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정과 사람들] 교포들을 위해 정치계에 입문한 시의원 스테파니 장

2024-07-23

91ab8943017d0.png


인터뷰: 조은정과 사람들 #5



이역만리 미국 땅에서 멋지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교포들의 삶을 엿보는 시간. 그 다섯 번째로 소개해 드릴 분은, 뉴저지주(NJ) 베르겐 카운티(Bergen County)의 팰리세이즈 파크(Palisades Park) 지역 시의원으로 활동 중인 스테파니 장 의원입니다. 그의 인생 이야기와 이민 생활, 앞으로의 꿈을 함께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7693b86121a82.jpg스테파니 장 의원


Q.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스테파니 장입니다. 저는 1960년생으로 현재 뉴저지주 팰리세이즈 파크에서 살고 있습니다. 1980년 2월 가족 이민으로 미국에 정착한 이래 지금껏 살고 있습니다. 뉴욕대학교의 스턴 스쿨(New York University Stern School of Business, NYU Stern)에서 마케팅과 국제 경영을 전공했고, 미국 고등학교의 수학 선생님으로 재직하다가 현재는 교육 전문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Q. 미국으로 이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보스턴에 살고 계시던 외삼촌 덕분에 가족 초청 이민을 오게 되었습니다. 23살의 나이에 대학에 입학했지만 넉넉지 않았던 형편 때문에 일과 학업을 병행해야 했습니다. 먹여 주고 재워 주는 부모님의 노고에 학비는 스스로 마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12가지 직업을 거치며 학비를 충당했고, 그렇게 미국 생활을 해나갔습니다.


1d49cc9a9639e.jpg크리스마스 기간에


Q. 시의원 이전에 교육 위원으로 활동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미국에서 의원이 되는 과정을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시의원이 되기까지 당선 스토리가 있다면요?


미국의 의원은 아래와 같은 순서로 될 수 있습니다.
교육 위원 → 시의원 → 시장 → 주 하원 → 주 상원 → 연방 하원 → 연방 상원


저의 경우는, 과거에 잠시 서울에 살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모 초등학교 영어 특별 활동반을 지도하게 되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었고, 제가 교육에 재능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된 뜻깊은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그 후 다시 미국으로 이주해 LA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뉴욕의 킹스 칼리지(The King's College)에서 어드미션 디렉터(입학 사정관) 자리를 제안받아 2001년에 뉴욕으로 이사했습니다.


이때 교육 위원회의 보드 멤버에 도전해 이사결정위원회의 멤버가 되었고, 제가 사는 지역의 교육 위원으로 출마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한국 전쟁 때 미국인과 결혼했다가 실패한 미국 거주 한인 여성들의 쉼터 '무지개의 집'이라는 봉사 단체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이민자들의 미래를 고민하면서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지만 건강이 나빠져 일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 후 뉴저지주의 포트리(Fort Lee)에 SAT(미국의 대학입학 자격시험) 입시 전문 컨설팅 학원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한국 학생들의 아이비리그 진학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민 1세대의 ‘재력’과 2세대의 ‘인텔리’함을 어떻게 하면 다음 세대에도 안정적으로 이어지게 하고 발전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내의 교포들이 자신들에게 필요한 복지와 같은 사회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정치적인 힘과 연결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8c3969e79b0b3.jpg


Q. 선거 운동을 하면서 고초를 많이 겪었다고 들었습니다. 주로 어떤 일들이었나요?

정계로 입문하자마자 총 세 번의 재판을 받았습니다. 기존에 있는 집단이 새롭게 등장한 세력을 반기지 않은 건 당연한 일이겠죠. 당시 실권을 쥐고 있었던 이탈리아계 인사는 처음에 호의적인 손길을 내밀었지만, 한국인 이민자로서 목소리를 내고 독자적인 활동을 하려고 하자 입장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정치적인 행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고발을 연달아 제기했지만 개의치 않고 본래 의지대로 밀고 나갔습니다.


