제가 이렇게 책을 쓰는 작가가 되었다고 생각하고요. 혼자 노는 것은 절대로 잘못된 것도, 무섭거나 나쁜 것도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인터뷰/사진 | 신태진, 이주호
새 학교에 가기 싫은 주인공이 기도를 합니다. 제발 내일 하루만이라도 학교 안 가게 해 주세요! 그런데 누군가 그 기도를 들어주겠다고 나타나는군요. “내일 회사 가기 싫다!”고 외치는 우리 직장인들에게도 솔깃한 이야기인데요. 자매인 최소희 작가가 글을 쓰고 최수정 작가가 그림을 그린 『백오봉, 새 학교에 가다』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공감과 재미를 선사하는 동화책입니다. 포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두 작가를 만나 제작 과정은 물론 인간관계에 관한 조언까지 얻어 보았습니다. 인터뷰 첫 번째 편에서는 글을 쓴 최소희 작가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Q. 전작 『선우와 나무군』, 『누가 이무기 신발을 훔쳤을까』에 이어 이번 『백오봉, 새 학교에 가다』도 학교가 배경이네요.
최소희 | 동화는 기본적으로 어린이 독자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어린이들은 일차적으로 가정에 속해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학교라는 공간이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돼요.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계가 학교인 것이지요.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과의 관계와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어린이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작용을 합니다.
제게 학교는 그저 선생님이 있고 무언가를 배우는 공간을 뛰어넘어 어린이들의 세계가 펼쳐지는 곳, 어린이들의 인생이 진행되는 곳이에요. 그래서 학교를 배경으로 한 여러 동화를 쓰게 된 것 같아요.
Q. 『선우와 나무군』은 학교 폭력과 반성, 사과에 관한 내용이면서 동시에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성, 서사는 어떻게 떠올리셨나요?
최소희 | 어떤 경험을 하거나 사람을 만나거나 책을 읽을 때, 이걸 어떻게 변용해 동화로 만들 수 있을까 늘 그런 생각을 해요. 『백설공주』도 그렇고 『선녀와 나무꾼』도 그렇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어린이라면, 또는 주요 인물이 어린이라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상상하지요.
『선녀와 나무꾼』은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이야기입니다. 저도 동화를 쓰기 전까지는 그냥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동화 작가가 되며 나무꾼이 아닌 선녀의 입장에 서게 되었어요. 문학은 힘없는 자, 소수자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니까요.
어느 날 낯선 세계에서 옷을 잃어버리고 원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여 아이를 셋 낳을 때까지 살았어요. 그게 선녀에게 얼마나 두렵고 무섭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지 그녀의 속마음을 살펴봤어요. 만약 이 땅에서의 삶이 행복했다면, 나무꾼을 사랑하거나 혹은 동정하기라도 했다면, 그렇게 날개옷을 찾자마자 바로 하늘로 올라가 버리진 않았을 테니까요.
『선우와 나무군』의 주인공은 어른이 아닌 어린이가 되어야 했어요. 노총각이었던 나무꾼의 가장 큰 소망은 결혼이었지요. 이에 대입해 친구가 없는 아이의 가장 큰 소망이 바로 단짝 친구를 사귀는 것으로 설정한 거예요. 사슴 대신 고라니가 나타나 반 친구의 옷을 훔치면 그 친구와 단짝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데서 『선우와 나무군』은 출발해요. 거기에 잘못과 반성, 책임에 관한 메시지가 녹아 들어가고요.
Q. 혹시 이처럼 잘 알려진 이야기를 재해석하는 다른 작품을 기획하시는 게 있나요?
최소희 | 단군 신화를 새로운 시각에서 본 작품을 쓰고 있어요. 단군 신화에서 호랑이는 참을성이 없어서 동굴을 뛰쳐나갔고 참을성 있는 곰은 100일 후 여자로 변해서 환웅과 혼인해 단군을 낳잖아요.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이 생겼어요. 호랑이는 왜 못 참고 뛰쳐나갔을까? 환웅과 혼인한 동물은 곰인데 왜 우리는 국토가 호랑이를 닮았다고 하거나 국가대표팀이 호랑이를 엠블럼으로 사용할까? 왜 곰이 아닌 호랑이가 민족의 상징이 되어야 했을까?
그래서 동굴에서 나온 호랑이는 어디로 가서 무엇이 되었는지, 참을성 없이 도망친 호랑이를 우리 민족은 왜 영물로 삼았는지 전부 연결해서 집필하고 있어요. 본래는 청소년 소설로 원고지 660매 분량을 썼지만,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 내기 위해 2/3를 줄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 신작 『백오봉, 새 학교에 가다』는 새 학교로 가게 된 주인공이 개학 전날, 학교에 가지 않게 해 달라고 비는 내용이에요. 이 이야기는 어떻게 쓰시게 되었나요?