bd53781205398.jpgd2e8d9bd230e9.jpeg유세 중인 스테파니 장 의원


Q. 시 의회 활동을 하면서 자신이 이룬 쾌거를 자랑해주실 수 있을까요?

당시 대표였던 민주당 의원이 사망한 후 그의 최측근 행정관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타운의 재정을 사적인 이익을 충당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2020년부터 5년간 효력이 발생하는 계약을 맺어 20만 달러가 넘는 연봉, 함께 받는 건강 보험 등의 혜택을 따지면 35만 달러에 육박하는 돈을 가져갔습니다. 모두 주민들의 세금에서 나오는 자금을 직권을 남용하여 횡령한 것입니다. 당시 행정관들의 평균 연봉이 8만에서 10만 달러였다는 점과 비교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시 의원에 도전한 첫해에 행정관실을 폐지했습니다.


2021년에 시 의원에 다시 출마했을 때는 행정관 자체를 폐지하는 것을 공약으로 냈고 마침내 2024년 올해에 이룰 수 있었습니다. 가장 뿌듯한 순간이기도 한 이 경험을 발판으로 올해 시 의원 재선에 도전하고 2026년에는 시장 선거에 출마하려 준비하고 있습니다.


c6ddc56d5843d.jpeg


Q. 매일 바쁜 일정을 소화하시는데, 휴식 시간엔 무엇을 하는지요?

영화 보는 걸 좋아해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극장에 갔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그럴 여유가 되지 않아 넷플릭스로나마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요즘은 미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드라마를 꼭 챙겨 보는 편입니다.


Q. 미국 대륙 횡단을 여러 번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그런 도전을 했는지 그 이유와 에피소드를 듣고 싶습니다.

미국 대륙 횡단을 네 번 마쳤습니다.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미국 대륙 안에 전 세계가 축소되어 있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매시간 버라이어티하고 화려한 것만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날은 하루 8시간 똑같은 풍경을 지나갈 때도 있는데 이런 경험이야말로 우리의 삶과 생각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도 하더군요. 지구력이 생기는 건 덤이고요.


특히 이 넓은 땅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깨닫게 되는 산 교육의 시간입니다. 미국의 다양한 여러 주, 그리고 여러 도시를 이동하면서 지날 때마다 그 도시만의 특성이 느껴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큰 재미입니다. 지역마다 다른 영어 사투리도 재미있고요.


3fd8e4208a0df.jpeg


Q. 연세가 90이 넘으신 아버지와 무척 사이가 좋다고 들었습니다. 그 비결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자녀 교육을 위해 이민을 오신 부모님은 여느 이민 가정이 그러하듯 야채 가게, 관광업 등 안 해본 일이 없으시고, 점심은 늘 핫도그로 간단히 때우며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자식들을 위해 맡은 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시며 한평생 희생하신 부모님께 무한히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앞으로 미국으로 이민 올 분들, 한국에서 이 소식을 들을 분들, 현재 미국에서 사시는 분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GET INVOLVED(참여하세요)!”

한국, 미국 할 것 없이 어느 나라 국민이든 자신이 가진 권리와 책임이 얼마나 큰 힘을 지니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정치는 곧 삶입니다. 누군가에 의해 함부로 좌우될 수 없는 내 삶의 주도권은 다름 아닌 내가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옳은 정치이며, 나 혼자만이 아닌 모두를 위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사회에 작게나마 이바지한다는 신념이 바른 정치의 길로 이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난 10년간 야인으로 살면서 깨달은 것은 단 한 가지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도전’을 했다는 것. 그러니 여러분 누구라도 가능하다는 것! 이를 잊지 마세요!


4a274734ea566.jpg




인터뷰 | 조은정
사진 | 스테파니 장 제공

0fcc5fe841e58.jpg

최소 2개월에 한 번은 비행기를 타줘야 제대로 된 행복한 인생이라고 믿는 여행교 교주.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뉴욕 셀프트래블> 외 여러 권의 저서가 있는 베스트셀러 직딩 여행작가. 현재 뉴욕에서 지내고 있다.
https://eiffel.blog.me/

3 0