최소희 | 우리나라 동화가 한동안 씩씩하고 용감한 아이가 주인공을 맞는 경향을 보였어요. 특히 아이들에게 마음껏 뛰어 놀고, 하고 싶은 일과 하고 싶은 말 다 하라고 격려하는 동화가 추세였지요. 그런데 저는 그런 격려가 그렇게 못하는 내성형 아이, 요즘 유행하는 MBTI로 보자면 I형 아이들에게 오히려 폭력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낯가림 심하고 큰소리도 못 내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동화를 쓴 거예요.
백오봉이 학교에 가지 않게 해 달라고 비는 것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제 둘째 아이가 수능을 치기 전날 시험이 딱 일주일만 미뤄지면 완벽하게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장난삼아 기도를 했어요. 그런데 그날 지진이 난 거예요. 2017년 포항 지진 기억하시죠? 정말 수능이 일주일 미뤄졌잖아요. 그때, 기도가 공짜가 아니구나, 나의 간절함이 이루어질 때 다른 사람은 다른 걸 내놓아야 할 수도 있구나 생각했어요. 그런 경험에 동화 작가로서의 상상력을 가미해서 『백오봉, 새 학교에 가다』를 구상했어요.
Q. 『백오봉, 새 학교에 가다』도 그렇고 이전 작품들도 추리 소설 같은 면이 있습니다.
최소희 | 동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제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주제만 너무 강조하면 아이들이 재미없다고 읽지를 않지요. 일단 읽어야 어린이들이 주제를 받아들일 기회도 생기니까 동화를 쓸 때 무조건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서사를 흥미진진하게 전개하려고 하고 복선도 깔면서 어린이들이 동화를 끝까지 읽을 수 있게 하려고 고심해요. 『누가 이무기 신발을 훔쳤을까』는 독자들이 추리 소설 같았다는 평을 남겨서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추리 소설을 써야겠다고 장르적으로 접근하지는 않지만, 모든 동화가 판타지라는 생각은 갖고 있어요.
Q. 학교에 가기 싫어하고, 새로운 관계를 두려워하는 백오봉의 모습은 어른 독자들이 봐도 공감할 여지가 많습니다.
최소희 | 사실 제가 낯가림이 굉장히 심해요. 요즘 초등학교에 강연도 가고 인터뷰할 자리도 자주 생기는데 전날부터 긴장을 많이 합니다. 커피나 차를 마시면 흥분할까봐 일부러 물만 마셔요. 처음에는 질문지를 미리 받아 답변을 연습하기도 했는데, 막상 인터뷰 자리에선 준비한 대답을 하나도 안 보고 그냥 말하게 되더라고요. 직장생활을 하는 주변 분들께 회사 다니는 게 재미있냐고, 일은 어렵지 않느냐고 물어보고는 해요. 본인이 선택한 직업이라 일은 할 만한데 사람 대하는 게 가장 어렵다고들 해요. 사람을 사귀는 문제는 외향형이든 내향형이든 관계없이 현대인 모두에게 어렵고 힘든 문제인 것 같아요.
학교에서도 비슷한 주제로 강연을 많이 했어요. 제 해결책은 우선 친구나 동료들과 어떻게든지 잘 지내보려고 노력하라는 거예요. 나를 조금 뒤로 미루고 상대방을 생각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방도 좋아하는지 살피며 배려하는 것이지요. 물론 그렇게 양보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지요. 그러면 혼자 있는 시간을 선택해야 해요.
학교 선생님들께서는 대체로 아이들이 어떻게 해서든 또래 안에서 사회성을 익혀가길 바라세요. 그런데 저를 비롯해 많은 어린이가 그게 안 되지요. 그러면 차라리 혼자 있으며 자기 자신에 집중하는 게 최선의 해결책, 어쩌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면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 있을 수도 있고요.
저도 어렸을 때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능숙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저는 도서관 가는 걸 좋아하는데 친구들은 안 좋아했어요. 그럼 혼자 도서관에 가서 해 질 때까지 책을 읽었어요. 그런 시간 덕분에 제가 이렇게 책을 쓰는 작가가 되었다고 생각하고요. 혼자 노는 것은 절대로 잘못된 것도, 무섭거나 나쁜 것도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인터뷰/사진 | 신태진,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